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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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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30 13:41:40, 조회:2,507, 추천: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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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 발간으로 저들이 두려워하는 것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되자 명단 수록자의 가족 및 우익들이 거센 반발로 들썩이고 있다. 특히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와 같은 우익들은 ‘친북반국가행위인명사전’을 발간하겠다고 하겠다는 한편 ‘친북 인사들은 꿈을 찾아 북한을 떠나라’라며 반공이데올로기를 펼치고 있다. 그들은 ‘친북반국가행위인명사전’을 발간하면서 수록 기준으로 ‘이미 고인이 된 사람을 제외하고 현존하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 위주로’ 하겠다고 한다.
얼마나 몰염치한 태도인가! 그리고 정치적이고 실천적인 역사관인가! 그들은 친일로 얼룩진 남한 근대사를 숙연하게 돌아보거나 스스로의 친일의 뿌리를 반성하기는커녕, 친일인명사전을 구실로 오히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좌파적 지식인, 민족주의 운동진영, 진보정당과 노동운동을 몰아세우고 탄압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친일인명사전’에 맞서서 ‘친북반국가인명사전’을 발간하는 것이 오히려 그들이 말하는 ‘친북좌파’의 명예를 드높이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는 있는지! 그들은 반성하지는 않고 있지만 그들의 매국행위와 친일이 식민지 하 조선민중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일제점령을 지속하게 했으며 그것이 불명예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가족의 명단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난리를 피운다. 그런 부끄러운 오명의 리스트인 친일인명사전에 맞서 친북반국가행위인명사전을 만드는 것 자체가 그들이 말하는 친북좌익인사들은 친일과는 전혀 무관하고, 민족문제에서의 우월함과 도덕성을 입증해 주는 것이 아닌가!
거센 반발의 이유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창업자가 친일행위를 한 부르주아 언론을 중심으로 박정희를 비롯한 친일 후손들은 ‘연좌제이다’ ‘과장되었다’, 심지어 ‘빨갱이의 음모다’라며 악선동과 엄청난 반발을 하고 있다.
엄혹했던 식민지 지배가 끝나고 60여 년이 흐른 지금, 복합적 삶의 단편적 내용만 골라 친일의 낙인을 찍는 것은 결정적 오류를 범할 수 있고 후손에게 심대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체계적이고 중층적인 학술 연구에 맡기는 것이 정도(正道)다....박정희 전 대통령은 친일의 책임을 묻기가 어려운 계급인 만주국 중위인데도 명단에 올렸다. 건국에 이은 경제발전의 주역에 대한 모욕주기로 의심된다......이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해 정통성이 북에 비해 부족하다는 좌파사관의 확산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에 단호한 대처로 맞서지 않을 수 없다(동아일보 11월 9일 사설 ‘대한민국 정통성 훼손 노린 좌파사관 친일 사전’).
친일인명사전발간은 대한민국의 정통성,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정당한 역사적 연구 작업을 두고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지켜야 할 정체성은 무엇이며, 친일에 행각이 폭로됨으로서 훼손되는 정통성이란 무엇인가? 저들이 극렬하게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반대하고 소동을 벌이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훼손’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반동적, 반민중적, 반민족적인 지배계급의 정체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거대 언론사의 성장 배경이 ‘정론직언’이 아니라 일제를 찬양하고 제국주의 전쟁을 동원하는 친일이었다는 것, 고위관료, 법률인, 경찰 등 가문 출세의 뿌리가 청렴과 공정이 아니라 친일이라는 것. 자본가들의 자본 축적의 뿌리가 성실과 근면이 아니라 반민족 친일이었다는 정체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대해 가장 맹렬한 비난을 쏟고 있는 동아일보는 손기정 선수 일장기 삭제 사건을 광고하면서 ‘민족의 신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려 하고 창간사주이며 해방 이후 부통령을 지낸 김성수를 민족의 지도자로 내세우려 했다. 그러나 경성방직(지금의 경방)과 동아일보를 설립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김성수의 친일 행각과 일본의 김성수에 대한 지원이 만천하에 친일인명사전에 실리면서 동아일보는 온갖 난리 법석을 하며 ‘식민 통치하에서 인촌(김성수)은 민족의 힘을 기르기 위해 교육 언론 산업발전에 헌신했다.’며 친일을 합리화 하려 하고 있다.
동아일보 뿐 아니라 현재 독점자본으로 성장한 상당수의 자본가 창업주들은 친일을 통해, 식민지라는 민중에 대한 억압과 고통을 극대화 역사에 기대어 자본축적을 진행하였다. 대표적으로 두산그룹 창립자 박승직을 이야기하는데 1984년 상점을 개점하여 일제 면포를 수입하면서 성장하다가 친일 경제인 단체를 주도하면서 면포 사업을 확장하다가 1938년에는 국민총동원조선연맹 이사직 또한 맡아 적극적인 친일 행위를 하였다. 또한 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의 조부인 현준호는 ‘친일파 708인 명단’에 이름이 실려 있으며, 국방헌금의 납부와 전시공채의 매입활동을 벌인 삼양그룹의 창업주 또한 대표적인 친일 자본가로 거론된다.
자본가들이 지금의 친일논란에 대해 비교적 조용히 대응하고 ‘당시 환경이 어쩔 수 없었다, 과보다는 공을 봐 달라’라고 넘어가려는 한편 박정희의 추종자, 박정희의 정치적 연관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박정희가 만주군에 지원하면서 목숨을 다 바쳐 충성하겠다는 혈서를 썼다는 명백한 친일행위를 두고도 ‘자신의 직업적 소임을 다하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발전에 대한 공을 무시하려 한다, 정치적 목적이 있다.’라고 합리화하려는 한편, 심지어는 노무현과 김대중은 친북반국가사전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친일 활동가들은 일제시대에는 친일로 부와 권력을 축적했고, 해방 이후는 곧장 친미로 돌아서면서 기득권과 권력, 자본축적을 계속 해 남한의 지배계급이 되었다. 해방 이후 그들의 친일 행적은 단죄 받지 못했고 오히려 ‘독립운동을 지원한 자본가’ 또는 ‘민족 지식인’으로 꾸며지기도 했다. 해방 이후 친일자들을 색출해 평가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반민특위를 이승만은 음모와 폭력으로 강제 해산 시켰다. 이렇듯, 해방 이후 남한에서는 친일자들을 단죄하지 못했고 이들은 또 다시 지배계급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승만을 포함해 일제시대 권력과 기득권을 누리던 정치인, 자본가, 고위관료, 법조인들은 권력을 향한 해바라기처럼 친미로 돌아서 자유와 민주주의, 생존권을 위한 민중의 염원을 짓밟은 채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해왔던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정체성이고 역사적 뿌리이다. 그리고 저들이 그렇게 ‘훼손’하지 않으려하는 ‘국가의 정통성’이란 바로 4.3항쟁에서처럼 민중들을 무참히 살육하고 이후 수십만 명의 무고한 양민을 학살한 보도연맹사건처럼 피와 폭력으로 세운 정통성이다. 저들은 친일로 얼룩진 자신들의 가문의 역사, 그리고 폭력적이고 반동적인 국가의 정통성이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저들은 친일인명사전의 발간을 저지하면서 개인들이 죄상을 덮으려 하고, 남한자본주의 역사의 억압과 폭력성을 감추려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선조의 친일 행적에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기는커녕, 뻔뻔하게도 지금 친일로 불명예를 주는 것을 ‘연좌제’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연좌제란 무엇인가? 저들이 연좌제를 말한 자격이 있는가? 연좌제는 가족의 범죄로 인해 함께 책임과 고통을 모두에게 지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저들은 선조들의 친일 행각으로 고통을 받기는커녕 지금껏 온갖 부와 권력을 누리며 누구보다 안락한 삶을 누려왔다. 지금의 친일 인명사전은 그 부와 권력을 훼손하는 것도 아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작업이며 폭로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 ‘연좌제’를 말하고 있는 저들은 연좌제로 고통 받았던 수많은 민중들에 대해 조금이라고 참회해 보았던가? 가족 중의 누군가가 빨치산이라는 이유로, 또는 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빨갱이 가족이라고 낙인찍히고 친척에 동네 사람들까지 사생활을 감시당하고 또 시도 때도 없이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해 극심한 육체적 고통에 심지어 죽음까지 당했던 그 끔찍한 연좌제의 고통과 비통함 앞에 ‘친일인명사전’을 연좌제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후안무치하다.
진정한 역사 바로 세우기란
친일인명사전의 발간은 해방 이후 친일에서 친미반공투사로 변신하여 다시 지배계급이 되고 좌익들과 민중들을 학살하고 착취, 탄압하는데 앞장섰던 저들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성을 폭로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지배계급의 부도덕하고 폭력적인 지배의 역사를 밝혔고, 그들의 실체를 폭로 한 쾌거이다. 또한 역사왜곡에 앞장서 왔던 몰양심적인 학자나 교육자, 그리고 최근까지도 역사왜곡을 선동하는 부르주아 언론에 대한 타격이기도 하다. 남한 근현대사의 반동과 반역의 역사에서 친일인명사전발표는 역사왜곡의 진실을 밝히려는 양심적 민족주의자들의 끈질긴 연구와 투쟁의 산물이다.
우익들의 극심한 반발과 악선동과는 달리 친일인명사전은 남한역사에 대한 사실적 기록이며 친일자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이며 최소한의 단죄일 뿐이다. 또한 친일인명사전은 일제시대 일제 협조자, 부역자 등 친일분자들로 범위를 제한하여 폭로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계속된 연구와 노력으로 나아가 이 친일분자들이 해방 이후 청산되지 않고 또 다시 지배계급이 되어, 반공분자가 되어, 해방 이후 민간인, 좌익학살을 자행한 사실을 밝히고 범죄자 명단을 폭로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해방 이후 반민중적인 재판과 학살재판에 가담했던 친미반공주의 검사, 판사, 인혁당 학살 재판 등 수많은 반동적, 반민주적 재판에 임했던 검사와 판사, 그리고 지배계급의 어용학자가 되어 이들을 옹호했던 몰양심적이고 반동적 이데올로그들, 관료들, 고문조작에 앞장선 경찰과 공안기관의 책임자들, 5.18광주 항쟁의 학살 책임자와 학살 주동자 등 역사적으로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입장에서 노동자와 농민, 학생을 부르주아 법과 반공이데올로기로 구금, 고문, 처형, 학살 등 폭력적으로 억압한 이들에 대한 연구와 폭로가 진행되어야 한다.
한편 반공주의 역사 속에서 그 평가와 거론조차 거부당했던 공산주의자에 대한 역사적 연구와 평가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들은 부르주아를 비롯한 지배계급의 반동성에 비해 고난 속에서도 가장 철저하게 민족해방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제와 투쟁했다. 해방 이후 일제의 앞잡이에서 미제의 반공투사로 변신해 지배계급이 된 우익 지배계급과 가장 철저하게 투쟁한 것 또한 바로 공산주의자들이었다. 친일인명사전의 발간은 역으로 민족해방의 투사가 바로 공산주의자들이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친일인명사전을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저들은 공산주의자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진행되는 것은 더욱 두려워한다. 그렇게 때문에 역사왜곡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역사바로세우기는 과거에 대한 기록과 평가를 넘어 현재의 역사에 대한 관점을 세우고 역사의 주체인 노동자 민중이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용산철거민에 대한 분통터지는 재판과 노동자민중 및 민주인사에 대한 반동적 재판을 진행한 재판관들 그리고 역사에서 무수히 이루어진 반민주적, 반민중적, 반동적 행위자 전체에 대한 명단공개와 직업, 그들의 비리 행적, 치부행위와 재산공개 등이 이뤄지고 이에 대한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친일인명사전은 과거의 행위에 대한 단절된 평가로 끝나는 것이 아닌 현재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배계급, 반민주적, 반민중적, 반동적 인사 전체에 대한 폭로와 실질적인 단죄를 행하는 투쟁으로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연구, 지배계급의 구체적인 반동적 행위에 대한 폭로를 통해 부르주아 지배의 반동적이고 몰역사적인, 반민중적이며 반민주적이고 반민족적 실체를 남김없이 폭로해야 한다. 그러나 명단공개와 행적공개는 최소저항에 불과하다. 이들에 대한 폭로를 넘어 실질적인 투쟁으로 이들의 지배의 정당성을 무력화시키고 이들의 물질적 기반, 지배계급으로서의 지위를 뒤흔들어야 한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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