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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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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9 19:15:02, 조회:4,387, 추천: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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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중전회와 그것의 역사적 궤적
1. 중국 제18기 3중전회의 의미
지난 2013년 11월 9일에 열린 중국공산당(CCP) 중앙위원회 제18기 3중전회(三中全會, 3차 전원회의,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새로 구성된 뒤 세 번째로 열리는 전체 회의이다. 당 대회 개최 후 1년쯤 뒤에 열리며 이후에 핵심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한다.)의 핵심적인 내용은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개혁과 개방을 더욱 강화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권력 체제를 공고히 한 것이었다. 우리는 이 글에서 제18기 3중전회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절충주의’, ‘수정주의’, ‘실용주의’의 본질을 밝혀낼 것이다.
3중전회는 “당의 11기 3차 전원회의(필자 주: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노선)가 소집되어서 35년 동안 개혁개방의 성공적인 실천과 위대한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해야한다(http://korean.people.com.cn/, 2013,11.13).”라고 강조하면서 1978년 덩샤오핑의 시장사회주의로의 전환 이후 중국경제가 발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1949년 혁명 이후에 급격한 사회발전을 이룩했던 역사가 있다.
1949년 혁명은 중국에서 거대한 부를 빼내가던 유럽, 일본 미국 제국주의자들의 앞잡이 역할을 했던 기생적인 금융, 매판, 투기 자본들을 제거하고 나서 현대중국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1949년 혁명이후 중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했는데, 그것은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들, 그리고 노동자계급과 농민 이동을 촉진시켰던 사회안전망의 발전을 통한 공산주의 계획과 투자의 산물이었다. 그런데도 마치 3중전회는 1978년 이래 시장사회주의의 도입을 중국 발전의 원동력으로 보면서 여기에서 개혁의 근거를 찾고 있다. 그러나 만약 1978년 이후 시장사회주의가 중국사회를 발전시켰다면 그것은 중국의 자본주의화 혹은 자본주의적 생산을 발전시킨 것이다.
3중전회는 이어서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하려면 반드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추켜들고 맑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세 가지 대표’ 중요사상, 과학적 발전관을 지침으로 신심을 확고히 하고 공동인식을 응집시키며 통일적으로 계획하고 협동추진하고 사회주의시장경제의 개혁방향을 견지하며 사회공평정의 촉진과 인민복지 증진을 출발점과 귀착점으로 삼아 더한층 사상을 해방하고 사회생산력을 해방발전시키고 사회활력을 해방증진하며 여러 면의 체제와 기제의 폐단을 단호히 타파하고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사업의 더욱 밝은 앞날을 힘써 개척해야 한다(http://korean.people.com.cn/, 2013,11.13).”라고 강조한다.
여기에서 보듯 3중전회는 ‘맑스-레닌주의’와 ‘덩샤오핑 이론’을 동일하게 주요 사상으로 놓고 있는데, 이는 서로 조합할 수 없는 것을 조합하고 있는 것이다. ‘맑스-레닌주의’는 자본주의적 사적소유관계를 없애고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핵심이고, ‘덩샤오핑 이론’은 자본주의적 개혁과 개방을 도입하면서 그에 따르는 착취관계와 사적 소유관계를 부활시키고 있는 자본주의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상인데, 이 두 가지가 당의 핵심 이데올로기로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이는 한 가지가 거짓이거나 다른 중요한 사상을 포장하기 위한 것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현재 중국공산당은 불행하게도 ‘덩샤오핑 이론’을 포장하고 중국 인민을 미혹하기 위해서 ‘맑스-레닌주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3중전회는 또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개혁방향을 견지”하여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사업”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공산당이 그토록 자랑하던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라는 신비스러운 구호가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사회주의’와 ‘시장경제’의 절충된 모습으로 그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중국공산당이 주장하는 ‘사회주의’와 ‘시장경제’로 대표되는 자본주의가 절충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는 존재함과 동시에 이미 그 모순이 심화되어 가는 사회체제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공산당이 주장하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절충의 본질은 사회주의를 위해 자본주의적 요소인 시장경제를 활용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자본주의의 발전을 지속시키기 위해 사회주의를 이용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3중전회는 또한 “공동소유제를 주체로 하고 여러 가지 소유제 경제가 공동으로 발전하는 기본경제제도는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제도의 중요한 지주이며 또한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토대이다. 공동소유제경제와 비공동소유제경제는 모두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중요한 구성부분이며 우리나라 경제, 사회 발전의 중요한 토대이다(http://korean.people.com.cn/, 2013,11.13).”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서 보듯이 중국공산당은 ‘비공동소유제경제’, 즉 사적소유의 영역까지도 ‘사회주의시장경제’에 포함시킴으로써 자본주의 사적소유체제와 사회주의를 화합시키고 있다. 물론 ‘공동소유제경제’와 ‘비공동소유제경제’,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에서 ‘비공동소유제경제’, 즉 사적소유체제는 사회주의의 시대에 남아있는 자본주의의 흔적, 즉 모반(母斑)이 아니라 점점 더 주요한 부분으로 되어가고 있다는 데에 있다.
3중전회는 개혁개방의 전면적인 심화를 위해 정치적인 개혁의 방향으로 당의 지도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다. 3중전회는 “통일적이고 개방되며 경쟁적이고 질서 있는 시장체계를 건설하는 것은 시장이 자원배치 가운데서 결정적인 역할을 발휘하는 전제이다.”라고 하며 자본주의 시장체제를 건설할 것을 강조하면서도 이러한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당의 지도수준과 집권능력을 높여 개혁이 성공을 거두도록 담보해야 한다(http://korean.people.com.cn/, 2013,11.13).”라고 주장하고 있다.
3중전회는 정치적으로는 중국공산당 현 지도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개혁개방을 해나가겠다는 것을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공산당의 의도는 무엇인가? 우선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면, 당 중앙의 강화이다. 시진핑 권력은 기존의 권력을 공고히 할 국가안전위원회와 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를 구성하여 시진핑의 권력을 강화하려고 기획하고 있다. 경제의 측면에서 보면, 개혁과 개방의 확대로 자본주의화의 가속화로 나가고 있다. 3중전회는 전면적 개혁심화의 핵심이 정부와 시장의 관계 조정에 있다며 자원배분에 시장이 ‘결정적’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면서 시장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경제적 토대에서 “시장체계를 건설”하겠다고 하면서 자본주의적 요소를 강화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당의 지도를 강조하지만 그 당의 성격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전위로서의 당과 계급독재의 강화가 아니다. 그것은 경제적 토대의 변화에 맞춰 당 이념의 우경화, 당 계급 구성과 지위의 변화를 통한 계급성의 약화를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공산당의 절충주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두 가지 모순되는 측면의 중간적 절충이 아니라, 중립, 중간을 빙자한 자본주의적 요소의 강화인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세계자본가계급이 중국에 금융분야의 자유화와 국가소유 기업의 전면 개방을 요구한 것에 대해 적극 화답하고 있다. 세계 자본가계급은 중국정부에게 이자율정책과 위안화에 대한 통제를 자유화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중국정부는 이를 수용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세계 자본가계급은 생산성증대와 성장증대를 위해 중국에서 은행, 통신기관, 석유, 가스 기업 등과 같은 국가 소유 기업들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이를 받아들여 중국정부는 점차로 국가소유 기업의 사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BBC 등 세계 언론들은 이미 중국정부로 하여금 중국이 경쟁을 증대시키고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은행과 통신사업과 같은 국가소유의 기업들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면서 중국정부를 충동질하고 있다. 그 본질은 결국 중국을 세계 자본가계급의 자본축적을 위한 자본주의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결국, 현 중국공산당이 3중전회를 통해서 내세운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는 바로 세계 자본가계급의 시장을 확대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금융시장개방과 국가소유 기업의 사유화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토지개혁과 이민정책을 통해서 자본주의적 요소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3중전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농민의 토지권리 확대부분을 보면, “신형의 농업경영체계를 서둘러 구축하여 농민들에게 보다 많은 재산권리를 부여하고 도시와 농촌 요소평등교환과 공동자원균형배치를 추진하여 도시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체제기제를 완벽화해야 한다(http://korean.people.com.cn/, 2013,11.13).”고 주장한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농민의 토지 소유권을 일부 인정하고 농민의 집단토지를 수용할 때 보상금을 충분히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마치 “농민들의 자유로운 토지사용 권리에 대한 요구”를 들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역정부로 하여금 ‘토지개혁’을 명목으로 농민들에 의해 사용되었던 토지를 전용해서 개발업자들에게 파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숨어있다.
BBC 등 세계 언론은 중국에서 농촌의 토지가 집단적인 소유상태여서 농민들이 집이나 농장을 사거나 팔 수 없는 것이 농촌의 불만족과 주기적으로 폭발되는 사회불안정의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또한 토지 권리의 부재는 농촌의 소비를 감소시키고 있으며, 농촌 노동자들이 도시로 이동하는 것을 막고 있으므로 중국정부가 시도하는 토지개혁이 합당하다고 하면서 중국공산당의 토지개혁을 지지하고 있다(BBC, China's Third Plenum: Key issues 2013.11.8.).
BBC는 중국공산당 정부가 ‘383계획’을 통해 도시와 농촌 거주자들에게 집단적으로 소유한 토지를 거래할 수 있도록 동등한 권리를 주려고 한다고 보도하면서, 토지가 아직도 국가와 지방정부에 의해 소유되어 있는 상태에서, 토지에 대해 오랫동안 임차해온 부류(집단, 사람)가 토지거래를 통해서 토지가치의 혜택을 가져가게 될 것이며, 현재 그 경제적 이익이 크게는 정부에게 누적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같은 글).
이러한 중국공산당의 토지개혁 과정은 자본주의적 관계를 심화시키는 과정의 하나이다. 중국 정부가 토지매매 권리를 농민에게 부여하게 되면 농민이 자유롭게 토지 매매를 하게 되는데, 대부분 가난한 농민들은 토지를 팔아버리게 되고 그 결과 농촌에서 토지 독점이 생기고 그리하여 농촌에서 자본축적이 심화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공산당 정부의 ‘토지개혁’ 시나리오는 자본가계급에게 토지 소유권을 부여함으로써 토지를 통한 자본주의적 축적을 심화시키는 과정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러한 토지개혁은 도시로 이주하는 이주민에 대한 정책과 맞물려서 진행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농민들이 토지에서 이탈되어 도시로 이주하여 노동자로 전락하게 되는 이주민들에 대해서 일정 정도 권리보장을 해주는 정책안을 마련해주고 있다. 중국정부는 도시 빈민에게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도시에 거주하는 농촌 호적(戶籍)자에게 도시 호적을 주는 방안을 구상중인 것이다.
BBC에 의하면 중국의 후커우(湖口, 중국 장시성(江西省) 주장(九江)에 있는 현(縣))지역에서는 후커우 가구등록 제도(Household Registration System)를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고향에 등록되고, 오직 거기에서만 교육, 주택, 복지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BBC는 이것이 중국 노동자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주요 도시에서 최하층계급을 양산시키면서, 시골 이주민들과 자녀들이 도시에서 사회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중국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 제도가 없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후커우개혁은 중국의 260만 이주 노동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같은 글).
중국정부가 후커우개혁을 통해서 이주 노동자들이 도시로 이주하는 것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이주민들의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나, 그것의 본질은 농민들의 도시노동자화를 확대함으로써 자본주의적 축적을 심화시키는 과정이다.
1980년 이래 약 1억5천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농촌지역에서 도시로 이동해 왔다. 중국의 수출 제조업은 이들 이주노동자들을 착취함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자본축적모델은 많은 값싼 노동력의 무자비한 착취, 대량의 천연자원 사용과 환경파괴, 그리고 핵심 자본주의 국가들의 시장에 수출을 확대하는 것에 의존하는 성장모델로 구성된 일련의 특별한 역사적인 요소들의 조합에 의존하여 왔다(Minqi Li, The Rise of the Working Class and the Future of the Chinese Revolution, Monthly Review, 2011, Volume 63, Issue 02 (June).
현재 중국에서 노동자화 과정은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동을 포함하여 3가지 방법을 통해서, 즉 농촌에서부터, 도시의 집단국가공장들로부터, 그리고 이전 마을 기업들의 이동으로부터 일어나고 있다. 첫 번째 중국에서 노동자계급이 등장하게 된 계기는 농촌에서 도시로의 대거 이동이다. 1980년 이래 약 1억 5천만 명의 인구가 농촌에서 도시로 대거 이동했는데, 이것은 세계 역사에서 가장 큰 이동이었다.
꼬뮨이 사라지고, 가구등록제도가 사라지자 일부 농부들은 부유층으로 상승 번영을 누리게 되었으나, 근근이 살아가는 생산자들은 낮은 가격, 나쁜 토양, 작은 토지, 투입의 부족, 약탈적인 지역 간부들의 부패에 시달렸다. 이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대거 이동하면서, 도시 노동자계급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새로운 노동자 계급으로 등장하게 되는 계기는 노동자들이 국가소유의 기업으로부터 해고되어 나오는 경우이다. 국가소유의 기업은 마오쩌뚱 시대에 산업화의 중심지였고, 비농업분야 산업의 4/5를 차지했었는데, 이러한 형태의 고용이 점차적으로 해체되고 있다.
셋째, 노동자 계급이 등장한 또 하나의 계기는 농촌 지역단위와 지역에 있는 기업들이 붕괴한 이후, 여기에 속해 있던 농민들과 지역주민들이 임금노동자로 전환되면서부터이다. 이러한 양상은 1980년대 초에 광둥(廣東), 푸지안(福建), 티안진(天津), 상하이(上海)에서 첫 번째 자유화 시기와 함께, 코뮨의 해체 여파로 더욱 심화되었다.
1990년대 초까지 이들 기업들은 2500만 개의 기업들로 성장했고, 1억 명 이상의 사람들을 고용했다. 지역정부가 이들 기업들을 소유하고 운영했는데, 이 지역정부는 지역주민들에게 일자리, 임금, 사회복지를 제공하고 농업과 지역 기간산업을 지원해야 했다. 이들 지역에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이 도시에 있는 국가기업의 하청업체들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이들 기업들이 1990년대 초에 파산을 하게 되고, 수 천 개의 기업들이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 이들 소규모 기업들이 자체 붕괴하자, 수억 명의 노동자들이 무일푼이 되었다. 이 결과는 두 가지 단계로 농민들이 프롤레타리아화 되는 과정을 거친다. 처음에는 지역의 노동자들이 지역정부에 의해 보호를 받다가, 그 다음에는 맑스가 형식적 포섭에서 실질적 포섭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듯이, 시장의 완전한 힘에 복속되었다.
요약하면, 중국 제18기 3중전회는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개혁과 개방을 더욱 강화하면서 이러한 개혁 개방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시진핑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권력 체제를 공고히 한 것이며,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자본주의화를 포장하기 위해서 ‘사회주의’를 말로만 언급함으로써, 이미 사회주의 혁명을 경험했던 중국인민들을 미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2. 1978년 덩샤오핑 이래 ‘시장사회주의’ 개혁의 본질
2013년 제18기 3중전회는 중국공산당이 스스로 주장했듯이, 1978년 제11기 3중전회에서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정책을 개시한 이래, 지난 35년간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의 연장선인 것이다. 덩샤오핑 이래로 중국에서 자본주의화를 추진했던 기존 중국 공산당 지도부들의 역대 정책 흐름을 그대로 따라 간 것이다. 이것은 월드뱅크, 미국정부 등을 위시한 세계자본가계급과 중국공산당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진행되고 있다.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있었던 8차례의 3중전회를 따라가면 중국 현대사의 궤적을 읽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개혁개방 이후 각 시기의 3중전회는 중국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1978년 말 열린 제11기 3중전회가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해 11월 10일부터 36일간 베이징에서 공산당 중앙업무회의가 먼저 열렸다. 마오쩌둥의 후계자 화궈펑(華國鋒)이 마오쩌둥의 결정과 지시는 무조건 옳다는 '두개의 범시(凡是)론'을 들고 나오자, 덩샤오핑 지지자인 후야오방(胡耀邦)은 "실천이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라며 반격했다.
이 이념투쟁에서 승리한 덩샤오핑은 사흘 뒤 공산당 제11기 3중 전회에서 '개혁개방 노선'을 공식화하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었다. 1978년 3차 전체회의는 덩샤오핑이 중국경제의 개방을 선언하고 시장지향적인 개방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1984년 가을 제12기 3중 전회에선 농촌에서 시작된 개혁개방을 도시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덩샤오핑 남순강화(1992년) 이듬해 열린 제14기 3중 전회에선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공식화했고, 후진타오 시기의 제16기 3중 전회는 사유재산권을 인정했다(http://blog.daum.net/prof1117/888).
후야오방 세력이 “실천이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라고 했을 때, 그들은 그것이 자본주의적 실천이 자본주의적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라는 말을 하고자 했던 그들의 본질을 감춘 채, 단지 "실천이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라는 마오쩌둥 철학의 ‘경구’적인 형태만을 가져다가 사용함으로써 그 원래의 의미를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것이다.
1949년 혁명에 성공했던 중국에서, 1978년 이래 덩샤오핑과 그의 정치적 후계자들은 중국이 발전하기 위해서 자본주의 시장이 필요하고 자본주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소위 ‘시장사회주의’로 부르는 수정주의 계획을 정당화해왔다. 그들은 이 ‘시장사회주의’가 중국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말이다.
중국이 경제발전에 성공한 이유는 1949년 혁명이 성공한 이래, 사회주의적인 부분이 국가경제계획을 통해서 국내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무분별한 투자를 통제하고 조절해 왔기 때문이다. 1949년 혁명 이래 중국인민들은 그들의 자존심과 민족적 긍지를 되찾았었다. 1949년 혁명 이래 중국의 성장은 공산주의 정부에 의한 국가계획경제에 기반을 둔 대량의 공공정책 및 공공지출에 의한 것이었다. 중국공산당은 사회주의 생산관계를 강화하면서 현대 중국을 건설했다.
그런데 중국의 자본가 계급과 그 서방 협력자들은 중국이 세계 제 2의 대국이 됨에 따라 “경제적 기적”에 대한 공적을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중국에서의 시장개혁은 자본주의를 향한 것이며, 외국자본이 침투해 온 발전경로를 밟았다. 이 시장개혁과 동반한 빠른 경제성장은 사회공공기반시설을 파괴했다. 중국에서 시장으로의 변화는 실업의 증대, 보건과 교육 서비스의 감소, 정부 부채의 증대, 불안정한 가격의 증대를 가져왔다.
중국의 사회주의에서 덩샤오핑에 의한 자본주의 개혁이 일시적인 기류나 사건이 아니라 35년간 지속됨으로써 자본주의적인 요소들이 점차적으로 강화되면서 사회주의 생산관계를 지속적으로 파괴하는 과정이었다. 중국에서 사적 재산이 생겨나고, 또한 사적 재산의 성장과 함께 자본가계급의 경제적인 성장과 정치적인 영향력을 증대시켰다.
중국에서 이러한 개혁개방이라는 우경적 노선이 득세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76년 마오쩌둥 사망 이후, 1978년 덩샤오핑 일파는 마오쩌둥 시대에 계획과 생산이 지나치게 중앙집중화 되어서 경제 침체와 낭비를 초래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1978년 시장사회주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1970년대 말에 현실적으로 중국의 경제는 재난상태는 아니었고, 1949년 혁명 이래 많은 발전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덩샤오핑을 위시한 당 지도력은 중국에서 생산의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함께 더 실험을 하는 것을 중단하고,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며, 이를 위해서 시장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혁과정의 각 단계에서는 새로운 갈등과 모순이 발생했는데, 그때마다 자본주의적 정치경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이렇게 해서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자본주의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자본주의를 건설하기 위해서 사회주의를 이용”하는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Martin Hart-Landsberg and Paul Burkett, China and Socialism: Market reforms and class struggle, Monthly review press, 2005).
이러한 개혁개방의 핵심이었던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에 의해 문화혁명 시기에 주자파(走資派, capitalist roader, 필자주: 마오쩌둥은 중국을 자본주의적인 방향으로 이끌려는 집단을 주자파라고 불렀다. 주자파들은 공산당 내에서 자본가계급을 대표하는 집단으로서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자본주의로의 복귀를 시도하는 집단이다. 마오쩌둥은 덩샤오핑을 주자파라고 주장했다.)로서 비판을 받았으나, 마오쩌둥의 사망 이후, 중국의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자, 그의 사상을 복원시켜 ‘시장사회주의(market socialism)’를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덩샤오핑의 ‘시장사회주의’가 시작된 이래 35년이 지난 지금에도 중국 공산당 관료들과 관련되어 있는 중국의 초국적 기업들은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이윤을 증대시켜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중국의 남아있는 사회주의 요소들마저 파괴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제국주의세력을 등에 업고 중국을 자본주의화 하려는 세계 자본가계급의 이해에 복무하는 가운데 자신들의 이익을 획득하려고 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세계 자본주의체제는 과잉생산공황으로 인한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자본가계급의 막대한 이익을 획득하기 위해 중국을 자본주의 국가로 변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미국재무부, IMF, 월드뱅크들을 위시한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중국의 우파 지도자들에게 중국에 남아 있는 사회주의적인 핵심들을 파괴하면서 자본주의적 개혁을 강화하라고 위협을 가하는 동시에 그 뒤편에서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미제국주의는 중국에 대해 한편으로는 공개적이고 파괴적인 군사적 위협을 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화해와 협력의 제스처를 사용하면서 중국을 완전 자본주의화하려고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렇듯 세계 자본가계급은 중국 내부에서 자본주의 개혁을 선호하는 집단들로 하여금 세계 경제공황으로 인한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사적 영역을 강화하는 정책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중국공산당 내에서 자본주의를 선호하는 개혁가들은 2008년 이후 세계 경제공황의 여파가 중국에도 몰아닥치자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자본가계급이 요구하는 바대로 세계 자본주의 체제 안에 통합시키고자 사적 영역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공산당 우파는 국가소유의 은행들과 기업들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은행들을 더 완전히 세계 자본주의 금융체계와 통합시키고, 더 사적자본의 금융적인 힘을 촉발시키고, 부르주아 민주주의 형태를 밀어붙이고, 국가 내에 부르주아 요소들을 강화해 나아가고 있다.
3. 3중회의는 중국 자본주의화의 도구
2005년 월드뱅크에 의하면 가장 가난한 10%가 전체 소득의 2%를 소유한 반면, 가장 부유한 10%가 전체 중국 소득의 31%를 소유하고 있다. 2006년 ‘World Wealth Report’에 의하면 가장 부유한 가족들의 0.4%가 중국 국가의 부의 70%를 소유하고 있다. 2006년에는 1억 위안(1500만 달러)이상의 사적 재산을 가진 3200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 3200명 중에서 2900명, 약 90%가 정부나 당 관료의 후손들이었다. 이들의 전체 재산은 약 20조 위안정도로, 이는 중국 GDP의 크기와 비슷하다(Minqi Li, The Rise of the Working Class and the Future of the Chinese Revolution, Monthly Review, 2011, Volume 63, Issue 02 (June)).
중국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의 심화는 매년 작업장과 삶의 현장에서 대중 투쟁을 유발시키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이래 최근까지 중국 내에는 전국적인 실업, 지방 관료의 부패, 불법 세금징수, 불법토지몰수나 거래에 의한 주민들의 재산권(물권)침해 등으로 말미암아 주민들의 집단적 저항운동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해고와 열악한 노동조건 –특히 사적소유의 경제에서- 에 대한 계급투쟁이 심화되고 있다. 작업현장에서 파업과 시위가 증대하고 있으며, 그들의 경영주와 관리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행동도 일어나고 있다. 이들 투쟁들은 부패한 관리들에 대항해서 일어나고 있다(Deirdre Griswold, How China became a world power, workers world party, 2009.11.24.).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해 가면서 거대하게 발전한 중국의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의 강화는 중국의 노동자들을 점점 더 빈곤의 나락으로 하향화, 황폐화시켜가고 있다. 1978년 이후 중국에서 부와 자본의 빠른 축적과정에서 노동자들은 1949년 혁명이후 획득했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권리를 점차로 박탈당하고 있다. 중국에서 한쪽에서의 부의 축적의 심화와 다른 쪽에서의 노동착취의 심화로 인한 빈곤화의 심화는 중국사회의 불평등을 증대시키고 있다. 중국은 자본주의화가 심화된 지 35년 만에 불평등이 심화된 국가로 변했다.
중국의 3중전회는 1978년 이래, 중국공산당내 개혁파와 이들과 결탁한 중국내 자본가계급이 중국의 자본주의화 과정을 심화, 발전시키기 위한 도구였던 것이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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