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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 17호] 징계철회투쟁 ‘패륜아’라는 공격을 넘어 전진하자!-노동해방학생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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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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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3 18:54:13, 조회:2,171, 추천: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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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징계철회투쟁 ‘패륜아’라는 공격을 넘어 전진하자!
노동해방학생연대
고려대 징계에 대한 학내 설문조사는 학생들 중에 14%는 ‘학교당국이 원인을 제공했으므로 투쟁의 목적과 방법 모두 정당’, 70%는 ‘투쟁방법에 있어서 문제가 있지만 출교는 부당’, 18%는 ‘투쟁과 방법 모두 잘못됐으며 출교는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학교 측이 제공했으나 학생들이 잘못된 투쟁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출교자들의 사과와 학교의 징계철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사회의 보수화 속에서도 14%라는 학생들이 우리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이는 ‘의견’일 뿐 ‘실천’으로 존재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학교당국이 ‘억류투쟁’ 이후 보건대 학생들의 요구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변을 해주자 보건대학생들은 투쟁의 대열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따라서 쟁점의 시작은 대학구조조정으로 인한 것이었지만 학교당국의 술수로 인해 현재 초점은 징계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어김없이 날뛰는 보수학생 운동
보수학생운동, 학교당국, 보수언론은 처음부터 ‘스승을 감금한 제자’라는 표현을 통해 이 문제를 윤리의 문제로 만들어버렸다. 대학구조조정의 문제가 아닌 스승과 제자의 예의 문제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힘을 가지고 학생들을 억압하는 쪽이 학교라는 사실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된 역할을 한 세력이 바로 보수학생집단인 ‘고려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웹상의 왜곡과 비방을 통해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진보학생운동에 대한 공격을 가해온 세력으로서 그동안 전반적인 학생들의 보수화에 기반을 두고 확대해왔지만 조직적으로 보수정치를 확산시키기 위한 움직임은 작은 상태다. 이데올로기적으로나 조직적으로나 ‘운동’을 형성하고 유지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미약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대학생위원회 혹은 전경련 관련 조직을 통해 보수학생운동을 형성하려는 모습은 학내에서나 언론에서나 심심찮게 포착되고 있다. 자신들도 한계를 알고 운동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폭로는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파산에 이른 <전국학생연대회의>의 ‘대중운동’
총학생회를 비롯한 <전국학생연대회의>와 함께 하는 활동가들은 대학구조조정으로 인해 학교 측과 첨예한 대립이 발생했을 때 징계자들의 투쟁‘방식’을 비판함으로써 사실상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지금도 이들은 학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계속 이런 방식으로 투쟁한다면 함께 할 수 없다”는 의견을 표출함으로써 학교 측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실상 징계철회투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이런 방식’은 본관점거와 같은 물리적 투쟁이다. 이런 투쟁에 대해 ‘학우들과 괴리되는 투쟁’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육투쟁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물리적인 행동은 반대하고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이 상황에서 교육투쟁의 발전을 위해서 물리적인 투쟁이 반드시 필요함을 학생들에게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런 학생대중의 여론을 자신들의 기회주의적 투쟁을 정당화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현재 기본적인 학내 선전전은 하지도 않으면서 설문조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교육투쟁은 정당하나 물리적 투쟁은 반대’한다는 의견은 우리가 그렇게 우려했던 ‘비운동권’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우경화는 필연적인 것이었다. 고려대 징계철회투쟁은 이들의 대중운동론이 완전히 파산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들은 학생들의 의식을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하도록, 자본주의의 모순에 반대하도록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대중의 의식을 쫓아가는 것이 ‘대중운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자기 노동력의 값어치를 올리는 데에만 열중하도록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학생들은 계속해서 보수화하고 있다. 등록금 문제, 청년실업문제 등을 투쟁으로 개선하기 보다는 오히려 경쟁에서 승리함으로써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현재 학생사회에서 학생대중의 의식을 무작정 쫓아간다면 자신 또한 보수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징계철회투쟁의 중심 <징계자위원회>
출교처분을 받은 학생들은 모두 학내에서 등록금 인상 저지, 시설관리 노조 건설, 학생자치 탄압저지 투쟁에서 가장 앞장서온 동지들이다. 출교자들이 모여 현재 <징계자위원회>를 구성하고 총학생회로부터 독립적인 투쟁의 구심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달이 넘게 천막농성을 유지하며 주변의 사과 요구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투쟁하고 있다.
투쟁의 초기에는 학교 측의 사실왜곡과 보수학생운동과 어윤대의 폭력적 행정의 본질을 폭로하는 투쟁을 전개했다. 하지만 학교당국은 개교기념식 투쟁, 어윤대 명예박사학위 수여 저지 투쟁 등 신경이 거슬릴만한 투쟁에 대해서도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이 투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징계자들이 실제로 학교에 타격을 주는 투쟁을 하지 않는다면 학교당국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는 더 공세적으로 대학구조조정에 대해 폭로함으로써 진정으로 학교에서 떠나야할 사람들은 대학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학교당국이라는 것을 말해야 한다. 투쟁방식 또한 이슈파이팅을 넘어 학교 측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투쟁의 성과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첫째로 학생자치를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학생자치가 살아남느냐 아니면 껍데기만 남아 학교에 포섭되느냐는 이번 징계철회 투쟁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사과를 하게 된다면 고려대에서 다시는 본관점거를 비롯한 ‘학칙을 어기는 투쟁’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끝까지 원칙을 지킨다면 설사 투쟁이 패배할지라도 이후 학생자치를 어떻게 이어가야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투쟁에 최대한 많은 학생회, 학회 등을 규합하고 학생대중들에게 학생자치가 필요함을 증명해보여야 한다. 더 나아가서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학생자치탄압에 대해 공동으로 투쟁해 나가야 한다.
둘째로 이 문제가 자본에 의한 대학구조조정의 문제라는 것을 폭로해야 한다. 학생과 노동자가 아닌 오직 자본가의 이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말하며 자본주의의 모순까지도 폭로해야 한다. 하지만 <전국학생연대회의>와 같이 학내투쟁은 회피하면서 ‘대정부투쟁’을 하자는 주장은 이 투쟁을 상층중심의 형식적이고 힘없는 투쟁으로 만들 뿐이다. 당연하게도 각 학교 안에서 대학구조조정저지투쟁을 학교당국과 치열하게 싸우면서 만들어가고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만 대학구조조정 저지투쟁을 진짜 대중운동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방학과 시험기간을 앞두고 있기에 이 투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투쟁은 짧은 시간에 끝날 수 있는 투쟁이 아니기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학교당국의 탄압과 장마, 태풍, 무더위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투쟁의지는 충분하다! 기필코 징계철회투쟁 승리하고 학생자치 사수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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