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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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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3 15:54:34, 조회:2,793, 추천: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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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주노동자들을 보호의 대상으로 삼는 상담소운동이 아닌,
주체들이 직접 실천하는 국제주의적인 노동운동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이주지부 활동가 송수진>
1) 이주지부에 대한 소개와 고용허가제에 관하여?
예전부터 논의돼왔던 사안인데, 정부부처간의 이견 속에서 노동부는 계속 추진해왔었고, 중기협은 반대했다가 결국은 환노위를 통과하고, 의원입법 형태로(이재정 외 33인) 7월 31일 국회 통과했다. 그러나 이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라 그 전부터 차근차근 진행된 일이었다. 논의자체는 훨씬 이전부터 있어왔고, 02년에 자진신고, 2003년 9월, 10월 집중단속을 통한 2,000여명의 강제추방이 있었다. 그러나 정부 기준에는 여전히 미달되는 것이었고, 따라서 현재는 자진신고 한 자 중에 4년 미만자는 단속추방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외노협 상담소 상근자 중 고용허가제에 문제의식을 갖는 사람들이 2000년 12월 '이주노동자투쟁본부' 결성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2) 외노협에서 분리했을 때 대중화된 쟁점은?
직접적으로는 고용허가제에 대한 입장의 차이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주노동자 운동에 대한 기본 관점의 문제였다. 이주노동자들을 보호의 대상으로 삼는 일종의 시혜주의적인 상담소운동이 아닌 주체들이 직접 실천하는 국제주의적인 노동운동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당시에 비정규직이 이슈화되고 있었고, 현재의 모든 이주노동자들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그 투쟁에 함께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조직발전 전망에 대해서는 노조로 가느냐, 과도기적인 단체로 남느냐가 잠시 논쟁이 됐다. 그런데 민주노총에서 산하조직으로 받아안는 것을 거부했었고, 그러다가 서울지역여성노조(현 평등노조)에서 받아안기로 하면서 노동조합 질서를 확립했다. 노조로 넘어온 이후에는 대정부 투쟁을 주요하게 실천해왔으나, 사실 실질적인 노동조합의 기본활동인 현장활동은 거의 실행되지 못했다. 내부적으로 현장활동에 대한 논쟁이 되기도 하였다. 조합원들이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일상활동조차 힘들다는 입장이 있었다.
3)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에 현장 투쟁하기 힘들다는 측면에는 당장의 실천과제를 무엇으로 보았습니까?
합법화 정치투쟁, 즉 제도개선투쟁에 집중해야한다는 것이었다. 현장투쟁은 이것이 어느정도 성과를 가져온 이후에 하면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현장에서도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에 현장투쟁하면 다 잡혀간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 현장활동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03년 하반기부터는 몇몇 중소영세사업장에서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등의 성과를 보기도 했지만, 단속이 진행되면서 그것마저 축적되지 못했다.
4) 작년 명동성당 농성투쟁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자진신고제 투쟁과 맞물리면서 진행되었다. 당시 농성단은 지부장을 포함한 5인이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과 고립된 투쟁으로 진행되었고, 농성을 정리하면서 이후의 과제로 현장조직화에 대한 부분을 남겼다. 아무래도 이주지부 결성된지 얼마 안 된 후에 조직된 투쟁이었고, 경험 부족 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5)그렇다면 이번 투쟁 의미는?
여전히 대중투쟁을 조직하지 못하는 한계는 있다. 작년 고용허가제가 발표되면서부터 현장에서 각종 정리해고가 진행되었지만, 그 당사자들이 직접적인 투쟁대오로 조직되지 못했다. 그러나 네팔 연수생 투쟁 이후에 진정으로 이주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기결의를 통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또한 이것이 02년 같이 소수의 투쟁이 아닌 집단적 대규모 농성이라는 점에서 이후 투쟁의 전망이 밝다라고 생각한다.
6) 외노협도 현재 농성투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동투쟁의 계획은?
이주지부는 작년부터 노조 차원에서 이후 투쟁계획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객관현실은 어려웠다. 추방까지 각오하는 결의를 대중적으로 모아낼 수 있겠나, 최선두에 설 수 있는 단위는 노조밖에 없는데, 그만한 투쟁을 조직할 수 있겠나 등등.. 내부동력이 정확히 체크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노협에서 농성들어오기 1주일 전에 공동농성을 제안했고, 노조에서 그것을 받아안았다. 공동농성단 구성에 있어서 노조는 50명 정도, 외노협에서는 100명을 결의했다. 그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외노협 공대위에 속해있기 때문에,(참고로 말하면 02년 외노협이 주축으로 되는 이주공대위와 이주지부가 중심이 되는 공대위, 즉 2개의 공대위가 활동했었는데 민주노총은 외노협측의 공대위에 있었다) 중간역할을 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공동투쟁 논의를 진행하는 속에서 고용허가제에 대한 입장의 차이가 재차 확인되었고, 내부적으로는 공동투쟁이 깨졌을 경우, 독자투쟁안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 제출되기도 하였으나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공동투쟁단이 실질적으로 깨지게된 계기는 농성단 대표를 세우는 과정에서였다. 그 쪽에서는 자기 쪽 한국인을 대표를 내세우려고 했고, 이주지부에서는 어쨌든 대표는 이주노동자가 서야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외노협 농성단이 분리해서 나갔다. 여전히 공동투쟁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공동투쟁을 적극적으로 조직하자는 입장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7) 조선족에 대한 정부측 입장은?
재외동포법이 개정되면서 조선족을 재외동포로 인정하고 자유왕래를 허락할거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김해성 목사는 자유왕래, 서경석 목사는 국적회복을 주장해왔었는데, 결과적으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그래서 조선족에서도 농성을 계속하고 있고, 이주지부에서는 2번의 '강제추방 반대' 연합집회를 개최하기도 했지만, 서로 입장의 차이는 있다. 조선족은 "재외동포법 개정하라", "조선족도 동포다"이고, 이주지부는 "전면합법화하라", "이주노동자도 노동자다"는 것이다. 그것은 대단히 민족주의적인 요구이다. 내부적으로도 그러한 요구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8) 정부측에서는 한상 투쟁하는 내부동력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 그것이 성공하고 있는가?
성공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후 재외동포법이 타결된다면, 당장 현재 수준의 '강제추방 반대' 연대투쟁도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다.
9) 민주노총의 무원칙한 공동투쟁에 대한 압박은?
민주노총은 회의석상에서도 외노협과의 공동투쟁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공동투쟁을 이야기하면서 모든 입장의 차이조차 덮어두려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 외노협은 농성단도 50명에서 30명이 채 안되는 숫자로 줄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상당히 후퇴된 안을 가지고 갔던 정부와의 협상도 깨졌다. 그러나 명동성당 농성단은 대오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공동투쟁에 대한 중요성을 주장하는 입장도 있고, 민주노총은 이러저러하게 토론회 자리를 마련해서 그러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 공동투쟁을 주장하는 세력들도 우리(명동성당 농성단)의 요구를 낮추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민주노총의 입장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
10) 하반기 열사투쟁 국면이 있었다. 그것이 정리되면서 정세가 하강됐는데 그것의 영향은?
열사투쟁에서 2명이 연행되서 강제추방됐다. 그러나 그간 열사투쟁 국면은 농성단에게 교육의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차이는 예전에는 연대투쟁에 활발하게 결합하는 것 자체가 교육이 되고 우리투쟁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면, 요즘에는 그러한 계기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1) 현장조직화 방식은?
농성전술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현장투쟁 조직화는 우리의 화두다. 핵심적인 투쟁계획으로 배치되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단속 기간에는 이주노동자들이 거의 방에서도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다못해 공단 내 집회 조차 조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현재의 대오로 무엇인가 얼어붙은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전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12) 그렇다면 선도투쟁 방식인 것인데,
그것을 통한 내부적인 성과는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
이미 현장은 고용허가제로 인해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용허가제는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다는 것에서 산업연수제도와 별반 차이가 없다) 따라서 적어도 우리는 이 투쟁을 통해서 고용허가제의 반노동자성을 폭로하고,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알림으로써 이주노동자가 남한의 노동자들과 동등한 권리를 쟁취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보다 내부적으로는 이후 대중투쟁의 불씨를 지핀다는 것이고, 이주지부가 그 중심에 서게 하는 것이다.
13) 투쟁을 통해서 새롭게 발굴되는 주체들에 대한 조직화 사업은?
핵심활동가들을 조직하는 것은 항상적인 과제였다. 농성단을 꾸림으로써 외형적으로는 확산되었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현실투쟁을 가져가는데에서는 부족하다. 현재는 교육사업등을 핵심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14) 연대투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재는 우리 스스로 주체동력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에 대한 내부 평가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나서 그것이 의식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어느 정도 튼튼히 섰을 때에는 정말 함께하는 연대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려면, 우리가 정말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힘있는 연대투쟁을 조직하는 것도 우리가 이후 투쟁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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