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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1호] 쌍용차 청산협박, 희망퇴직 공세를 총파업으로 정면돌파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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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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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12:36:57, 조회:2,641, 추천: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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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청산협박, 희망퇴직 공세를 총파업으로 정면돌파하자!
자본가계급이 현 경제공황을 돌파하기 위하여 노동자계급을 향한 칼날을 빼들었다. 공황이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자본은 일상적으로 전환배치, 노동강도 강화,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 등의 구조조정 공격을 자행해왔다.
그러나 노동자계급의 약한 부위를 우선 쳐내고, 상대적으로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기존 노동조건의 후퇴를 강제하는 식의 일상적인 구조조정만으로 현 경제공황을 돌파하는데 한계를 느낀 자본은 이제 칼날을 직접적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향하고 있다.
그 첫 출발은 쌍용차의 대량 정리해고 계획이다.
‘법정관리’로 무장한 자본
법정관리를 신청해 놓은 상태에서 자본은 기존의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일방적으로 야간조 휴업을 강행하더니 얼마 전에는 자구계획안이라는 명목으로 2646명의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안을 제출했다. 이들에게 ‘법정관리’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협파기와 야간조 휴업 강행의 명분도 ‘법정관리 사업장’이었고, 이번 정리해고 발표의 명분도 ‘법정관리 사업장’이었다. 5월 22일 법정관리로 갈 지, 청산으로 갈 지를 결정하는 첫 관계인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경영을 담당하고 있는 법정관리인들은 ‘청산’되지 않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은 기업회생을 입증할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 뼈를 깎는 우리의 자구노력이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큰 희생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 변해야 살고, 그렇지 않다면 죽을 수밖에 없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 이제는 더 이상 시간이 늦기 전에 그들의 부름에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4월 17일 회사 소식지)
이들은 입만 열면 ‘청산’ 운운하면서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구조조정을 ‘좋은 회사로 가기 위한 고통어린 과정’이니 받아들이라고 현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것은 자본가계급의 본심이다. 이들에게 ‘좋은 회사’란 노동자계급의 생존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자신들의 이윤을 확보해줄 수 있는 회사다. 그러나 자본가계급에게 ‘좋은 회사’는 노동자들에게는 지옥과 같은 현장을 의미한다. 설사 이번 정리해고 대상에서 면제된다고 하더라도 임금이 반토막 나고, 단협이 휴지조각이 되고, 노동조건이 개악된 상태에서의 생존은 정상적인 상태의 생존이 아니며 정상적인 생활의 파탄을 의미한다.
자본의 청산 협박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 한 이러한 회사살리기 논리를 막아낼 수 없다. 자본 또한 현재의 경제공황 상태에서 지역 경제의 파탄과 부품산업까지 연관된 자동차 산업을 쉽게 청산시킬 수 없다. 자본에게도 엄청난 직접적 손실을 가져오며, 다른 분야에까지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파장을 견뎌내기에는 이미 공황으로 골병이 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은 “청산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투쟁에서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투쟁에 임해야 한다. 설사 법정관리가 아니라 청산 결정이 나더라도 정부를 상대로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공황 시기에 어떤 정부도 실물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자동차 사업을 그들이 즐겨쓰는 자본주의 원리에 따라 이윤을 낳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쉽게 공중분해하지 않는다.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대형 금융부문들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부분적 국유화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보라!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본가 정부에게 직접 칼자루를 쥐어주는 국유화를 주요한 투쟁요구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국유화 요구 관련한 비판은 노동자정치신문 49호 ‘쌍용자동차의 공기업, 사회화 주장, 회사 살리기의 급진적 아류!’를 참조하기 바란다.) 핵심은 자본의 ‘청산’협박에 굴복하는 순간, 모든 것을 내어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청산을 각오한 총파업투쟁으로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선을 앞당겨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자!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가자 회사는 “총파업은 모두를 공멸로 이끄는 촉매제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쌍용차의 50년 역사가 중단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될 것입니다”면서 총파업에 대한 악선동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쌍용차 노동자들은 투표자 대비 86.13%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총파업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이제 남은 것은 이러한 결의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물론 현장 상황이 녹녹하지만은 않다. 정리해고 발표날에는 민주광장을 가득 채웠던 쌍용 노동자들이었지만 지난 4월 15일 결의대회는 1000명도 모이지 않은 썰렁한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이에 자본은 곧바로 희망퇴직을 강행했다. 결의대회 바로 다음날인 4월 16일부터 4월 30일까지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다는 공고가 붙었고, 인사제도 개선을 통해서 차후 회사 정상화 시에는 희망퇴직자를 채용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기만적이게도 이 날 회사는 홍보를 통해서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노동조합과) 성실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성실협의는 구조조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노림수일 뿐이고, 노동조합이 구조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언제라도 구조조정을 강행하겠다는 사측의 의도가 이번 희망퇴직 강행으로 증명된 것이다.
사측의 의도가 분명해진 이상, 노동조합은 비타협적 투쟁으로 구조조정 공세를 돌파해야 한다. 공황의 시기만큼 노자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때는 없다. 벼랑 끝에 선 자본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폭로되기 때문이다. 피해 최소화 운운하는 자본의 논리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예를 들어 2646명 정리해고를 발표해놓고, 2600명을 희망퇴직 시키고, 46명이 정리해고 된다면 이것을 피해최소화라고 할 수 있는가?
98년 현대차와 2000년 대우차에서 자본은 희망퇴직으로 자신들이 목표로 한 인원 정리를 어느 정도 채우고 난 다음 마치 선심 쓰듯 정리해고 인원을 축소해서 발표했고, 노동조합은 임금과 노동조건 개악 등 다른 것을 다 내어주고 이것을 피해최소화라고 했다. 이제 이러한 말장난인 피해최소화 논리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자본은 피해최소화를 위해서 노동조합에게 구조조정 협의에 임하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협상을 통해서 노동자가 얻을 것은 없다는 점은 과거 투쟁의 경험을 통해서 증명되었다. 노동자들은 오로지 투쟁하는 만큼 생존권을 사수할 수 있을 뿐이다.
5월 8일 정리해고 노동부 신고, 6월 8일 정리해고 강행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시급히 총파업 투쟁전선을 만들어야 한다. 현장에까지 희망퇴직이 강행되면 현장의 조직력은 급속히 무너질 것이다. 현장노동자들의 분노가 가라앉기 전에 총파업 투쟁을 통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생존을 위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공황 국면에서의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은 98년 현대차와 2000년 대우차 투쟁이 그러했듯이 정권과의 한 판 승부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권은 현재의 경제공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노동자의 피와 눈물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에서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이 강행된다면 이명박 정권에게는 전 분야에 걸친 구조조정의 좋은 명분이 될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구조조정이 좌절된다면 자본과 정권은 탈출구 없는 공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은 현 경제공황의 뇌관과도 같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과 전체 노동자계급의 연대투쟁으로 자본과 정권의 구조조정 공격을 분쇄하자!!<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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