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류 :
Category |
 |
![]() |
 |
![]() |
제목 : [81호] ‘회사가 꼬리를 내렸다. 얼마든지 투쟁할 것이다!’ - 정기봉 녹색교통분회장과의 인터뷰 |
![]() |
 |
![]() |
 |
|
노정협
|
2011-12-30 12:33:11, 조회:7,714, 추천:296
|
![]() |
|
|
![]() |
‘회사가 꼬리를 내렸다. 얼마든지 투쟁할 것이다!’
- 녹색교통 파업 투쟁 인터뷰
정기봉 녹색교통분회 분회장과의 인터뷰 정리
[지난 2011년 12월 21일 새벽부터 시흥시 녹색교통 마을버스 노동자들의 파업이 진행되었다. 파업투쟁 보고와 함께 정기봉 분회장과의 인터뷰를 요약 정리하여 싣는다.]
<파업의 경과와 보고>
- 2011년 9월 30일: 노조 결성(공공운수노조민주버스본부 녹색교통분회, 조합원 수 19명)
- 10월 12일: 2011년 임단협 상견례
- 11월 3일 : 분회장 해고, 조합원 8명 감봉
- 11월 18일: 분회 간부 4명 추가 해고
- 11월 21일: 천막농성 돌입
- 12월 16일: 쟁의 행위 찬반투표
- 12월 21일 : 04시 옥쇄파업 돌입 11대 전 차량 운행 중단.
22시경 기본합의서 체결
1. 파업투쟁의 계기는 무엇인가?
이 파업은 2011년 10월 1일자로 새로 마을버스회사를 인수하여 들어온 신임 사업주가 노조탄압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 사장이 있을 때부터였다.
이전 사장은 아산경찰서 서장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임하고 이 마을버스회사 사장으로 있었는데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 당시 정기봉 노동자 대표는 사장에게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노동조합을 설립해서 싸우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이전 사장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 고려해 보겠다!”라고 공언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팔아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새로 온 사장은 이전 사장보다 더 심하게 노동자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새 사업주는 정식으로 회사를 인수하여 들어오기 바로 전날인 9월 30일부터 견습생들을 마을버스운행에 투입하였다. 신임 사장이 견습생들을 투입하기 시작한 것은 기존에 있던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견습생들로 갈아치우려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이에 이전 사장 때부터 조금씩 노동조합비를 모으면서 준비를 하고 있던 노동자들은 9월 30일 바로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다.
2. 사측의 노동자탄압은 어떠한가?
새 사장은 10월 1일자로 들어와서는 노동자들에게 “나는 민주노총 지부장도 해봤고. 조합을 얼마든지 해봤으니 조합을 하려면 해봐라 얼마든지 상대해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더니 이틀도 지나지 않은 10월 3일 사장이 노동자들을 다 모아서 한다는 소리가 “이 마을버스같이 월급 센 곳이 없다.”였다. 정기봉 분회장이 “그러면 뭐 하러 인수했느냐 인수 안하면 되지 않느냐?” 했더니 사장은 “버스노선을 늘려서 돈을 벌려고 왔다....... 정규직이 뭐가 필요하냐? 앞으로 성과급으로 해서 가겠다.”면서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사장은 또 “사고 발생 시 불가항력 사태 이외에는 기사들이 부담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불가항력의 사태란 눈이 많이 왔을 때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장의 의도는 사고 발생 시에 보험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즉 한 건 접수 시에 보험료가 250만원이 나가므로 안 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버스부품이 소모되는 것도 노동자들이 부담을 하라는 식으로 나왔다. 이러한 방식으로 새 사장은 부임하자마자 일방적인 노동통제를 시도했던 것이다.
정기봉 노조분회장은 강영석 신임 사장이 처음엔 노동조합을 인정을 해주고 집기나 모든 것을 다 해주겠다고 시원시원하게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3차 교섭이 끝나자 사장은 싹 빠지고 노무사와 동생만 참여시킨 후 그 후로는 교섭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나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자 노동조합은 12월 2일 조정신청을 해서 12월 9일 회사 사무실에서 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사측, 노측, 조사관과 회의를 하기도 했지만 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또한 신임 사장은 회사를 인수한 지 한 달만인 11월 3일에 9명을 징계 (정기봉 분회장 해고, 8명은 1개월 감봉)하더니, 11월 18일에는 노동조합 간부 4명을 더 해고했다.
정기봉 분회장의 해고사유는 회사 지시 없이 운행횟수를 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에 노동자들은 그동안 사고의 위험을 안으면서까지 신호위반, 갓길타기 등을 감행하면서 운행횟수를 늘려왔던 것을 바로잡고 정상적인 운행을 했을 뿐이었다. 그래봤자 7분정도의 운행시간이 더 걸린 것이고, 운행횟수는 한회 줄어든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사장은 운행횟수가 줄어들었다고 하면서 노동조합 지도부 5명을 해고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러면서 강영석 신임 사장은 12월에 해고자를 뺀 나머지 직원들에게 민주노총 정기봉을 따라가지 않으면 보너스 300%주고 월급 87,000원을 올려주겠다고 하였다. 또한 자기를 따라주면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전환시키는 대신 급여를 올려주겠다고 하였다.
3. 파업투쟁에서 노동자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노동자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해고자 복직과 정규직전환이다. 사실 이 사업장에는 10년 전인 2001년 경 이미 노동조합이 설립된 적이 있다. 2001년에 노동자들의 투쟁에 의해 비정규직, 임금, 보너스 부분에서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이 사업장은 10여 년 전에는 비정규직이었는데, 노동조합 투쟁이후 정규직 쟁취를 하였으며, 보너스 300%를 따냈고, 임금수준을 시내버스 수준과 같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2001년 노동조합이 처음 생긴 시기에는 회사에 들어와서 3개월 수습기간이 지나면 바로 정규직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로 조합이 약화되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급격히 저하되었다. 한 예로 2001년 노조 설립이후 3년째 되는 해부터 정규직 채용이 다시 1년 계약직으로 전락하였던 것이다.
또한 녹색교통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시급 5500원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26일 만근에 시급 4580원 (최저임금)을 주겠다며 버티고 있었다. 26일 만근에 150만원 남짓한 월급이 현재 마을버스 노동자들의 실상이다. 신임 사장은 그것마저 많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자신은 노선을 늘려 돈을 벌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은 임금인상 요구 외에도 현재 57세인 정년을 60세로 전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4. 노동자들의 상태는 어떠한가?
정기봉 분회장은 한마디로 “조합원들이 다 좋다!”고 한다. 신임 사장의 조합 간부 5인에 대한 해고와 강압적 태도는 노동자들의 많은 분노를 사고 있다. 한 달 동안의 천막농성 투쟁 기간 동안 조합원들은 더욱 강화되었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해고자 복직, 정년연장, 정규직채용확보 등을 찾아오겠다는 것이다.
전체 노동자 23명이 노동조합을 설립했으나, 협상이 늦어지고 사측의 탄압이 심해지자 절반이 탈퇴하고 노동조합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사측의 광폭한 탄압에 노동자들이 다시 들어왔다. 노동자들이 “이건 아니다.” 하면서 다시 들어와 조합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은 거의 1-2년 동안의 수습기간을 거쳐서 보통 4-15년간 근무를 하고 있었다. 다른 지역은 마을버스에서 경력을 쌓아서 시내버스로 가는데, 여기는 대부분 노동자들이 장기근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화가 성공할 수 있었다.
5.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21일 파업 1일 차 저녁에 다음과 같은 합의안이 도출되었고 통과되었다. 이후 분회장과의 추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➀ 노사는 12월23일부터 격주3회 교섭을 성실히 진행한다. 단 임단협에 대해 일괄타결을 원칙으로 한다. ➁ 해고자 4명은 12월23일자로 원직에 복직시킨다. 1명에 대해서는 지노위 결정에 따른다. ③ 해고기간 임금은 12월23일까지 통상임금으로 지급한다. ➃ 협약 체결시 까지 기존에 적용되 온 임금,노동조건을 적용하고, 저하시키지 않는다. ➄ 임단협 과정에서 발생한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합의 즉시 취하하고 향후에도 일체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⑥ 협약 중 파업 이전 합의된 17개 조항에 대해 인정한다. ⑦ 1월분 임금부터 조합원동의를 얻어 조합비와 노조가 요구한 각종 공제금에 대해 일괄공제 후 노조에 제공한다. ⑧협약 체결 시까지 인사상 불이익 처우(징계, 해고금지, 고용보장)를 하지 않는다. ⑨ 합의서 체결 후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한다.
부임하자마자 노동자에게 으름장을 놓고 해고를 자행하던 사장은 단 하루의 파업투쟁에도 깜짝 놀라고 간담이 서늘했을 것이다. 정기봉 분회장은 “회사가 꼬리를 내렸다. 분회장 복직과 단협 등 앞으로 남은 과정에서 얼마든지 계속 투쟁할 것이며 파업도 할 수 있다.”고 결의를 밝혔다.
한편, 박상길 민주버스본부 서경지부 지부장은 “녹색교통 파업은 작은 사업장에 적은 조합원이지만 서경지부 출범 이후 첫 파업 투쟁이고 서경지부 조합원들이 함께하는 투쟁이었다. 비록 100퍼센트를 관철하지는 못했지만 투쟁력의 100퍼센트는 발휘했다. 그리고 우리지부에서도 ‘함께하면 되는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버스 사업장에서의 민주노조를 확산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앞으로 분회 내 민주노조를 강화하고 조합원들을 의식적으로 무장하는 과제가 남아있다”라며 자신감과 결의를 보여주었다.
10여 년 동안 사측의 일방적인 행보와 악독한 노동 조건 속에서 녹색교통 노동자들은 참을만큼 참았다며 일어섰다. 비록 23명의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투쟁이었지만 사측과 시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녹색교통 노동자들은 더 큰 자신감과 투쟁의 경험으로 민주노조를 강화해 내가고, 자본의 광풍에 맞서는 진정한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투쟁! <노/정/협>
|
|
|
![]() |
![]() |
 |
|
![]() |
|
전국노동자정치협회
(150-898)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15-3 301호
노동자정치신문 Tel. 070-8254-1917 / E-mail labor04@jinbo.net
copyleft by 노정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