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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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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6 19:05:35, 조회:2,517, 추천: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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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의 정치는 중앙파의 양날개론이다!
1.왜 <전진>의 정치를 비판하는가?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 연대(준)>(이하 <전진>)는 현장파, 중앙파, 국민파 중 중앙파가 정치적으로 결집한 세력이다. 과거 민주노총의 중앙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서 중앙파로 불렸다. <전진>의 정치는 <중앙파>의 정치이다! 중앙파가 전진으로 이름을 바꾸고 정치조직을 만들었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다. 달라진 것은 <전진>이 민주노총의 여당에서 야당의 위치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중앙파가 <전진>으로 결집한 직접적 이유는 민족주의 세력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야당의 선명성을 보여주고 민족주의 세력과의 구별정립을 시도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중앙파의 정치적 결집에 불과한 <전진>을 우리가 다루는 이유는 무엇인가? 운동의 전반적인 우경화와 후퇴, 국민파의 민주노총 집행부 장악이라는 운동적 환경과 <전진>이 야당 위치로써 갖는 선명성(?)이 마치 <전진>이 ‘좌파’인 듯한 환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전투적인 활동가와 좌파 정치세력이 <전진>을 기본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연대 대상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모습은 현장의 선거와 민주노총 선거, 그리고 소위 합법주의 좌파정치세력의 조직적 통합시도에서 나타났다.
따라서 <전진>의 정치는 중앙파 정치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중앙파의 정치가 종합적이고 조직적인 형태로 제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전진>을 통하여 중앙파의 정치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민주노총과 금속연맹을 통하여 실천되고 경험한 중앙파의 정치가 아닌 <전진>을 통하여 표현한 중앙파의 정치적 입장을 전체적, 이론적으로 비판하는 데 글을 집중하고자 한다. 지난 신문에 실린 <다함께>에 대한 비판 글도 <다함께>를 전체적으로 다루는 데에는 지면의 제약을 많이 받았다. 독자들은 이 점을 이해하고 읽기 바란다.(참고적으로 <다함께>의 강령에 대한 비판을 맑스주의와 대비하여 진행한 것은 지면의 제약과 함께 <다함께>가 맑스-레닌-트로츠키로 이어지는 정통맑스주의자를 자임하고 또 스탈린주의에 대한 반정립을 통하여 자신들을 유지하고 성장시켜왔기 때문에 정당함을 밝혀둔다.)
2.<전진>은 민주노동당의 의견그룹이다.
<전진>의 정치는 기본적으로 <민노당>의 정치이다! 그래서 <전진>은 <민노당>의 의견그룹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명확하다. 따라서 <전진>의 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비판의 관점과 내용은 <민노당>에 대한 비판의 관점과 내용과 일치한다. 이 전제 아래서 <전진>의 입장에 대하여 비판하겠다.
<전진>은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자신들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전진>은 민주노동당 강령을 자신들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전진>은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운동의 출발점이자 궁극적 지향으로 삼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전진>에게 사회주의는 어떤 구체적인 목적이 아니라 만들어가야 할 그 무엇으로만 의미가 있다.
“궁극 목표는 먼 미래의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의 실천에서 행동원칙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궁극목표의 핵심내용은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민중 민주주의와, 경제영역으로까지 확장된 민주화다.”<전진, 기본노선(테제)과 해설>
<전진>의 노선은 경제 민주화, 정치민주화, 사회민주화를 추구하는 ‘민주적 구조개혁론’이다. 민주적 구조개혁론은 민노당과 개량주의자들이 폭넓게 공유하고 있는 정치노선이다. 자본주의의 각 영역에 진지를 구축하고 그 진지를 확장하여 자본주의로부터 사회주의로 ‘이행’한다는 자본주의 변형론이다. <전진>은 이것을 “구조적? 급진적 개혁의 추구”라고 부르고 있다.
“분배의 요구는 신자유주의 경제구조의 핵심을 건드리는 공세로 발전해야 한다. 금융자본에 대한 공적통제, 노동자의 경영개입, 사적 소유의 민주적 제한과 사회적 소유의 확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계획적 경제? 산업정책 등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전진, 기본노선>
이 ‘구조적,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는 핵심적인 조직적 주체는 민노당과 산별노조이다.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성숙한 조건에서는 일상활동에서 대중운동과 제도정치를 서로 결합시켜야 한다. 발전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대중운동과 민중권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국가기구 안에서 투쟁하고 이를 변형하며 그 안에 권력의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업을 위해서는 다시 대중운동의 역량에 굳건히 기반을 두어야 한다.”<전진, 기본노선>
따라서 <전진>은 ‘사회적 합의주의’를 반대하지 않는다. 아니, 반대할 수 없다. <전진>은 전략적으로 ‘사회적 합의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전진>이 문제 삼는 것은 사회적 합의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주의의 조건의 문제이다. 이 <전진>의 입장은 사회적 합의주의를 둘러싸고 격렬하게 대립하고 투쟁했던 지난 민주노총 대대에서 이수호 집행부를 비판하고 반대할 뿐 적극적인 행동에는 불참하는 사실상 ‘양비론’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앙파가 민주노총 집행부를 장악하고 있을 당시에 중앙파가 총파업과 관련해서 ‘양치기 소년’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 원인도 이들의 ‘민주적 구조개혁론’에서 찾아야 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국가, 경제, 사회기구에 참여해서 그 기구를 변화시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기본적인 투쟁형태와 방법은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파업은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수단과 방법이 통하지 않을 때 예외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중앙파는 사회적 합의주의 노선과 그 현실적 적용조건의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갈팡질팡했다. 이 노선과 중앙파의 관료적 지위와 습성화가 결합되어 빚어진 결과가 ‘양치기 소년’의 행동이다!
<전진>의 입장은 우리가 사민주의 비판 기획시리즈에서 비판한 ‘민주적 사회주의’, 즉 사민주의 노선, 민주노동당 비판에서 보여준 민주노동당의 노선에 지나지 않는다.
3. 구조적, 개혁적 노선-사회공공성 강화투쟁
<전진>의 ‘구조적, 개혁적 노선’은 사회공공성 강화투쟁으로 집약해서 표출되고 있다.
“사회공공적 노동운동은 해당사업에서 시장이윤을 넘어선 사회공공적 경제운영의 단초를 실험하고, 이 성과를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하는 운동이다.
사회 공공적 노동운동은 그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주체들을 형성하는 운동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과 대항하며 자본주의를 문제시하고 이를 넘어서 세상을 바꾸려는 주체들이 커갈 것이다.” <오건호, 노동운동의 새 이름을 찾아야 한다.>
신자유주의의 전면화와 시장주의에 맞서서 공공적 요구를 내걸고 공공적 진지를 확보하여 시장주의에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주의와 공공성을 첨예하게 대립시키고 그 과정에서 주체를 형성하자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노동자의힘>도 공유하고 있는 입장이다. <전진>은 이 사회공공성 강화투쟁을 노동운동의 위기와 연결하고 있다. 노동운동이 부문운동으로 전락한 것은 사회공공성에 집중하지 못하고 기업별 임단투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노동운동의 중심역량이 비정규직 문제해결과 사회공공성(무상의료, 무상교육, 고용정책 등)에 집중하지 못하고, 단위기업의 임단투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 노동운동을 위기로 만들고 있다.”<한석호 전진 조직위원장, 노동해방실천연대(준)주최 노동운동관련 위기 토론회 중>
이 사회공공성투쟁을 담보할 조직을 ‘산별노조’라고 말한다. <전진> 상임정책위원인 장석원은 “사회적 임금이란 강력한 산별노조, 공세적인 사회공공성 투쟁과 같은 말이다”고 이야기 한다.
“산별노조가 전개하는 사회공공성 투쟁은 그 결과 일반적 복지의 확충을 가져오고... 사회적 임금을 확충하기 위한 투쟁을 통해 전 계급이 균질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울러 확보된 사회적 임금의 확대를 통해 강화된 공공성은 보다 진보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기도 하다.”<장석원, 구호를 넘어 전략을 수립하자>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공상적이고 반동적이기도 하다. 우선 이들이 말하는 사회 공공성 투쟁은 이미 중앙파가 민주노총 집행부를 장악하고 있던 시기에 사회개혁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이 사회 개혁 투쟁은 임단협 국면의 강력한 총파업을 기업별 노조의 한계나 정당의 부재를 핑계 삼아 회피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97년 남한 공황 이후에도 ‘민영화’에 대하여 ‘사회공공성 강화’를 내걸고 싸움을 전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사회공공성을 의제로 삼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회공공성을 의제로 삼은 것이 노동운동의 후퇴와 침체를 가져 온 한 원인이다.
노동자의 분노를 총파업으로 조직하고 총파업을 통하여 노동자의 집단적인 계급적 각성을 도모하고 선진노동자를 정치적 지도자로 성장하도록 도모해야 하는데, 위로부터 통제되는 관료주의적 파업(이는 총파업이 아니다!)을 하거나 총파업을 대중의 분노에 찬 행동이 아닌 구호로만 남발하여 대중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행동력을 약화시킨 것의 반복이 현재의 노동운동의 상태에 이르게 한 원인이다. 사회개혁투쟁과 공공성 강화투쟁은 노동자 대중의 계급적 적대감과 분노를 조직하는 것을 왜곡하고 제약하고 가로막는 장애물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자본의 장기적 위기가 세계 자본주의 대공황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시기, 자본의 위기가 자본가 정치의 반동화로 나타나고 있는 시기, 자본의 노동자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 자본가 국가는 자본가 위원회 또는 자본가의 지배수단이라는 것이 만 천하에 폭로되고 있는 시기에 자본주의 기구에 참여하여 그것을 변화시켜 공공성을 강화하자는 주장은 망상이자 반동적이다.
신자유주의와 시장주의가 자본주의 위기의 필연적 귀결이라면 그에 대한 극복 방안은 자본을 안에서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본관계 자체를 없애는 것이어야 한다. 노동을 탈시장화 하는 것이 아니라 임노동자체를 철폐하는 투쟁의 깃발을 들고 그 정치적 전망을 제시하고 조직하는 것이어야 한다.
자본의 심대한 위기는 ‘구조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구조조정의 핵심은 비정규직의 확대와 실업자의 증가이다. 노동자의 전반적인 삶의 불안과 불확실성이다. 따라서 비정규직 철폐 투쟁과 구조조정분쇄 투쟁의 결합, 노동자 생존권 투쟁과 구조조정 분쇄 투쟁을 자본주의를 근절시키는 전망 아래서 조직하고 그리하여 구조조정분쇄 투쟁을 노동자의 권력장악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대공장 노동자 일반이 아니라 대공장의 하청노동자와 결합하는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 즉, 현장에서 계급적 단결을 구현하는 노동자를 조직해야 한다. 대공장의 계급적 단결투쟁과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결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계급적인 노동자와 계급의식적인 정치세력이 적극적으로 긴밀하게 결합해야 한다.
4.산별노조
<전진>의 입장은 진보적 대중정당과 산별노조라는 이른바 양날개론이다. <전진>은 노동운동의 위기의 원인을 기업별 노조로 돌린다. 시장의 개입이 강화되고 시장의 기획에 의해 노동의 분리와 시장에 대한 종속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립된 투쟁이 얼마나 가능하겠냐고 묻는다. 광범위하게 연대하고 중앙집중화된 조직, 즉 산별노조 없이는 안된다는 말이다.
“노동조합운동이 노동계급의 균열과 해체 경향에 맞서서 평등과 연대의 정신을 고취하도록 계급적 단결의 내용을 확보(사회운동적 요구)하고 그 폭을 확장(산별노조 건설)해야 한다.”<전진, 기본노선>
먼저 현재의 노동운동 상황은 기업별 노조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된 투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개량주의와 그와 연결된 관료주의- 부분적으로는 전투적 현장주의에 갇혀서 전투적 노동자들이 정치적 전망을 확보하거나 정치적 전망을 제공하려는 세력들과 결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본의 공격은 멈추지 않고 집요하게 계속 되었고 현장의 행동력과 투쟁력은 약화되고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개별적 생존욕구는 커졌다. 전투적 현장주의 또는 전투적 조합주의의 시야를 가지고는 밀려드는 자본의 공격을 설명하거나 대항할 수 없었다.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와 맞물려서 진행되는 자본의 사생결단식 노동자에 대한 공격을 노동조합의 시야와 틀을 통해서 격퇴할 수 있겠는가! 체제의 전망을 가지지 못하면 투쟁의 목표를 상실한다. 투쟁의 패배는 그저 투쟁의 패배일 뿐 투쟁에서는 비록 패배했지만 전략적으로는 승리하여 노동자 계급운동에 소중한 교훈과 밑거름을 남기는 투쟁을 할 수 없다.
노조는 기본적으로 ‘노동력을 더 비싸게 팔기위한 수단’이다. 노조가 노동력의 판매조건을 개선하는 수단에서 노동자의 해방을 열어나가는 수단으로 되기 위해서는 계급적 단결의 투쟁을 조직해야 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체제적 전망과 결합해야 한다. 계급적 단결투쟁과 노동자 계급당과의 긴밀한 결합만이 노조를 노동자 해방의 수단으로 만들 수 있다.
산별노조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독일이나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의 사민주의 산별노조도 관료주의에 찌들어 있고 점증하는 시장주의에 대하여 양보를 계속하고 있다. 중앙집중적인 산별노조로 노동력을 통제하여 노동을 탈시장화 하겠다는 발상은 치기어린 환상이다. 자본이 생산수단과 생활수단을 장악하고 있고 노동조합원 일반이 계급의식적인 노동자가 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리고 자본이 국가권력과 물리력을 장악하고 방송과 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기제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은 도무지 이루어질 수 없는 노동조합 관료주의의 망상일 뿐이다.
노동자의 고통과 불안이 나날이 커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의 투쟁을 조직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적인 공동투쟁을 조직하지 않고 모든 문제를 기업별 노조의 문제로 돌리고 산별노조를 만능열쇠로 제시하는 것은 투쟁에 대한 회피이자 계급적 연대에 대한 회피이다. 관료주의적 무사안일과 관료주의적 이해관계의 표현이자 대안에 지나지 않는다. 산별노조를 건설하고 산별노조를 통하여 민주노동당을 장악하겠다는 정치적 야심의 표현이다. 투쟁 없이 관료주의적으로 건설되는 산별노조는 끔찍한 관료주의를 강화시키고 현장을 공동화 시키고 투쟁의 혼을 죽일 것이다.
투쟁 없이 조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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