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노동부는 울산, 아산, 전주 127개 업체 9234개 공정에 불법파견이라고 판정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1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고 2명의 노동자가 자기 몸에 시너를 붓고 분신을 했습니다. 8년 동안 불법파견 싸움을 하다가 정든 일터를 버리고 해고된 인원은 160여명입니다. 통계로 알려지지 않은 수까지 더하면 이 수는 헤아릴 수 없을 겁니다.
2010년은 징계자만 해도 1000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2012년 8월 파업 이후 노동조합 통장이 가압류 걸렸고 평범한 조합원이 급여 가압류, 부동산 가압류까지 걸려서 생계에 위협을 받고 가정마저 파탄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심지어 한 조합원 부인이 젊은 나이에 암투병을 하고 있었는데 현대차 자본은 이 조합원 급여까지 가압류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정당한 요구를 하며 8월 파업을 했던 박현제 지회장 동지를 회사 안에서 경찰과 짜고 연행하는 사태까지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철탑에 올라와 있는 저의 부모님을 찾아가서 ‘내려오게 해 달라! 그러면 업체복직과 함께 이후에 정규직도 신규채용으로 뽑아주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자본은 8년 동안 불법파견에 대해 어떤 사과도 없이 3000명 신규채용이라는 쓰레기안으로 조합원들의 조직력마저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현대차 자본은 8년 동안 수차례 교섭을 요구해 왔지만 교섭대상이 아니라며 원청 사용자성을 부정해서 우리가 요구하는 교섭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3번의 국정감사를 받았지만 정몽구 회장은 오히려 대한민국 국회를 우롱하고 있었습니다. 2번의 대법 판결에서 현대차 컨베이어 시스템에서는 도급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즉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고 판정을 받았고 여기에 현대차는 법을 지키라고 아주 소박한 요구를 했음에도 현대차 자본의 입장은 변화된 게 없었습니다.
불법파견 여지가 있는 공정을 재배치하고 직고용 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불법파견을 해결하기는커녕 불법파견 은폐를 위해 혈안이 돼있었습니다. 최병승 동지와 제가 이 철탑에 오른 것은 불법파견된 노동자를 사용하고도 어떠한 사과도 없고 조치도 없는 현대차의 오만함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여기를 올라 왔지만 결코 우리는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려고 여기를 택한 것입니다.
돈이 세상을 지배합니다!
돈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여기고 있고 돈이면 사람 목숨 하나 그냥 파리목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올라올 때도 용역경비들이 바로 최병승 동지 근처까지 접근해서 “떨어뜨려 죽여버려라”는 섬뜩한 말을 그냥 막합니다. 어떻게 해서 4조원이라는 순이익을 남겼는지 배당금 190억을 어떻게 받을 수 있었는지 이런 것도 모릅니다.
현대차가 이렇게 잘나가는 데는 불법으로 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 생각하는데 저들은 그게 아니고 당연히 우리가 비정규직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돈이 세상을 지배하네요. 법도 없습니다.
이 투쟁 승리로 현대차 6만 민주노조의 힘을 보여줍시다!
1998년 1만 명 정리해고와 함께 16.9% 사내하청 비율을 합의하는데 이 과정에서 크게 늘어난 사내하청은 이제 어디에서 얼마나 일하는지 파악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은 절대 정규직 노동자들의 안정된 고용을 위한 방패막이가 아닙니다. 매번 M/H 협상 때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소리 소문 없이 정든 일터를 떠나야 했습니다. 어디에다 하소연도 못하고 어느 사업장을 보더라도 예전에 정규직이 많았던 사업장의 비율은 이제 비정규직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인즉슨 비정규직이 먼저 잘려 나가면 다음은 정규직 차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98년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로 현장을 떠나가야 했던 아픔을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이제 우리 자식들에게 비정규직 딱지를 되돌려 주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어요?
정규직 조합원이 4만5천입니다. 여기에 사내하청이 정규직이 되면 6만에 가까운 거대한 조직이 될 것입니다. 한 명의 목소리 보다 다수의 목소리가 더 큰 성과를 낼 거라 봅니다. 지금이 좋은 기회 아니겠습니까? 모든 게 우리한테 유리합니다. 정규직 비정규직이 하나로 뭉칠 때만이 정몽구 회장도 이 나라의 정권도 우리 맘대로 움직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28년 전 노동조합을 건설할 때 어떤 심정이었습니까? 그 심정이 지금 비정규직의 처절한 심정입니다. 우리는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올해 반드시 하나된 노동조합을 만듭시다. “노동자는 하나다!” 이런 구호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게 올해 반드시 하나된 목소리를 내서 이제까지 우리가 자본가에게 빼앗겼던 권리를 반드시 찾아오고 억압과 착취를 분쇄합시다. <노/정/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