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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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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4 09:07:11, 조회:2,804, 추천: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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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파쇼 박근혜 정권의 반동적 공세와 반격의 불씨
지난 2월 17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이석기 의원과 6명의 통합진보당 동지들에 대해 내란음모와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이석기 의원에게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이상호, 조양원, 김홍열, 김근래 동지에게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홍순석 동지에게 징역 6년에 자격정지 6년을, 한동근 동지에게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사법부는 34년 만에 국정원에 의해 만들어진 ‘내란음모’ 사건을 ‘사실’로 판결함으로써 극우파쇼 박근혜 정권의 ‘제2의 유신체제’ 부활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공신록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사법부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결국은 권력의 주구, 지배계급의 일원일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또한 작년 8월 28일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한국 사회를 매카시즘 광풍으로 몰아넣었던 박근혜 정권의 파쇼적 공세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극우파쇼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만천하에 폭로했다.
파쇼적 악법과 법치주의의 추악한 본질
이번 판결은 국가보안법, 형법상 내란음모죄와 같은 파쇼적 법률이 여전히 한국 사회의 정치적 반동의 보루로서, 파쇼적 공안탄압의 보검으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음을 입증해준 것이었다. 또한 국가보안법과 내란음모죄가 규정하는 공안사건은 법리다툼의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 나아가 법을 집행하는 사법부 역시 파쇼적 법률 앞에서는 언제나 ‘자기부정’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니 사실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보루’라는 포장 속에 잘도 은폐하고 있던 자신의 계급적 본질을 이때만큼은 낱낱이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
이번 판결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문제 삼지 않았던 노래인 <혁명동지가>를 부른 것까지도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결하고 있다. <혁명동지가>는 1991년에 민중가수 백자씨가 “항일무장투쟁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만든 곡으로, 지금까지 이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은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을 뿐만 아니라, 노래를 창작한 민중가수 백자 씨조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에서는 <혁명동지가>를 부른 것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를 적용하여 유죄로 판결하고 있다. 이번 판결이 법리적으로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법’인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법을 휘두르는 자 마음 내키는 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것이다.
‘내란음모’를 유죄로 판결한 점 역시 황당무계하긴 마찬가지다. 형법상 내란음모·선동은 국토 혹은 국토의 일부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케 할 목적의 내란을 음모·선동했을 때에 해당하는 죄다. 이에 대해 대법원 판례는 그 적용을 엄격히 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위험이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실제 내란을 구체적으로 계획·준비했을 때, 그리고 계획·준비·실행에 옮길 것을 선동한 것이 구체적인 위험을 초래했을 때 내란음모·선동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사법부가 정한 판례조차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참절(僭竊)된 국토도 없다. 아니 국토의 참절에 대비해 국가 기간시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한 바도 없고 경찰, 군대 등의 관계기관에 경계를 강화하라고 요청한 사실조차 없다. 국토가 참절될 위험에 처해 있는데 무장력을 보유한 국방부는, 130명씩이나 모여 시끌벅적하게 내란을 모의하고 선동한지 무려 3개월이 넘도록, 그러한 음모가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
실제 내란이 계획·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국정원이 사전에 알았다면 과연 그러했을까? 돈에 취해 영혼을 팔아버린 프락치의 증언은 재판과정에서 그 비일관성이 드러났고, 그것마저도 순전히 그 자신의 추정이고 추측에 불과했다는 것이 스스로의 입을 통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프락치의 증언을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또 ‘결정적 증거’로 간주되었던 녹취록은 악의적인 조작과 무려 700곳 이상을 뜯어고쳐 증거로서 전혀 신뢰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작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증거”로 인정됐다. 내란을 준비·실행하자는 결의문도,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도, 실제 계획하고 준비한 사람도 없는 내란음모!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 사법부가 판결한 내란음모의 실체다!
이뿐인가? 지하혁명조직으로 지칭된 ‘RO'의 경우 검찰조차 실체를 확증하지 못해, 매카시즘 공세에 실컷 써먹은 후에 기소 단계에서는 반국가단체 결성 혐의를 아예 제외해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는 단순한 정세강연 모임에 'RO'라는 지하혁명조직으로, 즉 ‘지휘체계’를 갖추고 있는 반국가단체로서의 실체를 인정하고, 이석기 의원을 ‘총책’으로 지목하고 있다. 사법부가 나서서 검찰 역할까지 하는 오지랖이 참으로 가관이다. 결국 존재했던 것은 ‘내란음모’가 아니라, ‘조작의 달인’ 국정원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지고 검찰에 의해 그대로 배달되어 사법부가 법이라는 이름으로 읽어 내려간 ‘내란음모 조작사건’이라는 제목의 각본이라는 것을 사법부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재판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사법부는 내란음모·선동에 대해 유죄 판결한 이유로 “국헌을 문란케 할 목적으로 폭동 실행을 모의”했다는 점을 들고 있지만, 정작 국헌을 문란케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자신들, 즉 사법부와 검찰, 경찰, 국정원 그리고 박근혜 정권이다. 즉, 국가권력 스스로 국헌을 문란케 하고 있는 것이다. 국헌문란이란 헌법의 기본질서를 침해하는 것을 말한다. 지배계급은 헌법이 정하는 기본질서를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철저하게 옹호하는 ‘척’하지만, 정작 헌법에 정한 권리를 하위법을 통해 가장 열심히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지배계급 자신들이다.
헌법에 정한 노동3권은 공무원 노조, 전교조, 철도파업에서 보듯 제대로 보장조차 되지 않으며, 또 언제든 계급지배를 위협할 경우 그것마저도 철저하게 부정당하고 탄압받기 일쑤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대한문 농성과 전국의 투쟁현장에서 매일같이 경험하는 것처럼, 경찰이 쥐고 있는 ‘허가권’에 의해 언제든 무력화된다.
양심의 자유는 항일무장투쟁의 정신이 담긴 노래조차 부를 수 없도록 하는 국가보안법에 의해 철저하게 무력화되고(참고로, 역시 항일무장투쟁의 정신을 담고 있는 <적기가>에 대해서는 부른 이를 특정할 수 없다하여 무죄 판결했다. 만약 이석기 의원이나 특정할 수 있는 누군가가 불렀다면 북의 군가를 불렀다 하여 유죄를 받았을 것이다.), 정치사상의 자유, 심지어 학문의 자유마저 유린당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는 낙하산 사장과 방통위, 독점자본의 광고에 장악되어 오직 지배계급 자신들만의 무기로 휘둘러지고 있고, 박원순에 의한 자주민보 폐간 움직임이 보여주듯, 국가보안법과 권력을 위해 국가보안법 사수대를 자처하는 자에 의해 언제든 봉쇄될 수 있는 처지에 놓여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출판의 자유를 위협하는 궁극의 무기 역시 헌법의 ‘하위법’인, 그러나 현실에서는 헌법 위에 군림하는 국가보안법이다.
이것이 바로 지배계급이 말하는 법치의 기막힌 현실이고 법치주의의 추악한 본질이다. 결국 저들 지배계급이 지켜내고자 하는 헌법의 기본질서인 자유민주주의는 자본의 착취의 자유요, 노동자 민중을 억압할 수 있는 자유일 뿐이다. 사법부의 판결은, 법리대로만 판결한다면 적어도 내란음모 혐의만큼은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일말의 기대조차도 순진한 환상이었음을 일깨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환상에서 빠져나와 정신 바짝 차리고 계급지배의 도구라는 법의 본질을, 법치주의의 추악한 계급적 본질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파쇼적 공안탄압의 강화와 노동자 민중에 대한 공격
박근혜 정권은 사법부의 판결을 계기로 국정원, 기무사, 검찰, 경찰, 사법부 등 억압기구를 총동원해 파쇼적 공안탄압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다. 사법부로부터 ‘법적 정당성’을 획득한 국정원은 더욱 활개칠 것이고, 국정원 해체 요구, 최소한의 ‘개혁’ 요구조차도 철저하게 무시한 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될 것이다. 국정원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 보는 것처럼 외국 공문서를 위조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조작극을 벌여나갈 것이다. 또한 박근혜 정권은 ‘내란음모 조작사건’을 계기로 채동욱, 윤석렬, 권은희 같은 ‘반란세력’을 제압하고 확실하게 장악한 검찰, 경찰을 동원해 매카시즘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이며, 종국에는 ‘제2의 유신체제’ 건설에 매진할 것이다. 극우파쇼 세력의 영구집권을 위한 터를 닦는 일을 한시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이번 판결에서 실체를 인정한 ‘RO 조직원’에 대한 추가 수사를 통해 계속해서 내란음모 조작극을 이어갈 것이다. 또한 변호인 측의 증인신청을 기각하면서까지 국가보안법상 유죄로 인정한 ‘진보적 민주주의’를 걸고 넘어져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판결까지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오는 6.4 지방선거를 매카시즘으로 도배할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이석기 의원과 6명의 동지들, 통합진보당을 제물 삼은 것에 그치지 않고 결국에는 진보진영 전체로, 노동자민중운동진영 전체로 공세를 확대할 것이다. ‘제2의 유신체제’ 건설을 서두르면서 박근혜 정권이 폭력적으로 옹호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독점자본의 이해이기 때문이다.
2007년 말 발발한 이래, 특히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한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공황으로부터 독점자본을 구제하고 자본주의 착취 체제를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민중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 임금과 복지를 저하시키고 노동유연화를 강제하며 공공부문 구조조정, 사유화를 통해 독점자본의 이윤을 확충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거대한 독점자본일지라도 공황의 거대한 파고 앞에 쓸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권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탄압을 시작으로 전체 노동자민중운동진영의 무력화를 목적할 것이고, 노동자 민중을 또다시 극우파쇼의 정치적 노예로, 자본의 ‘임금노예’로 만들기 위해 반세기 넘도록 노동자 민중의 의식을 억압하면서 자본주의 착취 체제를 지탱했던 반공·반북 매카시즘 공세에 더욱 매달릴 것이다.
이미 공무원노조, 전교조는 노동조합으로 단결할 수 있는 권리마저 빼앗겼고, 철도노조는 파업권을 봉쇄당했다. 밀양에서, 강정에서, 투쟁이 벌어지는 전국 어디에서나 파쇼경찰의 폭력만행이 자행되고 있다. 철도파업 지도부를 검거한다는 미명하에 5천의 경찰병력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노동자 투쟁의 구심 민주노총마저 짓밟았다. 언론은 최소한의 부르주아적 ‘공정성’조차 상실한지 오래됐고, 역사는 왜곡을 넘어 조작되고 있다. 사유화, 임금삭감, 복지후퇴, 노동유연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은 노동자 민중의 삶을 맹렬히 공격하고 있고, 공황의 책임을 노동자 민중에게 전적으로 전가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이 투쟁으로 쟁취한 모든 민주주의적 권리와 생존권적 권리 등 제반 권리들을 송두리째 파괴하려 하고 있다.
반(反)정부당의 기회주의적 태도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던 민주당이 부정선거로 당선된 박근혜에 대해 고작 책임자 처벌과 사과를 요구하고 부정선거를 진두지휘한 국정원에 대해 ‘개혁’ 운운하면서 물타기를 했던 것도, 박근혜 정권의 매카시즘 공세에 동조하여 이석기 의원 등과 통합진보당을 공격하고 있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박근혜 정권과 계급적 이해를 달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유죄판결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헌법의 가치와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타협하거나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사법부의 유죄판결 이유를 그대로 옮겨오고 있다. 또한 이것은 그동안 매카시즘 공세를 강화해 왔던 박근혜 정권의 논리와도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권의 파쇼적 공세가 근본적으로 독점자본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편으로는 권력을 잡기 위해 극우파쇼 박근혜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독점자본의 이해를 옹호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외면한 채 매카시즘 공세에 가세한다. 일정 수준의 민주주의는 독점자본의 이윤증식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많은 민주주의는 독점자본을 무덤으로 보내게 될 노동자 민중에게 정치적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아무리 국정원 개혁을 부르짖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핏대를 세우더라도 그것은 국정원으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복종하게끔 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민주투사' 김대중과 '자유주의자' 노무현을 연속해서 권좌에 앉힌 민주당이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결국 민주당과 박근혜 정권의 차이는 노동자 민중을 공격하는 권력이 누구의 것이냐 뿐이다.
안철수의 새정치연합 또한 “헌법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자신들 역시 지배계급의 한 패거리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이들은 ‘벤쳐신화’의 주인공 안철수를 통해 발현되는 소부르주아적 환상에 기반하고 있지만,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결국은 독점자본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독점자본 지배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무기인 더 많은 민주주의가 노동자 민중에게 주어지는 것을 바라지도 않을 뿐더러, 한국의 자본주의를 파쇼적으로 지탱해 왔던 반공·반북주의를 깨뜨리는 그 어떠한 ‘진보’도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정체불명 '새정치'의 실체란 결국 독점자본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이를 파쇼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반공·반북이라는 것을 실토하고 있다.
아직은 이 패거리에 끼지 못하는 ‘정의의 사도’ 정의당은 지배계급과 노동자 민중 양쪽의 눈치를 보느라 전매특허 양비론을 설파한다. 한편으로는 재판부의 판결을 비판하지만, 결국 그 판결을 불러온 것은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과 공당의 책임 있는 인사들의 적절치 못한 언행들”이라는 것이다. 첨예한 정치적 대립 상황에서 어쭙잖은 양비론은 결국 극우파쇼 박근혜 정권의 공세에 ‘진보’와 ‘정의’의 이름으로 정당성을 부여할 뿐이다! 이들은 입만 열면 노동자 민중을 들먹이고 ‘진보’와 ‘정의’로 포장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노동자 민중의 영혼을 팔고, 진보를 팔아 자신들의 입신양명을 위한 밑천으로 쓰기 위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파쇼적 공안탄압에 명분을 제공해준 것은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 동지들의 ‘헌법 밖의 진보’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이 통합진보당 시절 당내 경선을 계기로 더 많은 의원뺏지를 달기 위해 매카시즘 공세를 폈던 것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것이 통합진보당을 죽이기 위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있는 검찰과 사법부에 의해 사실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반성은 일절 찾아볼 수 없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파쇼적 공세가 불을 뿜자마자, 돈에 영혼을 팔아버린 프락치가 이석기 의원과 동지들을 적의 아가리에 처넣었던 것처럼, 박근혜 정권에 철썩 같이 달라붙어 매카시즘 공세의 적극적 ‘동조자’가 되어 이석기 의원과 동지들, 통합진보당을 공격하고 있다.
‘민주’와 ‘새정치’, ‘정의’라는 이름으로 무장한 이들 반(反)정부당은 결국 계급투쟁이 점점 더 첨예하게 벌어지는 순간이 되자 지배계급의 또 다른 일파라는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지금은 반(反)정부의 대열에 서고 있지만, 독점자본의 이해가 위협당하는 순간 언제든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노동자 민중을 공격하는 친(親)정부 세력이 될 수밖에 없다.
설사 정의당의 출발이 ‘진보’였다고 믿어준다 할지라도 국가보안법의 사상적 자식들로 자라나 반공·반북주의에 잠식당해 있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회찬, 심상정이 그러했던 것처럼 권력을 잡기 위해 독점자본에 아첨하고 극우파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서라도 우향우 행보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결국은 열렬한 국가보안법 폐지론자였던 박원순이 국가보안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색을 드러냈던 것처럼, 정의당 역시 더 큰 권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선택의 기로에서 본색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반격의 불씨를 되살려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자!
이석기 의원과 6명의 동지들에 대해 유죄 판결함으로써 박근혜 정권의 매카시즘 공세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지만, 그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다. 매카시즘 공세의 효과는 '사건‘ 초기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조작된 녹취록을 공개했을 때 이미 정점을 찍은 상태였고, 그 이후로는 충격 속에 가려져 있던 사태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내란음모’ 사건 역시 국정원의 조작극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사법부가 판결을 통해 보여준 기만성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 증거자료를 조작한 국정원의 행태가 겹쳐지면서 ‘내란음모’ 사건 유죄판결의 효과를 낮추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의식을 매카시즘의 늪으로 몰아넣으려 했던 박근혜 정권의 공세는 오히려 노동자 민중의 눈을 뜨게 하고 있다.
여전히 이석기 의원 등을 심판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진중권이나 정의당 같은 몇몇 ‘진보적이고 정의로운 분들’을 제외한다면, 작년 ‘사건’ 초기에 박근혜 정권, 극우파쇼 세력의 매카시즘 광란극에 휩쓸렸던 노동자 민중이 이제는 사태의 진실을 알아가고 있고, 방향을 바꿔 국정원의 조작극을 비난하고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 공작을 비난하는 것만 보더라도 작년과 같은 매카시즘 광란극이 또다시 그리 쉽게 연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설사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을 위헌 정당으로 판결해 해산을 결정하더라도, 박근혜 정권의 의도와는 반대로 비난의 화살은 통합진보당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에게 향하게 될 것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더라도 사정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사태의 진실에 눈을 뜬 이상 다시 눈을 가리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권이 국가보안법이 아니라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내란음모사건을 조작해냈던 것처럼, 내란음모를 능가하는 사건을 조작해내거나 아니면 이석기 의원을 넘어서는 인물에 올가미를 씌우던가, 아니면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보고 말한 것처럼 “종북의원 31명”이 가담하고 있는 조직사건을 만들어내던지, 이도 아니라면 실제 내란을 일으키던지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자들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총부리를 민중들에게 겨눌 수도 있는 자들이지만, 적어도 이번 사건의 연장만으로는 기대하는 효과를 더 이상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제2의 유신체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도, 또 공황으로부터 독점자본을 구제하고 자본주의 착취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공안탄압을 자행할 것이 분명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민주주의 투쟁, 생존권 투쟁을 더욱 격렬하게 만들 것이고 계급적대를 더욱 첨예하게 만들 것이다. 결국 박근혜 정권은 자신이 휘두른 파쇼적 공안탄압과 생존권 파괴 공세로 인해 스스로 고립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전 민중적인 정권 퇴진 투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 것이다.
공황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재정을 투여해 무너지는 경제를 부양하고자 했지만, 공황 탈출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세계 경제의 침체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최근에는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의 경제위기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세계 경제를 지탱하다시피 했던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2007년의 충격을 능가하는 제2의 대충격이 예상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다가올 대충격에 대비하여 독점자본의 이해를 폭력적으로 대변하고 자본주의 착취 체제를 지켜낼 수 있는 ‘제2의 유신체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계급투쟁을 더욱 더 첨예하고 격렬하게 만들 뿐이다.
걷잡을 없이 확산되어 가던 부정선거 무효투쟁이, 국정원이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해 터트린 이후 급속히 해체된 듯 보였지만, 철도노조의 사유화 저지 파업투쟁과 결합되면서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으로 격렬하게 터져 나왔던 것처럼, 부정선거와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분노는 언제든 다시 터져 나올 것이다. 또한 대공황의 책임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려는 극우파쇼 박근혜 정권과 독점자본에 맞서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격렬한 계급투쟁이 전개될 것은 자명하다. 결국 박근혜 정권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생존권을 지켜내려는 노동자 민중의 거대한 계급투쟁 앞에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전 세계적인 대공황이라 할지라도 개별국가, 개별자본에게 동일한 위기로 닥치지 않는 것처럼, 노동자들에게 닥치는 위기 역시 동일하지는 않다. 박근혜 정권의 파쇼적 공안탄압과 민주주의 파괴, 생존권 파괴 공세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갖는 위기감, 절박함 또한 동일하지 않으며, 위기에 대한 대응 역시 동일하지 않다. 누군가는 투쟁을 선택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아직은 투쟁을 주저하고 회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도, 원망할 필요도 없다. 차이는 오직 누가 먼저냐, 누가 조금은 나중이냐의 문제일 뿐이다. 현재 가장 절박한 위기에 처해 있는 노동자들이 먼저 싸워 반격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단결권을 박탈당한 공무원노와 전교조는 총회투쟁을 조직하고 다시 한 번 조합원들의 역동성을 끌어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의 파쇼적 공안탄압에 맞서, 노동권 파괴에 맞서 민주주의 투쟁과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에 나서야 한다. 철저하게 봉쇄당하고 있는 파업권과 정치적 권리를 쟁취하는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사유화와 구조조정 공세에 내몰리고 있는 공공부문, 보건의료 노동자들과 함께 박근혜 정권에 맞서 단결과 연대를 강화하면서 거대하고 역동적인 공동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25일 이후 당장에 전국적인 규모의 총파업이 어렵다 하더라도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단결과 연대를 강화하면서 대중투쟁을 끈질기게 만들어가야 한다. 현재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부정선거 무효 촛불투쟁을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의 거점으로 만들어내고 공장에서부터, 지역에서부터 다시 민주주의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사유화 저지를 천명했던 철도파업에 함께 했던 것처럼, 전체 노동자 민중이 반드시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에 함께 할 것이다.
머지않아 다가올 공황의 대충격이 필연이듯, 극우파쇼 박근혜 정권의 몰락도 필연이다. 극우파쇼 박근혜 정권의 맹공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통합진보당과 함께, 전체 노동자 민중과 함께, 함께 진군하자!<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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