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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9호]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만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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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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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8 20:35:17, 조회:2,218, 추천: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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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만들고 있다!!
철저히 패배한 2006년 최저임금 투쟁
지난 6월 28일 2007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이 시급 3,480원, 일급 2만 7,840원(하루 8시간 노동 기준)으로 결정됐다. 이에 경총은 “영세기업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과 지불능력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도 유례없는 두 자리 숫자의 인상률이 결정됐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에 반해 민주노총은 “현행 최저임금 3,100원이 주44시간 기준으로 전체 노동자 정액급여 1,756,329원의 39.9% 수준인데 비해, 내년 최저임금 3,480원은 정액급여 전망치 1,865,221원의 42.2%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향상되는 것이다”라는 자화자찬 식의 논평을 냈다.
과연 2006년 최저임금 투쟁은 자본 측과 민주노총의 입장처럼 노동계가 승리한 투쟁인가?
단순히 두 자리 수 인상율만 가지고 승리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이번 투쟁의 정확한 평가를 가로막는 것이다. 오히려 인상율로만 따지면 민주노총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들어가지 않았던 1991년에 18.8%라는 가장 높은 인상율을 기록한 적도 있다.
그렇다면 자본가 정권의 평가는 어떠한가?
노동부는 최저임금이 결정된 직후 “경영계는 열악한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향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최소한의 생계비 보장을 위해 양보해왔고, 노동계는 기업의 대내외적 경영환경 악화에 대해 십분 이해하고 한계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고용유지와 고용창출을 기대하면서 최대한 양보의 정신을 살렸다”고 평가했다.
항상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부의 이러한 평가는 06년 최저임금 투쟁이 결코 승리한 투쟁이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이 이렇게 자신 있게 자화자찬의 평가를 내놓는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 언급한 노-자 간의 극단적인 반응의 밑바닥에는 모두 두 자리 수 인상율이 놓여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두 자리 수 인상율만 정면으로 내세울 뿐 그것이 실제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두 자리 수 인상율을 기록한 최저임금의 현실을 보자.
2005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이 서울시 및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소, 경비, 관리 등 용역업체의 28%가 최저임금을 위반하고 있으며 청소용역업체 76곳 중 71%가 월급이 80만원이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절대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70만 원대의 임금을 받고 힘겨운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상율의 기본이 되는 임금 자체가 워낙 저임금이기 때문에 10%가 넘게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인상되는 금액은 5~6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절대적으로 적은 인상액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40시간 노동제가 적용되면서 이들은 오히려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 최저임금제가 월급제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용역업체들은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하여 일방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시켜버린다. 그동안은 주 44시간 노동으로도 버거웠던 일을 인원 충원 없이 주 36시간으로 일방적으로 줄여버린다. 당연히 노동강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된다.
2007년에 적용될 최저임금도 시급 3,480원을 월급으로 환산할 경우, 주당 44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기업의 노동자는 78만 6480원을 받지만, 주40시간을 노동하는 노동자는 72만 7320원을 받게 된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2006년 4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로 고시한 117만원에 비해 66%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조차도 주 40시간 노동자에게는 61% 수준으로 더 떨어진다.
이렇게 주40시간 근무가 시행되면서 실제 임금 상승액은 훨씬 더 떨어져서 거의 동결수준이며, 여기에 생리휴가를 무급화시키고 노동시간을 일방적으로 단축시켜서 임금 삭감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실제 작년에도 최저임금은 시급 3,100원, 일급 24,800원으로 그 전 해에 비해서 9%대 상승한 70만 6백 원이었다. 그러나 주40시간 일하는 노동자들의 한 달 최저임금은 64만 7천 9백 원에 그쳤다. 이는 전 해의 최저임금인 64만 1,840원보다 겨우 6천 원 정도 오른 액수다. 올해에는 100인 이상 사업장까지 주40시간제가 도입되기 때문에 이렇게 피해를 보는 노동자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올해 최저임금 관련해서는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삭감에 대한 보전책이 최대 쟁점이었다. 그러나 이는 두 자리 수 인상이라는 빈껍데기 성과에 가려졌다. 노동계는 이러한 가장 중요한 사안을 정부에 건의문을 제출하는 것으로 양보했다.
노동계가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손쉽게 양보한 결과 올해에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공익위원들의 역할이 오히려 축소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들의 숫자놀음은 극에 달했다. 노동계는 4,200원의 최초안에서 3,490원의 최종안을 제시했고, 자본측은 3,175원의 최초안에서 3,470원의 최종안을 냈다. 두 안의 차이는 20원이었다. 여기에 공익위원은 정확히 중간치인 3,480원의 안을 제시했고 이를 두고 표결에 들어가서 공익위원의 안으로 결정되었다. 한마디로 서로 최종안은 양보하지 않았다는 명분 쌓기에만 급급한 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이다.
이것을 두고 어떻게 승리한 투쟁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는가!
민주노총은 이러한 사정은 의도적으로 알려내지 않은 채 오로지 두 자리 수 인상율만으로 자신들의 책임을 면피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왜곡된 주40시간 근무제로 이러한 알량한 두 자리 수 인상율 마저 현장에서는 제대로 보전되기 힘든 현실이다.
두 자리가 아닌 100%가 올라도 최저생계비는 보장되지 않는다!!
문제는 현행 최저임금의 본질적 한계에 있다. 우리가 임금 요구를 할 때 생계비확보를 주장하는 이유는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하여 필요한 노동력 재생산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저, 최고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다만 노동자-자본 간의 힘의 역관계에 따라서 노동자가 투쟁한 만큼 더 쟁취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최저임금의 결정기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제기를 해야만 한다. 최저임금법 제4조(최저임금의 결정기준)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결정기준으로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자본가의 입장을 대변하는 부르주아 법의 잣대일 뿐이다.
또한 실제로 최저임금위원회 산하에는 생계비 위원회가 있지만 이는 유명무실하며 오로지 쟁점이 되는 것은 올해는 몇 % 올릴 것인지에 대한 인상율 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어차피 노동자의 생계는 안중에도 없는 자본 측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노동계를 대표해서 최저임금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 노동계의 요구안도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민주노총은 ‘5인 이상 사업장 상용직 노동자 통상임금의 50%’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제시했으며 올해에도 이를 기준으로 87만 8천원을 요구했다. 또한 보건의료노조나 금속노조 등 산별최저임금 협약을 맺는 산별노조들도 해마다 동일한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최저임금연대가 스스로 고백하듯이 통계청 노동자 3인가구 한 달 생계비(2,606,915원)의 33.7% 밖에 안 되며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사한 29세 이하 단신노동자 생계비(1,176,695원)의 59.5% 수준에 불과한 액수다. 이렇게 민주노총의 최저임금 기준은 자본가 정부의 기준에도 크게 모자라는 액수다. 과연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및 노동조건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는 있을지 조차 의심스럽다.
민주노총의 이러한 발상에는 3년 내에 상용직 노동자 임금의 50%를 달성한다는 단계적 사고가 놓여있다. 그러나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남한의 최저임금 수준은 노동자의 중간임금의 25% 정도로 멕시코에 이어서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단계주의적 발상으로는 절대로 미조직, 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임금은 이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또한 이는 해마다 임투 시기에 민주노총이 표준생계비를 근거로 한 임금인상 요구안(물론 요즘에는 국가경제를 걱정하는 민주노총에 의해서 표준생계비와 임금인상 요구안이 따로 놀고 있다.)의 정당성마저 훼손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왜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노동하는 노동자의 임금은 표준생계비의 기준에서 제외되어야 하는가? 왜 이들에게는 노동자의 생계보다도 한계기업의 지불능력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가? 민주노총은 겉으로는 ‘격차해소’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현실조건을 들먹이며 노동자 내부의 ‘50% 격차’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가장 밑바닥의 노동자들 또한 먹고 살만큼의 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 현재 최저임금으로는 두 자리 수 인상이 아닌, 100%가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표준생계비에 못미친다. 따라서 최저임금의 결정기준 또한 노동력 재생산비에 따른 생활임금이 되어야만 한다!
또 다른 노사정위원회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없앨 수 없다!!
현행 최저임금은 노동자대표(9명), 사용자대표(9명), 공익위원(9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 결정한다. 공익위원은 정부가 선임한다.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최저임금위원회는 완벽한 사회적 합의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서 공익위원은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다. 법적으로 협상시한이 6월 29일까지로 정해져있는 것을 이용하여 이들은 이미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채 자신들의 안을 받지 않으면 자본의 손을 들어주겠다고 협박한다. 실제로 2003, 2005년에 노동계가 퇴장한 이후 사용자 측 안을 들어준 것은 자신들의 절대 권력을 사수하기 위한 일종의 보복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 때문에 항상 전술적인 문제가 쟁점으로 등장했다. 즉, 노동계의 안(물론 노동자 내부의 50% 격차를 주장하는 몰계급적인 안이지만)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이다. 지금까지는 구체적으로 공익위원의 안을 거부한 채 퇴장전술을 쓸 것인지가 논쟁지점이었다.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어쨌든 노동계가 퇴장하면 그나마 10원이라도 더 올릴 수 있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실제로 최저임금위원회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시에는 표결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현장의 절박함을 표현하는 것이기는 하나, 최저임금투쟁을 철저하게 당장 눈앞의 임금인상에만 제한시키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임단투에서도 임금인상 투쟁의 목표는 단지 돈 몇 푼 올리는 데에 있지 않다. 임금인상투쟁은 조직력을 배가시키고, 임금착취의 본질을 폭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임금노예제 자체를 철폐시키는 투쟁으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이다.
최저임금투쟁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아니, 오히려 투쟁의 목표를 분명히 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최저임금위원회가 갖고 있는 모순을 철저히 폭로해야만 한다. 현재의 구조를 인정하는 속에서의 퇴장 전술 또한 소극적 투쟁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 투쟁 속에서 최저임금위원회 해체 투쟁까지도 불사해야 한다. 공익위원이 이미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속에서의 최저임금위원회는 절대로 노동자들의 생계비를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동계는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구조인 형식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불만을 토로해왔다. 최저임금연대는 대안으로 친노동적인 공익위원을 선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동당도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제출하여 공익위원 선출방식을 바꿀 것을 제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다음과 같은 본질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전체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이 왜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아닌, 9명의 공익위원들의 손에 맡겨져야 하는가? 공익위원이 바뀐다고 해서 최저임금이 말 그대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현실화될 수 있단 말인가?
공익위원이 바뀐다고 해서 최저임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발상은 노동자들로 하여금 공익위원에 대한 환상, 사회적 합의구조에 대한 환상까지도 갖게 할 수 있다. 결국 공익위원 선정방식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핵심은 철저하게 사회적 합의구조를 갖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 자체에 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 없이 최저임금은 생계비로 현실화될 수 없다!!
최저임금투쟁은 전체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열악한 수준의 최저임금은 자본주의 사회가 빈곤의 문제를 결코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사회적 양극화는 남한 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5월 8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도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시민이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정부가 규정한 ‘빈곤층’ 인구도 2000년 3160만 명에서 2004년 3700만 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있는 ‘잠재 빈곤층(near poor)'의 규모도 54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을 합치면 약 9100만 명의 숫자가 되며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다.
그만큼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빈곤층의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이 그만큼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속에서 고통 받는 것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처지에 놓여있다.
따라서 최저임금투쟁은 전체 노동자계급의 생존권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지금까지 최저임금 투쟁은 그 중요성에 비해서 그만한 비중으로 투쟁이 조직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쟁취를 3대 주요 투쟁요구로 상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걸맞은 투쟁을 조직하지 않았다. 주로 최저임금 교섭시기에 맞춰서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는 일회성 투쟁만을 전개했을 뿐이다.
투쟁전선 또한 단일화 되지 않았다. 민주노총 중심의 최저임금위원회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투쟁과 보건의료노조, 금속노조 등의 산별최저임금 투쟁으로 전선은 이원화되었다. 산별최저임금 또한 민주노총의 한계를 그대로 답습하는 형태였다. 더구나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었다. 작년에 보건의료노조는 법정최저임금이 결정되기도 전에 노동계의 요구인 77만원보다도 훨씬 적은 65만 9천원으로 산별최저임금협약을 맺음으로써 오히려 최저임금 투쟁에 찬물을 끼얹었다. 금속노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비록 금속산별최저임금(700,600원)이 법정최저임금보다는 높았지만 그것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후속 작업이 전혀 없었다. 그저 산별협약의 성과물로 치장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조직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투쟁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 투쟁을 직접적인 자신의 과제로 받아 안고 현장을 조직해야 하는 임무를 방기한 지도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러나 이러한 책임방기는 곧바로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대공장이 임단투를 할 때마다 자본과 정부는 그들의 고임금(실제로는 잔업, 특근 등 장시간 노동에 따른 여전히 낮은 임금)을 공격하는 근거로 다른 노동자들의 저임금을 들고 있다. 이들의 턱없이 낮은 최저임금이 대공장의 공격 수단이 되는 것이다. 자본과 정부는 때로는 직접적으로 중소,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들이밀기도 하고, 때로는 전체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을 들먹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이 짐짓 객관적인 것처럼 들고 나오는 전체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이미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에 의해서 도저히 먹고 살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임금이다.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들의 숫자가 증가할수록 이러한 악순환은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불행히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증가하는 만큼,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상황은 끝나야 한다.
최저임금 투쟁은 전체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이 달린 전계급적인 사안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당장 시급은 최저임금보다 높을지 몰라도 그 이면에는 이미 최저임금 수준을 염두에 둔 자본의 계산이 깔려있다. 전체 노동자계급이 실제로는 직간접적으로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저임금투쟁은 전체 노동자계급의 투쟁으로 힘 있게 전개되어야만 한다. 형식적으로만 민주노총의 3대 요구로 상정되는 것을 넘어서 이에 걸맞은 투쟁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최저임금위원회 개회 시기인 상반기에만 반짝 하는 투쟁기풍은 사라져야 한다. 어떻게 1년 동안 먹고 살 노동자의 생존권이 몇 차례의 교섭으로 결정될 수 있단 말인가? 상, 하반기 전체를 아우르는 투쟁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또한 조직된 노동자는 노동자 전체 생존권이 달린 문제에 적극적으로 임해야만 한다. 언제까지 나이든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힘겹게 노숙농성을 이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셈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최저임금 자체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저임금투쟁은 직접적으로는 임금인상투쟁의 성격을 갖지만, 본질적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철폐하는 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이 투쟁에 전체 노동자가 함께 나서자! 또한 최저임금위원회에 한정되지 않는, 상반기 교섭시기에만 국한되지 않는 투쟁을 전개하자! 이러한 투쟁을 통해서 ‘최저임금’ 자체를 철폐하는 투쟁으로 나아가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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