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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7호] 08년 금속노조의 쟁점과 투쟁 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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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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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1 10:45:11, 조회:2,360, 추천: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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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명박 정권하에서의 경제살리기와 연동해서 노사관계에 관심이 뜨겁다. 이명박은 일이년만 노사 함께 상생을 결의하자고 외치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미 작년의 대규모 무쟁의 노사화합으로 대공장 노사관계가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대공장 개량주의세력을 띄워주고 있다. 올해 산별노조에 이런 노사화합을 정착시키자고 하고 있다. 2007년 금속노조의 투쟁계획에서 노동시간단축과 임금보전, 비정규직을 포함한 총고용 유지와 원청사용자성 인정 등의 요구들은 노사협조주의적 대의원들에 의해 모두 부결되었다. 투쟁적이지 않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은 결의되었다. 이런 투쟁 요구와 방법의 모순은 총파업을 포함하지만 구체적인 투쟁전술은 지도부에 위임한다는 것을 통해서 기회주의적으로 해결되었다.
이렇게 산별투쟁은 후퇴된 요구안을 갖고 출발했다. 금속노조 관료들은 완성차들과 불참하는 자본에게는 어쩌지도 못하고 완성차 기업지부들의 눈치를 보면서 확약서 쟁취로 기존의 요구안마저 후퇴시켰다. 완성차 노조들이 형식적 파업을 하거나 아예 무쟁의 양보교섭으로 임단협을 합의하면서 체결한 확약서를 두고 금속노조 관료들은 07년 성과라고 떠벌렸다. 하지만 그 확약서마저도 온전한 약속이 아니었음은 지금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금속노조로서는 작년의 지지부진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올해는 산별교섭을 어찌해서든 성사시켜야 금속노조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에 조급해 있다.
지금 금속노조 내에서는 2월 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할 2008년 사업계획 특히 산별교섭의 상과 투쟁 기조를 두고 입장대립이 첨예하다. 관료주의자들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산별노조의 목적은 완성차 자본까지 끌어들이는 산별교섭 성사 자체가 목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 금속산별이 벌써 7년차에 접어드는데 작년은 그전까지의 합의보다도 못한 것이었기에 제대로 된 산별교섭을 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는 산업자본 살리기와 노동자들의 고용을 같은 것으로 보는 노사협조주의적 입장으로 작년처럼 휴가 전 타결과 완성차 눈치 보기에 급급해 투쟁회피주의를 여전히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들 투쟁회피주의자들의 주장은 올해에도 자본이 그냥 나올 리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금속노조가 대폭 양보하면서라도 자본을 교섭석상에 앉히는 것을 목표로 하자는 것이다. 이에 반해 후자는 더 강력한 투쟁, 휴가 전 타결에 급급하지 않는, 불법까지도 불사하는 산별투쟁을 전개하자는 입장이다.
올해 노사관계의 쟁점은 비정규직과 산별교섭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더욱 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구조조정은 몰아닥칠 것이고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도 강화될 것이다. 작년은 파업의 물결이 아닌, 노사화합 무쟁의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하이닉스, 코오롱,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노조 등 651개 사업장에서 노사화합선언이 이뤄졌다. 사업장 뿐만 아니라 금융노조와 보건의료노조 등의 큰 산별노조들도 파업보다는 노사화합을 선택했다.
그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개량주의자들 역시 노동의 위기 운운하면서 대표성을 자본에게 인정받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낮은 조직률을 높여야 하는데 그 가입대상은 무노조 삼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비정규직 혹은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다. 그런데 산별노조로 비정규직이 조직되면서도 대공장 기업지부들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는 정도여야 하므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부담스러운 요구다. 지난 몇 년간 불법파견 관련 투쟁을 하다가 진성도급정책이 나오자, 금속노조는 불파투쟁을 접고 차별 축소를 중심기조로 잡았다. 이는 지난 우리은행 등의 금융권 노사합의나 보건의료노조의 사례처럼 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대적인 임금 양보를 통해 비정규직의 半정규직화(실제는 또 다른 비정규직의 다름 아니다), 혹은 차별을 축소하는 비용을 부담한 것을 의미할 뿐이다(금융노조는 이미 2002년부터 파업을 하지 않고 있으며 보건의료노조 역시 해마다 양보를 거듭한 끝에 작년에는 형식적 파업과 정규직의 임금양보로 산별교섭을 안착시켜가고 있다).
금속노조 역시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양보교섭을 준비하고 있다. 산별퇴직연금제와 같은 산별연대기금전략은 해고나 퇴직 등으로 인한 금속 내의 실직자에게 퇴출을 수용하고 다른 취업을 알아보도록 생계를 보조하겠다는 것이다. 위의 비정규직 관련 대책들이 기존의 금속노조의 투쟁성과마저도 대폭 후퇴시키는 양보안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와 같은 후퇴된 방안들이 제출되는 것은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비판하지만,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는 투명한 자본주의를 만들어야 하고, ‘건강한’ 자본 살리기에 노동자가 함께 하겠다는 정치의식의 반영이다. 이는 한국노총이 이명박과의 정책연대를 선언하고, 자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미국을 돌아다녔던 것과 얼마나 다른가. 일방적 노사정(민)위원회 추진이 아니면 고려할 수 있다는 민주노총의 태도나, 산업정책 개입을 통해서 노동시장 조절에 노조가 참여함으로써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금속노조 개량주의자들의 발상은 자본과 협조를 모색하는 기회주의적 태도이다.
개량주의 지도부에게 비정규직 문제는 실질적인 타격은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본을 압박을 하는 수단일 뿐, 절실한 투쟁 과제인 것은 아니다. 그 증거는 작년 하이닉스매그나칩 비정규직 지회의 투쟁을 위로금으로 정리하고 노조 깃발을 내리는데 합의해준 것이나, 평화적이지 않은 투쟁은 가만두지 않겠다는 정갑득 위원장의 협박, 그리고 직가입으로 기아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노조 파괴를 일삼은 정규직 지부를 강력하게 제재하고 징계하지 못했던 점 등이다.
작년에 완성차들이 들어온 뒤 15만 금속산별노조의 첫 중앙교섭이 성과를 내지 못했으므로 올해는 금속노조의 이후 생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 작년에 완성차지부들이 양보교섭하면서 받은 산별교섭 확약서조차도 거짓이었다는 것은 지금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자본 측은 작년에 ‘산별교섭은 절대 불가’라는 자신들의 원칙기조를 지켰다. 자본은 파업으로 인한 비용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인 교섭을 하는 자본에 이로운 노조를 진정한 산별노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산별노조가 아직 개량주의 지도부의 의지와 달리 현장에 대한 파업 통제력이 덜 정비되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계속 분출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경총은 ‘산별교섭에 절대 응해서는 안되며 필요하다면 대각선교섭은 할 수 있다, 이중파업을 해서는 안되고 적어도 교섭 중에 현장에서 파업을 해서 평화이행의 의무가 깨질 때에는 징계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던 것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작년의 기아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태도다. 자본은 계속해서 확대 조직되어온 기아비정규직지회에 대해 투쟁을 통제할 수 있도록 정규직지부를 통해 조직통합을 계속 시도했고, 그것조차 비정규직지회가 거부하자 직가입이라는 수를 사용했다. 이미 이중파업, 현장파업, 특히 비정규직파업에 대해서 기업지부와 산별노조 중앙이 통제해야 한다는 조건과 동일한 맥락이다. 이렇게 직가입 공격으로 원청노조를 통해서 비정규직지회 조직을 파괴하고 투쟁을 교란시켰던 것이다. 그 전후로 계속된 쟁점 중 하나는 식당노동자들의 직가입(조직통합) 수용 여부였다. 06년부터 식당노동자들이 조직되자, 그 당시에도 협정근로자로 분명하게 포함시켜서 파업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원청노조로부터 계속되었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지회 지도부는 식당노동자들도 같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이라며 파업 제외 대상으로 두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고 파업에도 동참시켰다. 이처럼 자본에게는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인정하더라도 파업을 못하게 하거나 파업을 하더라도 대체인력 투입과 구사대를 동원해서 파업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지금의 노무관리 전략이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이러한 자본의 전략에 대해서 대공장 정규직 노조 관료들이 하나라도 벗어난 것이 있던가? 원청 자본의 이해를 대변해서 공동투쟁의 이름으로 비정규직 노조를 박제화 시키려고 하고 있다.
금속노조의 두 갈래 길- 평화이행협정이냐, 산별 공동투쟁이냐?
이러한 자본의 노무관리 지침, 산별교섭에 대한 지침과 기조는 올해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렇기 때문에 금속노조로서도 더 대폭 양보를 해서 투쟁의 무기를 다 던져버리고 자본을 맞이하든가 아니면 강력한 산별투쟁을 결의해야 하는 갈림길에 있는 것이다. 정권은 이에 대한 중재자를 자처하며 산별중앙교섭의 수준을 낮추어 업종이나 지역 등의 특성에 맞는 산별교섭과 사회적 합의를 제시하고 있다. 결국 이명박의 노사민정위원회를 지역적으로 강화해서 노사상생을 이루고 자본을 살리겠다는 반동적인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그런데 핵심적인 문제는 이를 저지하고 투쟁해야 할 금속노조 내부 주체적인 조건이다.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제조업 특히 대공장 완성차 노조들은 모두 노사협조주의 집행부가 집권해 있다. 10년만의 무파업의 주인공인 이상욱 지도부의 연장선으로 민투위 출신 윤해모 집행부가 현대차 지부에 재집권 했다. 현대차, 기아차는 내년부터 주간연속2교대를 시행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올해는 이미 꾸려진 노사전문위원회를 통한 임금 보전 문제 해결이 노조로서는 현안쟁점이다. 그런데 사측은 최근 개악안을 내밀었다. (1) 비정규직을 심야조로 별도 편성 운영하자는 안 (2) 편성율과 노동강도를 강화하자는 안 (3) 비정규직 1조로 주말반을 운영하자는 안이다. 이처럼 자본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만들어낸 야간노동 철폐, 주간연속2교대제조차도 다시 자본에 이롭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는 이미 유럽이나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별도로 야간조 혹은 주말조로 운영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또한 과로사 산재 사망이 엄청난 한국타이어는 이미 십여 년 전부터 비정규직을 뽑아서 야간조로 운영해오면서 전체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노동자들의 의식을 갉아먹기도 했다. 현대차 자본은 고용보장 혹은 정년연장을 조건으로 임금피크제를 개악안으로 내민 적도 있다. 하지만 심야노동철폐와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오랜 투쟁 끝에 합의된 주간연속2교대제에 대해 자본이 이런 엄청난 개악안을 내밀었다는 것은 시행 관련한 합의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금속노조가 올해 산별교섭의 쟁점으로 가져가려는 주간2교대제 역시 현대차 사례를 보더라도 첨예한 노자간의 이해관계에 있다. 이는 그간의 성과를 지키려면 더 강력한 계급적 투쟁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윤해모 현대차지부장의 ‘고용보장을 최우선으로 복지향상에 노력하고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한다’는 취임사는 그 투쟁관에서 곧바로 드러난다. 현대차 지부장은 “이런 문제들 해결은 회사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 노와 사는 때로는 대립각을 세우고 때로는 함께 풍랑을 헤쳐 가는 동반자”라며 “불법 파업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관점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정규직 내부의 공장간 물량 재배치 문제로 자본이 고용과 임금에 대한 노노갈등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노동자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곧바로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계약해지-해고로 직결되었는데, 이 역시 사내하청 노동자들만의 문제와 투쟁으로 고립되고 있다.
현대차 자본만이 아니다. 자본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들어서 올해도 임금 동결 등의 양보교섭을 강요할 것이다. 자본가들은 특히 현재 노동자들의 임금이 생산성과에 근거하지 않고 지급되어 경직되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경총뿐만 아니라 대한상의에서도 이명박의 정년연장에 대해서 성과주의 임금체계로 변경이 선결조건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집단적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조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산별노조를 통해서건 기업지부를 통해서건 인사고과를 강화하고 성과능력에 따른 임금체계를 유도할 것이다. 또한 동시에 고용보장을 구실로 해서 배치전환과 다기능화, 구조조정을 더 강화해나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어느 정도 관행화되어 있는 현장투쟁을 제거하고 투쟁하는 활동가들을 고립시키는 것이 올해의 목적이 될 것이다.
노동부나 경총의 단협 지침에 나와 있듯 자본과 정권은 관료화되어 현장파업이 거의 불가능한 서구의 산별노조를 바라면서 아직 현장파업을 할 수 있는 남한의 금속노조를 개량화 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노동조건 외의 교섭 요구는 인정하지 않으며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를 고려한다면서 정규직의 양보를 더 강요할 것이며, 업종과 지역별 노사정위를 활용하려 할 것이다. 특히 이중파업 방지를 위해 산별중앙교섭이 되려면 지부와 분회는 파업을 할 수 없다는 평화협정을 강요할 것이다.(노동부, ‘합리적 교섭문화 정착을 위한 매뉴얼’, 2007.12 ; 경총의 07년 단협 지침) 또한 같은 산별노조 산하라도 다른 지부나 지회, 분회의 파업에 연대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못 박는 등 산별노조의 관료성을 전문성으로 포장하고 파업을 줄여 자본에게 득이 되는 경우 산별교섭(대각선교섭이나 공동교섭, 업종교섭)을 받자는 전략이 이미 수립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자본과 정권의 의도에 부합해서 산별퇴직연금제나 직무급제를 산별노조의 정책으로 추진하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 금속노조 관료들은 평화협정을 현장에 직접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비정규직 현장투쟁을 제어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아에서는 직가입과 조직통합을 이용했고, 다른 비정규직들에게는 직가입 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조직편제의 쟁점은 현장파업권 보장이다. 조직적 독자성을 넘어서 정치적 독자성으로서 비정규직의 자주적 투쟁은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산별중앙교섭 성사 자체에 급급해서 금속노조와 현장지도부들이 편법적 고용보장으로 구조조정을 수용하고 임금체계를 개악하지 못하도록, 현장에서 끊임없이 견인해나가야 한다.
대공장 노동운동은 자본으로부터 자주적이지 못한 산별노조를 거치면서 전투적 조합주의에서 관료적 조합주의로 빠르게 변질되었다. 2006년만 해도 전체 파업 중에 대공장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어느 정도 존재했지만(2006년 전체 노동손실일수 중 현대, 기아차 파업으로 인한 노동손실일수는 43.5%였고, 철도 등 다른 대공장노조 파업을 포함하면 77.3%를 차지했다), 2007년은 한미FTA반대 금속노조의 정치파업에 부분적으로 참여한 대공장 투쟁과 형식적 임투 부분파업을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대공장 파업도 없었다.
지난 비정규직법 개악으로 07년에는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당했고, 특수고용노동자들도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뉴코아 이랜드나 코스콤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작년에 이어 지금도 투쟁하고 있다. 올해는 이 비정규직 악법이 100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소기업 혹은 하청외주 업체에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장, 생존권 투쟁은 확대될 것이다. 작년에는 정부 통계상으로도 300인 이상 사업장의 35만8천명의 비정규직(19%를 차지)이 그 대상이었지만, 올해에는 44만 명이 넘는 비정규직들(29%)이 추가로 해당된다. 자본은 직무급과 별도직군, 초단기계약직으로의 전환과 해고 등의 편법으로 이 비정규직 악법마저도 피해가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으로 외주화가 급증하고 있다. 금속산업 내에도 80%에 달하지만 임금은 정규직의 60%에 불과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에 대한 산별노조의 해법은 막중하다('금속산업 노동시장과 금속노조 비정규 실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의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비슷한 규모이며 조선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의 1.7배가 넘는다).
우리는 작년에도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대중적 파업을 통해서 대공장 노동운동의 관료주의를 폭로하는 것을 넘어서 관료주의화, 개량주의화 되고 있는 노동운동을 현장에서부터 혁신하고자 했다. 그것이 비정규직운동의 독자성이었다. 하지만, 정규직 조합원들이 동원된 구사대 폭력과 연대했던 정규직 활동가들, 그리고 비정규직지회의 퇴각과 조직통합을 기점으로 비정규직운동의 독자성은 후퇴했다. 하지만 정규직운동을 견인하면서 자본에 맞서는 자주성으로서 비정규직 운동의 독자성은 지금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규직 운동의 계급적 자주성 역시 중요하다. 금속노조의 핵심동력인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이 급격히 개량화되었지만, 정규직들도 구조조정의 전면적인 공격과 관료들에 맞서서 투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계속 분출될 비정규직 투쟁과 다시 불씨를 지펴나갈 정규직 모든 구조조정 분쇄 투쟁에 적극 연대하고 패배할 지라도 그 정치적 의미를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부터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선정되어 파업을 못하는 곳들이 많아졌다. 다수의 공공부문은 발전 현장과 같이 대부분이 필수업무란다. 파업을 어렵게 하더라고 파업의 효과가 없다. 파업인원의 절반은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도 있다. 이제는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고용안전판이 되는 것도 다 무너졌다.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이제는 모두 현장에서의 구조조정에 맞서는 투쟁, 임금삭감과 노동조건 저하에 맞서는 똘똘 뭉쳐 투쟁해야 한다. 노동조합만으로 투쟁이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와 결합해가야 한다.
자본이 말하듯, "대내외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노사의 산별교섭이 노사충돌로 치달을 경우 공멸을 자초할 것으로 우려된다"면, 우리는 ‘공멸’을 두려워하지 말고 더 강력한 투쟁으로 밀고나가자! 끈끈한 노사협력이 아니라, 끈끈한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조합주의를 넘어선 계급적, 정치적 자주성만이 노동자가 살 길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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