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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8호]노동자계급의 투쟁만이 X파일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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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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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6 19:19:02, 조회:2,242, 추천: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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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폭로> 노동자계급의 투쟁만이 X파일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다!!
X파일 정국을 둘러싼 부르주아 정당들의 생존경쟁
X파일이 하반기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전 국정원 감찰실장 이건모의 말처럼 “상상을 초월할 대혼란을 야기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걸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실체가 밝혀지기도 전에 이를 둘러싼 정치권 내의 이합집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통령만 빼고 다 도청했다는 장담처럼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여, 야 할 것 없이 살아남기 위하여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열린우리당은 처음에는 YS 시절 안기부 도청 건 만을 문제 삼아서 한나라당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려고 했다가 DJ시절에도 도감청이 있었다는 국정원의 자기고백으로 민주당으로부터의 ‘음모론’에 시달리면서 호남 지지율이 급감하는 등 역풍을 맞고 있다. 이에 한 편으로는 DJ달래기에 나서면서 X파일을 둘러싼 해법으로 공개를 원칙으로 한 ‘구 안기부 도청 테이프의 처리에 관한 진실위원회 법’이라는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면서 초점을 YS 시절의 안기부만의 문제로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제3기구를 구성하여 X파일의 공개여부와 기준, 폐기여부와 방법, 보관 결정 시 보관기한 등을 결정하게 하자고 나섰다.
또한 지금까지 휴대폰에 대한 도감청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던 정보통신부에서 현실적으로 휴대폰에 대한 도감청도 가능하다고 발표하면서, 한나라당으로부터도 참여정부 시절의 도감청까지 수사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X파일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던 애초의 의도가 상황이 복잡하게 꼬이면서 자신에게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한나라당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YS시절만의 수사로 한정된다면 가장 치명타를 받을 것이 뻔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DJ시절과 참여정부까지 물고 들어가면서 적어도 열린우리당 흠집 내기에는 일정 성공한 듯 보였다. 그리고 지난 대선 자금 때 혼자 궁지에 몰렸던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초기에 열린우리당의 특별법 제정에 맞서 민노당, 민주당, 자민련과 공조하여 특검을 공동으로 발의하는 등 야당을 규합하여 공동대오를 형성하는 데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곧 반전되었다. 애초부터 불법도감청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한나라당이 X파일 정국을 정면 돌파 한다는 것 자체가 실현불가능한 일이었다.
한나라당은 야 4당과 공동으로 특검을 발의한 지 불과 이틀만에 야4당의 특검 공조 합의 내용 중 핵심인 특검법 제2조 특검의 수사대상 가운데 2항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에 대한 수사 및 결과발표, 3항 위법사실이 확인된 불법도청 테이프의 내용 공개 부분에 대해서 위헌 시비를 거론하며 실제 합의 사항을 스스로 깨버렸다. 그나마 앙상하게 걸고 있던 위법성에 대한 내용 발표마저도 거부하고,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도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
이러한 특검에 대한 위헌 시비에 대해서 한나라당은 이미 다수와 소수 의견으로 갈라져서 내부 갈등에 휩싸여 있다. 이로써 얄팍한 야4당 공조는 이미 깨진 것이나 다름없으며 한나라당은 이제 내부 갈등부터 수습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이미 X파일 정국의 주도권을 상실했다.
이렇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비롯한 부르주아 정당들이 자신들의 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하여 자행한 도감청이 이제 역으로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형태로 그 지배체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어느 누구도 X파일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민주노동당은 현 국면을 정면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
부르주아 정당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철새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현직 소위 ‘떡값 검사’들의 실명을 밝히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있지만, 불법도청 내용을 공개한 것은 명백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공세에 노회찬 의원은 “기소할테면 하라”로 맞서면서 전국민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에는 벌써부터 다음 대선 때 노회찬을 대통령으로 뽑자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으며, 부르주아 정당들은 “포퓰리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에 고무된 민주노동당은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에서 ‘삼성 떡값 청문회’를 요구하고 나서며 X파일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하여 총력매진하고 있다. 과연 노회찬은 전국민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하고 민주노동당은 이번 하반기 정국에서 주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적어도 과거 권력의 핵심에 없었기 때문에 안기부, 국정원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민주노동당은 이번 X파일 떡값 정국에서 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약간의 떡고물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이다.
민주노동당의 한계는 X파일이 터지자마자 보여줬던 민주노동당의 행보에서 이미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X파일 초기에 안기부와 태생부터 한 핏줄이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과 과거 안기부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장을 지냈던 김종필의 사조직인 자민련과 적극적인 공조를 취하였다. 실제 안기부를 좌지우지했던 세력과 합세하여 그 실체를 파헤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어느 누구도 한나라당이나 자민련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 정면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는 또한 민주노동당이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은 검찰이 이번 사안을 수사할 수 없기 때문에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던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현재 검찰이 떡값을 받은 당사자이기 때문에 수사할 수 없다고 하면서 스스로는 불법 도감청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한나라당, 자민련과 손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민주노동당의 원칙 없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은 ‘특검도입’이라는 명분 하에 실정법 위반에 한해서 수사와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데 합의하면서 스스로 충실한 부르주아 야당의 역할을 자임하였다.
그러나 사실 안기부의 불법도감청의 핵심에 있는 한나라당이 합의 후 이틀 만에 특검 위헌 시비를 언급하자 민주노동당은 ‘명백한 합의파기’라고 비판하면서 이제는 열린우리당과의 공조 태세를 취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노동당이 X파일 공개를 진실로 원한다면 한나라당의 물타기 특검과 절연해야 한다고 압박하였고,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구애에 적극 협조하였다.
8월 12일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원내 관계자간 실무협상을 갖고 안기부불법도청 테이프의 내용 공개를 위한 조율작업에 나섰다. 아직까지는 내용 공개 주체를 제3기구(열린우리당)으로 할 지, 특검(민주노동당)으로 할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벌써 일각에서는 추석연휴를 전후로 해서 특별법과 특검을 병행하는 것으로 양당 간에 합의 지점이 마련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미 민주노동당은 민간위원회를 자문기구로 설치해서 특검을 지원하도록 한다면 나머지 부분은 열린우리당 안을 대부분 수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노동당은 겉으로는 X파일 전면공개를 요구하면서도 물밑으로는 여당과 야당을 오가며 끊임없이 물밑 접촉을 통해서 자신들의 요구를 축소, 수정하고 있다. 한나라당과의 공조에서는 실정법 위반으로 내용공개를 한정했다면, 열린우리당과의 X파일 협상에서는 공익적 부분에 대한 내용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특별법에 합의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모든 사안에 대해서 전술적 유연성을 강조하면서 이 당과 저 당을 오가며 부르주아 정당들의 무원칙한 철새 정당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과거 안기부 시절로부터 가장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이 국면을 계기로 다시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려고 발버둥치는 열린우리당 역시 자신들의 권력에 흠집 내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X파일 정국을 마무리 지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그 한계는 너무나 명백하다.
따라서 무원칙한 공조로 양 당을 오가면서 자신들의 이미지 부각에만 열중하는 민노당은 이번 X파일 국면을 결코 정면 돌파 할 수 없을 것이다. 부르주아 대의기구인 의회로의 입성을 최우선목표로 상정하고 있는 한, 실정법이라는 부르주아 법의 한계와 공익이라는 실제로는 자본가계급만의 이익의 테두리에서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X파일의 본질은 무엇인가?
부르주아 정당들과 그 하부기관인 검찰은 애초에 이번 X파일 수사의 초점을 ‘불법’도청에만 한정지었다. 처음부터 도청 내용이 뜨거운 쟁점이었지만, 그 내용이 공개되는 순간, 자신들의 지배력이 치명타를 맞을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독수독과 이론(毒樹毒果 :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서 파생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론)’을 내세우면서 불법도청 내용을 근거로 수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노당, 사회당, 제사회단체들은 ‘불법도청’자체가 핵심이 아니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정-경-검-언의 검은 유착관계’가 이번 X파일의 본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에 위치한 삼성의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번 X파일의 본질을 단지 ‘정-경-검-언의 유착’이라고만 파악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유착’은 말 그대로 ‘어떠한 관계 또는 사물이 아주 밀접하게 결합되는 일’을 일컫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것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세력들 간의 밀착관계가 아니라, 자본가 계급이 실제로 경제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전체 국가의 모든 영역을 어떻게 지배, 장악하고 있는 지에 관한 추악한 사슬고리이다.
‘삼성장학생’이라는 표현이 유행하고 있듯이 삼성은 막강한 자본력을 이용하여 전 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학계, 법조계, 언론계, 재계, 정계, 관계에 걸쳐 있는 삼성 인맥이 무려 2백 78명에 달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에도 대통령 비서실, 재경부, 국세청, 금감원, 공정위 출신 관료들이 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삼성의 법무팀은 판, 검사 출신 30명을 포함해 1백 10명의 막강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법무팀의 총 지휘관인 이종왕은 탄핵 정국 때 노무현 변호를 맡을 만큼 청와대 및 열린우리당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이것이 비단 삼성자본만의 일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남한의 독점자본들은 노동자를 착취해서 얻은 이윤으로 정치권에 돈줄을 대면서 온갖 특혜를 얻어 자신들의 배를 채워왔다. 돈줄의 대가는 단지 경제 분야에서만이 아니다. 특히 경제 위기 시기에 국회에서의 논의는 경제 관련 사안이 주가 될 수밖에 없고, 경제를 살린다는 온갖 방책이 자본가계급의 입김에 의해서 좌지우지되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기아차 부도에 삼성이 직접적으로 관여했음이 만천하에 폭로되지 않았는가? 호시 탐탐 자동차 산업으로의 진출을 희망했던 이건희는 기아자동차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을 때 기아차 인수를 위하여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쳤다. 물론 당시 기아차 부도의 근본 원인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모순인 생산의 무정부성에 기인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삼성이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하여 기아차 자금난을 가속화시키고 이것이 곧바로 부도로까지 이어진 계기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 결과 기아차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쫓기고 관련 부품 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생존권도 파탄 나버렸다. 남아있는 노동자들도 임금삭감과 상여금 반납, 노동 강도 강화에 시달리면서 인간 이하의 노동을 강요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는 생존권을 박탈당한 노동자를 구제하기 위한 어떠한 지원책도 쓰지 않았으며, 구조조정을 더욱 강화하는 형태로 자본의 이해에 충실히 복무하였다. 따라서 현재 삼성 처벌에서 모든 부르주아 정당은 제대로 된 칼날을 휘두를 수 없다. 그 순간, 자신들의 존재 근거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공받은 온갖 정치자금, 불법, 탈법을 일삼으면서까지 자본가계급의 이해에 복무하면서 자행해 온 모든 방책들이 만천하에 폭로되는 것을 그들은 절대 원하지 않는다.
민주노동당 역시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을 부정하고 자신들의 집권을 통한 점진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국가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X파일의 본질을 건드리는 것은 자본의 이해에 복무하는 국가의 계급적 성격에 대한 전면적인 폭로와 타격을 수행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적당히 삼성자본에 흠집 내기 정도로 자신의 역할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이러한 국가관은 국정원의 향방 관련한 입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대다수의 자본주의 국가는 자신들의 지배체제의 안정화를 위해서 국가안보라는 명분으로 실제로는 자본가계급에 반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불법사찰 및 처벌을 자행하는 기관을 두고 있다. 이는 상비군, 관료제와 더불어 자본주의 국가를 지탱하는 핵심 국가기관 중 하나이다.(경찰, 군대, 감옥 등을 포괄하는 자본주의의 무장한 공권력은 이러한 국가기관의 폭력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내는 국가기관이다. 자본주의 국가는 언제라도 체제에 위협을 느끼면 이러한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체제 저항세력을 잔인하게 진압하곤 했다. 따라서 국가에 대한 투쟁은 이러한 국가기관에 대한 분쇄 투쟁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는 역으로 자본주의 체제가 감시와 불법 도감청 없이는 하루도 지탱할 수 없는 불안정하고 허약한 체제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남한의 경우, 군사독재라는 특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정보기관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기도 하였다.
이제, X파일을 계기로 국정원에 대한 다양한 개혁, 혁신 방향들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것을 민주노동당이 주도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1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국정원의 위상과 진로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여기서 열린우리당은 대체로 폐지가 아닌 쇄신의 입장을 제출했으며, 한나라당은 쇄신, 폐지(전면 폐지가 아니라 다른 형태로의 안보기관 건설), 현행 유지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냈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현 국정원을 전면 폐지하고 해외 정보 업무만을 맡는 해외정보처 신설 등을 주장하였다.
민주노동당은 또다시 앞에는 ‘전면폐지’를 내세우면서도 해외 정보 업무 전담반을 두자는 것으로 노동자계급을 기만하고 있다. 이는 민주노동당이 ‘국가안보 이데올로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국정원은 대표적인 부르주아 국가기구이며, 그동안 ‘국익’이라는 명분으로 노동운동을 탄압하는데 앞장서 온 노동자탄압기구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든 노동운동가들은 빨갱이로 내몰려서 갖은 탄압과 고문을 당해왔으며, 지금도 노골적으로 ‘빨갱이’라는 수식어만 붙이지 않을 뿐, 모든 노동운동은 국익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공격받고 있다. 불과 10년 전 한국통신 노동자들을 두고 ‘국가전복세력’으로 규정하지 않았는가?
바로 이러한 국가기관의 본질 때문에 맑스는 국가기관의 분쇄, 타도 없이는 온전하게 노동자계급이 해방되는 사회로의 이행이 있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 만약 귀하가 나의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의 마지막 장을 읽어보면, 귀하는 내가 프랑스혁명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이란 이전처럼 관료, 군사기구를 한 사람의 손에서 또다른 사람의 손에 넘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관료, 군사기구를 타파하는 것이며, 그것은 곧 대륙에 있어 모든 진정한 인민혁명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단언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쿠겔만에게 보내는 마르크스의 서한 中)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국가기관에 대한 모호한 태도는 자본가계급의 지배를 위한 국가에 대한 불철저한 인식과 개량주의적인 태도에 기인한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이 배제된 채 열린우리당과의 공조로 특별법이 제정되고 특검이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자본가 계급의 지배체제에는 작은 흠집조차 낼 수 없을 것이며, 진실규명도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예전 5.18관련 국회 청문회가 그것을 증명하지 않는가? 오직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원칙에 충실히 복무하여 국가의 본질에 대한 폭로와 타격투쟁이 수행될 때만이 X파일의 본질은 규명될 수 있다.
자본가계급의 반격에 맞선 투쟁을 조직하자
X파일로 지금 정세는 대단히 복잡하게 굴러가고 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는 이러한 혼란한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하여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연정 제안으로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모든 당으로 하여금 당내 혼란과 분열을 겪게 한 것만으로도 노무현은 일정한 성과를 올렸다. 이번 X파일 정국에서 열린우리당은 최대한 안기부 시절로 초점을 맞추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집중공격을 강화할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국가범죄 시효배제’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제출된 것이다.
얼마 전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노무현 정부도 불법도청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으며, 한나라당은 최대한 노무현 정부를 물고 늘어지면서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집중해야할 지점이 있다. 현재 지배분파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조직되지 않는 한 그들만의 갈등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배분파간의 타협점은 어디에서 형성될 것인가? 당장 9월 임시국회가 코앞으로 다가와 있고, 경제상황은 치솟는 유가 등으로 더욱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다. 따라서 이들의 타협점은 “국익을 위하여 최대한 정쟁을 자제하고, 민생경제에 힘쓰자”는 것으로 모아질 것이다.
벌써부터 부르주아 언론은 이제는 경제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며 지금의 X파일 정국에 물타기를 하고 있다. 민생경제에 힘쓰겠다는 것은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총매진 하겠다는 것이고, 이는 임시국회에서 최대한 단일한 입장을 제출하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당장 임시국회에는 비정규개악법안이 상정되어 있고, 하반기 노사관계로드맵의 처리도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이에 대항하는 투쟁을 조직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자본은 자신들의 위기를 노동자계급을 향한 단일한 공격을 자행하는 것으로 모면하려 할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삼성타격투쟁(물론 촛불집회 수준이지만)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금 당장 현장에서부터 자본가계급의 반격에 대항할 수 있는 투쟁대오를 정비하자.
현재 X파일의 본질을 선전선동하고, 국가와 국가기관의 본질에 대한 폭로투쟁을 진행하자. 이를 기반으로 혁신이나 쇄신이 아니라, 폭력적, 억압적 국가기구인 국정원 분쇄 투쟁과 국가보안법 완전 철폐 투쟁을 조직하자. 불법 도감청만이 아니라 노동자의 투쟁과 급진적 정치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지금도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합법 감청, 온라인 상의 전자감시 체제, 미행, 감시 같은 은밀한 사찰 등 국가기관의 감시, 통제 시스템 전체를 적극적으로 폭로하고 타격하자!
그럴 때만이 노동자계급의 힘으로 X파일의 본질이 온전히 규명되고 “상상을 초월할 대혼란을 야기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걸친 붕괴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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