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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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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31 16:37:52, 조회:2,504, 추천: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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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행복한 눈물’은
노동자의 피눈물이다!
대선을 앞두고 늘 그랬듯이 연이어 대형 사건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 중 삼성의 불법비자금 사건은 독점자본이 어떻게 자본주의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남한사회를 지배하는 모든 국가기관들이 삼성 구조조정 본부에서 법무팀장을 맡았던 김용철 변호사의 4차례에 걸친 기자회견으로 쑥대밭이 되었다.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는 아직 더 폭로할 것이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옛 삼성맨에 의해서 촉발된 삼성사태는 이미 폭로된 내용만으로도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기관이 독점자본에 의해,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위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김용철 변호사의 4차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번 기자회견의 핵심 내용은 삼성자본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구체적인 경로와 방법들에 관한 것이었다.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그룹의 구조조정본부가 각 계열사에 비자금 조성 지시를 내리고, 이에 따라 각 계열사들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비자금을 조성했는데 일례로 삼성전관(현 SDI)와 삼성물산 간에 2000억 원대의 비자금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그룹이 상습적으로 분식회계를 일삼았으며, 삼성중공업의 경우 분식 규모가 너무 커서 거제 앞바다에 있지도 않은 배 수십 척을 가짜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눈에 띄는 대목은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액의 미술품 구입이다.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등이 2002~2003년 사이에 비자금을 이용해 구입한 미술품들은 당시 금액으로 100억 원대의 ‘베들레햄 병원’, 90억 원대의 ‘행복한 눈물’ 등을 비롯하여 총 600억 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김용철 변호사는 ‘행복한 눈물’은 이건희 자택에 걸려있다고 했다. 그것이 로비의 목적으로 구입된 것인지 단순한 취미생활을 위해 구입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삼성의 무노조 신화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피눈물과 너무나 대조적인 자본의 ‘행복한 눈물’을 보자니 울분이 치밀어 오를 뿐이다.
자본주의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삼성 독점자본
삼성은 남한 수출의 22%, 국가 세금의 8%,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3%, 상장기업 매출의 15%와 이익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자산총액 246조에 작년 4월 기준으로 순이익만 12조 3천억 원에 달하는 거대자본이다. 한마디로 남한 경제의 약 1/4를 차지하는 이러한 거대 삼성자본은 불과 4% 정도의 지분만을 가지고 있는 이건희 일가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큰누나 가족은 한솔그룹을, 큰형은 CJ그룹을, 둘째 형은 구 새한그룹을, 여동생은 신세계그룹을, 처남인 홍석현 일가는 중앙일보 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홍석현의 동생 홍석조는 노무현 정권의 초대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내다가 지금은 훼미리마트 회장을 맡고 있다. 남한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삼성 일가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이 없다.
삼성자본은 이러한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사법부, 행정부, 입법부 등 국가 전반의 영역에도 막강한 자본을 이용하여 국가기구를 관리해왔다.
정의구현 사제단은 11월 12일 이른바 ‘떡값 검사’ 명단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들은 검찰총장 후보자 임채진, 현 국가청렴위원장(!) 이종백, 대검 중수부장인 이귀남으로 검찰의 핵심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임채진의 경우 명단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조건부 적합 판정을 받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김용철 변호사는 검찰 간부 수십 명이 1년에 3회, 500만원에서 수천만 원,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억 원까지 삼성의 돈을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 기자회견에 따르면 검찰은 그나마 작은 조직에 속하고 재경부와 국세청, 정치인 등은 더욱 규모가 크다고 한다.
금융계는 또 어떠한가? 우리은행은 노동자 민중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태에서 삼성이 타인 명의로 비자금 관리용 불법계좌를 개설하는데 적극 협조하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건전한 자본주의 사회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도 독점자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4차의 기자회견에서 삼성은 시민단체에까지 손을 뻗쳐서 참여연대 내의 모든 변호사에 대한 인맥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후 참여연대는 즉각 조직 내의 변호사들 중에서 삼성의 돈을 받은 사람은 없다고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러나 김용철 변호사는 이미 지난 기자회견에서 “심지어 삼성에 가장 비판적인 시민단체마저 회의가 끝나자마자 회의록이 삼성에게 보내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청와대 또한 최측근인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인 이용철이 전 삼성그룹 법무실 변호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상황이 어디 삼성뿐이겠는가? 늘상 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는 바로 불법비자금 문제였다. 그 때마다 실상이 제대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자본주의 국가 관료를 비롯한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든 세력들이 오로지 삼성한테만 돈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의 삼성 사태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별반 새로울 것 없다는 국민들의 반응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번 삼성 사태는 독점자본이 어떻게 그 사회를 지배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들을 착취해서 얻은 이윤은 이처럼 자본가계급이 자신들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검은 뒷돈으로 쓰이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체제에서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표현되어지는 3권 분립이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드러났다. 권력의 남용을 막고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자본주의 체제의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의 3권 분립은 독점자본의 이해를 강화하기 위하여, 독점자본의 비자금에 의해 하나의 끈으로 묶여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삼성 사태의 최대 수혜자 민주노동당?
삼성 사태가 터지자마자 민주노동당은 특검 도입을 요구하였고 이후 우여곡절 끝에 신당의 정동영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 공동으로 발의한 특검이 통과되었다. 이번에 발의된 특검은 1) 삼성그룹계열사인 삼성 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불법발행, 증거조작, 증거인멸교사 등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를 위한 불법상속 의혹사건 2) 1997년부터 조성된 비자금 조성의혹 및 사용처, 2002년 대선자금 및 최고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과 사회 각층에 포괄적 뇌물을 제공한 의혹 3) 비자금 조성과정에 있어서 전현직 임직원 은행차명계좌 이용 의혹 등이다.
특검 법안이 통과되자 민주노동당은 “삼성 특검, 제2의 IMF 사태 막은 것과 다름없어”, “권영길 아니었다면 삼성 특검 없었다”라면서 대선을 앞둔 상태에서의 삼성특검을 최대의 성과로 자축하고 있다.
민노당이 특검을 요구했던 이유는 삼성과 사법부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검찰차원에서는 공정한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지난 시기 삼성이 몇 차례 검찰에 고발된 적은 있었지만 검찰은 마지못해 수사시늉만 냈다.(지난 1998년 삼성, 현대 등 5대 재벌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로 5대 그룹의 회장과 임직원 83명이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된 적이 있다. 이 때 검찰은 6년 동안 거의 수사를 하지 않다가 2004년 9월 추석연휴 때 81명 무혐의 처리, 1명 기소유예(1명 사망) 처리 한 바 있다. 또한 2000년 에버랜드 편법 증여 사건 때에도 2003년 공소시효를 하루 남기고 고발된 33명 중 2인만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28일에도 특검법안이 통과되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수사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현재 삼성그룹의 지하 창고에는 검찰의 압수 수색을 앞두고 연일 폐기처분되는 서류로 가득차고 있지만 검찰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지금까지 삼성 눈치 보기에만 급급했던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리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이번 사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미 남한의 국가기관 중에서 삼성의 비자금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는가? 아직 삼성의 비자금을 받은 국회의원 명단이 발표되지 않았을 뿐이다. 따라서 국회 차원에서 직접 나선다고 해서 삼성사태의 해결은커녕 본질조차 제대로 밝혀질 리 없다.
또한 특검법안이 공동발의 되기는 했지만 대선 국면 속에서 서로 동상이몽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비록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다가 특검법을 수용하기는 했지만 청와대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특검 법안에 대해서 “그대로 (국회를) 통과시키면 검찰 수사권의 무력화는 물론 특검 권한 남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국가의 국법 질서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고 반대했다.
여기에 한나라당 또한 “준비기간에 수사기간 모두 합치면 다섯 달이나 되고, 이 정도면 기업이 파탄 상태에 이를 수 있다”면서 “기업을 지나치게 위축시키고 파탄시키는 것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며 삼성 특검에 대한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국회에서의 특검은 과거 옷로비 특검, 조폐공사 파업 유도 특검 등과 마찬가지로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다가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현재 특검 통과로 축제 분위기인 민주노동당은 어떠한가? 민주노동당은 지난 22일 권영길 후보 현안 브리핑에서 “삼성 특검은 삼성을 국민에게 사랑받는 세계일류기업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라며 “삼성비자금 관련 특검은 삼성이라는 기업의 기업행위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삼성이 그야말로 세계 제일기업이라는 자부심에 걸맞은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건희 개인과 그 일가에 충성하는 조직이 아닌 국민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결국 삼성 특검은 삼성의 국제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국가경제의 내실을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에게 삼성 특검의 목적은 삼성을 제대로 세워서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국가경제의 내실을 다지기 위함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 또한 결코 삼성 독점자본의 뿌리까지 뒤흔드는 특검을 진행할 수 없다. 이미 현 시기 삼성사태는 삼성이라는 독점자본에만 국한된 범위를 훌쩍 넘어섰다. 따라서 자본주의 국가기관에 대한 혁명적 원칙과 태도 없이는 결코 삼성사태의 본질을 규명조차 할 수 없다. 이것은 자본주의 국가기구를 통한 권력장악을 꿈꾸는 민주노동당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삼성투쟁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번 삼성사태를 두고 또다시 재벌개혁론이 회자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삼성 사태 이후 바로 ‘재벌개혁’을 내세우고 있고, 민변,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민주노총, 민교협,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모인 ‘삼성불법비자금 진상 규명을 위한 종교인,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도 ‘특검제 도입, 비자금 수사 및 경영권 승계 불법행위 전면 재조사, 이건희 소환, 삼성 개혁 등에 초점을 맞춘 국민적 운동’을 주장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삼성자본의 민주적 재편, 삼성자본에 대한 사회적, 민주적 통제 등 남한 사회의 독점자본을 두고 다양한 입장들이 제출되고 있다. 그러나 제출되는 대다수의 내용들은 이미 97년 경제공황 당시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남한 재벌체제를 지목하면서 나왔던 내용들의 재탕, 삼탕에 불과하다. 당시 재벌개혁론의 본질은 좀 더 나은 국가경제를 위해서 거대 그룹화 되어 있는 자본들끼리의 과잉, 중복 투자 및 경쟁을 지양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더 건강한 자본주의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독점자본의 사회화라는 조금 다른 방식의 대안이 제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자본가계급의 사적소유권을 침해하지 않는, 자본주의에서 실현 가능한 형태로 제출되는 독점자본의 사회화 요구는 시민사회단체의 재벌개혁 요구와 근본적으로 다를 바 없다.)
현재 민주노동당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하는 재벌개혁은 97년보다도 더욱 후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민주노동당은 대전 CMB 대선후보 초청토론회 중에서 삼성 관련하여 “현대 자본주의에서 기업 운영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회계 투명성이다.…그런데 삼성은 어떠했는가?…국제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삼성을 키워야 한다. 회계부정으로 삼성이 무너지면 국가경제도 무너지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발언했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의 ‘재벌개혁’은 기껏해야 투명성을 높이라는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97년 당시에도 경영의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제출됐던 것은 사외이사제 도입 정도였다. 그 결과 지금 대다수의 독점자본은 사외이사제도를 두고 있다. 바뀐 것이 있는가? 아무 것도 없다. 사외이사라는 직책만으로 자신들의 주머니를 두둑이 채우는 자본집단만 늘어난 셈이다. 따라서 현 시기 제출되는 재벌개혁이나 재벌해체는 삼성사태의 올바른 대응방향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일차적으로 삼성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자본가계급이 모든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있다는 것을 폭로해야 한다. 이것은 이건희 일가의 부도덕성 때문이 아니라 모든 독점자본들이 자신들의 지배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편적인 수단이라는 것, 따라서 이 근본모순이 철폐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삼성 사태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자본의 비리와 부패는 진행형이라는 것을 선전해야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감옥에 들어간 지 불과 며칠 안 되어 마스크 쓰고 휠체어타면서 나오는 모습을 지켜볼 것인가. 얼마 전 중국에서는 천량위 전 상하이 당서기와 우밍례 신황푸 그룹 회장에게 사회보장기금 관련 뇌물수수로 종신형을 선고한 바 있다. 비록 이미 급속하게 자본주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이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노동자 민중의 정서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건희 일가의 철저한 구속수사는 물론이고 모든 재산을 몰수할 것을 주장하자. 또한 독점자본의 비리를 가능하게 하는 자본의 영업비밀 철폐투쟁을 전개하자. 자본의 모든 자료를 공개하게 함으로써, 이들이 노동자를 착취해서 얼마나 많은 이윤을 가져가는지를 밝혀내자. 노동자들이 투쟁할 때마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닥칠 때마다 경영위기 운운하는 작태를 분쇄해야 한다.
삼성의 노동자 탄압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내면서 모든 삼성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투쟁으로 조직하자. 삼성의 검은 돈은 결국 노동자들의 피땀을 착취한 결과이다. 삼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촉발시키고 조직하는 것은 이후에도 삼성자본을 압박하고 타결할 수 있는 주요한 힘이 될 것이다. 이제 저들의 눈에서 ‘행복한 눈물’이 아닌 그동안 우리가 흘렸던 ‘피눈물’을 흘리게 하자! <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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