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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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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9 23:40:56, 조회:2,642, 추천: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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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노총, 민주노총 관료화의 극단적 대립물
지난 3월 4일 ‘새희망노동연대’가 출범했다. ‘새희망 노동연대’의 수련회에는 60여개의 노조 200여명이 참여 했으며 현대중공업의 오종쇄, 서울지하철의 정연수 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여기에는 현대중공업 뿐 아니라 현대미포조선, KT노동조합,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 서울시공무원노조, 영진약품, 코오롱 노조 등 민주노총에서 제명되거나 탈퇴한 노조가 상당수 참여한 상태다. 부르주아 언론에서는 작년 인천지하철 노조와 KT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올해 현대자동차노조 어용 집행부가 당선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반색하며 ‘새희망노동연대’에 대한 기대와 지지, 애정 어린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더불어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 또한 잊지 않았다.
‘새희망 노동연대’는 ‘제3노총’이니, ‘새희망’이니 하는 수식어들을 스스로 붙이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겠다, 정치투쟁을 하지 않겠다, 투쟁일변도의 민주노총이 문제다’라고 자본과 정권의 민주노조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공격에 맞장구를 치고 춤을 추고 있다. 그리고 짐짓 민주노총을 비판하며 자신들의 어용적 작태들을 미화하고 감추려 하고, 현장의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이들은 ‘제3노총’이라는 이미지로 노동운동의 새로운 대안인 듯 행세하며, ‘정치적이지 않은’ 듯, 독립적인 노동조합임을 표방하고 있다. 대중적으로 어용노조, 정권의 하수인인 노조로 알려진 한국노총에는 가입하지 않고 거리를 두며 독자적인 세력과 영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오종쇄, 정연수와 같은 이들은 전혀 새롭지도, 독립적이지도 않다. 교섭권위임, 무쟁의 선언, 구조조정 합의 등 노조 위원장의 자리를 지키며 협조주의적, 투쟁회피로 현장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을 기만한 행태들은 신물이 날 정도이며, 독립성을 표방하며 민주노총을 비판하지만 자본의 이데올로기와 영향력에 철저히 포섭된 황색어용노조일 뿐인 것이다. 이들은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을 배신하는, 노동자의 투쟁의 성과와 경험과 자신감을 송두리째 자본에 팔아넘기려는 매우 정치적이며 조직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조합원을 섬기고, 국민에게 봉사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합원을 섬기겠다’는 서울지하철 정연수 위원장은 작년 민주노총 탈퇴 안건이 부결되었음에도 ‘조합원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던 당시의 말은 잊은 채, 여전히 제3노총 건설에 매진하며 노동조합소식지를 ‘새희망노동연대’의 홍보로 도배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3일 역무, 승무, 차량, 기술에서의 노조 간부들을 포함한 강제전보, 인사이동에 합의하는 등 조합원을 기만하는 행위들을 하고 있다. 작년 민주노총을 탈퇴한 KT노조는 12월 31일 6000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의 명예퇴직을 스스로 진행하였다.
관료화의 부패한 결과물
새희망노동연대, 제3노총은 민주노총 내에서의 대표적인 어용세력이었던 이들의 집결지가 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수십 년 동안 정권의 주구역할을 하는 한국노총의 대립물로 민주노조 운동의 성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제3노총은 민주노총의 관료적 흐름, 협조주의적 태도에 대한 조합원들에 대한 신뢰 상실을 비집고 출현한 것이다. 작년 쌍용차 투쟁과 철도투쟁에서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이 상급단체로서 자기 역할을 못하고 조합원들의 불신을 사고 있을 때, 이들은 마치 민주노총의 대안인양 세력을 규합하고 있는 것이다.
공황시기 임금, 복지, 구조조정, 고용에 대한 자본의 무차별적인 공격과 부르주아 언론의 이데올로기 공격에 맞서 투쟁하지
못하고 후퇴를 거듭하면서 현장에는 불안감과 패배적 정서가 늘어나게 되고, 개인주의적 정서, 보신주의 등 보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게 되었다. 이를 이용해 자본은 투쟁적인 활동가들을 징계하고, 인사발령과 비정규직화 등으로 현장을 더욱 장악하고 민주노조를 말살하려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국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와 투쟁을 전국적인 투쟁, 계급 전선으로 묶어내지 못했고 노동법 개악조차 막아내지 못했다. 관료적 노조 집행부는 자본의 공격 앞에 무기력 하거나, 선거에만 얽매여 협조주의적 태도로 투쟁을 회피해 현장은 더욱 초토화 되었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현 상태의 극단적인 대립물이 바로 KT노동조합이다. 작년 민주노총을 탈퇴하기까지 KT노동조합은 민주노총 소속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어용적인 행태를 일삼아 왔다. 2004년 공공연맹을 탈퇴하고 어용 IT연맹을 만들어 민주노총에 재가입을 했고, 2006에는 노조를 비판하고 어용성을 규탄하는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였다. 그리고 계속되는 노동조합 선거에서 사측의 개입과 부정투표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민주노총은 상당수의 표를 쥐고 있는 KT노조를 제재하거나 징계, 비판하지 않았다. KT사측의 지속적인 어용노조 육성과 선거개입, 활동가 탄압으로 KT는 이미 노골적으로 어용화 되어 있었고, 이것이 수차례의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에 협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이들을 노동자들의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런데도 민주노총 조준호 민주노총 우파 집행부는 이들의 지지를 업고 당선되면서 KT노조의 어용행태들을 묵인하고 방조해왔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어용노조를 축출하지 못하고 방조하는 민주노총 역시 어용이라고 비판했다.
“아니 민주노총에도 kt가 어용이 아니라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그럼 민주노총도 어용이네”(김미영 KT노조 조합원, 「KT노조가 민주노총의 리크머스 시험지」, 『월간 작은 책 4월호』)
결국 연이은 민주노총 탈퇴 흐름과 제3노총 건설 흐름은, 단위노조에서의 일련의 협조주의 만연, 민주노총의 투쟁회피와 노사정위 참여, 직선제 거부 등 노사협조주의, 관료주의가 낳은 부패한 산물인 것이다.
제3노총을 근본적으로 분쇄하는 길
어용노조들은 민주노총이 지나치게 전투적이어서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하겠다며 민주노총 탈퇴의 명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용적 흐름과 탈퇴는 그들의 말대로 민주노총이 ‘전투적’이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노동법 개악, 단협해지, 공기업 구조조정 등 이명박 정권의 공세 속에서 단호하게 투쟁하지 못한 민주노총의 태도 속에서 내부에서 어용적 흐름이 형성되었고, 결국 민주노총을 탈퇴해 독자적인 세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민주노총 탈퇴를 막는다고 해서 이런 새로운 황색노조의 출현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작년에 민주노총탈퇴를 부결시켰지만 정연수 위원장은 재차 민주노총 탈퇴를 시도하려 하고 있고, 얼마 전 노조 간부를 상당수 포함한 강제 인사이동을 합의해 주었다. 공사의 계속된 공격에 대한 불안감, 파업 등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의 투쟁의 경험, 현장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민주노총 탈퇴 시도는 막았지만 작년 서울시가 민주노총 탈퇴를 조건으로 10억에 해당하는 복지를 제공하려 했던 것처럼 사측과 어용 집행부는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을 계급전선에서 고립시키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다. 이러한 시도와 흐름은 민주노총이 스스로의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더욱 자신감을 갖고 강화될 것이다.
이들 어용 세력은 자본가들의 지원과 부르주아 언론의 지지를 받으며 민주노조를 공격하고 노동자들을 자본의 노예로 포섭하려 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민주노조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노동자 계급성과 투쟁성, 자신감을 강화해 나갈 때 이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계속되는 자본과 정권의 공격과 어용세력의 성장에 맞서 노동자 계급성과 투쟁성을 강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민주노조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자본의 회사 살리기 이데올로기에 맞서고, 공세적 경제 투쟁과 정치투쟁을 벌여야 한다. 민주노조의 또 하나의 원리는 연대성인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성을 강화함으로써 민주노조 운동을 강화시켜야 한다.
공황 시기에 회사 살리기, 국가경쟁력 강화 등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포섭되지 않고 공세적으로 투쟁하기 위해서는 사회변혁성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변혁이라는 전망이 없다면 자본의 지불능력 부족이라는 상황의 포로가 되어 양보교섭이 횡횡할 수밖에 없고,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합주의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최근 일부 정리해고 사업장에서는 종종 '쌍용자동차 노조처럼 깨지지는 않겠다'며 노조의 양보와 투쟁회피를 합리화 하고 있다. 조합주의자들은 노동자들의 정리해고에 맞서 정권과의 거대한 투쟁을 전개했던 쌍용차 투쟁의 경험을 패배주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쌍용차 노조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보면, 임금과 복지 양보, 인원 축소 등의 굴욕적인 양보안을 노조가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굴욕적이고 치명적인 양보안에 대해서도 회사는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일시적으로 패배한 것은 노조가 무모하게 정권에 맞서 싸웠기 때문이 아니라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이 이 투쟁을 전국적인 투쟁으로 확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의한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는 노동자 생존권의 위기, 민주주의 말살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민주노조 운동의 정신과 원칙을 가지고 자본과 정권의 노동조합과 노동자 생존권의 말살 공세에 맞설 때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와 노동자 생존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제3노총 같은 전국적 단위의 어용적 흐름을 분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민주노총 탈퇴를 막는 투쟁뿐만 아니라 민주노조 운동의 원칙인 계급성과 연대성, 사회변혁성을 다시 세우고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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