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협
|
2006-02-28 10:33:55, 조회:3,038, 추천:346
|
[조직론]단일전선체와 자민통 정치사상 비판
오늘날 남한 노동운동 진영 내에서 가장 개량주의적이고 자본과 유착되어 있고, 비리와 관료주의의 원천이 바로 자주, 민주, 통일을 강령으로 하는 이른바 자민통 세력이다. 이들은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의 주창자이기 때문에 국민파라고도 불린다. 이들 국민파는 과거 현대자동차 민투위 내에서 노조 위원장 후보 경선에서 김광식후보에게 패배하자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하겠다”라면서 민투위에서 뛰쳐나가고 실천하는 노동자회(실노회)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대중적으로 국민파라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실노회는 정갑득집행부가 자동차 4사 해외매각 반대투쟁 과정에서 현대자본의 후원으로 한겨레신문에 해외매각 반대 광고를 낸 것이 폭로되자 조직 내에서 갈등을 겪은 뒤 자주노동자회(자주회)로 분화됐다. 현대자본이 대우자동차의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내용의 한겨레광고비를 후원한 것은 자민통 내부의 민족주의 성향을 부추겨서 현대자본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함이었다. 자민통의 핵심인 정갑득집행부의 민족주의적 성향은 해외자본 반대가 어떻게 국내자본과의 유착으로 귀결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자주회는 실노회의 비리사건과 집행부 사퇴 이후에 현장활동 혁신을 기치로 분화했으나 자민통의 노사협조적 경향이 민족주의에 근원을 두고 있음을 철저하게 인식하지 못함으로써 상대적 건강성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자전국회의(전국회의)는 자민통 현장조직을 근간으로 개인이 결합되어 지역조직을 중심으로 전국적 현장조직 활동을 하고 있다. 자민통 내부의 좌우파라고 할 수 있는 자주회와 실노회는 단사 내부에서는 조직을 달리하고 있으면서도 전국회의 내에서는 자민통이라는 강령을 중심으로 같이 활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내에서 각각 실노회와 자주회, 기노회와 전노회로 분리된 조직이 전국적으로는 전국회의로 단일하게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은 계급문제를 남한 자본주의의 주요 모순으로 보지 않고 통일이라는 민족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회의는 “노조집행부 교체에 두었던 활동의 중심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는 출범 선언식이 무색하게 총연맹, 연맹, 지역본부 등 각종선거에서는 대동단결하여 집행권력 장악에 골몰하고 있다. 자민통의 지지를 업고 당선됐다가 강승규의 비리로 이수호집행부가 사퇴한 뒤 자민통은 또 다시 노동운동전략연구회(노연)와 하나가 되어 이번 민주노총 보궐선거에 임하고 있다.
자민통은 민주노동당에 조직적으로 결합하여 민주노동당을 장악하고 다수파가 되었다. 이로써 민주노동당은 사민주의 좌우파, 자민통 세력들이 내부에서 경합하고 있다. 조승수의원의 선거법위반으로 인한 중도 사퇴 이후에 자민통은 정갑득을 북구 국회의원 후보로 내세웠다가 패배한 뒤 민노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직을 사퇴하였다. 자민통은 권영길을 내세워 비대위를 꾸린 뒤 이번 민노당 대표 선거에서는 중앙파였던 문성현을 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속칭 문단심(문성현, 단병호, 심상정)을 삼두마차로 하는 중앙파의 핵심이었던 문성현은 창원에서 우파의 지지를 얻어 경남도당위원장이 된 뒤 중앙파와 형식적으로 단절하고 ‘통합’을 기치로 하여 이번 민주노동당 경선에서 우파의 조직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자민통 세력들은 이처럼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중앙을 장악해서 자주, 민주, 통일이라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실현하려고 하고 있다. 자민통 세력들에게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장악이 전술적 수단이라면 이 전술적 수단을 쟁취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단일연합전선체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자민통의 단일연합전선체 추진을 기점으로 자민통이 가진 정치노선의 뿌리를 파헤쳐보려 한다. 우리는 남한 노동운동 진영 내에서 가장 큰 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장 해악적인 자민통 세력에 대한 정치투쟁을 수행해야 한다. 이 글은 그것을 위한 첫 출발점이다.
자본에 예속적인 자민통의 단일연대전선체
최근 자민통 내부에서 전선체 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자민통 내부의 평가에 따르면 기존의 남한 내 최고의 전선체인 전국연합이 “다양한 정치세력이 이탈하여 특정정파조직으로 고착되어 버림으로써 연합전선조직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진그룹은 “전국연합은 이미 연합전선체도, 통일전선체의 맹아 조직도 아니다. 전국연합은 노동자의 힘이 그러하듯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정치그룹이다. 이들은 2005년의 핵심과제로 ‘자주통일 원년, 주한미군철수 원년 사업에 총력 집중’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세력이고 조직이다.”라면서 자민통의 단일연합전선체 추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자민통은 단일연합전선체 구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이번 민주노동당 당직 선거와 민주노총 선거에서 집행부를 장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현재 비상대책위 체제에 있어 조직논의가 어려운 만큼 새로운 지도부 구축을 위한 선거과정이 단일연합전선체 건설에 대한 조직적 의사를 결집하는 과정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민경우, 전 통일연대 사무처장, ‘변혁과 통일을 향한 두갈래의 연대운동은 만나야’)
자민통에게 단일연대전선체는 “공동의 정치적 강령을 내세우고 통일적인 정치활동과 정치투쟁을 벌여 나가는 진보운동진영의 정치투쟁조직”이라는 전략적 전선체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자민통의 전선체론은 외형적으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위정당과 전선체와의 관계가 아니다. 전선체가 오히려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은 자민통의 전선체론은 철저하게 전위정당과 전선체의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 두개의 해가 존재할 수 없듯 자민통은 이미 조선로동당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내에서 전략당은 두 개가 될 수 없다고 사고하는 듯하다. 자민통에게 있어서 민주노동당은 “연합전선체가 제도권에 파견한 정치적 대표체”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민통에게는 전략과 전술은 철저히 분리된다.
“합법적 진보정당은 원내정당, 정책정당으로 아무래도 합법정치활동에 치중할 수밖에 없어 다양한 대중정치투쟁을 일상적으로 펼쳐나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합법적 진보정당과 함께 다양한 대중정치활동과 투쟁을 폭넓게 펼쳐나갈 수 있는 대중단체연합 형태의 단일정치투쟁전선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박경순, 한국진보연구소 상임연구원, ‘단일연대연합체를 건설하자’)
자민통은 민주노동당은 철저하게 의회중심의 활동을 하면서 ‘집권정당화, 정책정당화, 대중정당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의장 진경호는 이에 대해 “합법정당의 형태를 띠 고 있는 진보적 대중정당은 불가피하게 합법적 정치활동, 의회활동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전 경기도지부장인 이용대는 ‘당은 왜 전선을 필요로 하는가’에서 “원내 활동은 당이 할 수 있는 고유한 활동이다. 당은 그 특성상 원내활동에 많은 힘을 쏟을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 한다. 당을 무슨 대중투쟁기구처럼 사고하는 경향은 당의 고유한 역할과 성격을 무시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당을 만든 이유를 의심케 하는 편향된 견해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우파가 말하는 ‘우리식 양날개론’이다. 민주노동당이 태생적으로 의회주의 노선에 의해 건설됐으나 집권전 브라질 PT당에 비해서 훨씬 더 빠르고 노골적으로 개량주의, 합법주의의 길로 빠져들고 있는 이유는 이렇게 민주노동당의 다수파를 형성하고 있는 자민통 식의 양날개 노선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의 전술적 활용을 통해 집권을 추진하면서도 자민통은 합법정치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선체를 통해 ‘대중정치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통은 노무현 정권을 미제국주의의 ‘예속정권, 종속정권’으로 비판하면서도 통일이라는 ‘민족적 대명제’ 앞에서 끊임없이 부르주아 정권에 예속되고 종속되면서 자주성을 상실하고 있다. 그들은 김대중정권 이후 자유주의적 부르주아 정권에 의해 추진되는 자본에 의한 통일정책을 역으로 자신들의 통일전선에 포섭된 것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자민통의 정세인식에 따르면 “6.15시대는 합법정치시대이며, 합법정치활동 방식을 중심으로 대중들의 정치생활과 정치투쟁이 이루어지는 시대”인 것이다.
그 동안 자민통 세력들은 남한 내에서 폭압적인 군부독재에 맞서 가장 전투적으로 투쟁하면서 반독재민주주의 투쟁의 선두에 서왔다. 89년에는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대중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한 노동조합과 자주적 농민회, 청년학생, 종교, 문화 등 각종 민족민주운동세력들을 기반으로 하여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을 만들었다. 이후 90년 이후 전노협,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도시빈민협의회(전빈협), 전국청년단체대표자협의회,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와 전민련을 근간으로 하여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을 결성하였다.
남한 내에서 자민통은 군부독재에 맞서는 반독재민주화 투쟁에서 진보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자민통은 김영삼, 김대중 등 부르주아 민주주의 세력과의 공동전선 속에서 독자성과 자주성을 상실하고 이른바 ‘비판적지지’의 늪에 빠졌다. 이로 인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정권을 거치면서 이인영, 우상호, 이철우, 임종석 등 전대협 출신들이 대거 부르주아 정권 내부로 기어들어갔다. 전국연합의 3, 4, 5, 6, 7기 의장이었던 이창복은 이에 앞서 민주당 국회의원이 되었다.
90년 결성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은 해외, 남북한의 자주민주통일 세력들이 결집한 최대의 전선체로 해마다 범민족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98년에는 김대중정권 하에서 사실상 정부 산하의 통일운동 기구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이 결성되면서 자민통 내부의 분열이 가속화됐다. 그러나 2000년 6월 15일에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면서 분열된 자민통 세력들은 통일연대와 8.15대회 추진본부로 각각 결집하여 6.15공동선언 이행이라는 공통의 목표로 모이기도 하고, 때로는 분열하기도 하고 있다. 전자가 반미,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철폐에 비중을 싣고 있다면 후자는 민족화해협력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파 내에서는 분열하면서도 통일이라는 명제 앞에서 대동단결하기도 하는 것이다.
과거 반독재민주화 투쟁이라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투쟁의 과정에서 우파가 보였던 상대적 진보성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햇볕정책’이라는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하는 부르주아적 방식의 통일전략이 가속화되자 친자본적인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우파 내부는 급속하게 분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파가 완전히 정권과 자본진영으로 투항하지 않고 운동진영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는 현 부르주아 정권이 친미 예속적 성격을 보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민통 정치노선의 우경적 뿌리
자민통 내부에서 가장 급진적이고 체계적인 입장을 보이는 미국에 위치한 통일학연구소 한호석 소장의 글을 보면 자민통의 정세인식의 뿌리와 그 명확한 한계를 볼 수 있다. 한호석은 ‘사회변혁운동과 노동계급의 임무’에서 현 노무현 정권을 미국에 예속, 종속되어 미국 제국주의 이해를 대변하는 개량주의 정권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예속적이고 반민중적인 정권, 사회개량도 추진하지 못할 만큼 낡고 무능한 정권을 전면적으로 교체하여 노동계급과 근로대중 자신의 새로운 정권,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정권을 세우지 못하는 한, 자기의 자주성이 짓밟히고 마지막 남은 생존권마저 빼앗기는 비참한 처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민통은 미제국주의에 종속된 현 정권에 대해 단일연대전선체로 의회 밖에서 대중정치투쟁을 수행하고 민주노동당은 이 힘을 바탕으로 해서 합법적으로 집권해서 민주노동당을 통해 외세에 예속되지 않은 진보적 정권을 세우려고 한다.
한호석은 현 시기 사회변혁 단계를 민주주의적 단계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정세인식 속에서 민주노동당을 통해 합법적으로 자주적 통일정부를 세워 1단계 민주주의적 변혁의 단계를 완수하고, 자주적 사회주의 정부인 북한과의 연방제를 통해 단일한 통일전선 정부를 세우려는 2단계 변혁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변혁의 민주주의적 단계는 자민통의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NLPDR)노선에서 비롯된다. 다만 자민통은 남한 자본주의의 발전과 독점자본의 형성을 일정정도 인정하면서 최근에는 남한 사회를 반봉건 식민지로 보는 관점에서 신식민지 규정을 일부 수용하여 미제국주의로부터의 예속성, 종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자민통의 변혁전략은 군부독재정권에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민주노동당을 통해 합법적으로 집권하여 북한과 연방제를 실현하여 통일전선정부를 세우는 평화적 전략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남한 변혁의 단계를 사회주의 혁명의 단계로 보고 노동자계급정당을 건설하려는 시도는 대중적 고립과 정치적 무기력에 빠졌고 반면에 몰계급적 대중정당을 건설하려는 시도는 파탄되면서 각각 좌우경적 오류라고 비판하고 있다. 자민통은 좌파의 사회주의 혁명 단계에서 노동자계급 중심의 정당을 농민 등 중간계급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 노동자계급 중심성은 농민과의 공동전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주도 하에 변혁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남한 자본주의의 발전과 자유무역으로 인한 농민의 급속한 몰락으로 농민의 노동자화 또는 半노동자화로 인해 노동자계급 중심성은 현재에는 더욱 현실성이 강화되고 있다. 농민의 해방은 노동자계급의 해방에 의해서만 쟁취될 수 있는 것이다.
한호석은 몰계급적 대중정당을 우경화된 시도로 비판하지만 민노당 내 자민통세력들은 대중정당, 정책정당을 강조함으로써 완전히 혼란에 빠지고 있다. 자민통의 이러한 2단계 변혁론(또는 통일론)은 인민전선전략에서 출발한 2단계 혁명론에 바탕을 두었다.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파시즘의 위협 앞에서 코민테른(러시아 혁명 이후에 건설된 전 세계혁명당)은 28년 제6회 대회에서 자본주의에 완전히 포섭된 사민주의 정당을 파시즘의 첩자라고 규정하는 사회파시즘론을 주장하였다. 사회파시즘론은 비록 사민당이 노동자계급을 완전히 배신하고 부르주아로 투항한 상황에서 나왔지만 사민당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파시즘에 비판적인 노동자대중까지도 싸잡아 ‘사회 파시스트’로 규정되면서 광범위한 노동자계급으로부터 고립되었다.
이것에 대한 반성으로 코민테른 제7회 대회에서 디미트로프는 사민당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계급의 지지를 얻어서 파시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사민당에 대해 통일전선을 주장하였다. 디미트로프에 의해 주창된 반파시즘 통일전선론은 당시 파시즘이 노동자계급의 집회, 결사 등 민주주의를 폭압적으로 탄압하였기 때문에 일반 민주주의 쟁취를 중심 요구로 내건 인민전선전략을 채택하였다. 물론 7회 대회는 이 인민전선정부를 파시즘에 맞서 싸우면서 아직 노동자계급이 노동자권력을 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제한적으로 설정된 과도기 정권으로 규정하였다. 하지만 이 디미트로프 테제는 파시즘의 위협 앞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냐 부르주아 민주주의냐의 선택이 아니라 부르주아 민주주의냐 파시즘이냐의 선택으로 몰고 갔다. 디미트로프는 파시즘이 부르주아 독재의 가장 폭력적이고 우경적인 형태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옹호하였다. 당시 파시즘에 맞서 제한적인 성격을 가진 인민전선 정부론은 이후 스페인 내전과 중국혁명 과정에서 재앙적인 영향을 미치고, 제3세계 식민지 국가 등에서 일반적인 혁명전략으로 받아들여지면서 2단계 혁명론으로 완전히 변질되었다.
이 2단계 혁명론에 의해서 부르주아는 혁명 과정에서 공동전선의 대상이 되었다. 이로 인해 제3세계의 공산당은 부르주아와 통일전선을 형성하면서 노동자계급 주도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러한 오류는 식민지 국가에서는 민족해방의 과제를 앞에 두고 민족자본가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주도성을 상당부분 상실하게 하였고, 자본주의 발전이 늦은 국가에서 공산당은 민족 자본가를 동맹의 대상으로 설정하면서 계급성을 상실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
이는 5, 60년대 이후 소련에서 ‘신식민주의국가에서의 혁명론’으로 격상되었다. 이러한 혁명론은 쏘련 의 후원을 받아 민족민주국가로의 발전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사회주의로 이행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발전의 경로에서 “민족민주국가의 독자성은 그것이 한두 계급의 국가(또는 독재)가 아니라 타도된 반동적 제 계급을 억압하는 국민의 애국적 부분 전체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계급적 기초는 노동자, 농민, 수공업자, 인텔리겐차, 민족부르조아지 등 애국적 제 계급 및 사회층이다.”(정원호, 발전도상국 사회성격논쟁의 전개)라고 하여 민족부르주아를 동맹 세력으로 포괄하고 있다. 쏘련 내에서 제기된 이러한 혁명론은 스탈린정권 시절에는 제국주의와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민족 부르주아를 동맹세력에서 배제했는데 스탈린 사후인 흐루시초프 시절에는 더욱 더 우경화되어 독점자본가조차도 민족자본가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단계론적인 혁명론은 과거 러시아 혁명 과정에서 자유주의자와 손잡고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을 완수하고 사회주의 혁명을 추진하자는 멘셰비키의 단계론적 혁명론에 빠져든 결과다.
북한의 ‘우리식’ 혁명론은 인민민주주의혁명론의 한계와 오류, 일국사회주의에 바탕을 둔 자립경제론, 강성대국론까지 합쳐지면서 민족주의의 성격을 띠게 되고 심지어는 단군상 건립 등에서 보듯 봉건적인 모습을 보이기조차 하고 있다. 또한 사상적으로는 저발전한 국가에서의 혁명과 미제국주의의 포위, 공세로 인해 고립된 일국사회주의론의 모순에 의한 생산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주관주의인 주체사상을 내세우게 되었다.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주체사상은 마르크스의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유물론의 인식을 거부하는 주관적 관념론의 극치다. 북한은 이 주체사상을 통해서 저발전한 국가에서의 혁명이 겪는 어려움, 미제국주의로부터의 고립과 포위로 인한 경제적 난관과 생산력의 정체를 주관적 의지로 돌파하려고 하였다. 북한의 당 조직론은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동원하기 위한 생산력주의, 관료주의와 합쳐지면서 수령론이라는 기형적인 사상을 낳았다.
남한의 자민통은 남한 사회를 변혁하기 위한 정치노선으로 인민민주주의혁명론이라는 단계론과 주체사상을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남한 사회에서 매판자본가가 아닌 민족자본가와 손잡고 1단계 민족민주혁명을 성사시키고, 2단계 혁명으로 이행하는 혁명론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들의 매판자본과 민족자본으로의 분류는 과학적이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이다. 제국주의 자본에 종속되어 있으면서 국내민중을 착취하는 것이 매판자본이다. 그런데 기술적 자립도나 발전수준을 볼 때 중소자본보다 국내의 독점자본이 해외독점자본의 예속에서 벗어나 대등한 경쟁을 하는 자주적 자본이다. 고도로 성장한 국내 독점자본이 해외생산기지와 판매기지를 두고 초과이윤을 국내로 가지고 들어오면 민족자본이다. 이렇게 매판자본론은 국내의 독점자본과 손잡고 민족민주혁명을 수행해야 한다는 논리적 결론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자민통은 남북한의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대단히 기형적인 노선을 제시한다. 이러한 혁명론은 군사독재 하에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에서 자유주의자들에게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을 상실한 비판적 지지로 나타났다. 자민통 내에서도 이러한 비판적 지지에 대해 일부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한호석은 80년대 ‘민주대연합전략’은 미국의 제국주의 정치공작에 의해 진보적 정치세력이 주도권을 잃어버리면서 민주주의연립정부가 통일전선정부로 개조되지 못하면서 ‘개량주의 연립정부’로 변종돼 버렸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한호석의 ‘우리식’ 해석은 자민통의 오류를 미국 탓으로 돌려 면죄하려는 것이다.
남한 노동자계급은 민주주의 투쟁에서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에게 투쟁의 성과를 넘겨주고 권력을 차지한 부르주아 독재 정권에게 혹독한 탄압을 당하고 있다. 민족모순을 전면에 내세우는 우파는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에 대한 환상을 유포하면서 남한 노동자계급의 계급의식을 마비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우파는 민족모순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현장 내에서 자본과의 계급투쟁을 끊임없이 협조주의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 우파는 사회적 합의주의를 대대적으로 유포하면서 정권, 자본과 유착을 강화하고 있다.
자본과의 동맹
자민통은 ‘민족자본가’를 사회변혁운동의 동맹세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반독점 전략으로 나타나면서 중소자본을 동맹세력으로 간주하는 몰계급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통일에 이바지 한다면 독점자본조차도 동맹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민족자본은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예속되어 식민지노동계급을 착취하는 예속자본과는 정치적으로 구분되는 자본이다. 중소자본이나 토착자본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민족자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민족자본이란 자본 규모의 크고 작음과 관계없이 민족통일전선운동에 재력으로 이바지하는 자본을 말한다. 민족자본이 민족통일전선의 정치회합에 참가한 것은 우리나라 민족통일전선운동사에서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한호석, ‘6.15 민족통일대축전과 민족통일전선운동’)
한총련이 정주영의 죽음 앞에 애도를 표하고 조문을 가는 반동적인 행보를 한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자민통은 정주영이 금강산개발을 하면서 통일에 기여하고, 6.15민족통일대축전에 현대아산대표가 참가하였기 때문에 민족자본가라며 극찬을 하고 있다. 자민통의 식의 구분에 의하면 북한에 자본을 투자하고 효과적인 자본축적을 위하여 북한에 외교적 의례를 취하면 누구나 통일세력의 일부가 되어 동맹세력이 되는 것이다. 자민통이 자본과의 협조주의 노선을 걸은 데는 자민통 세력 내의 일부가 자본에 매수당하고 개인적으로 타락한 데에도 원인이 있지만 민족문제를 노동자계급의 관점으로 바라보지 않는 잘못된 정치노선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한의 독점자본은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면서 북한에 자본투자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다만 현대에 비해 다른 독점자본이 북한에 대한 자본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는 사회간접자본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북한에 투자를 하면 초기 자본투자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고, 북한 핵 문제 등 정치적 변수에 의해 안정적인 투자가 어렵다는 점, 투자협정이 제대로 체결되지 않아서 자본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이유에서이다. 현대자본이 북한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특별히 민족적 감정에 사로잡혀서가 아니다. 현대는 민족자본임을 내세워 북한투자에 있어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여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하고, 풍부한 천연자원과 시장의 독점 등 개척자의 이익을 누리려 한다. 게다가 북한의 노동자들은 같은 언어를 쓴다는 점과 관료주의에 억눌려 노동자계급의 능동성과 투쟁성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노동력 관리과 통제에 수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도 막대한 초기 자본투자로 인해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남한의 자본은 ‘남북경협이 속빈강정으로 전락’되었다면서 중국자본의 북한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 속을 태우고 있다. 한나라당의 대선주자인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파주에 통일경제특구를 제안하고 나섰다. 반통일 세력의 괴수인 한나라당 박근혜도 북한방문을 한 적이 있다.
자민통은 북한의 개방이 강화되고 남한의 독점자본이 앞 다퉈 북한에 자본투자를 하게 되면 점점 더 자본과의 적대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한나라당이 설사 집권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자본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고 북한과의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자민통은 국내의 모든 지배계급 분파와 척을 질 이유가 없다.
자민통은 “남북 사이의 교류가 확대되는 것은 민족의 화해, 협력, 공조가 실현되는 것이며, 민족의 화해, 협력, 공조가 실현되는 것은 미국의 제국주의지배를 배격하는 민족통일전선이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정일은 “목이 마를 정도로 부시와 춤추고 싶다”며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열망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은 6자회담에서 북한과의 핵문제가 해결되면 적극적인 화해정책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자민통은 반미라는 최소한의 진보성도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 자민통은 이러한 자기모순에 빠져서 국내외의 모든 주적을 상실하고 운동 세력으로서의 최소한의 정치노선마저 포기하게 될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장 내에서 존재하는 자민통 세력 중 노사협조주의에 상대적으로 비판적인 자주파 내부에서 또 다시 분화가 생겨서 일부가 운동진영으로 남게 될 것이다.
자민통은 변혁운동에서는 집권세력이나 일부 보수세력을 연대연합의 대상으로 설정할 수 없다고 하지만 통일운동에서는 이들 모두를 연대연합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자민통은 변혁과 통일은 서로 다른 발전단계와 경로를 갖는다면서도 공통성이 매우 크고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하고 있다. 특히 6.15시대에는 남측의 변혁운동이 완성되지 못해 자주적 민주정부가 수립되지 못해도 연합연방제 방식의 통일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면서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전략도 포기했다. 다만 민주노동당의 집권이 앞당겨진다면 남한에서 진보적 정권과 북한 사회주의 정권과의 평화적 통일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과 전선체 그리고 민족문제
남한에서 자민통은 한때 소부르주아적 진보성과 급진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점점 더 자본과 정권에 긴밀하게 협조하고 유착하는 투항자가 늘고 있다. 우리는 자민통의 민족문제에 대한 몰계급적인 태도와 이것의 결과로 나타나는 노사협조주의적 경향, 사회적 합의주의 노선에 대해 대대적인 폭로를 해야 한다. 자민통의 단일연대전선체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여 노동자계급운동을 노사협조주의적 방향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좌파에서 말하는 민주노동당 개입론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민주노동당 내의 개량주의 좌파들은 민주노동당의 의회주의 노선에 대한 대중적인 환상을 심어주고 있고, 독립적인 혁명정당 건설을 교란시키고 방해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주관적 의지에 의해서 투쟁정당, 계급정당으로 혁신할 수 없다. 민주노동당은 철저하게 의회주의적 정치강령과 조직노선 자체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전위정당 노선 하에 정치적 통일성과 조직적 일체감, 규율이 없기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당원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의회주의 일정과 지구당 중심의 지역운동을 근간으로 하면서 현장투쟁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없다.
다함께는 자민통의 단일연대전선체 시도를 비판하면서 “민주노동당 강령과 당의 성격을 변경하려는 시도에 맞서 현행 강령과 ‘계급 정당’이라는 성격을 옹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민주노동당이 "1987년 이래 성장해 온 민주노조 운동의 정치적 표현이고 … 노동자 조직들과 피억압자 조직들이 진정한 개혁을 더는 자본가 정당들에 기댈 수 없다는 역사적 평가에 바탕을 두고 건설한 정당"이기 때문이라는 인식에 기초해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다함께의 개량주의 좌파적 성격이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다함께는 민주노동당의 ‘현행강령’을 옹호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강령은 “사회주의적 이상을 계승하고 자본주의의 질곡을 극복한다”는 추상적인 언급이 있지만 이를 위해 현재의 자본가 국가와 자본주의 생산양식을 어떻게 철폐할 것이라는 아무런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한 사적소유 철폐가 아닌 사적소유권 제한과 시장적 요소를 적절히 통제 활용한다고 하여 자본주의 내에서의 개혁에 머무르고 있다. 심지어는 “중소기업에게 사적, 개인적 사업의 기회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반노동자적인 강령을 가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추상적으로 변혁을 명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경제강령에서는 독점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민주적 참여기업을 확산한다는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재벌개혁론에 머물고 있다.
다함께는 또한 민주노동당의 ‘계급정당’의 성격을 옹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급정당의 성격은 단순히 정당 내에서 노동자계급의 비중이 많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남한의 계급분석상 노동자계급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내에도 노동자계급 내부의 후진적인 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계급정당은 그 정당이 내거는 변혁적 정치강령과 조직노선, 전투적 실천에 의해서 좌우된다. 노동자계급정당은 당연히 변혁적 강령과 노동자계급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노동자의 비중이 높은 것이다. 인텔리겐차가 노동자가 아니면서도 노동자계급당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계급적 기반을 사상적으로 넘어서 노동자계급의 사상을 가지고 실천하기 때문이다.
다함께는 민주노동당이 “1987년 이래 성장해 온 민주노조 운동의 정치적 표현”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사물을 변증법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데서 온다. 민주노동당은 자유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넘어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대중적 열망을 담고 있지만 개량주의자들에 의해서 의회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으로 왜곡되었다. 민주노동당은 사회적 합의주의의 정치적 배경의 역할을 하고 있고, 현장 내에서 타락한 관료들의 정치적 거점이자 퇴직한 관료들의 정치적 은신처가 되고 있다.
전진은 자민통의 연합전선체 건설 방침을 비판하고 있다. 전진은 진보정당은 연합전선체가 제도권에 파견한 정치적 대표체라는 자민통의 규정에 반발하면서 전선체가 당에 비해 전략적 위치를 차지할 수는 없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전진은 민주노동당이 민중진영의 다양한 집단과 계층들의 사회정치적 이해를 대변하고 반영하는 ‘통일전선적’(?) 조직구조나 전선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민통의 연합전선체 주장의 필요성과 현실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진은 “통일전선적 대중정당이라는 표현이 가지는 긍정적(?) 측면은 사상 이념적 측면에서는 당의 통일성을 높이려는 노력과 조직제도와 구조에서는 다양한 부문과 계층을 대변하고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진은 전선체가 다양한 세력들의 이해가 평면적으로 공존하는 절충형 조직인 냥 왜곡하고 있다. 노동조합, 공장위원회, 소비에트나 제한적, 일시적 성격의 전선체 등 각기 다른 형태와 규모의 전선체 내에서는 당의 의지와 주도성이 철저하게 발휘돼야 한다. 당은 전선체를 장악해서 노동자계급해방의 요새로 만들어야 한다. 당은 계급의 일부이지만 전선체의 장악을 통해서 대중과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
전진은 민주노동당의 현재적 성격이 몰계급적 조직구성을 보이기 때문에 조직상으로는 잡탕형 조직구조를 옹호하면서 이 속에서 이념적으로는 노동자계급 중심성이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진은 이렇게 당의 이념과 조직노선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 전진은 “정당의 생명은 이념과 사상, 정책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그 생명의 중심적 요소인 조직을 슬쩍 빼놓는다. 그러나 조직구조가 당의 물질적 하부구조라면 이념은 상부구조라고 할 수 있다. 당의 이념과 조직은 내용물과 내용물을 담는 그릇과도 같다. 따라서 전진이 이념적으로 옹호하는 노동자 중심성은 허구적인 것이다.
노무현정권과 열린우리당은 여전히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를 고착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지배질서를 유지,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구도는 노무현정권 탄핵국면에서 대대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김근태는 또 다시 민주대연합을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는 민주대연합에 이수호 전민주노총 위원장을 거론하고 있고, 민주노총 사무실을 방문하여 민주노총 비대위와 간담회를 가지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민주세력이 총단결하여 반한나라당 전선을 치고 위기를 극복하자는 기만적인 사회 대통합 이데올로기로 나타나고 있다.
자민통은 자신의 강령과 다르게 자본으로부터 자주적이지 못하고, 패권적, 관료적인 태도로 민주적이지 못하며 비정규직 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통일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는 자민통의 반노동자적 태도에 실망하여 민족문제에 기권해서는 안된다. 자민통은 민족문제에 대해 몰계급적으로 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불철저하고 동요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과 한반도 전쟁책동,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해 비타협적으로 투쟁해야 한다. 우리는 좌파는 계급문제, 우파는 민족문제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계급문제를 중심에 두면서 민족문제를 계급적으로 바라보고 민족문제의 계급적 해결을 위해 철저하게 투쟁해야 한다. <노/정/협>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