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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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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21:24:04, 조회:5,952, 추천: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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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정치신문 72호 목차입니다.
전국노동자정치협회 lmagit.jinbo.net
[주장] 사노련 재판에 대한 맑스레닌주의자들의 항의
[쟁점] (진보대통합 관련 쟁점 비판1)
재통합의 잣대인 ‘종북주의’ 반대의 정치적 의미
[정세] 진정 치명적인 전염병은 자본주의 그 자체이다!
[국제] 아랍혁명에 대한 동상이몽(同床異夢)
중동 전위 정치세력은 어떤 꿈을 꿀 것인가
[번역1] 당면혁명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임무에 대하여 (번역1)
-블라지미르 일리이치 레닌(1870-1924)
-러시아어 번역 : 임채희
[번역2] 파키스탄의 경제성장과 위기 (번역2면)
(Growth and Crisis in Pakistan’s Economy)
-수스힐 칸나(Sushil Khanna)
-번역: 이병진
[기고] TV영상 속 이주노동자와 현장에서 만난 그들
-촛불연행자모임 점좀빼
사노련 재판에 대한 맑스레닌주의자들의 항의
사노련 국가보안법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재판부(김형두 부장판사)는 유죄를 선고했다. 사노련에 대한 재판부의 유죄판결은 저들이 제1조 민주공화국의 근거로써 제시한 헌법 제19조, 제21조에서 보장한 양심의 자유와 언론.출판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의 허구성과 위선,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저들 부르주아 재판부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 37조 ②항의 근거를 들어 판결의 정당성을 부여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조항에서도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자유의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전제에 대한 논란은 일단 차치하고 보더라도, 저들이 말하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한 자유와 권리 제한은 헌법 제34조 ①항에서 ⑥항까지의 조항인 인간다운 생활의 권리, 사회보장, 사회복지, 여성의 복지와 권익향상,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 신체장애인 및 질병.노령자에 대한 보호라는 헌법조항과 제35조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등에 비춰볼 때 결코 정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사노련의 강령인 ‘우리의 입장’은, 일일 6시간 노동, 유해위험 작업장의 4시간 노동, 야간노동 철폐, 19세 미만 청소년들의 경우 일일 노동시간을 4시간 이하 제한, 건강에 해로운 산업과 야간근무에는 청소년 고용을 금지, 모성보호 등 대한민국 헌법 ①항에서 ⑥항에서 형식적으로 보장한 내용 보다 훨씬 전진적이고 실질적인 행복추구권과 생존의 권리, 복지 요구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들이 제한하려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한 자유와 권리의 제한의 실질적 내용은, 행복추구권, 국민복리, 생존권을 위한 것이기 보다는 부르주아 ‘사적소유’ 체제를 유지,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들이 이제 주장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목표에 대한 ‘행위의 정당성’과 ‘국가 존립의 현저한 위험성’의 문제일 것이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서 “국가보안법 상 국가변란 선전선동 목적 단체에 해당하려면 권력분립, 복수정당, 선거, 사유재산, 자유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부정하고 폭력적 수단을 통한 현정부의 전복, 새로운 정부 수립을 위한 선전선동을 해야 하는데 사노련이 1회 정기총회에서 채택한 ‘우리의 입장 해설’ 내용을 보면 의회주의와 선거제도, 삼권분립,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무장봉기, 폭력혁명을 노동자정부 수립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유죄선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사노련 국가보안법 재판의 ‘부당전제’의 오류
재판부의 입장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먼저 두 가지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부르주아 독재 체제가 아니어야 한다.
둘째, 프롤레타리아 독재로의 평화적 이행이 가능해야 한다.
이러한 두 가지 전제가 타당성을 잃는다면 이번 사노련 재판의 정당성도 상실될 수밖에 없다.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일정 정도 정착된 자본주의 체제의 통치형태는 보통 다당제라고 하는 복수정당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노련 재판에서 보듯 다당제의 성립조건은, 사유재산제, 자유주의 시장질서를 인정하는 한에서의 복수정당제이다. 저들은 부르주아 체제를 타도하고 사회주의 건설을 목표로 하는 정치세력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의회로 집권한 사민주의 정당이라 할지라도 독점자본의 지배체제를 거부하지 않기 때문에 용인되고 있을 뿐이다.
결국 부르주아 지배체제는 정기적인 선거로 지배자를 교체하고, 다당제의 형식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복수정당제가 아니라 사적소유와 자본주의 시장질서에 기초를 둔 부르주아 독재 체제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부르주아 독재체제에 근거해서 사적소유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부르주아 독재 체제를 유지, 강화하기 위해서 조직된 폭력인 국가권력에 의존하는 부르주아 체제가 유죄를 선고한 것은 그 첫 번째 전제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논리적, 법리적으로 정당성이 없다.
재판부는 사노련이 무장봉기, 폭력혁명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 유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의 주장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선거와 의회를 통한 평화로운 권력교체가 가능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가 의회주의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면 자본주의 사적소유 철폐를 주장하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투표에서 인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 독점자본 몰수와 사회화 강령을 실현하려 할 때 부르주아와 부르주아 권력은 인민 다수의 뜻과 의지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그것은 사적소유와 자본주의 시장질서를 명시한 헌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적소유를 철폐하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국민투표에 부쳐서 헌법이 개정되고, 이 개정된 헌법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조치를 취한다면 이것을 수용할 것인가? 그러나 어떠한 지배권력도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지배질서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조치를 합법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의회를 통한 평화로운 방식의 이행을 거부하고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을 주장한 것을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판결은 두 번째 전제 역시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논리적, 법리적으로 정당성이 없다.
미래의 범죄에 대한 현재시점에서의 ‘범죄의 재구성’
재판부는 사노련이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을 주장한 것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있다. 검찰은 촛불집회, 용산철거민 투쟁, 쌍용자동차 공장점거 투쟁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짐으로써 무장봉기를 ‘모의’한 구체적인 혐의를 잡으려고 획책하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례에서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의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다만 재판부는 사노련이 강령에서 주장한 노동자 정당방위대와 민병대 설치 요구에서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노련이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을 주장했다는 판결 근거로 사용된 ‘우리의 입장’과 ‘대중행동강령’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경찰과 상비군은 폐지하며, 이를 노동자와 인민의 민병대로 대체한다. 이 민병대는 성의 구별 없이 17세 이상 60세 이하의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참여하여 구성되며, 이들이 군사훈련이나 순찰, 간호, 노인부양 등 공적 임무를 수행한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계산해서 국가가 임금을 지급한다. 민병대 안에서는 어떠한 계급제도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휘관은 민병대원들에 의해 선출되며 민병대원들은 언제든지 지휘관들을 소환할 수 있다(사노련, 우리의 입장).
이러한 자본가폭력의 일상화에 맞서 이를 무력화시키고 투쟁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정당방위대를 상시 구성해야 한다. 자본의 상시적인 테러체제에 맞서 노동자의 정당방위를 위한 상시적인 무력을 조직하자. 파업 시기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움직이는 상설 노동자 정당방위대를 건설하자. 사업장별, 지역별 노동자정방대를 건설하고 나아가 전국 차원의 노동자정방대를 건설하자.
한국에서 노동자운동은 사업장 선봉대, 지역 선봉대와 같은 일상적인 정방대 조직의 맹아들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켜내야 한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경찰, 군대와 같은 자본주의의 존속을 최종적으로 보증하는 자본가국가의 무력을 해체하고 이를 노동자민병대로 대체해야 한다. 상설 정방대는 이러한 노동자민병대 창설로 나아가는 다리가 되어줄 것이다(사노련, 대중행동강령).
사노련의 민병대 주장은 경찰과 군대를 폐지하고, 노동자와 인민의 민병대로 대체하는 것이다. 사노련은 여기에서 민병대의 구성과 수행할 임무, 임금지급 방식, 선출과 지휘관에 대한 소환방식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을 뿐, 폭력혁명과 무장봉기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와 실행을 위한 어떠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민병대의 공적임무를 군사훈련과 더불어 순찰, 간호, 노인부양 등 대단히 평화적인 방식의 사업을 언급하고 있고, 그 구성과 운영도 대단히 민주적인 방식이다. 사노련은 테러리즘을 거부함으로써 민병대가 암살, 고문 등 음모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의 사업을 철저하게 거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재판부가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의 또 다른 근거로 제시한 노동자 정당 방위대는 ‘자본의 상시적인 테러체제’ 즉 파업현장에 대한 경찰과 군대동원, 구사대와 용역깡패, 관리자들을 동원한 일상적인 무력과 폭력사용에 저항하는 방어적인 임무를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사노련이 주장한 정당방위대는 선봉대, 정당방위대, 질서유지대, 파업사수대 등 민주노조 운동에서 투쟁과 파업시기에 흔하게 나타났던 조직의 한 방식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도 일관되게 자본가 개인에 대한 테러나 암살 등 폭력적인 방식에 대해 철저하게 거부하고 있고,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자본가나 경찰 혹은 군대의 파업파괴에 맞서는 방어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 조직임을 알 수 있다.
사노련은 정당방위대를 “궁극적으로 경찰, 군대와 같은 자본주의의 존속을 최종적으로 보증하는 자본가국가의 무력을 해체하고 이를 노동자민병대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노련이 주장하는 이러한 목표는 당장의 봉기와 폭력혁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결국 사노련이 주장하는 정당방위대와 민병대는 일상적인 시기에는 방어적인 조직체계이고, 자본가국가의 무력을 해체하기 위한 수단의 사용은 궁극적인 미래의 문제인 것이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민병대와 정당방위대를 직접 모집하고 훈련하고 전투를 모의하는 구체적인 행위와 ‘국가변란의 현저한 위험성’을 적시할 수 없었다.
결국 재판부는 사노련이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에 대해 ‘선전’한 것을 국가보안법 유죄 선고의 주된 취지로 들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어느 날에 행해질 수도 있는 가상의 행위에 대한 오늘의 ‘선전’이 국가보안법 위반의 근거가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하게 된다. 이 영화는 미래의 어느 날에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살인예정자를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간파하고 살인범죄자로 단죄하는 국가권력을 고발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미래의 살인범죄자가 지금 당장 범죄를 모의하고 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첨단과학기술의 통제망에 미래에 살인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걸려들었다는 이유로 현재의 살인범죄자로 체포된다. 이 영화는 오도된 과학기술발전이 얼마나 인간성을 파괴하고, 미래의 살인예정자를 체포하는 권력이 부당한지를 우리에게 소름끼치도록 끔찍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사노련 재판은 그저 공상과학 영화가 아니라 국가권력이 자행하고 있는 현실의 끔찍한 범죄행위라는 점에서 영화보다 수백 배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다.
1933년 가장 폭압적이고 야수적인 히틀러 파쇼 체제 하에서도 국회방화 사건으로 기소된 불가리아 공산당 지도자였던 디미트로프에 대해서 무죄를 인정하고 석방했다. 파시즘 체제 하에서 공산당이야말로 ‘국가변란’에 대한 실질적인 위험세력이었고, 디미트로프가 공산주의 혁명을 위해 독일 공산당과 직접 ‘내통’하며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전 세계의 공산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었으며, 파시즘 법정에서 파시즘 타도와 프롤레타리아, 전 세계 공산주의 혁명을 선전, 선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시즘 법정은 국회방화 사건을 입증하지 못하자 디미트로프를 석방했던 것이다. 파시즘 법정이 국회방화 사건을 입증하지 못했을지라도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에 대해 입증하고 디미트로프를 구속시킬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석방한 것은 ‘직접적인 봉기나 봉기준비’에 직접 돌입하지 않고 선전하였다는 점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명박정권 하에서의 사노련 재판은 이 측면에서만 본다면 파시즘 체제 보다 더 야만적인 것이다.
부르주아 독재의 현재적 무장과 폭력범죄
이번 사노련 국가보안법 위반 판결이 정당방위대와 민병대라는 미래 어느 날의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에 대한 현재 시점에서의 ‘범죄의 재구성’이라면 부르주아 독재체제는 수십, 수백만의 경찰, 군대, 정보기구로 무장한 고도로 조직화된 무장기구를 항시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부르주아 독재체제는 이러한 항시적인 무장기구를 사용해서 노동자 인민들의 민주적 권리와 인권을 일상적으로 유린하고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
부르주아 독재체제는 촛불투쟁에서 비무장한 시위자에 대해 군홧발로 머리를 짓밟고 곤봉과 방패로 머리를 무차별적으로 가격하고 내리찍는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였다. 부르주아 독재체제는 용산철거민 5인을 학살하고, 정리해고에 맞서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해서 최첨단 무기를 동원하여 테러리스트처럼 잔인하게 진압하였다. 최근 한 달에 한번 꼴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자살한데 이어 2월 26일 또 다시 무급휴직자가 돌연사 했다. 지난 해 4월에 부인이 투신자살한데 이어서 노동자인 남편마저도 두 아이를 남기고 비통하게 죽음으로 내몰린 것이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이후 이미 수십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거나 자살시도를 하고 있다. 정리해고의 후유증과 가중되는 생존의 압박, 무장한 폭력경찰의 폭력의 경험에 의해 정신분열적 증세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은 부지기수다.
이러한 사회적 타살은 쌍용자동차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름도 없이 잘려나간 수없이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자행됐다.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들과 가족들한테는 이러한 비극이 언제 또 다시 재발될지 모르며,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는 한진중공업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수백 만 청년실업자들 사이에서도 애통한 죽음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이처럼 자본과 정권에 의한 정리해고는 이처럼 노동자와 가족을 죽이고 가정을 무참하게 파괴하는 끔찍한 사회적 타살이다. 현대자동차와 재능 등 비정규직 투쟁에서도 자본과 국가권력은 구사대와 용역깡패, 경찰력을 동원하여 일상적으로 잔인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노동자 인민에 대한 자본과 무장된 국가권력이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폭력과 살인범죄가 아닌가?
미래의 어느 날에 사노련이 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을 지금 ‘선전’한 것이 범죄가 된다면 부르주아 독재체제야말로 지금 당장 노동자 인민에 대한 체계적인 폭력을 일상적으로 자행하는 현재의 범죄체제이다. 이러한 범죄체제는 부르주아 사적소유와 이윤추구가 목적인 자본주의 시장질서를 수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저들의 야만적이고 폭력에 기초한, 노동자 인민 절대다수에 대한 저들 소수의 폭력에 기초한 착취와 억압의 체계인 부르주아 독재체제에 비해 프롤레타리아 독재체제는 어떠한가? 사노련은 프롤레타리아 독재체제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진정한 노동자권력은 소비에트 유형의 국가처럼 생산자들이 노동하는 단위인 작업장단위로 노동자국가가 건설되는 것을 통해서만 수립할 수 있다. 작업장단위의 생산자조직을 기초로 민주적으로 세워지고 운영되는 이 국가는 최초로 생산자들(노동자들)이 정치의 주인으로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보장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적 생산력을 창조할 수 있도록 생산자들을 통합하고 이끈다. 노동자국가는 소비에트 유형의 노동자·인민의 자주적 기관으로 구성한다. 이 국가는 노동자·인민의 권력으로서 모든 관리를 아래로부터 선출, 소환, 통제하며, 입법·사법·행정을 자신의 수중에서 단일하게 결합시킨다. 이 노동자국가는 노동대중이 주도하고 통제하여 운영된다는 점에서 더 이상 통상적인 유형의 국가가 아니라 이미 ‘공동체 사회’의 성격을 띤다. 이 노동자국가는 계급제도 철폐가 이뤄지고 노동대중의 사회 운영 능력이 완성됨에 따라 국가로서의 성격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자유로운 생산공동체에 자리를 내어준다(사노련, 우리의 입장).
프롤레타리아 독재체제는 부르주아 독재와 달리 노동자 인민의 절대 다수에 의한 한 줌도 안 되는 부르주아와 그 반동 모리배들에 대한 억압을 수행하는 노동자계급 지배 유형이다. 그러나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본질은 폭력이 아니라 절대 다수의 노동자 인민의 자유로운 생산과 국가운영에의 참가이고, 생산자가 주인이 되는 최고로 민주주의적인 사회이다.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에서 부르주아와 반동 모리배들에 대한 억압과 폭력은 저들이 부르주아 독재체제로 돌아가기 위해 폭력과 무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취해진다. 만약 저들 부르주아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인정하고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폭력과 억압이 사용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 줌도 안 되는 반동적인 독점부르주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부르주아 독재가 절대 다수의 노동자 인민에 대해 행사된다면,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저들 부르주아와 반동 모리배들이 역사의 합법칙적인 진보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무장력으로 반란을 일으킬 때 사용된다.
부르주아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체제가 다당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부르주아 체제처럼,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인정하고 해방과 진보를 위해 투쟁하는 모든 정치세력들은 자유롭게 정치체제에 참여하여 복수정당이 될 수도 있다. 러시아 혁명 이후에 볼셰비키가 프롤레타리아 독재체제의 유일정당이 되었던 것은, 권력에 공동으로 참여했던 사회혁명당 좌파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거부하고 반혁명 세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노련과 사회주의자들은 이러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폭력과 억압체제를 위한 부르주아 독재의 지배도구
사노련이 무장봉기와 폭력혁명을 선전, 선동한 것이, 국가보안법 위반의 근거가 된다면 이와 무관한 국가보안법 사건은 어떻게 정당화 될 수 있는가? 한상렬목사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염원하면서 북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됐다. 이병진씨는 학자로서의 양심과 학문적 목적을 가지고 방북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8년이라는 장기형을 선고받았다. 과연 한상렬목사와 이병진씨가 무장봉기를 선전, 선동했는가? 폭력혁명을 주장했는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한 것이, 학문적 열정으로 북과 접촉한 것이 과연 그토록 중대한 범죄인가?
윤기진 범청학련 남측본부 전 의장은 이적단체 가입과 이적표현물 제작, 배포혐의로 3년의 실형을 살았다. 그런데 2월 21일 검찰은 악의적이게도 3년 형 만기를 하루 앞두고서 구속기간 중의 옥중서신과 시사칼럼을 이유로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희대의 만행을 저질렀다. 옥중에서 집필되고 교환되는 서신과 자료는 교정기관 교무과에 의해 글 토시하나 놓치지 않고 일상적으로 검열되고, 보안과에 의해 공안사범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 기록되고 있고, 상부기관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검열과 감시체제 자체도 반드시 사라져야할 반문명적이고 반인권적인 억압 조치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10년간의 장기 수배와 3년 형을 다 채우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구속자에 대해 또 다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사실은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잔인하고, 이명박정권의 공안기구들이 얼마나 야만적인 폭력기구인지를 스스로 폭로하도록 하고 있다.
저들은 민족의 평화통일과 평화정착을 위한 투쟁이 북을 이롭게 하는 고무찬양이고 이적행위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고무찬양이고 이적행위면 저들은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반대하는 반민족 행위자들이며,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전쟁광들임을 자임하는 것이다. 북을 찬양하고 고무한 범죄행위라면 북을 반동체제라 규정하고 심지어 타도해야하는 국가자본주의라고 주장하는 사노련에 대한 국가보안법 유죄 선고는 무엇인가? 결국 국가보안법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무소불위의 악법이다. 아니 국가보안법에 의하면 코에 걸어도 귀걸이고, 귀에 걸어도 코걸이가 될 판이다.
국가보안법은 일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의 후신으로 탄생하여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인권유린과 탄압을 일삼으며 정권유지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국가보안법은 반민주적, 반통일적, 반노동자적, 반인권적 악법인 동시에 역사적으로도 일제와 군사독재의 망령을 다시 불러들이는 가장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악법 중의 악법이다. 국가보안법은 부르주아 지배체제가 폭력과 억압에 의한 지배이고, 국가권력은 부르주아 권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집행위원회’에 불과하다는 맑스레닌주의의 주장을 현실에서 입증하는 증명서에 불과하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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