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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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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10:42:06, 조회:7,548, 추천: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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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의 암살과 추악한 미제국주의
라틴 아메리카에서 벌어지는 문명인과 미개인간의 이 전투는 ‘이성의 인간’이라고 스스로 분류하는 자들과 바로 그 특별한 이유로 인해 강탈당하는, 동물과 같이 분류될 수 있는 자들과의 싸움이다.…지구의 표면을 건너 온 문명의 진보는 또한 원시적 축적의 과정이며 이성의 이름 아래 자행된 약탈의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은 라틴 아메리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곳 라틴 아메리카에서 현재 자행되고 있는 일은 북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고 그 원래 점유자들로부터 그 대륙을 탈취할 때와 같은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북 아메리카에서의 그 과정은 수세기를 거치는 동안 미화되어 왔다 : “죽은 자는 말이 없다.”(N.촘스키 外, 「미국의 제3세계 침략정책」, 일월서각, 임채정 옮김, 1992년, pp.140-141)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역사가 잔악하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아메리카 토착 원주민들에 대한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제국주의와 이후 미제국주의에 의한 인디언 학살은 독일 파시즘의 유태인 학살보다도 수십 배 끔찍하고 잔악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스페인 등 유럽 제국주의는 아메리카 ‘신대륙’(저들 제국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신대륙이라고 하지만 거기에는 최대 1억 명 이상의 토착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공동체 삶을 평화롭게 유지하고 있었다)을 약탈하기 위해 최소 3천만에서 1억에 이르는 토착 인디언들을 학살했다. 이 학살에는 총과 칼이 무차별적으로 사용됐으며 심지어는 병원균으로 전염병을 옮겨서 대량 살상하는 방식도 사용됐다.
1800년대 중반부터는 아메리카 대륙을 장악한 미국에 의해 대대적인 인디언 학살이 자행됐다. 이 학살은 어린이, 여성, 노인 등 가리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전체 인디언을 전멸시키기 위해 자행됐다. 결국 1890년대에는 미국 내에서 95%나 되는 인디언이 학살되고 겨우 25만 명의 인디언이 살아남았다. 미국은 인디언이 보유했던 토지 절대 다수를 빼앗고 겨우 2.5%의 토지만을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은 5%의 인디언에게 주어졌다. 마치 인류가 자연에 살던 동물들을 죽이고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감상하는 것처럼, 인디언들은 ‘야만족’이라 불리는 동물에 불과했던 것이다. 최종적으로 ‘보호구역’에 수용(감금)된 인디언들에게는 정신적 통제와 때때로 육체적 고문까지 자행되었고 이들 대다수는 끔찍한 환경 속에서 단백질 결핍과 의약품의 부족으로 고통 받았다. 최후까지 살아남은 인디언들은 동족 학살의 기억을 애써 잊고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서 온순한 표정으로 상업적 언론 앞에 ‘보호’에 길들여져 만족한 동물처럼 행동해야 했다.
5월 2일 미제국주의는 오사마 빈 라덴을 암살했다. 미제국주의는 빈 라덴을 암살하는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제로니모’라는 작전명을 사용했다. 제로니모가 무엇인가? 현재의 뉴멕시코와 애리조나 지역에서 미제국주의의 인디언 학살과 지배에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전설적인 아파치족 추장의 이름이다. 미제국주의의 아메리카 지배에 최후까지 저항했던 제로니모와 같이 빈 라덴은 미제국주의의 중동지배에 맞서는 인물이다. 이처럼 제로니모의 저항을 분쇄함으로써 아메리카 지배를 마무리했던 것처럼, 빈 라덴을 암살함으로써 중동지배를 완수하려는 미제국주의의 염원이 작전명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미제국주의는 빈 라덴을 암살하고 나서 처음에는 빈 라덴이 사살될 당시 자동소총으로 무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살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는 그가 부인을 인간방패로 삼아 저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모든 주장이 하루 만에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빈 라덴은 당시 비무장 상태였으며 심지어 12살짜리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참하게 살해당했다. 미제국주의는 아랍세계의 저항을 우려하여 빈 라덴을 수장시켰다. 미제국주의의 거짓말은 이뿐만이 아니다. 미제국주의는 빈 라덴 암살에 동원됐던 헬기가 빈 라덴 측이 유탄발사기로 공격해서 격추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마저 난기류 때문에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제국주의는 빈 라덴 거처를 알아내기 위해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물고문을 자행하기도 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원래 쿠바의 영토로 미제국주의가 일방적으로 강탈한 지역이다. 이 이 수용소에는 지금도 수백 명의 수감자들이 수감돼 있으며 일상적인 고문과 폭행, 재판 없는 무기한 구금 등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테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무고한 사람들이다.
오바마는 빈 라덴을 암살하고 나서 백악관 연설을 했다.
대통령 : 안녕하십니까. 오늘밤, 나는 미국이 알카에다 지도자이고, 수천 명의 무고한 남성, 여성 그리고 어린이 등을 살해한 것에 책임이 있는 테러리스트인 오사마 빈 라덴을 죽이는 군사작전을 실시했다는 것을 미국민과 세계에 알려드리게 되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는 빈 라덴과 알카에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지원하였던, 탈레반 정부를 제거하였습니다. … 수년 동안, 나는 우리가 빈 라덴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되면 파키스탄 내에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반복해서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것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파키스탄과의 협력이 우리가 빈 라덴과 그가 숨어있던 거주지를 찾도록 했다는 것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들은 빈 라덴의 죽음이 두 국가를 위해 매우 역사적인 날이라고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파키스탄은 알카에다와 관련 조직들에 맞서는 투쟁에서 우리와 지속적으로 함께 한다는 것을 앞으로 필수적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오사마 빈 라덴에 관한 오바마 대통령 연설, 2011년 5월 2일
(http://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2011/05/02/remarks-president-osama-bin-laden)
오바마가 빈 라덴을 암살했다는 공식 발표를 하자 미국민들은 승리감에 도취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오바마의 거짓 연설과 전혀 다르게 미국 정부가 한 마디의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빈 라덴 암살 작전을 수행했다고 폭로했다. 미제국주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합법적인 탈레반 정부를 무력으로 제거했을 뿐만 아니라, 빈 라덴을 제거하는 과정에서도 파키스탄에서 일방적인 군사조치를 함으로써 다시 한 번 주권을 유린하고 있다. 미제국주의에 의해 빈 라덴이 암살되자 중동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수없이 많은 인민들, 심지어 유럽 제국주의 내에서조차 ‘국제법’을 위반한 불법적 조치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오만한 미제국주의는 이러한 비난에 대해 한 마디의 유감 표명은 고사하고 테러에 가담했던 CIA(중앙정보국) 국장이나 DNI(국가정보국) 국장들을 불러 영웅처럼 대접하고 있다.
반 라덴의 암살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정보기구의 승리의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미래의 여러 세대에게 정보기구 전문가들이 당신들의 업적을 연구하도록 하고 영감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중앙정보국 본부에서 오바마의 연설, 2011년 5월 20일
http://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2011/05/20/remarks-president-cia-director-leon-panetta-and-dni-director-james-clapp)
미제국주의에 맞섰던 최후의 전사인 제로니모가 체포됨으로써 미제국주의의 아메리카 대륙 지배가 완료됐다. 그러나 미제국주의는 빈 라덴의 암살에도 불구하고 중동지배를 위한 ‘테러와의 전쟁’을 멈추려 하지 않고 있다. 미제국주의는 2011년 7월까지 기존에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6만 8천 명의 미군과 3만 9천 명의 외국 군대를 강화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3만 명의 미군을 증파하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http://www.whitehouse.gov/issues/defense/afghanistan)
오바마는 5월 19일에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관한 연설에서 국제적 자유와 평화, 중동 국민들의 자결권을 존중하고, 아랍-이스라엘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연설을 했다. 오바마는 중동지역에서 미국이 전략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중동에서의 미국의 이해는 중동 인민들의 희망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http://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2011/05/19/remarks-president-middle-east-and-north-africa)
그러나 리비아 전역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격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탄압, 이라크 침공과 지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 침공, 수십만 인민학살 등 중동지역에서 미제국주의는 아랍 인민들의 이해와 적대적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모든 미제국주의의 폭압적 행위는 인도주의, 세계평화, 인권과 자유를 위한 조치라고 위장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미국의 군사, 관료기구, 정보기구는 역사적 최대로 비대해지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구는 9.11테러 이후, 세 배나 예산이 늘어나고 있다. 1271개의 정부기관과 1931개의 사설회사 등 미국 내 1만 여 곳에서 100만 이상이 대테러 및 정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한겨레, 빈라덴 제거 CIA, ‘군사화’ 어디까지…, 2011-05-8)
미국의 경제공황으로 미제국주의의 경제적 위기가 가속화될수록 미제국주의의 전 세계에 대한 폭력적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대한 직원고용은 미국 전역에서 예산과 비용절감을 위한 실업과 정리해고가 판치는 현실과 대조적이다. 파산한 독점자본에 대한 공황구제와 함께 미제국주의가 전 세계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 역설적으로 미국의 재정적자를 악화시키면서, 미제국주의의 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 미제국주의의 침략과 인류학살 전쟁
아랍과 전 세계에 대한 미제국주의의 침략전쟁은 모든 것이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로 합리화되고 있다. 빈 라덴에 대한 불법적인 암살 만행도 9.11테러에 대한 정당한 보복조치로 합리화 되고 있다. 빈 라덴의 암살 이후에 미국 전역에 들끓고 있는 축제 분위기와 애국주의적, 국가주의적 정서도 미국에 대한 침략자의 무리인 테러주의에 맞서는 방어행위라고 정당화되고 있다. 그러나 빈 라덴의 암살이 9.11테러에 대한 정당한 보복행위였다는 미제국주의의 주장 역시 새빨간 거짓말이다. 9.11테러에 대한 빈 라덴의 개입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빈 라덴은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직후인 9월 28일 파키스탄 일간지인 움마(Ummat -아랍어로 이슬람 공동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9.11테러 개입을 전면 거부했다. 이 인터뷰 기사는 다음 날인 29일 영국 BBC에서 번역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인터뷰에서 빈 라덴은 9.11테러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한 이른바 ‘빈 라덴 비디오 테이프’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이 인터뷰를 게재한 언론에서는 이 인터뷰가 온라인 전자신문 출판물에서 신뢰할만한 확실성이 있는 것으로 보증하고 있다.)
움마 : 당신은 뉴욕과 워싱턴에 공격에 개입한 피의자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신은 뭐라 말하고 싶은가? 만일 당신이 개입되지 않았다면, 누가 개입했다고 생각하는가?
오사마[오사마 빈 라덴]: ...나는 이미 미국에서의 9월 11일 공격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 이슬람은 무고한 여성, 아이, 그리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그러한 행위는 심지어 전투 중에도 금지되어 있다. 여성, 아이, 다른 신앙, 특히 이슬람을 따르는 평범한 사람에 대한 모든 학대를 저지르는 것은 미국이다. 지난 11개월 동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신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 자유를 따르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종교의 나라이며, 그들은 미국의 적이거나 미국 자신에 의해 적으로 간주된다. 또는 노예가 되기를 거부했던 중국, 이란, 리비아, 쿠바, 시리아 그리고 구 러시아 같은 나라들 역시 그렇다. 9.11 테러를 자행한 것이 그들은 누구라도 미국 국민의 친구가 아니다. 나는 이미, 우리는 미국 체제에 반대하는 것이지 미국 국민들에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반면 이 공격에서는, 평범한 미국민이 죽었다. 내 정보에 따르면, 희생자 수는 미국 정부가 발표한 것 보다 많다. 그러나 부시행정부는 공포가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미국 정부는 미국 체제 내에 있지만, 그 체제를 반대하는 내부에서 공격에서 범인을 찾으려 해야 한다.… 미국에는 매년 의회와 정부로부터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필요로 하는 정보기구들이 있다. 이 자금과 관련한 이슈는 구 쏘련이 존재할 때까지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후 이들 정부기구들의 예산은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그들은 적을 필요로 했다. 따라서 그들은 처음으로 오사마와 탈레반에 반대하는 선전을 개시했다. 그리고는 이 사건이 발생했다.(오사마 빈 라덴과의 인터뷰. 9.11에서의 그의 연관의 부정, 글로벌 리서치, 2011년 5월 9일,
http://globalresearch.ca/index.php?context=va&aid=24697)
빈 라덴의 인터뷰는 그 동안 전 세계에 알려졌던 내용과는 정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빈 라덴은 오히려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테러가 이슬람 정신이 아니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빈 라덴은 9.11테러가 미국 정보기관과 연관되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빈 라덴의 주장을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미국은 결과적으로 9.11테러를 통해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중동과 전 세계에 대한 제국주의 침략과 지배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빈 라덴의 말대로 쏘련 붕괴 이후에 주적을 잃은 미제국주의는 ‘반테러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새로운 적을 찾았다. 쏘련 붕괴 이후에 약화됐던 정보기구도 방대하게 강화될 수 있었다.
미국은 빈 라덴이 테러에 관련되어 있다면, 실증적인 근거를 갖고 암살이 아니라 체포해서 법정에 세워 진실을 규명해야 했다. 그러나 미제국주의는 간단하게 암살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왜 미국은 빈 라덴을 체포하지 않고 암살했을까?
빈 라덴의 암살은 가장 먼저 오바마의 대선 전략과 관련이 있다. 오바마는 빈 라덴을 암살함으로써 국가주의, 애국주의를 유포해 차기 대선에서 다시 집권하려 하고 있다. 오바마는 빈 라덴을 죽임으로써 ‘테러와의 전쟁’에서 상징적으로 승리를 거뒀음을 미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지지를 받으려 했다. 하지만 빈 라덴이 미국 내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중동지역에서 반미 감정이 불타오르는 것을 막고자 속전속결로 암살한 빈 라덴을 수장시켰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미국이 빈 라덴을 암살한 또 다른 중대한 이유가 있다.
미국의 혁명적 조직들은 빈 라덴의 9.11테러 개입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CIA의 프랑켄슈타인’(PLP 진보노동당), “테러와의 전쟁의 유산”(맑스레닌주의 혁명적 공산당 웹사이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9.11테러 자체도 사실은 미제국주의의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한 중동에 대한 제국주의 침략의 결과물이다. 9.11테러 때문에 ‘테러와의 전쟁’이 개시된 것이 아니라 ‘테러와의 전쟁’ 때문에 9.11테러가 발생했고, 9.11테러는 ‘테러와의 전쟁’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미제국주의에 의한 ‘테러와의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기존 제국주의를 대신해서 최대의 제국주의 국가로 부상한 이래 중동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의 제국주의 지배전략의 일환으로 사용되었다.
미국은 반공산주의를 내걸고 베트남을 비롯한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남미 전역에서, 아프리카에서, 한반도에서 혁명에 반대하기 위해 ‘공산주의 테러’ 반대라는 명목으로 침략전쟁을 일으키고 수천만 인민들을 학살했다. 미제국주의는 이 과정에서 반동적인 정권을 꼭두각시로 내세우고 대량학살과 잔인무도한 고문, 인권침해, 암살, 납치 등을 지원하거나 직접 자행했다. 중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원래 아프리카와 중동전역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제국주의의 식민지였다. 미제국주의는 2차 대전 이후에 기존 제국주의를 대신해서 중동을 지배했다. 미제국주의의 정보기구인 CIA는 심지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의 마약 거래를 직접 지원하기도 했다.
미제국주의가 중동을 지배한 직접적인 원인은 석유에 대한 이권을 차지하기 위함이었다. 미제국주의가 중동에서 벌이는 전쟁은 아랍 민족주의 정권이나 이슬람정권이 미제국주의에 대항해서 석유를 국유화하고 미국 독점자본의 이해를 침해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함이었다. 미제국주의의 이러한 중동 지배정책은 곧바로 성과를 거뒀다.
1956년 경, 미국 석유회사는 아라비아 석유의 60% 이상에 대해 통제권을 획득했다. 오늘날, 다양한 아랍 국가들의 석유자원의 직접적인 소유권을 외국 회사로부터 박탈하는 석유 국유화 물결에도 불구하고, 거대 미국 독점자본들은, ‘되사기’ 협정, 영업과 승인협정 그리고 석유정련, 수송과 판매를 통해 계속해서 중동과 세계 석유의 지배적인 통제권을 발휘하고 있다.(중동에서 미국 정책의 역사에 대해, 미국 노동자당, 2011년 5월 5일,
http://www.workersparty.org/on-history-us-policy-in-middle-east_05-05-11.htm)
미제국주의가 중동 석유에 대한 이권을 독차지 하는 데에는 미제국주의가 보유한 군사력이 사용됐다.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 정권 등 미제국주의에서 민주당정권이나 공화당정권을 가리지 않고 이러한 침략전쟁은 2차 대전 이후에 한시도 그치지 않고 계속됐다. 중동의 반동 친미정권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괴뢰정부를 세우면 그 정권은 스탠다드 오일, 엑슨 모빌, 텍사코, 걸프, 소코니 모빌 등 미국 석유독점자본에게 막대한 석유지배권을 주었다. 1980년에 카터정권이 반제를 내세우는 이슬람정권인 호메이니 정권을 전복하기위해 이란 내 쿠데타를 지원한 것도, 1982년-83년에 레이건 정부가 레바논에 수만 명의 해병대를 급파하고 군함으로 리비아를 폭격한 것도 다 석유지배권을 위해서였다. 1990년대 리비아 침공과 2003년도의 이라크 침공 역시 중동에서 미 석유 독점자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이스라엘의 반동적인 시오니즘 정권을 지원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량학살과 야만적인 탄압을 외면하는 이유도 독점자본을 유태인이 소유하고 있고, 이스라엘과 협동하며 중동에 대한 안정적인 지배를 하기 위함이다.
쏘련 역시 주요하게 중동에서 미제국주의의 지배에 대한 적이었다. 1978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왕정을 뒤엎고 공산주의 정부가 수립됐다. 미제국주의는 이슬람저항 세력들을 지원해서 정부전복 기도를 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정권이 전복될 위협에 처하자 1979년 쏘련의 군사개입을 요청했다.(아프가니스탄에서 쏘련군의 개입은 일방적인 침공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당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공산주의 정부의 개입요청이 있었다. 당시 정부의 성격과 전쟁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역사적인 검토가 필요하나 여기서는 논점이 아니다.)
미제국주의는 당시 1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내에서의 쏘련과의 전쟁에서 빈 라덴과 탈레반 등 이슬람세력들에 대한 무기지원, 군사훈련과 자금, 교육지원을 직간접적으로 하며 전쟁에 개입했다. 빈 라덴은 미국의 지원을 받고 4천 명에 달하는 자원병들을 모집하고 무자헤딘(무장 게릴라 조직) 훈련 캠프를 운영할 수 있었다. 빈 라덴에 대한 지원은 CIA(중앙정보국)이 담당했다. 미제국주의는 여기에 2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미셀 초수도프스키, 9/11 분석: 로날드 레이건에서 조지 부시까지의 쏘비에트-아프간 전쟁 그리고 2001년 9월 11일, 글로벌 리서치, 2010년 9월 9일
http://globalresearch.ca/index.php?context=va&aid=20958)
이렇게 해서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리즘’ 세력들이 출현하고 빈 라덴이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빈 라덴을 체포해서 재판이 열려 이러한 사실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질 것을 두려워했다. 이것이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미국이 십여 년 동안 빈 라덴을 추적하고 나서도 순식간에 죽여야 했던 이유이다.
오바마는 앞서 9.11테러로 무고한 수천 명의 미국인들이 죽어가야 했던 것에 대해 부모 없이 아이들이 성장해야 하고, 아이들을 안아볼 수 없는 부모들의 비통한 심정을 이야기 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이에 대해 전 세계 정세에 대한 노혁명가의 주장이 담긴 ‘의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의 논평은 극적인 진실을 표현하였다. 하지만 정직한 사람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저질렀던 정의롭지 못한 전쟁으로 수십만의 아이들이 부모를 잃고 성장할 수밖에 없게 되고, 결코 아이를 안는 감정을 알지 못할 부모들을 기억할 것이다. 수백만의 주민들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쿠바와 세계의 많은 다른 나라들에서 자신들의 마을을 빼앗겼다. 여전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또한 쿠바가 점령당한 영토인 관타나모에서, 수개월 동안, 심지어 수년 동안 수감당하여, 참을 수 없고 고통스러운 고문을 당하고 있는 인류의 끔찍한 모습을 각인하고 있다. 그들은 이른바 문명사회의 위선적인 묵인 속에서 납치당하고 비밀 감옥으로 이송된 사람들이다. 오바마는 오사마가 그의 아이와 부인 앞에서 암살당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못할 것이다. 오사마의 가족은 지금 파키스탄 당국 보호 아래 있다. 2억에 달하는 주민들이 있는 무슬림 국가의 법률은 무시당했고, 그 나라의 존엄은 내팽개쳐졌고, 종교적 전통은 신성모독 당했다.(피델 카스트로, 오사마 빈 라덴의 암살, http://www.counterpunch.org/castro05062011.html)
미제국주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범죄를 수십 년 동안 저질렀다. 미제국주의의 인민에 대한 침략전쟁으로 인한 대량학살과 인권과 주권의 파괴는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정권에서도 어김없이 자행됐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 역시 부시에 이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지속하고 있고, 리비아를 침공했다. 오바마는 전 세계에 대한 제국주의 침략과 지배뿐만 아니라, 수백만 자국 인민들을 정리해고로 내몰고 생존권을 파괴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이 전 세계를 침략하는 명분일 뿐만 아니라 자국 인민들의 인권을 탄압하는 무기가 되고 있다. 미제국주의가 인권과 민주주의 이름으로 자행한 ‘테러와의 전쟁’은 테러를 근절하기는커녕 세배가 넘는 테러를 낳고 있다. 미제국주의는 결국 인류 역사상 가장 비열하고 반동적인 악의 축인 것이다. 미제국주의와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타도하지 않고는 인류의 진보는 없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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