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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6호] 민주당 좌경화와 진보정당 우경화 그것의 정치세력 재편에서의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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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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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2 03:04:24, 조회:3,101, 추천: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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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좌경화와 진보정당 우경화
그것의 정치세력 재편에서의 의미
2010년 지방선거 전후로 나타났던 개량주의 정치세력과 자유주의 정치세력들의 재편과 통합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12년 4월 총선과 12월에 대선이 있는 관계로 이러한 재편 움직임은 더욱 더 빨라질 것이고, 그것은 단지 저들만의 정치일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원칙과 조직화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을 앞두고 펼쳐지는 정치세력들의 재편의 핵심은 반한나라당, 반이명박 전선을 중심으로 하여 연합정치의 대상과 그 헤게모니를 누가 차지할지의 문제로 집약된다. 그 중심에는 자유주의 정치세력인 민주당이 있다.
과거 자유주의 정치세력들은 반독재 민주주의 투쟁의 헤게모니를 차지하여 민주주의 투쟁을 6.29선언이라는 절차적, 형식적 민주주의로 왜곡하고 사회주의 변혁의 길을 가로막았는데, 이제 민주당은 진보정당의 기치를 내세워서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투쟁의 헤게모니를 차지하고 2012년 재집권하려 하고 있다. 이미 지방선거를 전후하여 민주당과의 무원칙한 연합전술이 노동자계급의 독자성과 자주성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진보의 기치를 내거는 것은 진보정당의 마지막 남은 독자성과 자주성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른바 진보정당 내에서 제기되는 민주대연합론이 그것을 재촉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것을 반대하면서 제시된 진보대연합론은 과연 민주당이 보편적 복지와 진보론을 내세우는 시점에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성과 자주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민주당이 복지와 진보노선을 제시하는 정치적 의도는 무엇이고, 이것이 진보정치세력과 노동자계급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또 이러한 흐름에 맞서 노동자계급은 어떠한 원칙과 태도를 견지할 것인가? 먼저 복잡하게 진행되는 각 정치세력들의 흐름을 살펴보고 이 흐름들이 가지는 정치적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명 칭 주요 주창자 주장의 요지
빅텐트론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민주당·국민참여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안희정 충남도지사, 자유주의 세력과 진보 세력이 모두 '단일 정당(빅텐트)'으로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통합하자는 주장. 미국 민주당식 단일 연합정당 추진이 핵심
천정배 민주당 의원 등
비민주·범진보대통합정당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시민회의' 국민참여당·창조한국당)과 진보적 시민사회 세력이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한데 뭉쳐서 단일한 진보대통합 정당을 먼저 만들고
공동대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민주당과 1:1 경쟁과 대등한 연합(또는 통합)을
공동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통해 역동적 복지국가를 실현하자는 주장
이학영 YMCA 사무총장, 이부영,
유원일, 노혜경, 이정우, 김헌태
등이 참여)가 결성돼 추진 중임.
진보신당 심상정 의원도 같은 입장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진보·좌파세력 위주의 통합 추진.
(진보대통합정당) 금민 전 사회당 대표, 신자유주의 세력이라는 이유로
김세균 서울대 교수 등 민주당·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는
부정적임
야권 대권주자 연합경선 고원 상지대 학술연구교수 2012년 대선 때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연합경선(오픈 프라이머리)를 하자는 주장
(위 자료는 <2012 정권교체, 연합정치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8월 17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중 열린우리당 전 의원이었던 임종인의 민주·진보진영, '2012년 집권'으로 가는 길 야5당의 '럭키7 공화국 연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발제문 내용의 일부이다.)
이른바 빅텐트론은 미국식 민주-공화 양당 체제로 가자는 주장으로 민주당을 중심으로 자유주의 정치세력과 개량주의 정치세력(진보정당)이 하나로 통합해서 한나라당에 맞서고 이를 통해 2012년 대선에서 집권을 하자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주로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 주장은 현재 그대로의 민주당이 아니라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의 성과에 대한 계승과 더불어 오류에 대한 반성을 기초로 해서 야권을 통합하자고 하는 것이 새로운 특색이다.
이 주장은 민주당의 9.18전당대회를 앞두고 ‘진보개혁모임’(가칭)을 중심으로 ‘당의 진보 강화’를 내용으로 하면서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민주당 내 ‘혁신 세력’만의 주장이 아니라 주요 당권 주자 내부에서도 경쟁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동영은 “민주당이 집권하려면 (야권)연합정부 수립과 10년간 양산됐던 비정규직 등을 껴안는 방향으로 전진해야 한다”며 과거의 반성에 기초한 ‘담대한 진보’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이에 대해 정세균은 ‘진정한 진보’를, 박주선의원은 ‘따뜻한 진보’를, 천정배의원은 보편적 복지를 강조한 ‘정의로운 복지국가론’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정권이 뉴DJ플랜을 강조하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중도 개혁주의 정당을 강조한 것에 비춰볼 때 바야흐로 ‘진보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외형적인 좌경화(?)는 어디에서 비롯됐는가?
❍ 두 민주정부가 국정운영을 하는 동안 외환위기 극복, 남북 평화와 경제협력, 인권 신장, 권위주의 청산 등 빛나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서민과 중산층의 삶의 질은 더 나빠졌음. 사회 전반의 양극화, 고용 불안과 실업 증대,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 부동산 폭등, 감당하기 힘든 사교육, 늘어나는 가계빚, 이혼과 자살 급증 등 사회해체의 고통으로 서민들은 민주개혁세력의 능력을 의심하고 실망이 쌓여갔음. 특히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지지(표)는 서민과 중산층으로부터 받고, 실제 정책은 재벌과 특권층을 대변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함.
❍ 이 때문에 민주정부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실망 또는 배신감으로 지지를 철회했고, 그 결과 민주개혁세력은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참담할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음.(임종인 발제문 중)
이명박정권의 등장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에서 비롯되었듯이 현재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이상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이 과거에 대해 반성하지 않으면 다시 집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주장에는 이명박정권이 그 실체와는 상관없이 ‘중도 실용’을 바탕으로 ‘공정한 사회’를 주장하고 박근혜가 ‘복지대혁명’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민주당이 주장해 왔던 ‘중산층 서민 정당’이라는 구호로는 한나라당과 차별화를 할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도 포함돼 있다. 더욱이 박근혜가 세종시 문제 등에서 보듯 이명박과 대립선을 치고 있기 때문에 이명박정권에 대한 단순 심판론으로서는 집권을 할 수 없다는 절박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의 진보론은 이명박정권 하에서 노동자계급은 물론이고 전체 인민들의 생존권이 파괴되고 정치적, 경제적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민주당에 대해 신자유주의 정치세력이라는 비판이 있으므로 민주당 중심으로 야권통합을 하기 위해서 이점에 대해 자기비판을 하고 ‘진보의 강화’,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렇게 반성에 기초한 진보성 강화를 내세워서 진보정당이 내세운 가치를 수렴하고자 한다. 이는 민주당이 진보정당이 가지고 있는 노동자계급과 소부르주아에 대한 정치적 지지 기반을 획득해서 야권 통합의 헤게모니를 차지하려고 하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에서 진보개혁세력의 통합을 말하는 세력 일부는 2012년 대선에서 김두관 경남지사를 반한나라당 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우려 하고 있다.
흩어진 진보개혁세력을 규합해 차기 집권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 천 의원은 김두관 경남지사의 역할론을 강조했다.(천정배, ‘내년까지 하나의 진보개혁통합정당 만들어야’, 노컷뉴스, 2010.08.18)
김두관 경남지사가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에서 대중적인 지지를 받음으로써 호남에서의 지지기반을 넘어설 수 있고, 김두관의 개혁적인 이미지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을 아우르는 진보개혁진영의 통합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민주당은 이렇게 이념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치적 통합의 인물까지 언급함으로써 통합의 헤게모니를 선점하고 있다.
독점자본의 좌측 대변자인 민주당
이러한 민주당의 정치적 의도는 그것의 진실성, 실현 가능성과는 별도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같은 개량주의 정치세력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민주대연합을 비판하고 진보대연합을 주장하는 세력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좌경화는 이른바 진보 대 보수의 구도를 허물어뜨릴 수밖에 없다. 원래 진보 대 보수의 구도는 몰계급적인 구도이고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에 비해서는 민주당이, 민주당에 비해서는 국민참여당이, 국민참여당에 비해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더 진보적이다.
정치세력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위해서는 이러한 상대적이고 몰계급적인 구도가 아니라 각 정치세력이 어느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가에 대한 계급론적 분석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현재 야권의 정치적 재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민주당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이후 정치지형의 재편이 달라지므로 민주당의 정치적 성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계급론적 정치분석에 의하면 한나라당은 반동적 부르주아라 할 수 있고, 민주당은 자유주의 부르주아 정치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정치세력들은 모두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이점에서는 자유주의 정치세력인 국민참여당과 창조한국당도 마찬가지다.
현대 부르주아 정치구도는 독점 부르주아를 대변하는 정치세력 양 분파가 번갈아가며 집권하고 있다. 영국 노동당, 독일 사민당 같은 서구 사민주의 정치세력들은 사실상 독점자본주의 양대 분파의 구도에 휩쓸려 들어가 있다. 다만 이 독점자본의 양대 분파는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나고 있다.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 같은 반동적 부르주아는 절차적 민주주의마저도 훼손하면서 노골적으로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려 한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 같은 자유주의 부르주아 정치세력은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면서도 소부르주아를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두고,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강조, 노동자계급의 관료적 상층 지도부를 통하여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해 왔다.
과거 김대중 정권은 민주주의 투쟁의 경력에다가 경제적으로는 ‘대중경제론’에서 보듯 중소자본가들의 이해를 대변하려 한 측면이 있다. 노무현정권도 집권 이전에는 ‘개혁’을 화두로 해서 소부르주아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들 정권에 대해 소부르주아 정치세력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지지기반과 대변하는 계급은 다를 수 있다. 왜냐하면 현대 자본주의에서 독점자본은 수적으로 한 줌도 안 되는 계급이기 때문에 소부르주아와 노동자계급의 후진적 부위를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이려 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정권도 소부르주아의 지지를 받고 집권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다가 지지세력들이 지지를 철회함으로써 한나라당에게 권력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소부르주아적 정치세력들이 집권 이후에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게 되는 것은, “이제는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 갔다”고 노무현 스스로 고백한 것처럼,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자본주의 국가권력은 권력자 개인의 경력이나 의지, 이념에 상관없이 독점자본에 종속돼 있기 때문이다. 이 사회를 지배하는 실질적인 정치적, 경제적 힘이 독점자본에게 있고, 정권의 정책은 개인의 의지를 넘어 자본주의 경제법칙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본주의에서 부르주아 정치세력들이 내세우는 공약(公約)은 대부분 빛 좋은 개살구처럼 거짓공약(空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대중정권의 ‘생산적 복지’는 97년 공황 이후 대대적인 정리해고와 근로자파견제 도입으로 나타났고,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를 내걸었던 노무현정권 역시 김대중정권에 이어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노동악법을 도입하는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행보를 계속하였다. 이명박정권의 747공약은 전 세계적인 공황 앞에서 희대의 사기극이 될 수밖에 없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소부르주아와 노동자계급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이다. 다만 이들 정치세력들은 자본주의 내에서 의회제도를 통해 소부르주아와 노동자계급을 대변하려고 하는 개량주의 정치세력이다. 이러한 개량주의 정치세력은 지금은 운동진영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집권 이후에는 이들 개량주의 정치세력 역시 독점자본의 지배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독점자본의 사회지배에 대한 근본적인 투쟁이 없이는 이들 역시 독점자본의 대변자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공황 같은 경제적 위기의 시기에는 개량주의 정치세력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지지 계급을 배신하고 더욱 더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인 행보를 할 수밖에 없다. 현재 경제위기를 빌미로 노동자 민중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는 집권 그리스 사회당의 모습이 그렇다.
결국 독점자본에 대한 투쟁과 자본주의 계급지배에 저항하고 투쟁하지 않으면서 민주당이 비정규직을 말하고, 신자유주의 정치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말하면서 진보를 외치는 것은 기만적인 정치적 구호로 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명박의 중도실용 서민 정책, 공정한 사회 주장이 자신들의 정치적 실체를 은폐하는 단지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것이 대중들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치듯이 민주당의 진보론도 총선,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명박의 기만적인 중도실용주의나 민주당의 진보정당론은 대중들의 부르주아 정치에 대한 불만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실질적인 계급 역관계가 변화돼서 이들이 정치적으로 견인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상징조작이고 기만적일 수밖에 없다. 노동자계급은 타임 오프 공세에서 보듯, 노조말살 위기 앞에서도 전 계급적인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고 있고, 개량주의 정치세력들은 계급적 요구를 외면하고 소부르주아적 요구에 충실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진보와 보편적 복지를 강조함으로써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수렴되어 가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열망이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뿐만 아니라 조직적으로도 점점 더 자유주의 정치세력들의 헤게모니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위기의식은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12년에 민주당이 반드시 수혈하고 개혁, 공천한다. 그 과정에서 국민참여당, 시민사회, 노동 쪽까지 수혈 대상이 될 것이다. 이건 진보세력 생존의 문제까지 갈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2012년을 계기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정성희 민주노동장 최고위원, ‘진보정치의 재구성, 필요 넘어선 생존의 문제’, [좌담] '빅텐트'로는 '도로 민주당'될 것, 프레시안, 2010. 07.23)
그런데 이러한 위기의식은 위기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이 없는 한 위기를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민주당 헤게모니 속으로의 편입은 민주노동당이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열망을 의회주의적으로 변질시킨 결과물이다. 민주노동당은 대중투쟁 보다는 의회 내에서 민주당의 이중대 노릇을 해왔고, 선거에서는 민주대연합이라는 이름하에 독자성과 자주성을 상실해 왔다. 연합선거와 대선에서의 공동지방 정부 구성이라는 민주노동당의 집권전략은 점점 더 민주노동당의 독자성을 잃어버리게 할 것이다. 게다가 민주당이 진보와 복지의 구호를 선점해 들어옴으로써 개량주의 정치세력들과 민주당과의 정치적 차별성은 없어지고 있다. 이미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라는 구호는 민주당과 진보양당의 정치적 차별성과 경계를 없애는 공통의 요구가 되어 왔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모두 2011년 진보대통합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당에서도 진보대안연합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진보대통합론이 과연 자유주의 부르주아 정치세력과의 정치적 차이를 분명히 하면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위한 길인가? 민주노동당의 진보대통합론은 진보정치 세력들의 통합을 통해서 자유주의 정치세력과의 연합에서 지분을 더 차지하려고 하는 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집권전략은 진보대통합을 통한 민주대연합으로 대선에서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드럽고 명쾌한 진보’를 정치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진보신당 내에는 당의 독자성 강조와 통합정치의 두 흐름이 있는데 독자성의 경우에도 진보대통합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심상정은 진보대통합과 관련해서 민주당을 배제하고 있으나 민주노동당은 물론이고 국민참여당과 창조한국당 같은 부르주아 정치세력들을 통합세력으로 하고 있고, 노회찬은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이라고 해서 국민참여당을 배제한 진보대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참여당을 통합대상으로 보는 심상정의 통합론은 말할 것도 없고, 노회찬의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의 경우에도 민주당의 진보론 앞에는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진보신당이 지지하고, 사회당이 후보로 나섰던 은평을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독자적 통합을 주장하는 세력도 ‘기본소득제’주장에서 보듯 민주당이 새롭게 내세우는 보편적 복지와 정치적 구호만으로는 전혀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신당은 경기의 유시민과 서울 한명숙의 당선을 위한 후보 사퇴 압박을 받았는데 대선에서는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한 대중적인 압력이 더욱 더 증가할 것이다. 실제 문성근이 내세우는 ‘제3지대 야권통합정당’은 이러한 목표를 분명하게 내걸고 100만 조직화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의 위선적인 진보와 복지노선!
여기에 포섭되는 진보정당의 배신적 노선!
민주당이 독점자본의 대변자의 한 축이 되면서 기존의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 개혁 대 수구의 전선, 군사독재 정권 대 민주주의 세력이라는 구도는 사실상 사라졌다. 그러나 이명박정권이 들어서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면서 다시 민주주의 투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명박정권의 민주주의 말살과 한반도 전쟁 책동 고조, 노동자민중에 대한 파쇼적인 억압 강화에 맞서 반한나라당 반이명박 투쟁전선이 민주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고 있다. 현재의 민주대연합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자주성과 독자성을 상실하고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헤게모니를 강화시키고 있다. 이것을 반대하며 진보대연합이 주장되고 있으나 진보대연합론 역시 의회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고,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면서 민주당의 주장과 노선적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진보대연합을 통한 민주대연합의 강화에서 보듯 민주대연합 노선과 근본적인 차별성이 없다.
이러한 민주대연합 노선과 진보대연합 노선을 비판하면서 계급 대 계급노선을 주장하는 사노련과 사노위 일부의 급진적 정치세력들이 있다. 계급 대 계급노선은 노동자계급이 반동적 정치세력이나 자유주의 정치세력 둘 다를 독점자본의 대변자로 보고 타격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면에서 노동자 계급 대 독점자본이 대립하는 주요한 전선을 쳐야 한다는 점에서 계급 대 계급전선은 기본적으로 옳다. 다만 사노련이 주장하는 방식의 계급 대 계급 전선은 지배계급 내의 자유주의 부르주아와 반동적 부르주아의 분열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고 현재 주적은 반동적 부르주아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이명박정권 하의 민주주의 투쟁전선에서 민주당 같은 자유주의 정치세력과의 일시적인 전술적 제휴조차도 거부한다는 점에서 좌편향적이다.
4대강 반대전선은 현재 대표적인 민주주의 투쟁인데, 이 투쟁에서 민주당과 전술적 제휴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자유주의 정치세력과의 전술적 제휴는 노동자계급의 조직적 독자성과 정치적 자주성을 분명히 하고, 이들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폭로를 하는데 있어서 발목을 잡히지 말아야 한다. 이점에서 민주노동당의 민주대연합 노선은 민주당과의 전술적 제휴가 문제가 아니라 이것을 공동지방정부와 공동정부 구성으로 나아가는 전략적 연대로 상정한다는 점에서 주요한 오류가 있고, 이 과정에서 독자성과 자주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오류가 있다.
이것을 보지 못하고 민주당과의 제휴 자체를 거부한다면 민주주의 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의 주도성을 상실하고, 주적인 이명박과의 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이 고립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자유주의 부르주아와의 제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계급 내부의 통일단결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4대강 반대 전선 같은 민주주의 투쟁에서 민주당과의 전술적 제휴가 계급투쟁 전선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노동자계급은 민주주의 투쟁에서 자유주의 정치세력과의 전술적 제휴에 있어서도 이들이 민주주의 투쟁에서 일관되지 못하고 철저하지 않은 점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폭로해야 한다. 실례로 4대강 반대 투쟁에서 영산강 개발은 찬성한다고 하는 박준영 전남지사와 4대강 개발을 조건부 찬성한다고 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배신을 폭로하고, 이를 당내에서 전면 반대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기회주의를 폭로, 타격해야 하는 것이다.
민주대연합론이나 진보대연합론이나 계급 대 계급 노선이든 현재 정세에서 자유주의 부르주아 정치세력인 민주당에 대해 노동자계급은 어떠한 태도와 원칙을 지킬 것인가의 문제로 집중된다. 현재 제기되는 빅텐트론, 제3지대론은 철저하게 민주당 중심의 권력재편의 정치적 도구가 될 수밖에 없다. 진보대통합은 여기에 반대하는 노선인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민주당과의 정치연합을 염두에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좌경적 행보에 비해 점점 더 우경화함으로써 최소한 정치노선상으로는 별다른 차별성이 없기 때문에 몰계급적인 민주당과의 정치연합을 가속화시킬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의 진보노선과 복지대연합 노선에 노동자계급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노동자계급은 이명박정권에 맞서고 민주주의 투쟁에서 민주당과의 전술적 제휴를 하면서 이들의 불철저함과 기회주의성을 폭로하는 것처럼, 민주당이 비정규직 문제나 양극화, 한미FTA에 대한 반성적 평가에 기초해서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는 진보노선 강화를 말한다면 실천적으로 이를 폭로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은 비정규직 악법 철폐,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과 파견제도 철폐, 한미FTA반대, 보편적 복지 강화를 위해 독점자본의 사적 소유권을 공격해서 복지비용을 마련할 것, 재개발에서 철거민의 생존권 보장, 농민 생존권 보장, 평화협정 체결과 미군철수, 한미동맹 폐기 등 정치적, 생존권적 요구를 선명하게 내걸어야 한다. 4대강 반대 투쟁과 마찬가지로 이 투쟁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말하는 진보의 강화와 보편적 복지 주장이 결국은 재집권을 위한 정치적 위선과 기만에 불과했음이 노골적으로 폭로될 것이다.
민주대연합 노선과 진보대연합 노선이 민주당 헤게모니 속으로 편입되어 가면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열망을 가로막는 이유는 변혁성을 상실하고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사민주의 복지노선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회당이 말하는 복지노선은 자본주의 체제의 사회주의로의 변혁이라는 문제를 자본주의 내부의 개혁의 문제로 왜곡시키고, 독점자본에 맞서는 대중투쟁의 문제를 의회 내의 정책적 문제로 협소화시키면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진전을 가로막는다. 설사 집권을 한다 하더라도 사민주의 정권의 역사적 사례처럼, 독점자본의 힘에 포위되어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배신하고 자본주의를 위기에서 구출하는 반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더욱이 민주당이 진보와 복지노선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제기되는 야권통합 요구 앞에서 자유주의 정치세력들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하도록 할 것이다. 공화당, 민주당이 독점자본의 이해를 번갈아 가면서 대변하면서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를 말살하고 있는 미국식 양당제가 우리의 끔찍한 미래가 될 수 있다. 더 이상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열망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같은 개량주의 정치세력이 강탈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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