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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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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30 22:21:02, 조회:5,740, 추천: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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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다시 대사기극 서막이 올랐다!
5년 만에 다시 거대한 사기극 서막이 올랐다! 이 사기극은 대담하게도 무대가 전국적이며, 수천, 수만 명이 주도하여 수천만 명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사기극으로서, 수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린다. 이 사기극은 예선과 결선을 걸쳐 최종적으로 사기극 승자를 선발한다. 이 사기극에는 당연하게도 여러 명의 주연배우가 있고, 조연배우가 있다. 이 사기극에는 흥행을 위해 바람잡이가 있는데, 이 우스꽝스러운 사기극이 진지하게 보이도록 연출하는 직업적 연출가도 있다. 그런데 이 사기극에는 진짜 배후가 얼굴을 숨긴 채 숨어 있다.
이 사기극은 이름 하여 대선이다. 대선후보와 참모진들을 주조연으로 하여, 고도로 훈련된 사기술사들인 정치광고 기획사가 흥행을 위해 각종 슬로건, 후보 이미지를 치밀하게 연출한다. 이 전문 사기술사들은 없는 이미지도 만들어내고, 부정적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 한다. 이 대선 사기극에는 유력한 후보를 중심으로 해서 불나방들이 달라붙는데, 줄서기를 잘하면 그 공에 따라 일명 ‘낙하산 인사’라고 하여 권력기관과 공기업 사장, 임원 같이 기업 곳곳에서 막중한 지위와 위세를 가지게 된다.
이 사기극의 진정한 배후 실세는 기업과 은행, 방송, 신문 같은 물질적, 정신적 생산수단을 장악하고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재벌이라고 불리는 독점자본이다. 경선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것인데 그로 그럴 것이, 재벌이 평소에 자신들이 미리 길러 놓은 국회 ‘장학생’들을 매개로 사실상 자신이 원하는 후보나 비호감 후보는 직접 후보를 골라내거나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벌은 이 거대 사기극에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대기 위해 직접 뒷돈을 대기도 하고, 특정 후보, 특정 세력을 집중적으로 밀어주거나 보험 차원에서 여러 명이 유력한 주자와 세력들을 동시에 후원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재벌이 직간접적으로 장악한 방송과 신문을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 지원하기도 한다.
이것을 이른바 ‘금권정치’라고 하는데 재벌은 선거전후뿐만 아니라 대선 최후 승자나 측근, 가족, 친인척들을 매수하여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하고 막대한 특혜와 이권을 누리게 된다. 이 자본주의 금권정치로 인해 역대 모든 대통령들은 취임 초에는 친인척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임기 말에는 가족과 친인척, 측근들이 하나 같이 부패와 비리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미 막이 오른 대선 사기극 예선전에서 각 후보진영들은 정치광고 기획사라는 언어의 연금술사들을 동원해서 선거전 출사표를 내고 슬로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자본가 정당 대선 예비 주자들은 자신들이 집권하면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겠노라고 약속하고 있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공정한 복지 사회”
“사람이 우선이다”
“저녁이 있는 삶”
‘빚 없는 세상, 편안한 나라’
‘평등한 국가, 내게 힘이 되는 나라’
‘울화통 터지는 나라, 국민 화병을 고치겠다’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달콤하고 아름답거나 속 시원한 슬로건들이다. 이러한 대선 슬로건들은 하나 같이 노동자 민중의 절박한 현실, 열망과 염원을 반영하고 있다. 대선 예비주자들은 너무나 정확하게 세태를 파악하고 나서고 있는데, 다시 말하면 현실은 이 슬로건과 정반대로 잔인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선주자 슬로건 중에서 제일 호평을 받는 것이 손학규 진영이 내세우는 ‘저녁이 있는 삶’이다. 그런데 야간노동 철폐를 내걸고 싸우고 있는 유성, SJM, 만도의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저녁이 있는 삶’을 쟁취하기 위해 공권력의 비호를 받고 자본이 불러들인 용역깡패에 맞서 목숨 걸고 싸워야 하는 것이 작금의 적나라한 현실이다. 정리해고 당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수많은 노동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오히려 고독과 좌절, 죽음의 유혹을 느끼는 순간이 될 뿐이다.
그런데 저들은 하나 같이 자신들이 권력을 잡으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노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오래 전 총선과 대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고작 지난 4월 총선에서도 각 당들은 환상적인 약속을 남발했지만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저마다의 슬로건들은 속고, 속이고, 또 속고 속이는 사기극에 동원된 허황된 구호에 불과한 것이다. 아주 잘 만들어진 슬로건들은 그저 선거 득표 전략을 위해 동원된 말과 구호의 향연에 불과한 것이다.
새로운 대선 승자가 나타나면 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들뜨고 희망에 사로잡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대가 물거품이 되고 배신감에 사로잡혀 분노하고, 실망하고 그러고도 다시 속는 셈치고 기대를 가지는 똑 같은 일들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이 요상한 실체는 무엇인가? 우리는 자본주의 선거 정치가 사기극인지 경험적으로 알면서도 어김없이 이 사기극에 동원되고, 박수를 보내게 되는 이 사기극의 정체와 본질을 적나라하게 폭로해야 한다. 그리고 이 거대 사기극판을 뒤엎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체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정치광고 기획사가 만들어내는 이미지 정치
자본주의 체제는 상품생산이 지배적인 체제이다. 이 체제에서는 주택도 상품이고 노동자의 노동력도 상품이다. 심지어 선거도 하나의 잘 연출되고 기획된 상품이다. 이 상품생산 체제를 유지, 강화하는데 앞장서는 자본가 정치인들조차도 걸어 다니고 악수하고 말을 하는 하나의 특수한 상품이 되었다. 전문적인 정치기획사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빚어낸 압축적인 말의 성찬이 바로 선거 슬로건이다. 부르주아 정치는 이미지 정치가 됐다. 후보자의 말투, TV토론회에서의 화려한 말솜씨, 연설문 하나 조차도 기획사와 선거 참모진에 의해 사전에 기획되고 연출된다. 후보의 머리 모양, 옷, 넥타이 같이 이미지를 잘 꾸미는 것이 선거에서 중요한 당락의 변수가 된다.
자본주의 선거에서 후보의 경력이나 개인적 이력조차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상품이 된다. 이점에서 한국 정치는 과거가 현재를 지배한다고 할 수 있는데 박정희 파쇼 독재자 후광으로 유력한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박근혜가 대표적인 예이다. 박근혜는 과거를 팔아먹는 이미지 정치의 최대 수혜자이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성장은 곧 자본주의 발전을 의미하는데, 이 발전을 위해 농촌에서 파산하게 된 광범위한 소농들이 이농하면서 자본에게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했다. 박정희 정권은 자본이 마음껏 이윤을 추구하도록 노동자들에 대해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탄압을 자행했다. 보릿고개 시절보다 지금은 잘 먹게 됐다는 만족감조차도 사실은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착취를 당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은폐하는 것이다.
여기에 박정희 정권의 파쇼 반공 정책으로 말미암아 과학적 사상을 전파하는 급진 사상과 급진 정치세력들은 뿌리가 뽑히고, 우민화 정책과 박정희 미화 교육으로 인해 그 시대를 살아온 나이든 세대들은 박정희 향수를 가지게 되었다. 박근혜는 심지어 육영수의 이미지를 따라서 단아한 옷매무시와 머리 모양을 하고, 논란이 분분하지만 육영수의 비극적 죽음에 대한 동정적 여론조차도 받아 안으면서 보수적 대중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물론 박정희 후광을 입은 박근혜의 이미지는 구태의연하고 수구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박정희 체제의 파쇼 행위로 인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박근혜는 원칙과 소신의 이미지, 젊은이를 내세운 새롭고 미래의 이미지를 연출하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유력한 야권의 대선 주자인 문재인의 경우에도 퇴임 이후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노무현을 정치적 배경으로 해서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은 빽과 돈을 써서 군대를 빠지는 한국 지배계급의 부조리한 모습에 대한 대중적 분노를 활용해서 군대 그것도 특전사를 다녀왔다는 과거의 이력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이미지 정치를 구사하고 있다. 대선 슬로건에서 빠지기는 했지만 ‘강한 남자’ ‘대한민국 남자’라는 구호도 과거의 이력을 팔아먹는 구태의연한 자본주의 이미지 정치에 불과한 것이다.
안철수 역시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이명박에 대한 대중적 분노를 틈타서 ‘착한 자본가’라는 진지하고 진실한 이미지를 유포하고 있다. 공식적인 대선 출정 전에 막대한 재산을 기부하는 기부행위는 이에 따르는 필수적인 과정인 것이다.
사실 이러한 연출된 이미지, 대선 슬로건의 말장난의 차이를 제외하면 모든 후보는 복지를 이야기 하고 있고, 서민정치를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공약상의, 정책상의 차이는 거의 없다. 그리고 표를 얻기 위해 마구잡이로 쏟아 내는 공약은 당선되고 나서 아니면 그만인 공약(空約)놀음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선 예비 주자들이 너나없이 달콤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저들은 모두 전 세계 공황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외면한다는 점이다. 대선 캠프가 합작으로 빚어낸 아름다운 말의 성찬과 공약들은 하나 같이 현실성이 전혀 없다. 설사 대선 주자들 또는 대선 캠프에서 주관적으로 그런 아름다운 슬로건을 현실에서 주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더라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명박 정권이 내세웠던 747공약에서의 성장이 사실은 자본의 성장을 의미하지만, 그 조차도 전 세계 공황으로 반토막 났다. 한국사회는 청년 실업자들이 넘쳐나고 취업을 한다손 치더라도 불안정한 고용, 저임금, 장시간 노동, 열악한 노동조건을 가진 비정규직으로 넘쳐나고 있다. 정규직조차도 사회적으로 넘쳐나는 비정규직과 실업자들을 근거로 임금삭감과 복지 후퇴를 강요당하고 있다. 정규직이었던 쌍용차 노동자들의 오늘날 고통스러운 상황이 오늘날 비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임기가 끝나는 현재까지도 전 세계 자본주의 공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이러한 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가 공황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는 노동자 민중들을 공격하거나 대외적으로는 제국주의 전쟁을 벌이거나 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다. 보수정당은 물론이고 노조의 지지를 받고 집권한 사민주의 정당이 하나 같이 반노동자, 반민중적 조치를 취했던 것은 바로 자본주의 공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지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의 모습이 아니라 고도로 연출된 모습이다. 이미지는 본질이 아니라 잘 만들어진 겉모습이다. 이미지는 현실을 은폐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장한다. 잘 만들어진 이미지는 공약의 허구성, 본질, 위선적이고 폭력적인 부르주아 정치의 본질을 은폐하는 수단이 된다. 이러한 부르주아 정치는 비단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본주의 중심 국가라 할 수 있는 미국 정치는 말할 것도 없다. 맑스-레닌주의자인 졸탄 지게디는 이 부르주아 미국 정치를 이렇게 풍자, 폭로하고 있다.
미국 사회는 거대 미디어가 제공하는 서로 다른 어리석은 흥행물 끼리 경쟁하게 되는 거대한 대선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시답잖은 기사가 판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실제로, 2012년 미 대선과 의회 캠페인은 궁극적으로는 현실을 가장한 쇼이다. 사실상, 그것은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과 댄싱 위드 더 스타 같은 저속한 경쟁프로를 모방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초거대재벌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지로 선택되고, 미디어 재벌들이 준비한 질문들에 대해 연습복싱(shadow boxing)을 하다가 11월에 가서 사치스러운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 대선 승자를 뽑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미국 유권자들이 함께 하는 TV쇼를 상상해보라. 그리고 나서 이들 승자들은 다음 2년, 4년 혹은 6년 동안 미국을 통치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조금도 과장 없는, 미국의 양당 선거 체제이다. 물론 미국을 통치하는 것은 중대한 사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하찮은 선택 과정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중대한 것이라는 것이야말로 엄청난 비극이다. 이러한 축제는 진화돼 왔다. 예를 들어 TV의 역할은 대선을 쟁점들과 공약을 대신하는 200달러 이발과 멋진 매력적인 얼굴, 승자의 미소, 사랑스러운 가족들 같은 미(美)의 가장행렬로 바꾸어 놓았다.
(졸탄 지게디, 시답잖은 기사가 판치는 시기 : 민주주의의 희화, 2012년 5월 2일 수요일. http://zzs-blg.blogspot.kr )
견고한 자본가 양당 체제 사슬
자본주의는 보통 정치의 꽃인 정기적인 선거를 통해서 일정 기간 국민들을 통치하는 새로운 지배자들을 선출한다. 엥겔스는 과거 노동자 민중의 투쟁의 요구이자 이 투쟁으로 성취한 보통선거제가 이제는 몇 년에 한번 지배자들을 교체하는 기만적인 정치행위가 됐다고 자본가 정치의 본질을 폭로했다.
보통 부르주아 정치는 다당제 정치다. 하지만 실제로는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두 개의 주요 정당이 번갈아가면서 집권하는 양당 체제가 굳혀져 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 민주당이 번갈아가면서 집권한다. 이러한 자본가 정치는 실제 어떻게 재생산되고 있는가?
근자만 보더라도, 공화당 아버지 부시 정권에 실망한 미국민들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대선 슬로건을 내세운 민주당 클린턴을 선택했다. 클린턴이 선택한 대선 슬로건은 부시 정권 시기에 미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노동자들이 실업과 정리해고, 빈곤에 허덕였기 때문에 나온 대선 슬로건 이었다. 이 슬로건을 내건 클린턴은 한때 ‘신경제’라고 해서 미국 경제를 다시 성장궤도에 올려놨다. 이로 인해 클린턴 정부는 중간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부르주아 경제의 성장은 노동자 민중의 삶이 근본적으로 나아졌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신경제는 개인과 기업 부채 위에 아슬아슬하게 성장한 경제였고, 그 경제성장은 바로 노동자 민중의 삶을 짓밟고 이뤄낸 일시적인 호황국면을 이르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또한 지표상의 성장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신기술과 신기계의 도입, 각종 합리화 정책과 구조조정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생산방식의 도입으로 자본규모가 커지고 성장하는 것에 비해 임금과 고용은 줄어드는 ‘고용 없는 성장’과 ‘저임금 자본주의’,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유연화 된 자본주의’를 의미할 따름 이었다.
클린턴 정부에 대한 대중적인 실망을 틈타, 공화당의 아들 부시가 다시 권력을 잡았다. 그러나 부시 정권 말기 2007년 말 미국에서 공황이 폭발했다. 이로 인해 “그래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대선 슬로건을 내세운 오바마가 당선됐다. 미국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에 대해서 흑인과 히스패닉계는 물론이고 미국 노동자들 다수가 열광했다. 그러나 오바마정권은 막대한 구제금융을 제공하여 파산한 은행과 기업을 소생시켰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들은 은행과 기업이 살아나도록 하기 위한 제단 앞에서 정리해고, 임금삭감, 연금삭감 같이 일방적으로 희생당해야 했다. 오바마 정권 역시 공화당 부시 정권과 한 치도 다르지 않게 제국주의 전쟁과 학살극에 적극 동참했다.
오바마 정권에 대한 실망한 미국 노동자 민중들은 위스콘신 투쟁을 비롯해서 항만점거 투쟁, ‘1%에 맞서는 99%의 투쟁’이라는 월가 점령 투쟁을 전개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권은 교묘하게 이 투쟁이 공화당 주정부의 탓이라고 돌리고, 단지 금융 시스템의 문제, 월가 금융 자본가들의 개인적 탐욕과 욕심 때문이라며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를 은폐하고 다시 중간선거에서 자신을 당선시켜 달라고 하고 있다. 1930년대에 미국 노동자계급 투쟁을 강력하게 이끌었던 미국 공산당은 노동자의 변혁적,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강력하게 추구하기 보다는 민주당과 오바마 정부의 이중대 노릇을 하고 있다. 나머지 변혁적 정치세력들은 아직 대중적 영향력이 약하다. 이 때문에 미국 노동운동은 월가 투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협조주의 노조 세력들이 판치고 있으며, 노동자 민중은 자본주의 양당제의 사슬에 단단하게 얽매여 있다.
유럽에서는 크게 봐서 사민당, 노동당, 사회당 같은 사민주의 정권이 노동자 민중을 배신하고 자본주의 체제에 포섭돼 부르주아 양당제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신민주당 정권과 사회당 정권이 번갈아가면서 의회를 차지하면서 집권 정치세력이 되어 왔다. 이번 그리스 선거에서는 연립정권의 중심이었던 사회당 대신에 신민주당이 권력을 잡았다. 여기에 긴축정책에 대한 그리스 노동자 민중들의 분노와 저항을 등에 업고 긴축반대를 내걸고 있는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제2당이 되면서 그리스 양당제 구도를 위협하고 있다. 시리자 역시 자본주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혁하는 변혁정당이 아니다. 다만 그리스 공산당이 이 양당제를 깨고 그리스 노동자 민중 투쟁을 이끌고 있으며 자본주의 체제변혁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영국에서는 공산당이 우경적인 유로 꼬뮤니즘 의회주의 정당으로 타락하면서 노동자 투쟁을 주도하지 못한지 오래됐다. 대신 노동당, 보수당 양당 체제가 중심이 되어 번갈아 가며 권력을 잡고 있다. 영국 노동당은 노동조합의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으나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는 지배계급 정당으로 전락한지 오래 되었다. 프랑스 역시 기존 공산당은 유로 꼬뮤니즘으로 전락해서 노동자들의 지지를 상실했고, 사회당과 보수당 같은 양당 체제 중심이다. 프랑스는 보수당 사르코지가 선거에서 패배하자 사회당이 집권당이 되었다.
독일은 사민당 역시 초기에는 맑스와 엥겔스의 변혁 사상의 영향을 받아 변혁정당이었으나 지금은 자본주의 정당이 되었다. 독일에서는 사민당과 현 집권 정당인 기독교민주당이 주요한 양당 체제를 형성하면서 번갈아가면서 집권하고 있다. 스페인 역시 사회당이 권력을 잡았지만 반노동자 반민중적 정책으로 지난 해 말 선거에서 패배하고 지금은 국민당이 지배 정당이 되었다.
이처럼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서는 이 양당을 중심으로 해서 때로는 연립정권도 만들어지면서 자본주의 착취체제를 지켜내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심화일로에 있는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본주의 양당체제는 번갈아 가면서 집권하면서 노동자 민중을 공격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유럽 전역에서 격렬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의 격렬한 투쟁을 자본주의를 변혁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변혁정당이 취약하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심각한 경제위기, 정치위기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이러한 양당체제는 다당제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은 하나 같이 자본가 계급이라는 하나의 계급 그것도 독점자본주의를 대변하는 정당들이다. 다만 이 양당은 독점자본을 대변하는 방식, 노동자 민중을 착취하고 지배하는 방식을 둘러싸고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독점자본은 다당제 체제에서 누가 어느 세력이 권력을 잡든지 간에 자본주의 사회를 지배하는 실질적인 권력이다. 독점자본은 양당체제를 중심으로 하는 다당제 체제에서 노동자 민중들이 기존 지배 정당에 불신을 보내게 되면 권력교체로 변화에 대한 환상을 심어 놓는다.
역사를 되돌아 볼 때, 자본주의 공황이 극심화 되고 체제가 위협에 빠지면 기존 양당 체제를 대신해서 파쇼 정당이 부상하게 된다.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이러한 사례가 있다. 파쇼 우익 세력들은 기존 양당 체제를 비집고 들어오지만 그것 역시 독점자본을 위기에서 구출하는 정당이다. 다만 파쇼 정당은 부르주아 민주주의 체제조차도 위협하면서, 가장 폭력적인 테러 정치에 의존해서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고 기존 정치세력들을 무력화 시킨다. 파시즘 역시 쿠데타로 집권하는 군사독재도 있지만 유럽에서 파시즘은 선거라는 합법적 절차를 통해 집권하고 세력을 키우고 나서는 의회도 부정하고 야만적인 폭력에 의존한다.
한국의 정치 구도는 박정희 파쇼 정권의 공화당으로부터 시작해서 전두환, 노태우 정권의 민정당, 이후 민자당 3당 합당을 필두로 해서 김영삼 민간 출신 자본가 정부가 들어서고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면서 독점자본의 보수적 분파가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 반대 편에는 군사독재에 맞서 싸워왔던 민주당이 여러 번 이름을 바꿔가며 오늘날 민주통합당으로 독점자본의 자유주의 분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역시 이 독점자본주의 양분파가 지배정당이 되기 위해 대선 예비전을 치르고 있다. 안철수가 민주통합당이 아닌 제3정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민주통합당을 배제하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여전히 한국의 자본가 정치 구도 역시 독점자본 양당 정치를 통해 지배정당이 재생산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노동자들이 변혁적 전망이 없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싫어도 자본주의 내부에서 독점자본을 대변하는 정치세력들을 번갈아가며 지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본가 정당 양당 지배체제의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 그러나 과거 민주노동당은 자본주의 양당 체제에 파열구를 내려 하기 보다는 몰계급적 야권연대로 이 양당체제의 보조 축이 되어 왔고, 결국은 유시민, 천호선처럼 한 때 집권 자본가 정당 출신인 국민참여계 같은 자유주의 분파와 연합하여 통합진보당을 결성하였다. 통합진보당은 원래 야권연대로 총선에서 야권 과반수 의석 획득, 원내 교섭단체 수립, 2012년 연립정부, 2017년 단독정부라는 의회주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의회주의적 집권 계획은 총선 이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면서 지금은 당해산 직전 상황에 빠져 있다.
‘국민적 눈높이’라는 반동적 매카시즘 공세에 빠져 있는 ‘신당권파’는 물론이고 여기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눈높이’를 강조하는 ‘구당권파’ 역시 서로가 야권연대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현재는 자본가 정당과 보조적으로 공동선거를 치르는 야권연대에서조차 버림 받는 처지가 되었다.
한국 정치에서 거대 양당 체제를 비집고 의회에 진출해서 의석을 차지하겠다는 의회주의로는 이 자본주의 거대 양당 체제를 분쇄할 수 없다. 왜냐하면 부르주아 양당 체제는 자본주의 체제의 단단한 상부구조물이기 때문에 이 상부구조를 떠받치고 있는 경제적 토대인 자본주의 착취체제를 타격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는 노동자 민중의 격렬한 대중투쟁이야말로 이 토대를 허무는 중심적인 힘이 될 수 있다. 의회 같은 자본주의 상부구조를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참여한다 하더라도 의석수 확보와 집권으로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의회 개입과 활용은 자본주의 착취체제 위에 단단하게 고정돼 있는 의회체제를 폭로하고 타격하여 대중투쟁을 강화하기 위한다는 변혁적 목표 아래 전술의 일부가 돼야 한다.
자본가 대선 예비 주자들의 대 노동자 민중 사기극의 기만성을 투쟁으로 폭로하자! 자본가 대선 주자들이 오염시키는 거짓말에 대해 노동자 민중이 정치권력의 주인이 되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이윤 보다 ‘사람이 우선’인 세상, ‘평등하고 내게 힘이 되는 노동자 민중의 나라’를 건설하고 야간노동이 없어지는 ‘저녁이 있는 삶’을 쟁취하는 격렬한 투쟁으로 화답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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