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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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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9 19:06:33, 조회:3,713, 추천: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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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와 일본 노동자・인민의 투쟁
투쟁의 뿌리는 하나다. 개별적 대중 투쟁에서 아베정권의 총노선과 대결하는 전선구축을 향하여
도마츠 가츠노리(土松克典)(활동가집단 사상운동(思想運動) 회원)
시작하며
전국노동자정치협회 동지로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와 일본 노동자・인민의 투쟁>이라는 주제로 원고 집필 요청을 받았다. 대단히 영광이지만, 일본의 반원전 투쟁에 대한 개별 테마만으로는 현재 일본의 상황에 대해서 전부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전문제를 비롯해 현재 초미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설치법안이나 특정비밀보호법안, 헌법개악, 소비세 증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오키나와 미군기지 강화, 재일조선인에 대한 민족배외주의, 노동법제 개악, 비정규노동 등등……. 지금 아베 정권과 독점자본이 노동자・인민을 대상으로 펼치는 공격의 총체를 파악하지 않으면, 유효한 투쟁을 조직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노동자・인민의 투쟁은 이들 개별 테마별로 쪼개져, 그것에 함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그러한 과제와 씨름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노동자임에도, “시민” 으로서 투쟁에 참가해서, 다양한 대중투쟁에 노동조합의 깃발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일본의 큰 특징이다.
다시 말해, 토, 일요일에 여러 대중집회나 시위에 “시민” 으로서 참가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노동현장에서 자본에 순종하는 노동자로서 노동하는, 이러한 상황이 현재의 일본의 운동의 상황이다.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해 노동자계급의 계급의식이 해체되고 있는 상황의 발로인 것이다. 한국에서 전개되는 촛불집회는 어떨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인가? 그것은 지배계급의 공격의 전체상을 폭로하고, 그것과의 투쟁을 조직하는 투쟁 사령부가 부재한 것에 기인한다. 원래 그 역할은 일본 공산당이 완수해야 하나, 일본 공산당은 현재 「일점공투(一点共闘)」라는 운동방침을 취하여, 반(反)원전이나 반(反)TPP 등, 개별과제 중에서 공동투쟁 가능한 과제에만 함께 싸우고, 그 외는 자파(自派)세력의 전선단체가 싸우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회 의석에서 다수를 점하고, 그에 따라 사회변혁을 구상하는 의회주의도 이 당의 큰 특징이다. 따라서 「한 지점에서 공동으로 투쟁」하고 있어도, 국정선거 시기가 되면, 대중투쟁이 배경으로 밀려나 선거가 모든 것에 우선하는 이러한 잘못을 이 당은 1970년대 이후 반복해왔다.
우리의 역량은 작지만, 노동자 계급의 계급의식 재형성을 목표로 내걸고, 그를 위한 혁명적 저널리즘의 창출을 목표로 활동해왔다. 아베 정권과 독점자본이 가해온 공격의 전체상을, 일본 노동자계급・인민에게 폭로하는 실천을 통해 일본노동자운동의 계급적 재생, 그것을 축으로 지배계급의 총노선과 대결하는 전선을 구축해야만 한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의 현재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후쿠(동북 東北) 지방을 덮친 진도 9.0이라는 관측 사상 최대의 동일본 대지진과 직후의 파고 10미터를 넘는 큰 쓰나미는, 도후쿠 지방의 태평양 연안 전역에 괴멸적인 상처를 남겼다. 이 재해는 사망자와 행방불명자 1만 8534명를 발생시켰고, 가옥 40만호를 파손(전파 및 반파)시켰으며, 2013년 10월 현재시점으로 피난민은 약 38만 2111명(지진재해 직후의 피크 시기에는 40만 명 이상에 달했다)의 피난민을 발생시킨 극심한 재해였다.
하지만, 이번 거대 지진이 한신(阪神)・아와지(淡路) 대지진 재해와 같은 이제까지의 대지진과 다른 점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전(全)전원소실과 그에 동반한 노심냉각기능의 불능에 의해, 1호기, 2호기, 3호기 총 3기의 원자로가 노심용융(멜트다운)하고, 1호기~4호기의 원자로 건물이 폭발하여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공중에 방출된 점이다.
국제원자력사상평가척도(INES)에서 최악인 레벨7(심각한 사고)로 분류되는 최악의 사태였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반경 20킬로미터 권 이내는 현재도 출입금지구역이 되어있고, 현재까지 인근 주민의 귀가는커녕 지진재해로 인한 행방불명자의 수색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후쿠시마 현 인근 현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 인근 여러 국가에까지 방사성물질 비산(飛散)의 영향이 미치는 상태가 계속되어, 농업・어업 등 제1차 산업에 괴멸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이 후쿠시마 제1원전을 경영하는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의 원인이 된 전(全)전원소실은 동일본대지진 직후에 발생했던 큰 쓰나미에 기인하는 것으로, 10미터를 넘는 미증유의 큰 쓰나미가 오는 것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지진 대책은 완전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그 후, 지진에 의한 송전탑의 붕괴 등에 의해 전원이 소실되었던 것도 밝혀져 인재를 천재로 전가하여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 도쿄전력의 거짓이 드러나게 되었다.
또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폭발 직후, 방사능 오염을 피해 피난했던 인근 주민에 대해 일본정부는 사고 당초부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극심한 공포감이 조장된다고 우려하며 문부과학성이 개발한 긴급 시 신속 방사능 영향 예측 네트워크 시스템(SPEEDI)의 데이터 공표를 의도적으로 숨겼기 때문에, 후쿠시마 현 나미에(浪江) 마을에서 도망친 마을 주민들은 방사선량이 높은 북서지역으로 피난하여, 그곳에서 대량의 방사능을 쏘인 것도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정부가 이 SPEEDI의 데이터를 당시 미군에게만 전달한 것도 나중에 밝혀지게 되었다.
동일본 대지진 재해와 그 후의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는, 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정권의 임기 중에 일어나서 그 후의 노다(野田佳彦, 노다 요시히코) 정권에 이어졌는데 노다는 뻔뻔스럽게도 2011년 12월에 후쿠시마 원전사고 「수습선언」을 발표하여, 후쿠시마 현민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 후, 2012년 12월의 중의원, 2013년 7월의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하여 정권에 복귀한 자민당의 제2차 아베 정권은, 원전 재가동・원전수출을 공공연하게 내걸고 내정과 외교를 실행 중에 있다. 2020년 올림픽을 도쿄에 유치하기 위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세계를 향해 아베 수상은 「오염수는 완전히 제어되고 있다」고 큰 거짓말을 하여 도쿄올림픽 개최에 이르렀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의 현재 상태는, 노심용융(melt down)을 넘어서 노심관통(melt through)도 지적되고 있다.
노심용융(melt down)한 방사성물질이 지하수에 흘러 들어가 지하수에서 바다로, 또는 대량으로 저장된 오염수가 임시변통으로 급조한 저장시설에서 누출되어 도랑을 따라 바다로, 태풍이 올 때마다 오염수를 방출하여 바다로 흘러가는 등등, 「완전히 제어되고 있다」는 것은 오염수가 아니라, 「원자력 무리(패거리)」를 구성하는 정재관학(정계 재계 국가기관 학계) 그리고 대중매체이다.
일본의 원전 도입의 역사와 좌익의 대응
일본의 원전도입의 역사에는, 미국 정부와 GE사 등의 전력기업 및 일본의 정계 재계 정부기관 학계 대중매체 등의 소위 「원자력 무리(패거리)」로 불리는 이권의 구조가 전후(戰後)에 일관하여 흐르고 있다. 핵폭탄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되어 일본군국주의가 패망하고 핵의 비참함을 체험한 일본인민들 속에 「핵의 평화적 이용」이 대중매체를 통해 유포되어, 핵발전을 「원자력발전」으로 바꿔 말하며 「원전안전신화」가 형성되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가・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 고인)의 만화 『철완 아톰』도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주인공 로봇・아톰이 악인을 퇴치하는 스토리로, 1960년대의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도쿄나 오사카 등의 인구밀집지역도 아니고, 이렇다 할 산업도 없고, 따라서 일자리도 없는 과소지역(인구수가 적은 지역)을 노려서 원자력발전소의 입지가 선정되고, 국가나 전력회사로부터 막대한 돈이 지역 자치단체로 흩뿌려졌다. 이렇게 해서, 지진의 나라 일본열도의 과소지역에 54기나 되는 원전이 빽빽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 구조는 미군기지에 지배당하고 유린당한 오키나와의 구조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키나와와 후쿠시마의 차이는, 오키나와가 주민의 저항을 미국의 총검으로 억제하고 불도저로 토지를 강제수용했던 것에 비해, 후쿠시마로 상징되는 전국의 원전 입지지역은 반대운동도 일어나긴 했지만, 지역의 자치체가 자발적으로 유치하여 건설한 점이다.
거기에는 일본 좌익세력의 「핵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원수폭금지운동의 역사 속에서, 특히 일본 공산당계의 활동가가 쏘련의 원폭실험에서 발생하는 재는 “죽음의 재”가 아니라 “정화된 재이고, 유해하지 않다”와 같은 이론까지 그럴싸하게 말한 적이 있다고, 우리 활동의 선배・다케이 테루오(武井昭夫 고인)가 생전에 지적했다.
다케이는 저서 『나의 전후(戰後)—운동에서 미래를 본다』(2004년, 스페이스 가야 スペース伽耶 발간)에서 그러한 사실을 언급하며, 「쏘련의 원자폭탄 보유는, 확실히 핵전쟁을 억제하는 힘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는 것으로, 궁극적인 억제력은 그것(원자폭탄 보유)을 부분적으로 포함하기는 해도, 세계인민의 의식과 운동입니다」라고 지적하여, 1962년 카리브 해상위기(소위 쿠바 위기) 때의 피델 카스트로의 연설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쏘련이 핵 기지를 쿠바에 구축한 것에 대해 우리는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고, 이번의 철수에도 논의는 없었다. 쿠바 인민은 전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을 위해, 세계혁명을 위해, 목숨을 건 싸움도 불사하는 결의를 지니고 있다. 그 국민의 의지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 직접교섭으로 행해지는 거래에 강하게 항의할 것이다.」 카스트로는 「자기변명을 위해 쏘련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평화세력을 향한 강력하고 뜨거운 연대의 정신을 세워, 쏘련에 통렬한 충고를 던진 것이다. 그렇게 말한 것에 나는 감동했습니다. (중략) 핵무기라는 것은, 애초부터 없는 편이 좋은 것이죠. 이것은 핵무기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제국주의의 손에 독점되는 상태라는 조건 하에서, 그것을 폐기하기 위한 과정에 필요한 생각입니다. 그것을 잊어버리면, 핵무기에 의해 평화가 지켜진다는 (입장이) 뒤바뀐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생각은 제국주의의 것입니다. 쏘련 핵도 빨리 없애는 것이 좋고, 그를 위해서는 제국주의 핵무기 폐기 운동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핵무기의 완전 폐기가 평화운동의 공통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3차에 걸친 핵실험에 대해서도 이 정신에 따라 매번 유감을 표명해왔다. 그것은 이후에도 변함없는 우리의 기본적 태도이다. 다만, 일본 노동자계급의 국제주의 정신에 입각해, 조선정부가 핵실험을 실행할 때에 유감을 표명할 수밖에 없는 우리 자신의 무력함을 동시에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 정부가 첫 번째 핵실험을 했던 2006년 10월부터 6년 반 동안 우리, 나아가 한국 노동자 계급을 포함한 아시아의 노동자 계급 인민은 조선반도, 나아가 아시아 평화에 대해서 얼마나 공헌해 왔는가? 이런 부끄러움을 갖지 않은 유감표명이나 항의는 일본과 조선간의 국제주의를 파괴하고, 조선반도, 나아가 아시아의 평화까지 파괴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조선의 세 번째 핵실험 직후, 일본 국내에서는 어떤 반응이 있었는가? 한국의 상황과 닮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다음과 같다. 일본의 입법부인 중의원과 참의원은 각각의 본회의에서 「항의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거기에는 UN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 실행을 촉구하는 동시에, 일본정부에 대해서 "실효성 있는 제재조치"의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두 결의에 찬성한 일본공산당은 기관지 『신문적기(しんぶん赤旗 )』 2월 22일자 3면에서 「북조선 핵실험,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제재를」이라는 헤드라인을 단 기사를 게재했다. 거기에는 로이터가 제공한 「김정은 타도! 한반도 평화」 플랭카드를 내건 한국 우익단체 「애국단체총협의회」 군중의 사진이 게재되고, 「북조선의 핵실험 실시 표명에 항의하는 한국시민들 = 6일, 서울」 이란 자막이 달려있었다.
일본 공산당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는 것은 괜찮은 것이다. 우리도 찬성한다. 허나, 그를 위해서 「효과적인 제제를」 실행하면, 「대화를 통한 해결」이 도모된다는 말인가? 결국 「국제사회」라는 미제를 우두머리로 한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받아들이라는 것과 다름없다. 이라크나 리비아의 전말을 보면 이런 속 편한 슬로건을 조선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조선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조선을 받아들여라!’라는 것이다.
조선은 매번 핵 보다 더욱 강력한 위력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표명하고 있다. 그것은 자주권을 지켜내는 인민의 단결심일 것이다. 이 조선인민의 단결심은 제국주의 침략과의 투쟁으로 길러졌다. 그 조선인민의 단결심을 감싸 안은 아시아의 그리고 세계의 반제평화세력의 신장, 바로 그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조선은 고립되어도 자주권을 지켜내기 위해서 싸울 것이다. 사회주의 세계체제가 붕괴하고 20년 남짓, 조선은 그렇게 자국의 사회주의를 지켜왔다. 일본의 노동자 계급인민과 반핵평화세력의 책임은 막중하다.
원전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응
주지하듯이 일본 노동조합의 주류는, 전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연합, 가맹노조 53개 산별노조와 지방조직, 조합원 680만명)이다. 그 조직은 총평(일본노동조합총평의회), 동맹(전일본노동조합총동맹), 신산별(전국산업별노동조합연합), 중립노련(중립노동조합연락회의) 이라는 일본 노동 4개 단체를 통일하여 1989년에 발족한 노동조합의 내셔널 센터로, 반공・노자협조노선을 취한다.
그 중에서도, 원전관련노조로 조직된 전력총련(전력회사와 관련기업의 노동조합)과 전기연합(원전의 설계・시공에 관련된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 스미모토 등의 노동조합이 가맹)은 반공・노자협조주의가 철저하고, 노자일체가 되어 정부의 원전 재가동과 원전 수출방침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또한 현재 연합회장인 고카 노부아키(古賀伸明）의 출신노조는 전기연합이고, 사무국장인 나구모 히로유키(南雲弘行）의 출신노조는 전력총련이다.
연합 전체는 원전에 대해서 3・11 이전에는 원전을 추진하는 방침을 명확히 내세웠으나, 3・11 이후에는 원전에 대해 명확한 방침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연합가맹의 노조에서도, 구총평에 가맹했던 자치노(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 일교조(일본교직원조합), 사철총련(일본사철노동조합총연합회) 등으로 만든 포럼 평화・인권・환경(약칭, 평화포럼)은 원전정책에 대해서 명확하게 반대하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이 평화 포럼은 전국에 지방조직을 갖고 있어, 반원전이나 미군기지 철수, 헌법 옹호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또한 80년대 후반 노동전선의 우익적 재편과정에서, 일본공산당의 영향 아래에 있어, 연합에 재편되는 것을 거부했던 노동조합은, 연합발족과 같은 해인 1989년에 전국노동조합총연합(전노련, 가맹 노조 21개 산별노조와 지방조직, 조합원 82만 명)을 결성했다. 이 결성과정에서 당시, 총평 산하의 자치노와 일교조 등은 분회・지부・지방본부에 이르기까지 조직분열이 진행되어, 연합에 들어가는 조합, 전노련에 들어가는 조합의 치열한 조직전이 되었다.
또한 국철노동조합, 도로연(도쿄도로노동조합연합회), 전국일반(전국일반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그(연합과 전노련) 중 어느 쪽으로도 가지 않는, 갈 수 없는 노동조합으로서 전국노동조합연락협의회(전노협, 조합원 30만 명)이 같은 해인 1989년에 결성되었다. 이 노동전선의 우익적인 재편과정에서 발생한 조직분열의 응어리는 오늘날, 일본노동운동이 계급적 재생을 완수하는 데에 있어 커다란 질곡이 되고 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에서 7~9월의 노동자 대투쟁으로, 오늘날 한국 노동운동의 기초를 닦았던 해에 일본노동운동은 국철의 분할・민영화 공격에 의해 총평의 핵심조직이었던 국철노동조합이 대탄압을 받아서, 그 이후 노동전선의 우익적 재편에서 일본사회당의 해체에 이르는 전후 일본의 대재편이 강행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연합 내의 평화 포럼에 조직된 노동조합과 전노련, 전노협은 반(탈)원전 방침을 내걸고 대중투쟁을 조직화하고 있으나, 이것들을 하나로 뭉쳐 정부와 독점기업의 원전재가동・수출정책을 저지시키는 것은 불가능 하다. 정부와 독점기업은 일본노동운동이 분열한 약점을 틈타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일본의 반(탈)원전 투쟁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의 반(탈)원전운동은 시민운동적 형태를 취하여 싸우고 있다. 몇 개의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면, 우선 매주 금요일 저녁에 수상관저 앞에서 싸우고 있는 “탈원전 관저 앞 행동”이 있다. 이것은 3・11로부터 반년 후에 결성된 수도권반원전연합이 주최하여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투쟁 중인데, 보다 폭 넓은 층을 결집한다는 명목으로 「탈원전」이라는 단독 이슈(single issue)만을 결집축으로 하고 있어, 그 이외의 이슈가 개입되는 것은 거절하는 운동 자세(stance)를 취하고 있다. 그 때문에, 노동조합의 적기를 내거는 것도 거절하는 극단적인 대응을 하고 있어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관저 앞 행동과 보조를 맞춰, 매주 금요일 저녁, 일본각지의 전력회사 앞에서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관저 앞 행동은 그 상징적인 투쟁으로 되고 있다.
또 하나는, 도쿄∙카스미가세키(霞ヶ関)의 관청거리에 있는 경제산업성 부지에 세워진 탈원전 텐트 광장이다. 이것은 3∙11 1주년 시위에서 일본의 원전정책을 추진하는 관청인 경제산업성 포위행동 때에 텐트가 세워져, 전국에서 상경해 온 반(탈)원전행동 교류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 텐트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60년 안보개정저지투쟁이나 60년대 말의 전공투 운동을 맡았던 신구좌익운동 활동가들이다. 현재, 경제산업성은 그 경산성(경제산업성) 텐트촌의 철거를 요구하고 대표자를 기소하여, 국가가 개인을 협박할 목적으로 고소하는 SLAPP(Strategic Lawsuits Against Public Participation 공중의 참여에 대한 전략적 소송)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것들은, 일상적인 반(탈)원전 투쟁이지만, 이 외에 3∙11을 잊지 않기 위해서 매년 3월 11일과 반년 후인 9월 11일에 열리는 대규모의 집회∙시위 「잘 가요 원전 1000만인 액션」이 있다. 이의 실행위원회는 평화 포럼이나 원수폭금지일본국민회의(原水爆禁止日本国民会議) 등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있고, 1000만인 서명을 목표로 한 「잘 가요 원전 서명운동」도 2013년 11월 현재로 약 840만 명이 서명했다.
그리고 이 정도의 인재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 않는, 심판 받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 대해서, 지진재해로부터 일 년 뒤인 2012년 월에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피폭 당한 주민들로 구성된 후쿠시마 원전 고소단(제1차 고소단 1324명, 제 2차 고소단 1만3262명)이 결성되어, 도쿄전력의 경영진을 업무상 과실치사상해로 추궁하는 형사고소를 후쿠시마 지방검찰청에 접수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지검은 부당하게도 도쿄전력 경영진의 불기소 처분을 결정하여, 원고단은 현재, 도쿄검찰 심사위원회에 불복 신청 중이다.
게다가,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의 수습이나 제염 작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하청, 재하청이라는 다중으로 착취당하는 중첩구조 속에서 권리를 박탈당한 채 피폭 당하고, 결국 방사선량이 상한치(5년 간 100μSv-마이크로시버트, 대다수의 하청 회사가 연간 20μSv로 관리하고 있다)에 가까워지면 어떤 보상도 없이 해고당하는 사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거기에는 폭력단이 경영하는 구인업체도 있고, 3∙11 이전부터 다중 채무자가 원전의 노심 안의 청소작업에 투입되는 사태도 지적되고 있다. 이번 후쿠시마 제1원전의 수습작업 중에 작업자에게 배포된 선량계에 납 커버를 씌우게 해서 방사선량을 위장하는 일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또한, 방사능에 오염된 잔해의 철거나 소각이나 마찬가지로 방사능에 오염된 항만 하역 작업, 상하수도 오염, 후쿠시마 현 내를 달리는 철도나 운송에 종사하는 노동 등 다양한 현장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노동운동도 이 방사능 오염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다양한 피폭노동과 관련된 노동조합과 개인이 모여서, 2011년 10월에 피폭 노동을 생각하는 네트워크(준비회)가 결성되어, 피폭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 건강진단이나 계몽활동을 실시하고 원전관련 부처나 전력회사, 원전이 건설된 지방자치단체에 청구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상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둘러싼 투쟁의 극히 일부이다. 현재 일본 국내에 원전은 54기(중 6기가 후쿠시마 제1원전)가 있고, 그 원전의 소재지마다 주민에 의해 반대운동이 조직되어 끈질긴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또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1년간의 피폭한도인 방사선량을 1μSv 미만으로 했던 것을, 3.11이후는 2０μSv 끌어 올린 사실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아이를 가진 부모를 중심으로, ‘아이들을 20μSv까지 피폭 당하게 해도 상관없다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 것인가’라는 성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끝내며
3∙11 이후, “일본사회는 변했다”고 지적하는 지식인∙문화인이 많다. 물론 3∙11의 극심한 재해는 일본사회의 실정을 크게 규정한 사태이긴 하다. 하지만 그것은 일본의 패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원전 정책을 비롯해, 노동자 계급이 자본가 계급과의 투쟁에 패배해온 결과로 일어난 사태이며, 3∙11 전후의 단절보다도 일본 군국주의의 패망 이후 오늘날에 이르는 연속의 일환으로 파악하는 역사적∙계급적 관점이 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인민은 또 똑같은 우를 범하고 말 것이다.
일본의 근현대사에 있어서, 구체제가 붕괴하고 새로운 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일본인민은 두 번 자신의 진로를 근저에서 추궁 당하는 시기가 있었다. 하나는 1868년의 메이지 유신부터 대일본제국헌법(메이지 헌법) 체제가 확립된 1889년까지의 자유민권운동 시기, 또 하나는 1945년의 일본군국주의의 패망으로부터 미군정의 점령정책으로 전환되어 (자유민권운동으로부터) 역행한 1947~8년까지의 전후(戦後)혁명 시기이다. 이 두 시기에 인민의 투쟁이 패배하는 과정 속에서, 일본의 지배계급은 두 번이나 조선반도를 전장으로 삼아 배 불렸던 사실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는다. 갑오농민전쟁을 구실로 일으킨 청일전쟁과 한국전쟁이 그것이다.
특히 일본군국주의가 패망한 1945년 8월 15일을 기점으로 일본의 노동자계급이 전후 출발에 있어서 전쟁을 저지할 수 없었던 과거에 대한 총괄(総括)을 정확히 실시하지 않고, 패전 후에는 순순히 천황제의 존속과 전후(戦後)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이 무책임과 역사인식의 결여야말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3∙11에 이르는 전후 일본이 잘못된 길을 가도록 허락한 원흉인 것이다.
더욱이 후쿠시마 현에 있어서는, 근대에 자유민권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후쿠시마 사건이나 카바산(加波山) 사건 등, 압제를 물리치고 인민의 해방을 목표로 투쟁이 활발히 전개되었지만 메이지 정부에 철저하게 탄압 받고 해체됐다. 그리고 전후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발생과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의 배신이 있다. 후쿠시마 인민은 근현대사에서 두 번의 국가적인 탄압을 받은 것이다.
지금 일본의 노동자 계급이 근현대사 속에서 꺼내어 계승해 가야 할 전쟁 책임과 전후 책임을 근저에서 뒤집어, 일본 국가를 전쟁하는 "보통의 국가"로 개조하려는 전면적인 공격이 아베 제 2차 정권에 의해 펼쳐지고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 NSC) 설치법의 국회 통과, 특정비밀법안의 중의원 날치기 통과, 그 앞에는 미제와 함께 지구 반대편까지 전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까지 일사천리로 일본 국가 개조 계획의 실천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박근혜 정권 하에 박정희 군사독재시대의 유신 잔당 김기춘 등이 복귀하여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 음모」 날조 사건과 통합 진보당의 해산 청구 전교조 해체 등의 공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남유럽의 그리스는 극우 단체 황금새벽당에 의한 그리스 공산당원을 대상으로 한 테러 공격과 괴한에 의한 황금새벽 회원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스 공산당은 살인 사건에 대한 관여를 명확히 부정하는 성명 발표).
자본주의 위기의 심화 속에서 지배 계급은, 그 위기를 노동자 계급 인민에게 전가함으로써 위기 극복을 도모하려 하고 있다. 반면 자본주의를 관리하는 입장의 편에 설 것인지, 그게 아니면 사회주의를 전망하여 정부와 독점자본의 위기 극복을 위한 공격에 전면적으로 대결하는지를 예리하게 따져 묻는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지속가능한 사회 이론, 새로운 복지국가론, 협동조합 사회론, 기본소득론, 사회적 기업론, 사회적 조합주의론 등 다양한 국가이론, 사회이론, 운동이론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정작 중요한 권력 문제를 묻지 않는, 결국 자본주의를 관리하는 측에서 새로이 치장을 한 예부터 있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에 다름 아니다.
이번에 『노동자정치신문』의 기념할만한 (통합)100호 발간에 즈음하여, 귀중한 기고의 기회를 주신 전국노동자정치협회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국경을 초월한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이러한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와 날카롭게 대결하면서 자국 제국주의의 타도와 사회주의 권력 수립을 목표로, 서로 이론과 실천 활동을 절차탁마하며 나가자!(끝)<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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