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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6호]이명박, 노무현의 보다 거침없는 계승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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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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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4 13:02:17, 조회:2,287, 추천: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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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노무현의 보다 거침없는 계승자!
이명박 시대가 시작되었다. 아직 BBK특검법이 남아 있지만 철저하게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검사들이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이명박의 비리를 들춰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검사 앞에 특자가 두 개, 세 개 붙는다 하더라도 검사가 권력의 상부에 있으면서도 권력의 정점 앞에서는 눈치를 본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언론에서는 이명박 정권을 실용주의 정부라고 하고 있다. 이명박은 20일 당선 뒤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국민은 이념이 아니라 실용을 선택하셨습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이명박의 실용은 바로 “변화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기초질서와 법질서를 바로 세우겠습니다.”라는 한 마디였다.
이명박은 철저하게 이념에 바탕을 둔 자본가 정권이다. 그것도 철저하게 독점자본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독점자본의 정권이다. 이명박은 새빨간 자본가적 정권임을 숨기기 위해 실용이라는 수사를 구사하고 있다. 기초질서와 법질서는 바로 자본주의의 질서를 분명히 세우겠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자본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법과 질서를 내세워 확실하게 두들겨 잡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명박은 수차례 이 점을 강조해 왔다.
“외국인 투자가 되지 않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과격 노조의 불법파업”
“법을 지키지 않는 노조 활동과 과격파업이 한국경제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고임금을 받는 강력한 노조 때문에 대한민국 경제가 휘청거린다”
이명박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실용주의 정권이라고 하지만 그의 노선은 철저하게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명박은 대처리즘, 레이거노닉스의 신봉자다. 이명박은 노골적으로 대처와 레이건의 뒤를 잇겠다고 말하고 있다. 대처와 레이건의 뒤를 잇는 이명박은 작은 정부, 정부지출 삭감, 정부개입의 배제, 각종 규제 폐지, 기업활동의 자유, 법인세 인하 등 신자유주의, 공급중심의 정책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작은 정부, 정부개입의 배제는 노동자에게는 강력한 정부, 노골적인 정부개입과 탄압을 의미한다.
대처리즘은 1976년 영국 자본주의가 경제공황을 맞아 구제금융을 신청한 뒤에 79년 대처의 집권과 함께 시작되었다. 대처는 집권 11년 동안 무려 5차례에 걸쳐 노동법을 개악하였다. 대처는 파업권을 말살하여 노조 활동 자체를 원천봉쇄 했다. 기업에게는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하도록 하여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었다. 기업이 노조파업에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직장폐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대처는 철강, 석탄 산업합리화 정책을 통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합리화 정책의 결과 당시 가장 강력했던 탄광노조가 해체되고 70만 명에 달하던 광부가 44,000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대처는 공기업 민영화로 수만 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러한 구조조정으로 인해 영국 사회는 40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이것이 영국병을 고쳤다는 대처의 업적이다. 영국병은 대처 이전에 노동당 시절에 도입했던 각종 사회보장 정책을 말한다. ‘철의 여인’은 노동자계급에 대해 가장 강력한 탄압을 했던 악명 높은 대처의 또 다른 이름이다.
80년 11월에 집권한 레이건은 대처의 직접적인 계승자이다. 집권한지 채 몇 달이 지나지 않은 81년 1월 레이건은 미국 항공관제사 파업 노동자들에 대해 48시간 내 복귀명령을 내렸다. 레이건은 이 명령에 복귀하지 않는 1만 2천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대량 정리해고 했다. 레이건은 규제철폐를 통해 자본이동의 자유, 공장폐쇄, 노조파괴 등 기업활동의 자유를 보장했다. 반면에 정리해고, 실질 임금삭감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 단체협약 후퇴, 임시직 증대를 통해 노동자를 혹독하게 탄압했다. 레이건 시대에 미국 노동운동은 50년의 반공주의 공세로 위축에 위축을 거듭하다가 최종적으로 괴멸됐다.
“레이건의 팽창정책 3년째 되는 해에 이 부문들은 이미 깊은 경기후퇴 속에 빠져들었고, 애플, 휼렛-패커드 및 텍사스 기계의 ‘종신’고용인들은 뒷주머니에 해고통지서를 찔러넣은 채 밤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다른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현시기가, 내준 건 많고 얻은 건 적은 그런 시기임을 깨닫고 있었다.”(마이크 데이비스, 미국의 꿈에 갇힌 사람들)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라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자본가에게는 천국을 노동자에게는 지옥을 가져다주었다. 노무현 정권도 노동자를 탄압하고 기업활동의 자유를 보장했다는 점에서는 일관된 신자유주의 정권이다.
“일부 노동자들의 강력한 권리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는 구조”
“대기업 노조가 너무 강한 투쟁력을 갖고 있어 중소기업이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다”
“막강한 조직력으로 강력한 고용보호를 받고 있는 대기업 노동조합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노무현이 얼마 전에 한 말이다. 위에서 이명박이 한 말과 똑같지 않은가? 노무현 집권 5년 동안 노동자민중의 삶은 어떠했는가? 구속된 노동자가 무려 938명으로 군사 정권 이후로 가장 많다. 노무현은 노사관계로드맵을 도입해서 파업권을 말살하고 비정규 법안 도입으로 비정규직을 확대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을 노동귀족론, 고임금론으로 공격하여 최근 수년 동안 임금인상률은 계속 낮아졌다.
노무현은 공무원 노조의 탈퇴를 강요하고 사무실을 강제폐쇄 하는 등 노조 말살 정책을 펼쳤다. 노무현은 한미FTA 체결로 노동자와 농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백주 대낮에 전용덕 열사, 하중근 열사 등 노동자와 농민이 권력의 폭력에 살해당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철폐, 노조탄압 분쇄를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살랐다. 이주노동자들은 강제추방 정책에 쫓기다가 불타 죽고 창문에서 뛰어내리다 죽고 자살했다. 이러한 모든 죽음들은 노무현정권과 자본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다.
이 점에서 이명박은 노무현 정권의 계승자다. 그것도 직접적으로 가장 노골적인 형태의 계승자이다. 이명박에게는 노무현이 신자유주의를 말하면서도 스스로 붙인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거추장스런 수사가 필요 없다. 실업문제, 양극화 등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장을 하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거짓 자본의 이데올로기만이 오직 진리고 선이고 대의다. 다른 모든 진실은 이 앞에서 추풍낙엽일 뿐이다.
출자총액 제한 폐지, 금산분리법의 폐지 등 노무현과 다른 이명박의 정책은 오직 자본의 이해를 어떻게 대변할 지의 차이에 불과하다. 노무현의 경제정책은 반자본 정책이 아니라 전체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서 오는 개별자본과의 갈등에 불과하다. 결국 노무현의 반동정책의 뒤를 잇는 이명박 시대는 한층 강화된 자본의 시대고, 반동의 시대다. 노동자와 자본가가 목숨을 걸고 싸우는 계급투쟁이 격화되는 시대다.
BBK보다 더한 이명박의 진짜 사기는?
이명박은 사기 대통령임이 분명하다. 자녀 위장취업, 위장전입, 자신이 BBK를 직접 설립했다는 BBK동영상이 공개됨으로써 그 사기는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이명박의 진짜 더 큰 사기는 남아 있다.
이명박은 자신이 경제대통령임을 자임해 왔다. 실제 국민들은 노무현이 망쳐 놓은 경제를 이명박이 살릴 거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경제만 살린다면 이명박이 가진 도덕적 하자는 얼마든지 메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기와 거짓말에도 이명박을 당선시켰다.
그러나 어쩌란 말인가? 이명박과 이명박의 경천동지할 사기는 집권 기간 내내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적 요구는 단순히 총량적 성장을 높이라는 게 아니었다. 총량적 경제성장이라면 이미 노무현도 달성했다. 노무현 정권이 달성한 4-5% 경제성장은 고도성장을 이룬 남한의 경제에서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노무현은 수출에서도 높은 흑자를 기록했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독점 대기업은 엄청나게 성장했다.
국민들은 실업문제로 고통 받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으로 인해 젊은이들은 고통 받고 있다. 비정규직은 800만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극소수는 부를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잘살고 절대 다수의 노동자 민중은 못사는 양극화는 더 확대되고 있다. 자본가들과 금리생활자들의 금융자산은 높아지고 있다. 주택 보급률은 이미 105%를 넘어 섰는데 국민 다수는 자기 집이 없거나 자기 집 한 채를 구하기 위해서는 금융 빚으로 허리가 휘면서도 10년 15년 정도 걸려야 한다. 농민들은 농가부채와 한칠레, 한미FTA 등으로 인해 망해가고 있다.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농민들의 파산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적 염원은 노동자 농민 등 근로민중들의 생존권의 파탄을 해결하라는 것이다. 노동자 민중은 노무현 정권의 반노동자, 반민중적 정책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그런데도 노무현 정권은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외면하고 공권력으로 노동자 민중을 억압하고 압살하면서 달려 왔다. 국민들은 탄핵정국을 맞아 노무현을 구하기 위해 나섰는데 결국 노무현한테 철저한 버림을 받았다는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다.
결국 경제문제의 본질은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의 문제다. 이 사회 압도적 다수를 구성하는 대중들이 먹고 사는 빈곤의 문제다. 그러나 자본가들이 말하는 경제는 독점자본의 성장이다. 자신들의 성장을 위해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독점자본을 위한 정책을 더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추구하려고 하는 이명박 정권이 과연 이러한 노동자 민중의 염원을 단 한 치라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이명박은 철저히 성장을 외친다. 이명박은 매년 7%의 성장으로 연간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서 집권 5년 안에 300만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 이명박은 성장을 통해서 일자리를 만들고 분배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법칙은 성장에 따라 일자리가 저절로 만들어지고 성장의 결과로 대중 전체가 혜택을 받지 못한다. 남한 자본주의 초기에 경제성장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자본은 노동력을 고용하고 착취를 강화함으로써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자본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고용되는 사람을 늘렸다. 하지만 고도로 성장한 남한자본주의는 고용 없는 성장을 하고 있다. 이 고용 없는 성장은 자본주의의 근본적 법칙이다.
자본의 성장규모에 비해 노동력 고용은 상대적으로 때론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자본의 성장은 바로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최대한의 생산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본은 새로운 기계를 도입하고 합리적 생산방식을 도입한다. 자본의 성장을 위한 각종 합리화 정책은 곧 구조조정이다. 자본의 구조조정은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는 것이다. 자본은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고 노동강도 강화를 통해 고용된 노동자들을 최대한 착취함으로써 이윤을 높인다. 또한 자본은 임금의 삭감과 비정규직 고용을 통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이윤을 높이게 된다.
자본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생산수단(기계, 원료 등)의 비중은 높아지는 데 노동력의 고용은 줄어들게 된다. 자본의 노동 생산성 증대는 바로 노동력의 고용에 비해 생산수단이 증가하는 것이다. 자본은 최소한의 고용, 비정규직의 확대 같은 노동력의 유연한 이용 등으로 최대한도로 노동생산성을 높인다. 이것이 바로 자본의 성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의 성장은 실업자의 증대, 고용된 노동자에 대한 노동강도 증가, 비정규직 확대로 곧바로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을 통해 고용을 증대하고 분배를 확대하고 복지를 늘리겠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자본의 성장은 곧 자본이 이윤을 늘리고 자본규모를 늘리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 자본성장의 법칙에 의해 빈곤이 증대된다. 그래서 맑스는 자본론에서 “한 쪽 끝의 부의 축적은 동시에 반대 편 끝[즉 자기 자신의 생산물을 자본으로 생산하는 노동자계급의 측]의 빈궁 ․ 노동의 고통 ․ 노예상태 ․ 무지 ․ 야만화 ․ 도덕적 타락의 축적이다”라고 통렬하게 자본주의를 폭로했다.
이것이 바로 양극화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경제법칙은 개인의 의지나 통치자의 정책능력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객관적인 법칙이다. 양극화는 바로 계급모순이 심화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자본이 성장하면 중산층이 늘어난다며 계급론을 무시했던 자본가들 스스로도 양극화의 근본원인을 은폐하고 해결방식을 달리하지만 양극화 문제를 인정한다.
성장을 통해 실업문제, 양극화를 해결한다는 이명박의 공약은 그의 말대로 최대한 성장을 하는 기간이라도 노동자의 착취증대라는 고통을 수반한다. 그런데 최대한의 성장의 기간 동안에는 일자리가 비정규직이든 말든, 고용되어 임금이 삭감되고 착취가 늘어나든 말든 고려하지 않는다면 성장에 따라 상대적으로, 부분적으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최대한의 성장의 기간이 아니라 성장이 멈춰버리거나 후퇴해버리는 상황이라면?
이것은 바로 자본주의의 경제공황이다. 전 세계공황의 영향으로 남한 자본주의에도 경제공황이 발생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것은 10년 전 김영삼 정권 시절 IMF경제공황으로 수백만이 실업자로 전락하는 파국으로 나타났다. IMF경제공황은 김영삼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모순의 결과로 나타났다. 이명박도 7% 성장으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큰소리치지만 전 세계경제공황이라는 경제법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미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미국경제의 공황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부르주아의 보수적 분파들은 억세게 제수 없게도 연이어 이러한 경제공황을 맞는 정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를 살리겠다. 경제를 살려서 실업문제와 양극화를 해결하고 민생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이명박의 공약은 BBK보다 더한 이명박의 사기이고 거짓말이다. 결국 이명박은 자신이 한 이 엄청난 거짓말 때문에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다.
왜 의식이 존재를 배반하는가?
그런데도 노동자계급을 비롯한 국민의 다수는 이명박에게 기대를 걸고 압도적으로 이명박을 지지했다. 홍세화는 “대중의 처지와 의식의 괴리에서 비롯된” ‘대중의 자기배반 의식’이라고 규정했다. 왜 노동자계급은 민주노동당을 찍지 않고 가장 반노동자적이고 친기업적인 이명박을 지지하고 선택했을까? 왜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은 자신의 계급적 존재를 배반하는가?
첫째, 홍세화도 말했듯이 “한 사회를 지배하는 이념은 지배계급의 이념이다”
지배계급의 이념은 자본주의 체제의 사상이다. 모든 교육과 종교, 문화 등 이데올로기가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고 유포한다. 지배계급은 이런 자본주의체제 속에서 특별히 의식화 교육을 받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지배계급의 사상으로 무장한다.
반면 대중들의 의식은 지배적인 자본주의 사상의 포로가 되어 자신들의 계급적 존재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보통선거 초기에 자본가들은 보통선거제가 도입되면 부르주아지의 지배가 끝날 거라는 위기의식을 가졌다. 그러나 후진적 의식을 가진 대중들은 ‘계급투표’를 하지 않았다. 대중들은 자신들을 지배할 지배자를 선출했다.
자본은 막대한 자본력을 가지고 후보를 내고 선거를 치른다. 대중들은 투표장에서는 연대성 보다는 고립감이 강화되고 개별화된다. 보통선거제는 자본을 위협하는 무기에서 자본의 지배를 정당화는 안전장치로 전락했다. 자본은 보통선거라는 형식적 평등 뒤에서 전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실질적으로 자본주의를 지배한다.
둘째, 노동자계급은 저절로 계급의식을 형성하지 않는다.
노동자는 자본에 착취당하고 무시당하면서 자본에 대해 어렴풋하게 분노를 가지게 된다. 이것이 계급의식 형성의 조건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은 자본이 강요하는 경쟁, 분할논리(예를 들어 비정규직 방패막이), 회사 살리기 이데올로기에 의해 오염되기 쉽다. 노동자는 투쟁 속에서 연대성, 단결 같은 계급의식을 급격하게 형성한다. 그러나 모든 투쟁이 온전한 계급의식을 형성하게 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계급의식은 자본가계급과의 투쟁을 통해 자본주의 철폐만이 진정한 계급해방을 이룰 수 있다고 자각할 때 형성된다. 더 나아가 노동자계급이 자본주의에서 억압 박는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농민뿐만 아니라 장애인, 동성애자 등 소수자들의 억압과 고통에 맞서 싸우는 전체 인민의 전위임을 자각할 때 형성된다.
셋째, 계급이해를 정확히 대변하는 계급정당의 부재다.
대중들의 의식이 존재를 배반하게 된 일차적인 책임은 대중자신이 아니라 바로 민주노동당 에게 있다. 민주노동당은 계급정당이기를 포기했다. 심지어 부자를 미워하지 않고 중소자본을 위한 정당이라고 자본의 지지를 구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면서도 비정규직 법안 통과를 합의해주는 이중성을 보였다. 민주노동당은 표를 확대하기 위해 한국노총 어용들에게 아부하고, 몰계급적인 서민정권임을 외쳤다. 그런데 서민정당이라는 정치적 수사는 문국현, 정동영, 심지어 이회창, 이명박도 구사했다. 노동자 계급은 왜곡되지 않게, 일관되게 자신의 계급적 이해를 대변하고 투쟁하는 계급정당을 갖지 못했다.
“노동자는 자기 자신의 독립적인, 모든 부르주아 당에 대립하는 당을 결성해야 한다. 결전의 날에 승리할 만큼 강해지기 위해서는 프롤레타리아트가 다른 모든 당파들과 구별되며 그것들과 대립하는 특수한 당을, 자기 의식적인 계급정당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이것이 맑스와 내가 1847년 이래 옹호해온 견해입니다.”(‘엥겔스가 슈투트가르트의 칼 카우츠키에게’ 보낸 서한 중에서)
당시는 봉건제적 질서가 아직 끈질기게 남아 있어서 때로는 신흥 부르주아 계급과 노동자 계급이 봉건제에 맞서서 동맹을 맺어 저항하기도 하는 시기임에도 맑스와 엥겔스는 노동자계급의 독자성, 자주성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부르주아를 믿지 말고, 부르주아지와 정치적으로 섞이지 말고 노동자계급의 자기의식적인 계급정당을 만들어서 자본주의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이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민주노동당은 한 편으로는 노동자계급의 정당임을 자처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열린우리당의 2중대 당, 들러리 정당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은 서민정당, 소부르주아 정당, 더 나아가서는 국민경제를 살리겠다는 진보적 성장으로 무장한 국민정당으로 자처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명박의 경제살리기, 성장논리의 반동성을 제대로 폭로하기보다는 진보적 성장이라는 성장논리를 펼쳤다.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는 이회창으로부터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민주노동당은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정치적 대안이 되지 못하고 개혁진보진영으로 도매금으로 열린우리당, 노무현과 동반몰락 했다. 개량주의에 바탕을 둔 민주노동당의 의회주의 노선의 참담한 패배였다.
자본주의 계급모순으로 고통 받고 있는 대중들은 정치적 대안, 계급적 전망 없이 5년 동안 자신을 착취하고 억압할 새로운 착취자인 이명박을 선택했다. 이것이 이번 선거의 본질적 결과이다. 이명박 정권의 거짓말은 길면 1년 아니면 반년이 되지 않아 폭로될 것이다. 노동자계급을 포함해서 이명박의 경제살리기 거짓말에 속에 이명박을 찍었던 대중들은 또 다시 이명박에 대한 배신감으로 이명박을 지지했던 자신에 대해 땅을 치며 후회할 것이다.
이명박은 자본을 위한 자본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반동적인 노동자 탄압 정책을 구사할 것이다. 이명박은 노조를 파괴하는 선봉장이 될 것이다. 노골적으로 노동자를 공격하면서도 이명박은 기만적인 사회적 합의주의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이명박은 실효성 없는 노사정위가 아니라 노사민정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말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당권 경쟁에서 패배하면 박근혜는 한나라당을 박차고 나가 이회창과 손잡던지 독자적인 보수정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높다. 이미 이명박이 당선된 뒤 한나라당 내에서 당정일체 논란이 일었다. 이는 이명박이 총선에서 총선후보를 임명하여 한나라당을 틀어쥐겠다는 것이다. 만약 박근혜가 지배계급 내의 권력투쟁에서 패배하여 새로운 당을 만든다면 진정한 보수정당을 자임할 것이다.
이명박의 경제 살리기의 반동성이 폭로되고 여기에 실망한 대중들의 저항을 낳아 자본주의 지배체제가 흔들린다면 자본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것이다. 자본은 다당제, 양당제를 통해 집권정당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를 새로운 정당을 내세워서 가라앉힌다. 오늘날 사민주의 정당도 자본주의 체제를 위기에서 구하는 지배계급 정당이 되었다. 사민주의 정당과 파시즘 정당은 양 극편에서 자본주의를 구하는 최후의 정당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공화, 민주 양당이 번갈아 가면서 집권하듯이 영국에서는 보수, 노동 양당이 그렇다. 이 정당은 다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한다. 영국의 노동당이나 독일의 사민당은 제3의 길을 외치면서 노골적인 부르주아 지배정당이 되었다. 독점자본의 자유주의 분파인가 보수주의 분파인가의 차이는 사실상 사라지고 없다.
노무현의 자유주의적 반동의 시대에 이어 우리는 이명박의 보다 강화된 반동의 시대를 온 몸으로 감내해야 한다. 자본주의 모순이 첨예화되어 계급투쟁이 격렬해 지는 시대, 자본주의의 폭력과 반동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시대에 민주노동당은 너무 빨리 낡아 녹슨 칼처럼 노동자계급의 투쟁의 무기가 되지 못하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이명박의 반동적인 공세에 맞서 전투를 지휘할 새로운 투쟁정당, 자본주의에 맞서는 새로운 계급정당이 조직되어야 한다. <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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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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