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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12호] 대공장 운동의 현 상태와 전망 - 현대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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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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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5 19:28:53, 조회:2,441, 추천: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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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특집] 대공장 운동의 현 상태와 전망
[편집자주]연말 특별호로 만들어지는 이번 노동자정치신문 12월호에는 ‘대공장 운동의 현 상태와 전망’을 주제로 공공, 조선, 자동차 사업장의 기획글을 싣습니다. 87년 이후로 남한 민주노조 운동은 대공장 사업장들이 정권과의 전면전을 펼치면서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대공장 사업장에는 어용이나 노사협조주의자들이 집권을 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도 올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05년 한해 투쟁은 비정규직 사업장들이 힘겹게 투쟁을 전개했으나 고립분산적으로 나타나고 전국적인 투쟁전선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파견법 개악 저지 총파업 투쟁이 이렇게 지지부진한 것도 대공장 운동의 침체와 관련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대공장 운동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대공장 운동을 전선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야 합니다. 대공장은 산업연관이나 노동자의 대규모 집중 등으로 자본과 정권에 일격을 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공장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중심적인 투쟁의 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대공장 내의 노조 집행부나 활동가 내부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노사협조적인 경향과도 투쟁해야 합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서 대공장 운동을 다시 투쟁의 거점으로 되살리는 실천을 조직해 들어갑시다.
현대중공업을 바라보며!!
대공장 노조의 현 상태와 전망 그리고 희망!!
- 현대중공업 노동자
들어가며
대공장 운동이 몰락하고 있다.
노조를 장악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역사를 거쳐 온 것은 사실이다.
현중 또한 현장에서 민주를 표방하고 있는 활동가 및 소위 어용이라는 노조 관료들 또한 87년의 투사들이다. 아니 그 당시에는 모든 노동자가 투사였다.
활동을 조금이라도 열심히 하면 언제나 자본은 활동가를 매수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사용한다. 그 결과 현장에서 민주 활동가라고 하는 활동가들이 하나하나 자본에 매수되고, 편하고 쉬운 작업 공정으로 전환 배치된다. 하나를 주면 열을 요구하는 자본의 과녁에 꽂히고 만 것이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가? 현대중공업 민주노조운동의 몰락의 과정과 그 속에서 활동가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현 상태를 진단하고, 이후 현중에서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결의로 이 글을 쓰고자 한다.
현중의 역사는 남한 노동운동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핵심적인 역할, 그리고 그 선봉에 서서 가열찬 투쟁을 전개한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현중의 역사이다.
현대중공업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협조적인 지도부의 타도 투쟁으로 출발하여 매시기 지도부의 배신행위에 대한 항의 투쟁 등으로 불법 파업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현대중공업의 파업 투쟁은 자본에 의해 억눌리고 극심한 노동 강도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통해 하나의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과정이었다. 이를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과 노동자의 투쟁에 대한 자신감을 아주 자연스럽게 몸으로 체득하는 과정이었다. 당시에는 노동자들 속에서 말 잘하고 강하게 나가는 사람들이 활동가 층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자본의 치밀한 공작에 의해 내용적으로 단련되지 못한 지도부가 매수당하고, 직권조인이 판을 치는 상황이 전개됐다.
그 속에서 활동가들의 투쟁은 직권조인 지도부를 그 자리에서 내려 앉히고 다시 지도부를 구성하는 즉각적인 실천으로 나타났고, 미약하게나마 현장 노동자들이 활동가들로 조직되기 시작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128일 투쟁, 골리앗 투쟁, 직권 조인 무효와 투쟁, LNG 파업투쟁 등 굵직한 투쟁의 역사에서 유독 지도부 및 활동가들이 노동자들을 배신한 것이지 조합원이 활동가를 배신하지 않았다. 또한 노동자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현대중공업이 역사적으로 몰락하기 시작한 시점은 94년 LNG파업을 거치면서이다. 연말 성과금 200%가 차등 지급되면서 현장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되었고 조합원들 내부에 피해의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결과 94년을 기점으로 연속적인 무분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94년 협상과정에서 구두합의 등 협상 내용의 문제가 심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도부의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활동가들의 책임이 크다. 골리앗 전사이었던 위원장이 구두 합의를 한 것에 활동가 스스로 같이 투쟁했던 동지를 탄핵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그 당시 집행부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이유로 철저히 문제 제기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 동지라는 이름의 모순에 활동가 스스로 빠지고 만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서술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현중의 역사에서 느끼는 것은 활동가들이 파업시기를 빼면 상대적으로 현장의 대중을 조직하는 것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파업시기를 거치면서 부서동지회가 구성되었고 그 과정에서 동지회는 현장의 투쟁력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94년 이후 현장의 소 조직을 관리하지 못하면서 자본이 치밀하게 부서동지회를 공격하였고 현장 부서동지회 등은 자연스럽게 와해되거나 없어지는 과정을 밟게 된다.(지금은 부서별 동지회가 형식상으로 존재하는 곳도 있다.) 부서동지회가 “왜” 확대강화 되지 못하였는가에 대해서 활동가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밖에 활동가들에게는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
우선 계속되는 지도부의 직권조인,
노동조합의 형성과정에서 자신의 활동을 자신의 반사 이익으로 가져간 활동의 1세대들,
노동자적인 계급의식보다는 현장에서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인간적인 모멸감으로 투쟁을 하면서 노동자들 내부에 생겨난 반항 의식,
그 과정에서 자본의 매수정책으로 백기항복을 하는 활동가 등.
이 같은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뭉쳐 활동한 활동가들이 있지만 활동가들 내부에서도 활동가들이 자신을 단련시키는 과정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과거 투쟁의 경험이 재탕되고 그 경험이 모든 활동의 근간을 이룬다. 활동가들은 조합원 대중을 적극적인 조직화 대상으로 사고하지 않는다. 과거 파업투쟁과정에서 투쟁을 했던 조합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말을 들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한 나머지 조합원들의 조직화 사업은 현중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 결과 지금의 현대중공업의 현실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정도다. 현장은 자본에 장악되어 있고, 조합원들과 활동가들 또한 현장에서의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현장 조합원의 분위기
- 조합원들은 철저히 회사의 관리 하에 있다. 비 조선의 상황은 더 참혹하다. 부서장이 이야기하면 부동자세를 취하고, 관리자들이 막말을 해도 감정이 없는 기계라는 생각마저 든다.
- 조합원이 알아서 눈치껏 움직인다. 팀 내에 팀장, 반장의 말이 곧 법이 된다. 문제제기하면 자신만 다친다는 생각이 조합원 내부에 팽배해 있다.
- 노동조합 행사는 사은품을 타러가는 날이다. 노동조합 집회도 없지만 간혹 있어도 조합원들은 가지도 않는다. 그러나 회사의 행사는 누구하나 빠지지 않는다.
- 조합원이 알아서 회사에 줄서기를 한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는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과거 투쟁을 경험한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서로를 믿지 못하고 말문을 닫아버리고 만다. 노동조합 이야기나 회사 욕을 하면 그새 관리자가 알고 있다. 작업을 하고 있는 동료들 앞에서 함부로 회사 욕을 하지 않는 상황까지 오고 있다.
- 모든 선거에서 팀별, 반별 조합원의 성향분석이 다 되어있다. 그 결과 관리자는 조합원들이 올바른 선택을 못하도록 집중 관리하고 조합원 스스로 포기하는 상황이다.
- 관리자들이 기초질서 확립이라는 것을 빌미로 배에서 하선하는 시간, 점심 먹는 시간, 오토바이 규정 속도 단속, 음주측정, 기초질서 2번 어기면 시말서, 3번 걸리면 징계위 회부 등의 현장탄압이 판을 친다.
이것이 현대중공업 조합원들이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누구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다. 나서는 순간 집중타를 얻어맞는다. 속으로 참고 또 참는다. 조합원들은 이제 현장에서 대처하는 방법을 조금씩 몸으로 습득하고 있다. 참는 방법을!! 침묵하는 방법을 !! 알아서 움직이는 방법을!!
활동가들의 상태
활동가들은 어용이 노동조합을 잡고 나서 급속도로 활동이 위축되고 있고 점점 활동을 포기하면서 좋은 부서로 이동, 또한 산재를 많이 내고 있는 상황이다. 활동의 활력이 사라지고 활동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 활동가들의 현실이다. 그 속에서 내용이 사라지고 어용이 장악한 현실에서 활동가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만이 살길인 것처럼 활동가 내부의 정치적 차이가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차이가 있는데 차이를 내색하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위원장 선거 패배 이후에는 거의 활동이 없는 수면상태에 놓여있다.
선거 후 조직발전전망 논의가 되고 있으며 현장의 중심성이 사라지고 정치세력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대의원 선거에 출마한 인원이 30명이 간신히 넘는 현실. “안 되는 것이 뻔한데 출마해서 무엇하냐!!” 라는 식으로 포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 활동가들의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노동조합의 권력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눈에 보여 진다.
대공장 운동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데에는 이러한 현장 활동가들의 상태에도 주요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현대중공업의 조건 속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활동가들의 재생산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활동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시야를 넓히고 노동자 정치를 스스로 단련하는 투쟁을 강화하는 것만이 자본의 과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계급의식으로 무장하고 스스로 단련해야 한다. 현장조직이라면 현장조직답게 활동을 해야 한다. 현장의 문제를 지나치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풀어나가는 모습, 그것이 현장에서 활동하는 노동자정치이다.
-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일관성 있게 실천하는 길만이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당하고 있는 교묘한 탄압을 막아 내야한다. 즉 조합원들에 대한 관리자들의 집요한 탄압을 막아내는 실천이 있어야 하고, 그것으로 조합원들이 작지만 조금씩 힘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
- 비록 조합원이라고 하더라도 노골적으로 사측의 편을 드는 것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 활동가들 또한 활동을 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기회주의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즉각적인 내부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은 현장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본적인 불만을 스스로 제기하도록 하고,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하는 선전선동 사업이 필요하다.
노동자 대중의 역동성을 믿는다면 대중의 시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합원들에게 활동가들의 활동이 일관성 있고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감을 심어줘야 합니다. 믿음을 주지 못하는 활동이 대중을 지도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동지들의 현장에서 바로 나부터 작은 실천, 작지만 노동자 정치를 당당하게 시작합시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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