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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5호] 노힘의 ‘조합주의 정치’는 ‘중도주의’의 필연적인 귀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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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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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7 18:39:52, 조회:4,170, 추천: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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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노힘의 ‘조합주의 정치’는 ‘중도주의’의 필연적인 귀결이다!
지난 5월 16일 노동자의 힘(이하 ‘노힘’)이 전노투 7차 운영위 결정에 따라서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성격의 글을 제출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과문이라기보다는 여전히 자신의 입장을 강변하고 있는 이 글은 그 형식만큼이나 내용에 있어서도 노힘이 처해 있는 자기모순의 정치를 그대로 담고 있다.
다음은 5월 16일 노힘이 제출한 ‘7차 전노투 운영위원회를 마치고 나서’라는 제목의 글 내용 중 일부이다.
“금속선거전술이 사회적합의주의 분쇄 투쟁전선을 실제 교란했다는 지적과, 동시에 전노투의 정신을 훼손하였다’는 그간의 주장은 진행된 현실과 부합되지 않음을 확인…노동자의 힘의 금속연맹선거 연합전술이 현장활동가 동지들에게 자신이 처한 조건에서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와 혼선을 가져왔다는 점에 대해 동지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 글만 봐서는 (노힘을 제외하고는) 사회적합의주의 분쇄 투쟁전선의 ‘실제 교란의 원인’과 그 전선의 최선두에 있었던 동지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와 혼선을 가져오게 했던 ‘원인’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현실까지 속일 수는 없다.
노힘이 유일하게 인정하고 있는 사실인 ‘자신이 처한 조건’에서의 현장활동가들의 ‘혼선’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그것은 바로 현장활동가들이 처한 객관적 현실 조건(투쟁전선)의 혼선(교란)에서 비롯한다. 그렇다면 당시 객관적 현실 조건(투쟁전선)은 무엇이었나? 자본과 정권, 이수호 집행부의 합작품인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항하는 노동자계급의 사회적합의주의 분쇄 투쟁 전선이었다.
따라서 노힘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현장활동가들이 처해있던 조건, 즉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투쟁전선의 ‘교란’이 현장활동가 동지들로 하여금 혼선을 빚게 한 것이고, 그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그동안 그토록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를 부르짖던 노힘이 자신들이 분쇄해야 할 세력과 ‘야합’한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힘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노힘이 이제 현장활동가들까지 자신들의 ‘진정성’과 ‘선거연합(실제 야합) 전술의 대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들로 전락시키는 것이거나 자신들만이 당시 현장활동가들이 처해있던 객관적 조건에 눈감아버리는 것이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좌익적 언사’와 ‘조합주의 정치’의 모순
그런데 이러한 노힘의 모순이 ‘5월 16일 제출된 글’에서 처음 드러났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수많은 열사들이 죽음으로 증명한 진실은 사회적 합의주의에 동조하는 세력과의 투쟁에는 어떤 타협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노동자의 힘은 사회적 합의주의 공세와 비정규직 개악안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투쟁의 조직화를 위해 투쟁할 것을 전조직으로 결의한다”(2월 20일 노힘 제15차 총회 결의문)
노힘은 위와 같은 결의문을 채택한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서 ‘사회적 합의주의에 동조’하는 것을 넘어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력과 함께 금속연맹 통합 후보진을 구성했다.
어떠한 타협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연한 다짐은 현실 앞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바로 여기서 노힘의 첫 번째 모순이 드러난다.
‘좌익적 언사’와 ‘조합주의적 정치(실천)’의 모순이 그것이다.
노힘은 작년 내내 비정규직 투쟁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을 때 시종일관 ‘총파업’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했는가?
당시 노힘의 핵심사업장이었던 현자 이상욱 집행부는 비정규 투쟁을 지지, 엄호하기 보다는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고, 또 다른 업종별 노사정위원회나 다름없는 ‘자동차공업협회’와의 공동협의틀 조성을 마치 대단한 성과인 냥 포장하는 데만 급급했다.
전국의 선진활동가들이 사회공헌기금과 업종별 노사정협의체인 ‘자공협’과의 공동논의 틀에 대해서 비판을 가했지만, 노힘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아니, 취할 수가 없었다. 예전에 민투위 집행부가 7.5 총파업을 철회하면서 전국투쟁전선에 찬물을 끼얹었을 때에도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었던 것을 상기해볼 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이상욱 집행부는 현실 투쟁의 절절한 요구에 정규직 조합원의 정서를 방패막이로 내세웠고, 노힘은 이러한 이상욱 집행부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며, 그 방패막이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총파업!’을 부르짖는다.
‘총파업’은 이러저러한 어렵고 힘든 조건을 다 인정해주고, 빠질 데 빠지고 남는 현장만의 투쟁이 아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름대로의 어려움이 없고, 파업하기 쉬운 현장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정치조직’을 표방하는 노힘이 자신들의 핵심사업장이, 그것도 전국전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사업장이 총파업 전선에서 이탈하는 것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없이 ‘총파업’을 외치는 상황은 ‘좌익적 언사’와 ‘조합주의적 정치(실천)’ 사이의 모순을 극명하게 표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노힘은 여전히 ‘조합주의 정치’의 기치를 버리지 않고 오히려 확대재생산하고 있으며, 이것은 노힘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정치지도력 구축’과 ‘노조 상층 지도력 구축’사이의 모순이 노힘이 당면하고 있는 두 번째 모순이다.
노힘은 대중투쟁이 정치조직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 질식당하고 있다. ‘대중투쟁이 정치조직을 압도하고 있고 그러한 노동자대중의 자발성이 순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개량주의 대중지도부에 의해서 왜곡되어지고 있는 상황’은 모든 정치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이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나갈 것인가?이며, 그것은 ‘정치조직의 지도력’을 어떻게 세워나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압축되어진다.
그러나 노힘은 ‘정치조직의 지도력’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지도력’을 세우는 데에만 올인하고 있다.
노힘 내의 혁신을 표방하며 출범한 노힘 내의 의견그룹인 ‘혁신과 연대를 위한 모임’(이하 ‘혁신연대’)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노힘은 ‘99년 금속 혁신선대본 이후 노조선거에 대해 상층정치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선거 때마다 각 정파의 상층들 간에 이루어지는 협의나 결정을 통해 선거전술이 입안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 ‘노동조합 선거 개입 전술은 관성화 된 반복된 실천에 불과’한 것 뿐 만이 아니라 노힘의 가장 주요한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이번 금속연맹 선거 야합에 대해서 노힘의 “왜 이제 와서 그러냐”는 식의 항변은 그들 입장에서 보면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했을 뿐 기간 활동의 연장이라고 봤을 때 일정정도 심정적으로는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정치조직은 노동자계급이 광범위하게 대중적으로 결집되어 있는 노조 선거에 개입할 수 있으며, 또 그래야만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선거의 목적을 당선이 아닌, 노동자계급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어 있는 시기에 대중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개량주의 흐름을 폭로해내고, 이에 맞서 우리가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를 선전선동하는 데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힘은 항상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노조 상층 선거에 집중해왔고, 그 결과 국민파와의 야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들의 몰계급적인 태도를 ‘운동의 위기, 현장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었다고 변호하고 있다.
노힘은 노동운동의 위기 극복을 정치조직이 노동자계급의 원칙에 맞는 올바른 지도를 하고 현장투쟁을 적극적으로 조직하여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전망을 제시하는 데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연맹의 파행운영을 극복하는 것에서 찾고 있다. 파행의 근본적인 원인이 조합주의 정치와 개량주의, 관료주의에 기인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파행을 정파간 담합으로 통합 지도부를 구성하면 해결된다고 실용주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얼마나 근시안적인 현상 추수주의적이고 관료적인 발상인가!!
이러한 노힘의 관료적인 발상은 산별노조에 대한 입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04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것이 보건의료노조의 현장투쟁을 통제하는 관료적인 산별협약에 관한 문제였다. 그리고 보건의료노조의 문제는 단순히 협약 문구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었던 산별노조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었다. 투쟁을 통해서 계급적 연대를 강화하고 그것을 조직적으로 구현해나가는 형태가 아니라, 중앙으로 권력이 집중되고 위로부터 내리꽂기 식으로 진행되는 산별노조 흐름의 전반적인 문제였다.
또한 중층적 교섭구조를 만든다는 명분 하에 실제로는 업종별, 지역별로 노사정협의체를 공고하게 구축하고 이를 중앙단위에서 완성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산별협약을 핵심적으로 작동시키려고 하는 노사협조주의의 문제였다. 실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산별협약에서 노사정특별위원회를 구성, 운영키로 한 데 이어서 올해 요구안으로 의료 노사정위 관련한 세부안(보건복지부 장관, 병원협회장, 노조 위원장을 각각 대표로 노사정 대표 15명과 공익위원 3명이 참석하는 전원회의를 비롯해 대표자회의, 정책실무단회의, 분과소위원회 등을 구성한다는 내용)을 확정하였다.
그런데 노힘은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제기 없이, 제대로 된 산별정신을 구현하는 현장투쟁을 조직화하기 위한 투쟁계획 대신, 통합지도부 건설을 통한 2007년 대통합방식의 산별노조 건설을 내세우고 있다.
마치 이수호 집행부가 그들만의 머릿속에 있는 ‘세상을 바꾸는 큰 투쟁’을 시종일관 내세우는 것을 연상케 한다.
사회적 합의주의를 주도하면서 산업별 노사정위원회를 구축하려고 하는 국민파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결국 정치조직이 자신의 입장으로 노동자대중조직을 견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꽁무니만 쫓아다니며 선거참모 역할을 한 필연적인 결과다!
‘혁신 연대’가 진정으로 혁신할 것은 노힘의 근본적인 중도주의, 조합주의 정치다!
기간 노힘 내에서 이러저러한 비판활동을 수행했던 흐름이 ‘혁신과 연대를 위한 모임’이라는 명칭의 노힘 내 의견그룹으로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노힘이 현재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있으며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래서 ‘혁신 연대’의 활동을 통해서 노힘을 비판, 견인하여 올바른 사회주의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결의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 거창한 선언과 올바른 현실분석에 비해 그 원인에 대한 진단을 잘못 짚고 있다.
“그런데 왜 오늘날 ‘노동자의 힘’은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는가?…하나는 ‘노동자의 힘’의 조직적인 발전 이상으로 정세는 더욱 급속하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노동자의 힘’의 대중투쟁에 대한 개입력과 조직적인 기반의 확대만큼 정치적 상 전망과 기획, 정치활동 역량을 확장 강화시켜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힘’, ‘(가칭)혁신과 연대를 위한 모임’을 제안하며 - 2005. 2. 15)
정세의 역동적인 변화와 정치활동 역량의 문제는 모든 정치조직이 처한 현실이며 시급히 타개해나가야 할 문제다. 그런데 이 글만 봐서는 마치 노힘의 기본노선은 정당한데 객관적 조건과 주체 역량의 문제 때문에 후퇴된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러한 원인 진단 결과 ‘혁신 연대’는 혁신의 지점으로 조직문화, 조직체계, 주체의 활동방식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지 못한 근시안적인 발상이다.
지금 노힘이 처한 총체적인 위기의 원인은 노힘이 출범하면서부터 태생적으로 갖고 있었던 근본노선의 오류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정치조직은 자신의 독자적인 노선이 있을 때만이 그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 핵심은 ‘노동자계급 정당’에 대한 입장이다. 노동자의 힘은 99년 합법 좌파 세력 대다수를 결집해서 반합법적 투쟁정당을 기치로 출범하였다.
그 이후 노힘의 활동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출범 후 상당 기간은 민노당과의 관계 설정이 문제가 되었고, 그 이후는 자신들이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비판 견인하는 정치조직의 역할로 끊임없는 내부 혼란을 겪었다. 그리고 이후로도 혼란은 지속될 것이다.
전위정당도 아니고 합법주의 정당도 아닌, 노힘의 중도주의 정치의 조직적 표현인 반합법투쟁 정당 노선 자체가 필연적으로 노힘의 정치노선적 혼란과 실천적 기회주의를 낳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혁신 연대’가 제대로 된 자기활동을 펼치려면 여기에 대한 명확한 자기 노선을 천명해야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정치노선의 문제제기 없이 단지 표면적인 혁신은 ‘우물 안 혁신’이 될 수밖에 없다. 국가보안법이 엄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또 자본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가 최대한으로 확대된다고 하더라도(‘국가보안법’이 형식적으로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지배계급의 착취질서를 침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법제도적인 강제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이해를 담보하는 공개적이고 대중적인 형태의 반합법정당 건설은 불가능하다!!
이 불가능한 작업을 수행하다가 노힘은 좌초된 것이고, 노동조합의 고문 격으로 전락한 것이다. 따라서 ‘혁신 연대’ 또한 노힘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여기에 대한 해답을 제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민노당 내의 혁신 모임이 스스로 변혁적인 정치노선을 가지고 있지 못할뿐더러 민노당의 필연적인 의회주의 정치를 자신들의 노력으로 투쟁정당, 변혁정당으로 바꿔낼 수 있다는 주관적인 소망에 기초한 정치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혁신 연대’도 링겔로 죽어가는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얼치기 의사와 같은 정치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
‘진정성’이란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주의를 둘러싸고 노-자간의 적대적 대립전선이 분명한 계급투쟁의 현실 앞에 정치노선의 중도주의, 조직상의 무규율, 무원칙한 팽창주의와 실천상의 기회주의로 인해 이미 파산하고 있으며 정치노선의 근본적인 폐기가 없는 한, 필연적으로 파산할 수밖에 없는 노힘의 ‘진정성’에 대한 무수한 해명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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