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조조정의 선로에 묶인 홍익매점 노동자
"철도청 공사화를 앞둔 비정규직 공격!"
지난 10월 16일 여의도문화공원에서 열린 '구조조정분쇄! 현장인력충원! 고용안정쟁취! 해고자원직복직! 특단협승리!를 위한 철도노동자 1차 총력대회'에서 홍익매점노동조합 투쟁의 두 축인 나승안 직무대행, 신금숙 사무차장 동지를 만나 투쟁경과 등을 들어보았다.
1. 홍익매점노조의 출범이 곧 투쟁이라고 얘기한다. 출범과정을 얘기해 달라.
2001년 3월 2일 울산동구청에서 홍익매점 노조필증을 받았다. 홍익회노조가 있었지만 홍익매점 노동자와 이해관계가 달라서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당시 '복수노조금지'란 조항 때문에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싸웠고, 울산동구청에서 필증을 교부받음으로써 홍익매점노조가 설립된 것이다.(정확한 명칭과 소속은 전국철도노동조합 홍익매점지방본부이다)
2. 철도청과 홍익회와의 관계, 홍익회노조와 홍익매점노조의 차이를 설명해 달라.
철도청 안에 부대사업을 하는 홍익회가 있고 홍익회는 열차영업과 홍익매점으로 나뉜다. 홍익매점이 홍익회 매출의 7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25% 정도다.
홍익회노조는 열차영업을 하는 정규직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이다.(열차 영업원 중심의 홍익회노조는 2002년 철도노동조합이 민주화되자 철도노조를 탈퇴하였고 현재 한국노총 소속이다) 홍익매점 소속노동자들은 2001년 이후 사측의 회유와 협박으로 정규직에서 용역으로 전환되었다. 조합원 90%가 용역화 되었지만 하는 일은 예전과 똑같다. 홍익매점 노조는 150명 홍익회 노조는 1500명이다.
3. 홍익매점노동자의 임금과 근무조건은 어떻게 되나?
우리는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16시간을 일한다. 1년 내내 휴가도 없으며 보험, 퇴직금도 없다. 가족과 모여 앉아 한 끼의 식사라도 하고 싶다. 일 년에 유급휴일은 하루도 없다. 혼자서 일하기에는 엄청난 시간이다. 그래서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이 번갈아가며 홍익매점에 매달린다. 한 달에 매출이 2500만원은 되어야 백만 원 정도의 한사람 수당이 떨어지는데 가족이 홍익매점노동자로 홍익회에 등록하고 나면 그것이 끝이다. 두 명이 일하건 말건 너희는 개인사업주이기 때문에 수당을 나눠 가지라고 한다. 그에 비해 홍익회 정규직 철도직원은 주휴일이 있고, 연월차, 퇴직금, 학자금 등을 받는다.
4. 철도공사화 과정에서 수익사업과 승무사업을 분리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한 홍익회노조의 반발이 크다. 홍익매점 동지들은 이 점을 어떻게 보고 있나?
홍익회 측에서는 승무사업인 열차영업부분이 자회사로 넘어가면 수익이 감소되기에 반발하지만 투쟁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 홍익매점노동자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이해가 없다.
5. 투쟁 경과와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 얘기해 달라.
홍익매점노조가 생기고 거의 전평호 위원장 혼자 싸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6개월 전까지도 내부조직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홍익매점노조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선전물도 내는데 안보는 사람이 많았나보다. 선전이 미흡했다. 홍익회에서는 투쟁조끼 입는 것만으로도 매점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조합원들을 협박한다. 지금까지 4명을 해고시키고, 17명 조합탈퇴 각서를 쓰게 하는 등 노조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 홍익회 본사 앞 항의집회를 하던 도중에 전평호 위원장은 구속되어 현재 영등포구치소에 있다.
외부에는 홍익매점투쟁이 알려져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조직화가 힘든 부분들이 있다. 재정도 열악하고 현장 동지들은 나이가 많아 조직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노조 가입자는 수도권에서 220명이지만 실제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은 186명이다. 투쟁에 결합하는 대오는 많으면 70명이고 집회 때는 약 40명 정도가 참가한다. 노조 가입률이 저조했으나 점점 올라가고 있다. 사측에서 영등포역에 자판기 12개를 일방적으로 설치하려고 했으나 항의집회로 8개 역의 계획을 철회시키는 성과를 냈다. 지금은 홍익회 경영진이 우리 홍익매점노조를 교섭주체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철도본부에 교섭권을 위임해 압박하기로 했다.
6. 철도노조의 특단협 요구안에서 홍익매점 요구안의 내용은 무엇인가?
사실 명확히 홍익매점 관련 단독 요구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공사화 이후 자회사로 넘어가도 100% 고용 보장을 단협으로 명시하는 수준이다.
7. KTX 여승무원도 비정규직으로 아는데 조직화는 되고 있는가?
KTX 여승무원의 경우 전원이 비정규직이다. 형식적으로는 홍익회에서 승무원들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실질적으로는 철도청에서 근무하게 하고 있다. 원래는 홍익매점노조로 들어와야 하는데, 홍익회 측에서 '1000명 이상 사업장 주5일제 적용' 되는 것을 이용해 인원을 채우기 위해서 KTX여승무원들을 포섭했다. 그 결과 약 360여명이 홍익회에 가입했고, 홍익회는 주5일제 우선 적용을 얻어냈다. 그러다보니 홍익매점노조로의 조직화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변함없이 여승무원들은 비정규직일 뿐이다.
8. 철도노조와의 연대투쟁과 앞으로의 투쟁계획을 말해 달라.
서울(지난 15일 수색지구협의회에서 홍익매점지방본부와 연대투쟁 결의)공동대책위를 꾸려서(논의 중) 투쟁방향을 잡으려 한다. 지금까지 확정된 투쟁계획은 본사항의 집회와 열차 내 스티커 부착 등의 선전전이다.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사측이 조합원들한테 공문을 보내서 홍익회가 없어져도 100% 고용보장이 된다는 악선동을 하는 것이다. 핵심 간부들을 구속하고 노조 탈퇴 각서를 들이밀고 있다. 14일까지는 국정감사 관련 피켓팅 등 선전전 진행했다. 현장순회를 하면서 지역 조합원들을 조직화하고, 현재 있는 조합원들이 분열 되지 않도록 조직력을 다지며 확대해 나갈 것이다.
9. 홍익매점 노동자로 사는 설움은 무엇인가?
특수고용 노동자의 한이다. 모든 제품을 홍익회에서 제공하고 고용도 홍익회에서 하면서 개인사업자라는 명분으로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규직에서 용역으로 전환하기 전에도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철도청의 공사화다! 자본은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를 공사로 출범시켰으며 철도청을 마지막 타겟으로 '궤도공사화' 시나리오를 완성시키려 하고 있다. 공사화는 (자본의 이윤추구) 효율화를 위한 민영화의 한 형태이다. 그리고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노동자에게는 인력감축과 고용불안, 각종 자본의 공격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한다. 공사화는 철도 노동자들의 생존권 전체를 위협하는 자본의 공격이다. 특히 조직력이 취약한 홍익매점 노동자들은 철도청 공사화의 재물이 되고 있다. 고용주인 홍익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줄인 '계약해지'를 무기로 강제로 용역전환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에게는 해고와 구속 등 각종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구조조정 공세가 비단 홍익매점 노동자들의 생존권만을 압살하는 것은 아니다. 철도청의 전체 노동자가 생존권 위협에 고통받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인 홍익회 노조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홍익회노조는 한국노총에 기대어 교섭으로 묻어가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투쟁하지 않고 교섭에 의존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쟁취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서울지하철, 도시철도의 현재 상황이 증명하고 있다.
철도청을 대상으로 한 철도노조 투쟁은 '특단협 승리'로 집약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현장투쟁을 조직하기 보다는 교섭에 대한 준비에만 빠져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특단협 승리'는 선언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아래로부터 현장을 조직하자. 그 첫걸음은 투쟁하는 동지를 지지엄호하고 현장투쟁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어렵지만 시작해야 한다. 고용은 특단협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투쟁하는 노동자만이 강고한 조직력으로 고용안정을 사수할 수 있다. '구조조정 분쇄'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으로 홍익매점 투쟁에 적극적으로 결합해서 외주 용역화를 막아내자! 홍익매점투쟁을 승리로 이끌어서 철도청의 '공사화시나리오'에 제동을 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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