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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2호] 노동자계급의 원칙과 이데올로기로 MBC 투쟁 승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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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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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1 08:29:27, 조회:2,841, 추천: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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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원칙과 이데올로기로 MBC 투쟁 승리하자!
2008년 촛불투쟁의 계기가 되었던 PD수첩의 광우병 방송으로 언론은 촛불로 큰 곤욕을 겪었던 이명박 정권의 주요 타깃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은 예전부터 차례대로 진행되어 왔다. KBS와 YTN의 코드인사로 사장을 갈아치우는 한편, 각종 심의 규제로 조금이라도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은 제재하거나 소리 소문 없이 폐지시켜왔다.
MBC 또한 이명박 정권의 코드인사가 차례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MBC의 사장임명권은 KBS와 다르게 대통령이 아닌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에 주어져 있다. 방문진은 1988년 방송문화진흥회법에 근거해 설립된 기관으로 현재는 MBC의 대주주로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MBC 사장의 임명권, 해임권 등을 갖고 있는 기구이다. 중요한 것은 방문진 이사들의 임명권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갖고 있으며 방통위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중층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MBC도 정권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이긴 하지만 그나마 몇 다리 건너 있어 그 동안 어느 정도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객관적인 조건이 있다.
작년 8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김우룡을 방문진의 이사로 선임했다. 김우룡은 PD로 MBC에 입사했고 이사장 선임 얼마 전까지 뉴라이트 계열의 언론감시기구인 공정언론시민연대 고문과 2009년 미디어법 조율기구로 만들어진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사람이다. 8월 10일 정권의 시나리오대로 방문진이 구성된 이후 곧바로 MBC에 대한 코드인사 압박을 시작했다. 결국 지난 2월 엄기영 사장은 방문진에 사표를 제출하고 사장자리에서 자진 사퇴했다. 엄기영 사장이 사퇴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문진에서는 신임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 시켰고 김재철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
김우룡의 조인트 발언과 MBC 파업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이하 MBC 본부)는 정권의 인사 개입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하면서 김재철 사장의 출근 저지투쟁을 진행했다. 이러한 가운데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신동아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정권의 언론 장악 음모는 만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그러니까 김재철은 청소부 역할을 한 거’라며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 ‘큰집도 (김 사장을)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 등의 발언들이 이슈화 되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정권과 방통위는 김우룡이라는 꼬리를 자르기에 바빴다. 청와대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고 최시중은 ‘입에도 담기 싫은 말’이라며 부인했다. 또한 김재철 신임 사장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김우룡 이사장은 사퇴했지만 큰집 조인트 발언의 파장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해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 음모에 대한 주장으로 이어져 갔다.
이에 지난 2월 당선된 MBC 본부의 이근행 신임 본부위원장은 곧 바로 MBC 장악에 맞선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MBC 본부는 곧바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75.9%로 가결되었다. 방송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한 500여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노조에서는 계속해서 김재철 사장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을 진행하고 있고 이미 몇 개의 프로그램은 연일 결방이 되고 있다. 노조의 출근 저지투쟁으로 사장실에 들어가지 못하던 김재철 사장은 출근을 포기하고 다른 건물을 임대해 사장실로 쓰면서 투쟁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투쟁에 대한 무대응과는 다르게 MBC 장악 행보는 계속하고 있다. 김재철 사장과 묶음으로 정권의 코드인사로 온 황희만, 윤혁 이사는 각각 보도본부장과 제작본부장직을 맡았다. 그러나 예상외로 노조의 반대가 강하고 김우룡 발언까지 터지자 김재철 사장은 자신의 자리가 위험하다고 느꼈는지 두 명의 본부장직을 박탈하고 대신 특임이사로 발령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또 큰집에서 어떤 조인트를 맞았는지 천암함 침몰에 이목이 주목되어 있는 틈을 타 황희만의 특임이사 발령을 취소하고 아예 부사장으로 임명하면서 MBC 장악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 이와 동시에 본격적으로 노조에 대한 탄압을 진행했다. 업무방해로 고소를 하는 것과 더불어 27일까지 복귀하라는 최후통첩을 하는 등 공세를 시작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복귀통첩일인 27일에는 파업을 처음 시작한 500여명보다 150여명이나 더 모여 투쟁을 전개했다.
공영방송이라는 소유형태만으로 언론의 자주성과 독립성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MBC 본부의 파업투쟁은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정권의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대투쟁으로 언론의 자주성,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다. 그러나 정권의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이전 정권들에서도 나타난 문제이고, 근본적으로는 자본주의 권력의 속성 자체에서 나타나는 문제이다. 정권교체 시기마다 언론장악은 정권의 제1과제였고 그때마다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노동조합의 투쟁이 있었다. 정권을 장악한 지배권력은 MBC처럼 방송문화진흥회가 대주주인 형식적인 공영방송이나 모든 공기업에서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를 통해 독점적인 권력의 일부를 나눠서 권력을 집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시기가 되면 당선 가능성이 있는 권력자를 중심으로 권력의 황금 부스러기를 나눠가지려는 인사들이 줄서기를 하는 것이다.
이명박정권은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를 통해 MBC를 장악하고, 이후에 자본의 요구에 따라 언론을 재벌에게 넘겨주려 하고 있다. 권력의 언론장악 기도와 재벌에게 언론을 넘기는 것을 반대하며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단지 현재의 소유형태를 지키는 것만으로 언론의 독립성과 자주성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MBC가 정권의 언론장악 기도에도 불구하고 PD수첩에서 검사비리를 폭로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이 투쟁을 통해 현재의 공영방송 형태를 유지한다고 해도 광고를 통해 언론을 지배하려고 하는 자본과 일상적인 자본주의 지배 이데올로기, 자본과 정권의 방송 길들이기, 노동자 탄압에 맞서 끊임없이 투쟁을 전개하지 않는다면 언론의 자주성과 독립성은 지켜지지 못한다. MBC 파업이 계속되는 결방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다른 방송사들이 하지 못하는 자본과 정권에 대한 비판들을 운영진들과의 투쟁 속에서 지속적으로 가해왔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는 자본의 이데올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에서 애시 당초 중립성이라는 것은 없다. 방송의 독립성과 자주성은 중립성이 아니라 자본과 정권의 지배 이데올로기와 통제, 억압으로부터 노동자계급의 원칙과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투쟁할 때 지켜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투쟁은 단지 MBC 노동자들만의, 언론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자본과 정권에 맞서서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정치적 과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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