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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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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4 12:42:21, 조회:2,227, 추천: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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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선과 우리의 길
60%의 최저 투표율! 하지만 최고의 득표격차! 이것이 보수파 이명박의 당선 실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누굴 내세워도 한나라당이 따 논 당상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 지지층은 다른 후보들의 표를 다 합친 것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부르주아 선거는 갈수록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97년 대선 투표율 80.7%와 비교하면 18%가량 하락했다. 이번 대선에서 1400만 명 정도의 유권자가 “정말로 찍을 사람이 없다”며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처럼 소극적 선거 보이콧의 증가는 정치 불신의 급증을 의미한다. 부르주아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은 남한 자본주의에 대한 막막함을 표현한다. 부르주아 정치가 자본주의의 위기나 노동자의 삶의 고통과 불안을 해결해줄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불신과 저조한 투표는 계속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경제우선주의, 시장주의와 경쟁주의, 이기주의가 도덕주의를 이겼다. 지배계급은 결국 자본주의적 지배 이념과 노선을 가장 전통적으로, 근본적으로 드러내면서 자본주의 회복을 선언했다. 이념과 정당 혹은 정책경쟁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가장 근본적으로 경제를 기본골간으로 하여 자본주의를 유지 강화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한 보수 지배계급 이데올로기가 승리한 것이다.
남한 노동자민중들은 앞으로 (국가)경제가 조금 회복되겠지만, 실제 가정경제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국제여론조사) 남한의 노동자민중들도 보수적 지배정치가 강화되면서 자본은 지켜주겠지만 그것이 곧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국가와 기업경제가 자신들의 경제, 생존권의 문제와 일치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반대로 나아가서도 별 수가 없다는 정서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12%의 국민만이 남한 통치기구들에 대해서 신뢰한다고 여론조사 역시 지배계급의 통치기구에 대한 노동자민중들의 엄청난 불신을 반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의 심화되는 위기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대안도 불확실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참패는 필연이다!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의 압승은 통합신당과 민노당에게는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통합신당은 기존 노무현 정권의 연장 확대판이라는 것을 만회해보려고 애썼지만 결국 보수세력의 흑묘백묘론(‘희든 검든 고양이는 쥐만 잘 잡으면 된다’)을 당해내지 못했다. 이명박은 독점재벌이건 중소기업이건 자본의 이해에 합당하다면 국가적으로 보호 육성해주겠다는 것이고, 이러한 기조와 공약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발전의 의지를 천명했다.
노무현 정권과 통합신당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며 남한 자본주의를 비호할 세력은 자신들 뿐임을 내세웠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 역시 노동시간단축 개악과 비정규직 법 개악을 비정규직 보호라는 명목으로 시행했고 노사관계 로드맵을 통과시켰다. 또한 부동산 정책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각종 세금을 부과했지만, 기업형 부동산투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호해주었다. 각종 구조조정은 진성도급화, 비정규직 채용의 자유와 공공부문 외주 위탁의 확대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이명박과 지배계급은 자신의 분명한 집권을 위해 노무현 정권에게 낮은 성적을 매겼을 뿐이다.
오히려 문제는 자칭 노동자민중의 이해를 대변한다면서 국민정당을 꾸준히 추구해온 민노당과 사회당의 성적표이다. 민노당은 왜 동반 몰락했는가? 민노당은 애초부터 노무현 정권의 개혁의지를 믿고서 노무현 정권의 비판적 지지세력으로서 역할을 하려 했다. 특히 노무현 정권이 독점재벌의 이해를 대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소자본가를 대변하는 정권이라면 자신들과도 공조할 수 있다는 것이 민노당의 태도였다.
사실 민노당의 강령에도 독점재벌의 해체 혹은 개혁을 말하지만 중소자본과 협력해서 경제민주화를 이뤄나가겠다는 것이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즉 민노당의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 협력 관계는 민노당의 태생에서 볼 때 당연한 것이다. 민노당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좀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그나마 부유세 도입 같은 공약들은 득표에 도움이 안된다면서 주머니에 꽁꽁 숨겼다. 민노당의 의회주의는 다른 부르주아 정치와 다를 바 없이 전형적인 자본주의 살리기였다.
민노당은 이렇게 변해간 게 아니다. 민노당은 애초부터 부정부패한 자본과 경영을 비판한 것이지, 자본의 착취와 통제, 사적 소유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자칭 진보정당 민노당은 텔레비전 미디어 속에서 다른 부르주아 정당 후보들과 다를 바 없었다.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민노당은 더욱 계급성을 잃어버렸고 자신의 정책과 공약,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선전했다. 민노당의 의회주의, 선거주의는 분명해졌지만 그만큼 민노당이 노동자 민중의 희망에서 멀어져갔다.
문제는 이번 보수세력의 승리나 민노당의 완패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소위 ‘자본주의 내의 개혁’의 정체, 의회주의의 본질은 이렇게 밝혀지고 있다. 그런데 이를 대체할 정치세력의 부재가 부르주아 민주주의 세력들의 대한 환멸을 집단적 저항으로, 행동으로 조직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경제회생의 기대는 이명박의 당선 직후 그 본질이 금방 확실해질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회생=생존권 개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는 기업 규제 완화와 국내외 투자 활성화, 공공부문 민영화가 가장 빠르게 추진될 것이다. 그리고 재개발 활성화와 주택보급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부동산 투기 활성화로 나타날 것이며 고등학교 대학교 자율권 확대를 통한 능력주의 교육 확대와 일하는 사람 중심의 차별적 복지는 생산적 복지라는 이름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책임공방, 혁신 혹은 분당 행보
80만 명이 각자 10명씩 조직해서 800만을 만들겠다는 민노당의 8010전략은 실패했다. 노무현 지지자들 상당수가 이명박에게 간 것과 마찬가지로 02년 대선에서의 100만 명의 민노당 지지자 층에서 30만 명이 민노당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번 대선 결과에 충격을 받은 민노당 지도부는 12월 29일 총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이번 대선의 참패에 상관없이 부르주아 선거만으로 집권하겠다는 의회주의적 열망이 민노당의 우경화를 계속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렇기에 민노당은 의회주의라는 뼈대 위에 이후 총선에서 재도약을 위해서 더욱 우향우 할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민노당의 의회주의는 민주노조운동에 깊숙이 들어온 반동적 조합주의와 상호 상승작용을 할 것이 틀림없다.
이미 산별노조 속에서 관료주의, 현장에서는 나만이라도 고용을 유지하려면 구조조정도 막지 말고 나만이라도 피해보자라는 식의 개인 고용안정 논리가 팽배해 있다. 현재의 조합주의는 이러한 현장의 정서를 촉진시키고 있다. 국민정서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는 자본과 함께 살아서 고용을 유지하려하니 자본주의 국가도 유지해야 살 수 있다는 체제 내적인 논리가 결국 의회주의라는 개량주의를 낳고 있다. 결국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자본주의는 깨부숴야할 세상이 아니라 유지 보수해야 할 세상’이라고 노동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노총의 이명박 정책연대와 같은 반동적 정치선언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내의 전현직 간부들의 정동영 지지선언과 같은 흐름도 공식화되었다. 현대차 임투와 정치파업과정에서 전면화 된 뉴라이트 세력들은 전국적 전면적 활동을 확대하면서 현장내의 주도권을 쟁탈해갈 것이다. 이러한 극우세력들, 어용세력들의 활개 치는 것은 그들만의 노력이 아니라, 조합주의운동의 반동화의 흐름과 같이 하고 있다.
10여 년 전까지 전투적 조합주의는 민주노조운동을 강화시키고 대중투쟁 현장조직력을 강화시키는데 일조했다. 그 후 전투적 조합주의는 노사정 사회적 합의주의 등 합리적 노동운동, 노사대등한 관계 추구, 산별노조 만능주의 등의 관료적 조합주의에게 밀려났다. 최근 대공장에서 전투적 현장투쟁을 통제하고 활동가들을 고립시키는 것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탄압하고 자본 대신 구사대의 모습으로, 대리주의의 모습으로 노동자들을 내던지고 짓밟으면서 반동적 조합주의가 노동운동을 장악해가고 있다.
이런 반동적 조합주의는 민노당의 우경화 흐름과 결코 다르지 않다. 진정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대안과 전망이 없는 조합주의와 국민정당화한 사민주의는 노동자계급운동의 족쇄로 작용할 것이다.
민노당은 이번 충격에서 벗어나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국민정당다운 모습, 부르주아 정당과 다름없는 모습을 갖추기 위한 ‘혁신’과정을 거칠 것이다. 이미 민노당 내에서 문국현과의 총선 공동대응 얘기가 나오듯이, ‘노동자만의 당’이라는 운동권당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인물과 내용들이 총선 대책과 당의 골격이 될 것이다. 민노당 내 우파 진영도 두개의 입장이다. 한편에서는 대선 결과가 나오기도 전부터 민노당의 강성 이미지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었다.
“민주노동당은 주체파에 의해 통일전선체 정당으로 전락했고, 사회주의파에 의해 데모당의 다른 이름인 ‘운동정당’으로 전락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민주노동당이 국민적 희망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폭력혁명에 대한 미련과 단호하게 단절하고 의회주의 노선을 확고히 해야 한다. 또한 자본가를 타도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낡은 관념과 완전히 단절하고 조세정책 등을 통해 ‘노동친화적’ 경제성장과 ‘노동친화적’ 재분배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사민주의적 복지국가 노선의 핵심으로 이해한다.”(사민주의 세력화를 위한 자율과 연대 특별결의문, 12월 15일)
이들 자율과 연대는 한국사회당과 새진보연대를 포함한 진보대연합으로 재창당을 총선방침으로 세웠다. 이에 반해 자민통 세력은 오히려 전략과 전술을 구분하지 못하고 전략적 기조를 대중적으로 선거국면에서 유연하게 풀어내지 못한 측면을 강하게 문제제기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이 대중에게 무엇을 말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 민주노동당이 세상을 바꾸는 진보정당이라면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색깔을 과감히 드러내고 이를 당당하게 설파함으로써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중심에 두고 정치활동을 전개해야 한다.”(정대연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
다른 한편에서는 민노당이 진보정당이 아니라면서 분당을 촉구하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진은 대선 평가와 제 2창당을 촉구했다.
“일단 당 안에서 최선을 다해 싸워본다... 전진내부에서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과 당 혁신 우선론이 대립하고 있다.”(전진 김종철 집행위원장)
전진은 대선 참패에 대해서 대국민 사과도 표명해야 한다고 한다. 도대체 무얼 사과하라는 것인가? 전진이 국민들에게 사과시키려는 것은 자민통의 노선이다. 바로 권영길 후보를 선출한 문제, 그리고 코리아연방공화국이라는 친북노선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진은 역시 민노당의 의회주의라는 개량주의 노선에 대해서는 하나도 제기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의회주의에 입각해서 표가 되는 민노당의 정체성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만약 이번 대선에서 민노당이 완패하지 않았다면 이런 문제들을 절대로 제기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자신들이 의회주의자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전진은 자민통 기조를 문제시 하고 있지만, 자민통의 특정 노선이 민노당 당원의 자격을 박탈할 수는 없다. 민노당은 그만큼 계급정당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자민통 노선 대신 자신들의 경제주의와 수정주의 노선으로 민노당이 채워지기 위한 평가투쟁, 의회주의를 강화시키는 연장선에 있다. 게다가 전진은 민노당의 의회주의 노선이 이미 97년 대선시기에서부터 국민과 함께 하는 운동노선으로, 그리고 선거주의 전략으로 존재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전진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민노당은 특히 작년 올해 사회연대전략을 통해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를 가조했고, 그리고 분배를 통한 성장이라는 자본주의적 논리를 제시했을 때에도 아무런 비판을 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 동조하면서 의회주의를 강화해온 당사자가 바로 전진이 아닌가?
또한 친북문제를 거론하는 전진이나 자율과 연대의 제기는 오히려 본질을 호도하면서 종파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제국주의적 공격이나 사상 탄압이 아직도 존재하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악법의 문제를 제기하고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친북노선 자체에 꽂혀 자본주의 법 체제 내의 당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자민통보다 우경화된 입장이다.
한편 해방연대는 민노당이 열우당의 2중대 노릇을 했던 것을 비판하고 있다.
“사회의 모순 심화에도 불구하고 민노당은 대선투쟁에서뿐만 아니라 지난 3년간의 정치사업전반에서 반자본주의적 기조를 분명히 하지 못하여 독자적인 노동자정치의 실천에 실패하고 그 결과 열우당 2중대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해방연대는 시급한 대선평가를 촉구하면서 당의 혁신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방연대는 독자적인 사회주의 정당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해방연대가 민노당을 박차고 나올 것인지, 그리고 나온 이후 누구와 함께 할 것인지 그 행보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 한다. 민노당의 선거주의를 비판해놓고 개량주의 범좌파들과 함께 한다면 그것 또한 자기모순이다.
이런 책임공방을 놓고 다함께는 여전히 민노당 참패의 결과를 놓고 당의 정체성과 지도력을 훼손시키는 안팎의 세력으로부터 민노당의 사민주의 국민정당 노선을 비호하기에 바쁘다. 이렇게 민노당의 다수 의견그룹들이 민노당에 대선평가와 혁신을 촉구하고 분당까지도 고민하고 있지만, 혁신과 분당은 그 한계가 분명하다. 이번 대선 완패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지만, 분당이건 혁신이건 그 방향이 민노당의 정체성, 개량주의와 의회주의를 버리지 않는 이상 민노당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분당 역시 민노당의 제2중대 혹은 참신한 민노당 이상은 될 수 없을 것이다. 전진은 자본주의를 비판하지만, 자본주의 내에서 민주적 개입과 통제를 통해서 사회주의에 이를 수 있다는 노선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제기하는 민노당 혁신이나 재창당 혹은 당 분리가 된다한들, 민노당의 사민주의 노선을 건드리지 않은 채 대선 책임공방론을 통해 사민주의의 목숨을 겨우겨우 이어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민노당의 선택은 두 가지일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사민주의의 외투로 자본주의 체제에 의탁해서 목숨을 유지하거나, 해산하는 길.
새로운 독자적 정치세력화
이번 대선 역시 계급투표는 아니었지만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가 사회를 전면적으로 장악한 가운데 진행된 암울한 투표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민노당은 의회주의, 선거주의에 매몰되어 투표를 강요했다. 민노당과 권영길도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대안이 아니라는 것은 많은 노동자들이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별 대안도 없고, 보수세력이 되는 건 싫으니까 민노당에 끌려 들어와 있다. 하지만 딱히 대안이 없다고 해서 민노당이 차선택이 될 수 있는가?
민노당의 그간의 행보와 기조만 보아도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 권영길이 중소기업협동중앙회를 방문해서 동지적 관계를 호소한 것이나, 문성현 당 대표가 노사정 야합을 하고 노사관계 로드맵과 비정규직 법안에 합의해준 한국노총에 사과한 것이나 결국 표를 구걸하는 민노당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례이다.
실제로 민노당은 지난 2월, 분배라는 담론만이 아니라 분배를 통한 성장이라는 화두, 즉 자본주의의 지속적 성장을 분명하게 민노당의 기조에 추가시켰다. 또한 노동의 요구만이 아니라 노동의 양보를 동반하는 사회연대를 강조하는 등 지속적인 우경화를 추구해왔다. 이러한 민노당에 무얼 기대할 것인가? 민노당에 노동자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기준으로 노동자계급의 당이라 할 것인가?
우리는 대중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한 민노당을 다시 부여잡고 각성시키고 개혁하는데 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 과정은 단순히 선명성만 가지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정당이 아니라, 현장투쟁, 계급투쟁들을 전국적인 투쟁으로, 정치적인 투쟁으로 조직하고 지도하는 정당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새로운 정치적 대안은 부르주아 선거에서도 당선이 목표가 아니라, 계급투쟁을 더욱 촉진시키고 이를 통해 선거와 후보전술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폭로해내고 위기를 촉진시켜 대중적 계급투쟁을 지도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해야 한다.
자본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정치적 불신 확대,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한 소부르주아세력과 이에 영합하는 민노당의 우경화, 그리고 조합주의의 반동화는 필연이고 이제 전면화 되었다. 최근 몇 년간의 비정규직 투쟁들이 폭발적으로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계급투쟁 전선을 구축하지 못했다.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역시 이러한 반동적 조합주의에 압살 당했다. 하지만 이런 반동적 정세에도 불구하고 자본의 노동 탄압과 착취는 더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투쟁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발적인 투쟁이 전국적 계급투쟁을 주도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반동적 정세를 돌파할 힘이 참으로 미약하다. 광범위하게 구축되지 못했기 때문에 한정된 정치적 지도력이지만, 자본이 내재한 위기를 노동자민중에게 전가시키는 것을 계급적 분노와 행동으로 촉발시키도록 준비해 나가자. 이것이 우리의 길이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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