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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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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8 00:46:32, 조회:5,872, 추천: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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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의 9일간의 총파업투쟁
환자식당 외주철회를 쟁취하다!
- 공공노조 활동가
지난 11월 18일부터 26일까지 공공노조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소속 경북대병원분회가 9일간 총파업투쟁을 진행했다. 파업을 준비하기까지 수개월, 총파업투쟁 9일, 이후 마무리까지 정말 숨 가쁘게 달려온 2010년이었다. 올해 국립대병원 중 첫 파업투쟁을 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이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칠곡에 개원되는 경북대병원분원(이하 칠곡병원)이 외주천국으로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 제일 컸다. 경북대병원분회는 무분별한 외주용역 중단과 비정규직 확대 중단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하였고 ‘칠곡병원 환자식당 외주계약(3년) 만료 후 직영화, 인력충원, 임산부 야간근무금지, 청소노동자 휴게공간 마련’ 등 노사합의를 이루어 내었다.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잠정합의안은 찬반투표 결과 찬성 88.11％로 가결되었다.
단협을 위반하며 진행된 병원의 막가파식 칠곡병원 외주추진
현재 경북대병원은 계약직으로 들어오면 2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것은 2000년 비정규직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34일간의 파업을 통해 가능했다. 또한 2003년 진료와 직접 관련된 환자대면 진료보조업무는 유자격자로 직접고용한다는 합의도 존재한다. 2009년 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성과인 ‘칠곡병원 외주시 3개월 전 노동조합과 협의한다.’, ‘진료와 직접 관련된 간호보조업무는 외주를 하지 않는다.’는 합의문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경북대병원은 종이조각으로 만들며 일방적으로 칠곡병원 외주를 추진했다. 경북대병원 본원에 외주가 약 10%정도 존재하는데 칠곡병원은 3배에 달하는 30%정도를 외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행위에 맞서 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은 84.68% 쟁의행위 찬성률로 병원에 응답했다. 칠곡병원 외주가 칠곡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본원 노동자들의 구조조정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경북대병원이 칠곡병원을 개원하면서 의사 포함 본원의 133명을 칠곡병원으로 배치전환 하며 본원인력 충원계획은 암환자가 다 칠곡병원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환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핑계를 대며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의 유일한 응급의료센터이자 가장 큰 병원인 경북대병원의 환자가 순식간에 줄어들리 만무하다. 항상 응급실이 넘쳐나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말이다. 또한 본원에서는 정규직인 업무가 칠곡병원에서는 외주로 된다면 본원도 곧 외주로 넘어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외주화 싸움의 원동력,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외주철회 투쟁!
경북대병원노동자들이 칠곡병원 외주 그 중에서도 환자식당 외주를 막아낼 수 있었던 힘은 같은 지역지부인 동산의료원 영양실분회 조합원들의 환자식당 외주철회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외주철회 요구 및 투쟁은 사실 막연할 수 있다. 칠곡병원의 문제이지 본원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투쟁에 정규직 연대가 조합주의에 매몰되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 요구를 갖고 7개월 동안 투쟁해온 해고당사자와 지역의 동지들이 있기에 집행부도 자신감을 갖고 파업을 조직할 수 있었다. 실제 파업 전후 외주 관련된 교육을 비롯한 파업프로그램으로 경북대병원에서 동산의료원까지 투쟁하는 당사자들이 함께 행진하며 외주화의 문제를 알려내기도 하였다. 이제 경북대병원의 환자식당 외주 철회 쟁취가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외주를 철회하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전면파업 9일, 그것도 외주 관련한 파업이 진행되었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지금과 같은 정세 속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 파업은 승리했다. 칠곡병원 환자식당 외주 관련 지금 계약한 외주업체와의 계약이 끝나기 전에 인력을 확보하여 직접 운영한다고 합의한 것이다. 외래 등 진료보조업무의 외주화 또한 막아냈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병원 측은 단체교섭 중에 교육과학부와 기획재경부 핑계를 대고, ‘칠곡병원장이 부담스러워한다’며 칠곡병원 관련 의견 접근된 단체협약 사항에 대해 번복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파업대오의 원장실 항의방문 등으로 이겨냈다.
단협개악안 저지, 적정인력 확보! 인간답게 살기위한 요구!
정부는 저출산이다 어쩌다 말이 많지만 경북대병원노동자들의 현실은 정반대였다. 임신을 할 경우 야간근무가 면제되지만 그 야간근무가 동료들에게 넘어가면서 한 달에 1/3을 야간근무 하게 되기 때문에 눈치가 보인다. 2002년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인력을 충원하여 다른 교대근무자에게 야간근무가 전가되지 않도록 한다고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는 중간 관리자에게 “순서 정해서 임신해라, 허락 받아라.”는 등의 인격모독도 당하게 된다. 실제 경북대병원 여성노동자들 중 5명에 1명골로 자연유산이나 조산을 경험했다. 인력부족과 거기에 밤 근무까지 더해지니 노동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력충원 요구는 공허한 문구가 아닌 몸에 와 닿는 요구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력이 부족해서 임신도 번을 짜서 해야 하는 기가 막힌 상황 속에서 인력충원을 외친 것이다.
또한 경북대병원은 정부지침 운운하며 단협개악안을 내밀더니 관철시킬 의지 없다며 발뺌하는 병원에 맞서 싸웠다. 칠곡병원 외주와 구조조정 등 현장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교섭 중에 경북대병원은 유행을 따르듯이 단협개악안을 내놨다. 감사원 지적사항이라며 현행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휴가축소, 연월차 수당축소 등을 제시한 것이다.
합의안을 지키는 이후 투쟁이 더 중요하다!
경북대병원은 작년 합의안도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 그렇기 때문에 3년 뒤에 칠곡병원 환자식당이 직접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합의안만 믿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 지켜질 수 있도록 현장을 더 단단히 조직하고 지키지 않을 때 나설 수 있는 힘을 만드는 것이다.
이미 파업투쟁에 함께한 경북대병원분회 조합원들은 파업이 노동자의 학교인 만큼 노동자들이 직접 파업에 참여하면서 외주문제에 대해 더 와 닿을 수 있었다. 그 힘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힘을 더해 칠곡병원 환자식당이 반드시 외주철회가 될 수 있도록, 합의안이 종이 조각으로 남지 않도록 힘을 모으자! 그럴 수 있으려면 동산의료원 영양실분회 조합원들의 투쟁에 더 많은 관심과 연대로 함께하는 것이 첫 걸음일거라 생각한다. 투쟁!<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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