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산업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가 아닌
전면적 '비정규직(화) 철폐'투쟁에 나서자!!
화섬산업의 경우 금속산업이나 공공부문만큼 구조조정 공세와 과정, 그 결과에 대해서 조사 연구가 축적되지 않아서 구체적 혹은 일반화시키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노동자의 눈으로 구조조정의 현황과 결과, 그리고 대응투쟁 방향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1. 화섬산업 구조조정의 과정과 특징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특혜
석유화학산업은 대규모의 설비투자가 들어가는 자본집약적인 장치산업이다. 또한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산업 호황 불황의 격차에 영향 받는 경기순환형의 특징을 지닌 산업이다. 특히 가격변동이 심한 국제상품이기도 하며 전자, 자동차, 건설, 섬유 등의 전방산업에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자, 첨단산업에 사용되는 첨단소재를 제공하는 기술혁신 주도형 산업이다.
특히 설비가 크게 확대되면서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의 생산구조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
그 중 직접고용을 창출하는 정도(취업계수-고용유발효과)가 큰 섬유산업(제조업 평균의 2배 고용창출)도 70-80년대에는 저임금 장시간노동을 통해 마음대로 노동력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남한 노동운동이 민주화투쟁, 민주노조운동의 일반화를 거치면서 섬유산업 자본가들도 맘대로 노동자 착취가 어려워지면서 더 싼 노동자들을 찾아서 국제적인 자본의 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화섬업계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체제 유지를 위한 설비투자는 큰 증가는 힘들 전망…신규증설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중국으로 계획하여 국내 설비투자는 감소할 계획…의류봉제업계는 동남아 지역 해외투자를 선호…특히 생산의 경우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대외여건 불투명으로 소폭 감소…따라서 2005년 섬유쿼터 자유화 등 시장개방 확대에 대응하는 글로벌 마케팅전략 수립 필요…’(한국섬유산업연합회, 2003.)
최근에는 섬유쿼터제를 통해서 중국 등의 가격경쟁력이 센 섬유생산물의 각국 수출입을 제한시키던 것을 폐지하게 되면서 더욱 가격경쟁력 등의 측면에서 한국과 세계 자본들은 새로운 변화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2005년 다자간섬유협정 폐지…100여 개국 쿼터 소멸로 섬유업체들이 임금이 싼 중국과 인도로 65% 가량 몰릴 듯…’(한겨레, 2004.7.8)
따라서 석유화학산업, 섬유산업의 경우 그동안의 구조조정이 필요성에 비해 미흡했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각국에서는 공장폐쇄와 실업(해고) 등 구조조정에 직면하여 다자간 협정에서 산업구조조정 지원자금의 혜택을 받거나, 국제기구들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98년 경제위기 이후 자본의 대외의존도는 더욱 강화되었다)
그리고 섬유산업의 경우 이미 부가가치율(수익율)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고(98년 현재 섬유, 패션산업 노동자 100만 여명으로 8년간 연평균 7% 감소, 1998-2003년 사이에도 의류산업 노동자의 절반가량이 감원되었다) 임금삭감 등의 대대적 양보교섭이 행해졌다. 임금비중(부가가치 대비)도 95년 57.3%에서 98년 43.5%로 대폭 하락했다. 또한 섬유산업의 인력부족율도 11.9%(49만명 부족)에 달해 해고사태와 상반되게 현재 인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은 이러한 부족인원을 비정규직으로 채워가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섬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변화의 핵심은 자본 통합(‘전략적 제휴’)을 통한 생산의 규모화,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구조조정, 해외투자와 해외생산 확대,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상품 개발과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를 통한 효율적 착취에 있다.(고합, 새한, 동국무역 등의 워크아웃, 한일합섬 등 법정관리와 금강화섬 등 화의, 대하합섬의 청산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왔다. 특히 새한은 2000년부터 워크아웃을 시행하면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 40% 감원과 7개 적자 사업부문을 정리한 바 있다.)
물론 한편으로는 자본이 이윤을 높이기 좋은 조건을 찾아 해외로 이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에 남아서 그만큼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자본에게도 편의제공을 요구할 것이다. 즉 노동자에 대한 착취의 자유를 위해 각종 노동3권 해제와 자본의 특권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이는 언제나 자본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의 권리, 노동자들을 통제할 권리를 보장받으려는 것이다. 그러한 예가 바로 경제자유구역(특구) 확대와 기업도시 등이다.(산업클러스터가 경제 활성화 정책수단으로서, 국가지원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가발전의 효과적 대안으로서 최근 주목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연구집적단지,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 캐나다 온타리오의 지술집적단지, 중국 IT산업 집적지역 등의 해외사례를 참조하라.)
화섬산업 자본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중심으로 생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하겠지만 공급 과잉을 해소하지 못하는 것이 자본의 일반적 흐름이므로 실제 투자는 미비할 것이다. 또한 신규증설이 결코 국내노동자들의 고용을 유지․확대시키거나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의 향상으로 갈 리가 만무하다. 오히려 국내의 설비투자를 감소시키면서 중국과 동남아로 해외투자를 확대시킬 것이다. 이제 북한경제까지 개방되어 말도 잘 통하면서 값싼 북한 노동자들의 착취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까지 와 있다.
‘개성공단의 입주업체로 선정된 신원은 개성공단의 지리적 이점과 북측의 낮은 임금 및 무관세 등 혜택을 활용…중국 중신그룹과 손잡고 중국 내 독점 판매계약…’(서울경제, 200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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