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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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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2 16:40:43, 조회:5,360, 추천: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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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자본주의란 무엇인가?
1. 자본주의에서 자본 간의 경쟁, 생산의 집적과 집중, 독점체
자본주의에서 자본가들은 더 높은 이윤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한다. 서로 경쟁에서 이기려고 새로운 기계, 합리적 생산기술을 도입한다. 이 경쟁에서 이긴 자본가들은 더욱 거대한 자본가로 성장한다.
자본이 축적될수록 생산의 규모는 더 커지고, 더 커진 생산은 자본을 더욱 효과적으로 축적시키는 기초(=규모의 경제)가 된다. 자본규모를 확대시키는 데에는 자본의 집적과 집중이라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각각의 자본은 잉여가치를 자본으로 전환시킨다. 즉 축적에 의해 자본의 규모를 확대한다. 이것이 자본의 집적이다. 이에 비해 기존의 여러 자본이 결합하여 하나의 자본으로 되는 것이 자본의 집중이다.
자본의 규모가 크고 생산력이 높기 때문에 경쟁에서 중소 자본가들은 계속 뒤쳐지게 된다. 중소자본은 독점자본과 직접 경쟁 당사자가 되기보다는, 독점자본의 하위 파트너로 들어간다. 즉 중소자본은 하청, 계열화를 통해 독점자본의 ‘하위 파트너’로서 연명하게 된다. 최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불거지면서 드러난 다양한 하청의 형태는 개별 독점자본의 자본력뿐 만이 아니라, 독점자본을 중심으로 생산 과정과 체계가 굴비 엮이듯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독점자본은 전체 시장질서에서 ‘지배적인 자본의 형태’가 독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제조업의 2, 3차 하청 등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 제조업의 경우, 최대 100개 기업의 자산이 전 제조업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29년 40%, 1933년 44%, 1962년 49% … 일본은 1969년 금융, 보험업을 제외한 법인 기업의 수는 82만이며, 총 자산은 21조 엔이지만 그 가운데 자본금 10억 엔 이상의 거대기업은 1,099개사, 기업수로는 0.1%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본액으로는 51%, 매상으로는 33%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비해 자본금 500만 엔 미만의 법인 수는 70만으로 전체의 85%를 차지하나 자본액에서는 14%에 지나지 않는다.(제국주의론, 한울)
1990년에서 2004년의 기간 동안 100대 기업의 출하액 비중은 37.7%에서 45.1%로 7.4% 증가했다. 상위 8대 기업의 매출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9.9%에서 54.4%로 14.5% 늘어났다.(‘경제개혁 리포트’ 참조, 연합뉴스, 2006.11.8) 공정거래위원회가 작년 11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004년 출하액 기준 50대 기업의 시장집중도가 광공업 전체의 39.7%에 이르렀다. 전년도보다 1.9%포인트 높아졌을 뿐 아니라 통계가 나와 있는 8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0대 기업으로만 따져도 24.6%가 된다. “상호출자제한 59개 그룹의 계열사는 무려 1,116개에 이른다. 재벌기업들, 특히 4대그룹이나 10대그룹으로의 경제력 집중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한겨레신문, 2006.11.3) 100대 기업의 독점 양상도 심각하지만, 이들 독점자본 내에서 최상위의 독점화는 더욱 심각하다.
나아가 “전 세계 인구의 1%가 40%의 부를 차지하고 있고 더 나아가 10%는 85%의 부를 점유하고 있다”는 작년 말 유엔대학 세계경제개발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심화되고 있는 독점의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하위 50%의 인구가 소유하고 있는 부는 1%에 불과하다.(머니투데이, 12월6일자) 이처럼 독점은 우연한 현상이 아니라, 자본주의에서는 필연적인 발전 양상이다.
집적은 일정한 발달 단계에 도달하면 저절로 독점에 접근하는 것이 분명하다.…경쟁에서 독점으로의 이러한 전환은 새로운 자본주의 경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현상의 하나이다.(레닌, 제국주의론)
생산과 자본의 집적이 진전하여 일정단계에 이르면 자유 경쟁은 독점으로 전화한다. 자유경쟁의 단계에서는 다수의 소기업이 자신 스스로 시장을 움직일 힘이 없다. 그들은 전체로서 형성되는 시장의 결정(시장가격 등)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따른 생산과 판매를 한다. 이에 비해 독점의 단계는 소수의 거대 기업이 어떤 특정부분의 커다란 부분을 점유한다. 거대 기업은 상호 협조하여 경쟁을 제한하고 그 부문의 생산과 시장을 지배한다. 이런 것은 현재의 주류 경제학에서도 ‘시장조직 형태’라며 구조적인 현상으로 본다.
한 재화나 서비스의 공급이 단일 기업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시장조직형태 … 시장지배력 … 시장지배력이란 가격이나 거래량 등 시장의 결과를 지배하는 힘 … 독점기업은 가격결정자로서 … 시장가격을 임의의 수준으로 결정할 수 있다.(안국신, 신경제학개론, 255쪽)
2. 독점 자본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있어야 하는가?
①1860년대와 1870년대 - 자유 경쟁이 가장 발전된 단계, 독점체는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맹아적으로 존재했다. ②1873년의 공황 이후, 카르텔은 광범하게 발전했지만 아직 그것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것은 견고하지 않았으며 과도기적 현상이었다. ③19세기 말의 호경기와 1900~1903년의 공황 - 카르텔은 전 경제생활에 하나의 기초가 된다. 자본주의는 제국주의 단계로 전환했다.(레닌, 제국주의론)
경쟁자본이 독점자본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발전의 조건’이 역사적으로 있어야 했다. 그것은 첫째, 1870~80년 사이의 산업 기술상의 혁명적 진전이었다. 양질의 싼 가격으로 대량생산되는 새로운 강철 생산법(벳세머법, 토마스법 등), 유기화학의 응용으로 이룩된 새로운 대량 생산방식의 화학 공업, 강력한 전동기와 내연기관의 발명, 전력과 석유 등의 에너지 혁명, 자동차와 강철선 등 교통기관의 혁신 등이다. 둘째, 주식회사 제도의 발전이다. 중화학 공업 등은 큰 자본량이 필요한데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주식회사의 보급과 발전이다.
3. 독점의 형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1) 카르텔
경쟁의 제한을 목적으로 ‘협정에 기초한 기업군’이다. 협정의 대상은 판매 가격, 지역 분할, 생산량, 설비투자액, 조업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카르텔은 대중의 반발에 의해서 ‘불법’으로 되었지만, 거대 기업에 있어서 카르텔은 여전히 독점 이윤 획득의 중요한 수단이다.
미국에서 1890년 셔먼법이 카르텔을 금지하였으나, 지하 카르텔은 계속 유지되어, 1961년 제너럴일렉트릭과 웨스팅하우스 등 거대 기업 29개 회사가 1950년대에 항상 담합하여 상세한 입찰 가격을 협정하였으며, 그 매매액은 연간 15억 달러에 이르렀다.
최근 “공정위가 지난 18일 롯데제과, 해태제과식품, 빙그레, 롯데삼강 등 4개사가 각 사의 대표적 아이스크림 콘 제품 가격을 담합 인상한 사실을 적발해 총 46억여 원의 과징금 부과”(경향신문, 3월22일)한 일이 있었다. 그 직전에는 정유사 담합과 폭리가 문제가 되었다. 지난 2005년 KT와 하나로통신의 담합으로 당시 1,152억 원이 부과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06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기업결합제한 규정위반에 따른 조치건수가 60건으로 전년(17건)의 3배를 넘었고 담합(카르텔)에 대한 조치는 전년과 같은 46건이었다.”
카르텔에 가맹한 각 기업은 이전에는 자립적인 자본이었다. 카르텔 내에서의 각 기업도 비용가격, 시장 점유율에는 차이가 있고, 획득하는 이윤율에도 차이가 생긴다. 이런 이유로 카르텔 내부의 경쟁은 계속된다. 또한 카르텔에 가담하지 않은 기업군(비 가맹기업)과의 경쟁도 있다. 이들의 경쟁이 격화되면 협정은 깨지고 카르텔은 점차 해체된다. 이런 카르텔 독점을 보강하는 경향이 생긴다. 카르텔 가맹 기업이 ‘공동판매’의 구조를 만들어 이것을 통해 시장 지배를 강화한다. 이 공동판매 조직을 신디케이트라고 한다.
2) 트러스트
참가기업이 실질적으로 그 독립성을 잃고서 거대기업에 결합한 형태이다. 트러스트는 참가 기업 간의 경쟁을 없애고 자체적으로 열악한 공장의 폐쇄 등을 통한 내부의 합리화를 수행하여, 카르텔보다 그 지배력이 훨씬 강하다. 세계의 거대기업의 상당수가 이런 트러스트 형태를 갖추고 있다. 트러스트 형성의 주요한 방법으로는 ‘지주회사’, 기업합동에 의해 새로운 회사 형성, 흡수 합병 등이 있다. 최근 금융업계에서도 우리금융지주회사, 신한지주회사 등은 기존 조흥은행, 상업은행 등의 은행들이 트러스트로 하나의 기업으로 묶인 형태이다.
3) 콘쩨른
트러스트는 같은 업종에서 기업결합이 이뤄졌다면, 여러 산업부문의 기업들을 지배하는 기업 결합체가 콘쩨른이다. 콘쩨른은 광범위한 다른 부문의 대기업과 트러스트를 지배하는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독점체이다. 콘쩨른은 어떤 지도적인 산업기업이 다수의 거대기업을 지배하는 결합체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은행이 결합의 중추가 되는 금융자본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 삼성생명, 에버랜드, 삼성SDI 등이 하나의 ‘그룹’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남한의 각종 재벌들과 미국의 모건, 록펠러 등을 비롯한 8대 재벌, 일본의 미쯔비시, 미쯔이, 스미도모 등의 재벌이 대표적인 콘쩨른이다.
4. 독점에서는 경쟁이 없다?
독점자본은 그 전의 자본주의적 모순을 더욱 심화시킨다. 따라서 경쟁의 심화로 나타난다. 독점에서의 경쟁은 그 이전의 경쟁에 비해 질적으로 새로운 특징을 가진다. 제국주의 이전에는 기업이 경쟁에서 최소한 평균이윤이라도 산출한다면 그 기업체는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독점은 결코 평균이윤으로 만족할 수 없다. 독점의 본질은 초과이윤이 달성될 수 있는 조건을 창출하는 데 있다. 독점은 경쟁의 약화가 아니라, 경쟁의 절멸을 원하고, 끊임없이 그 싸움터를 넓힌다. 일국차원을 넘어서 전 세계적인 차원으로, 개별 독점기업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까지 뛰어든다. 과거에는 무력을 통해 식민지를 지배했지만, 지금은 양상을 달리 하여, 대통령 등 국가의 수반이 ‘세일즈 외교’에 전력을 다한다.
독점체들은 여전히 서로 판매시장과 원료, 최대 이윤을 둘러싸고 경쟁을 하게 된다. 독점체 사이의 경쟁뿐만 아니라, 비독점 기업과의 경쟁, 독점체 내에서 보다 많은 이윤을 올리기 위한 지위를 두고 자본들은 경쟁한다. 생산원료, 연료, 에너지, 반제품 등의 공급 독점체와 그것을 사용하는 독점체들 사이에 경쟁이 강화된다. 같은 업종, 산업에 국한되지 않으며, 전 산업 부분 내에서 차이 나는 이윤율 자체가 독점체의 사활을 건 경쟁을 더욱 강화시킨다. 과거 소규모 자본에 대비한 이윤율이 이제는 천문학적인 자본 규모에 대비하여 최소한 그만큼의 이윤을 창출해야 하지만, 노동계급의 증가되는 빈곤화에 따른 유효수요의 부족, 노동력 감소에 따라 생산자본에 대한 노동력의 감소는 이윤율의 평균적인 하락 경향을 강화시킨다.
최근 전 세계 반도체 독점자본 간의 특허 협상 등은 경쟁의 제한이 아니라, 더욱 격심한 경쟁에 의해서 나타나고 있고, 또한 그 경쟁을 더욱 상승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하이닉스는 “20일 일본 도시바와의 낸드플래시 특허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플래시메모리 카드와 USB드라이브 시장에서 각각 21.4%,12.2%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차지”(한국경제신문 3/22)하고 있는 샌디스크와의 특허 협상을 마무리 짓는 등 삼성전자, 도시바 등과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차순위 독점자본들 간의 다양한 형태의 결합이 나타나고 있다.
5. 독점자본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1) 생산의 사회화 진전
제국주의는 경제적 본질에서 독점자본주의이다. 제국주의의 역사적 지위는 이미 다름 아닌 자유 경쟁 속에서 성장한 독점은 자본주의 제도에서 보다 높은 사회 경제 제도로 이행하는 과도 상태이기 때문이다.(레닌, 제국주의론)
즉 이는 생산의 사회화가 현저히 진전되어 사회주의의 물질적 기초를 이루고, 자본주의의 기본적 모순의 격화로 사회주의의 객관적, 주체적 조건이 그 안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독점단계가 사회주의로의 과도적 위치를 점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자유 경쟁에서 독점으로 전환하면 생산의 사회화는 더욱 현저하게 진행된다. 따라서 그것이 사회주의의 물질적 기초를 형성하게 된다. 거대 독점체는 전 세계에 걸쳐 원료 자원을 확보하고, 그것을 대략적으로 예측, 산출할 수 있다. 그리고 거대 독점체는 숙련 노동자를 독점하고, 우수한 기술자를 모으며, 과학 기술에 있어서의 발명과 발견은 그들 손에서 사유화 된다. 거대 독점체는 세계의 교통, 통신수단을 지배하고, 시장을 분할하며, 시장에서의 수요 정도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2) 자본주의의 기본적 모순의 격화
독점에 의해 생산의 사회화가 고도로 진행되지만 생산은 여전히 이윤을 목표로 진행된다.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모순(생산의 사회화, 소유의 사적전유)은 독점단계에서는 더욱 격화될 수밖에 없다. 독점체는 기술의 발전, 자동화 등을 통해 보다 고도화된 착취를 한다. 이를 통해 노자간의 계급 대립은 더욱 첨예화된다. 독점체는 노동자 계급만이 아닌 다른 여러 중간계급들도 더욱 극심하게 착취, 수탈한다. 제약회사의 독점에 의해 각종 난치병 환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거나, 다국적 농, 축산 기업에 의해 각국의 중소 농민들은 급격히 몰락한다. 우리는 이를 최근의 FTA 협상에서 볼 수 있다. 독점 가격을 통해서 각국의 물가가 높아진다. 그래서 레닌은 “소수 독점자의 주민에 대한 억압은 전보다도 훨씬 무겁고 고통스러우며 견디기 어려운 것이 된다.”고 했다. 노동자계급의 빈곤은 더 악화되며, 실업은 더 확대된다. 구조적인 공해, 환경문제 등은 다양한 삶의 영역을 열악하게 만든다. 독점자본과 국가는 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골적으로 지배관계와 이와 관계된 강제관계를 강화시킨다. 이렇게 해서 독점자본과 노동계급을 비롯한 전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대립으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보다 거대화하는 공장 내 분업의 계획성과 사회적 생산의 무정부성의 대립”은 더욱 구조화되고 거대화된 이윤율 하락의 ‘장기적’ 위기를 초래한다.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장기간의 경기 침체 상태와 ‘반짝 호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독점자본주의는 제국주의와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제국주의의 경제적 기초는 독점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다음호 신문에서는 이에 연결하여 ‘제국주의’를 싣고자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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