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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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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2 17:01:18, 조회:2,267, 추천: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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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사회공공성 투쟁]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물신 숭배
이제 민주노총의 ‘세상을 바꾸는 투쟁’ d-day가 220여일 남짓 된다.
민주노총은 이 일정을 목표로 조직혁신과 투쟁을 준비 중이다. 민주노총의 위기 운운하면서 비정규직 투쟁들을 통제하고 조직 규모를 확대시키기 위해 조직 혁신을 선언했다. 또한 복수노조 시대에 민주노총의 대표성을 인정받기 위해 산별노조 전환을 시급하게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 해 말부터 비정규직 법 개악을 추진하는 정권과 자본을 상대로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했던 행보부터 시작해서 올해 사회적 교섭을 중앙 직권으로 추진하질 않나, 김태환 열사 투쟁에 대해서도 김대환 노동부장관을 희생양으로 호시탐탐 노사정 대화에 복귀할 것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점도 이러한 맥락에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사회적 합의주의 추진과 동시에 그 대화 의제로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사회공공성 강화를 제시했다.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정말 환상적인 요구다. 몸이 아프거나 가정이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솔깃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정말 이것이 실현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아무리 일 해도 부족한 임금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민주노총은 사회공공성 투쟁으로 노동의 위기를 돌파하고 신자유주의를 헤치고 세상을 바꾸어 낼 것인가. 이제 공공성 문제의 실체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사회개혁투쟁의 후계자, 공공성강화투쟁!
지금 사회공공성을 외치는 세력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민주노총이 건설된 95년부터 줄기차게 외쳐온 사회개혁투쟁의 다른 이름으로서 공공성 주장이 그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화 요구로 표현되는 주장이다.
먼저 현 민주노총 4기 이수호 집행부는 사회개혁투쟁의 연장선에서 정치개혁, 인권개혁, 평화체제 강화 등을 담아내는 사회개혁투쟁으로서, 고용조건과 노동기본권을 넘는 전 사회적 영역의 운동을 사회공공성투쟁으로 정의한다.
이수호 집행부와 민노당 우파세력은 공공부문의 노조운동을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공공성의 확대로 규정함으로써 노정타협주의를 정당화시키고 있다. 또한 임단투와 구조조정 분쇄 투쟁을 사회공공성 투쟁과 ‘분명히’ 분리하고, 사회공공성 투쟁을 세상을 바꾸는 투쟁, 대안적 투쟁으로 미화시켰다.(철도나 궤도, 발전 노동자들의 투쟁도 결코 노동자들의 ‘이기적인’ 투쟁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철저하게 생존권투쟁과 분리시킨 민영화저지투쟁을 강조했던 것을 보라.)
구체적으로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요구로 나타났지만, 실제 이들은 기업 수준의 경영참가, 산업과 전국수준의 산업정책 결정권에 대한 노조의 지분을 보장받는 것 이상이 아니다.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은 오히려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효율성 논리를 쫓아 소득분배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것이 전부다. 그것이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의 공공성투쟁의 전부다. 하지만 이들의 공공성 투쟁의 실체는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양보(연대기금, 정책참가)를 통한 비정규직과의 격차 축소라는 자본의 공세를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서 수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실제 보건의료노조는 산별노조라는 중앙조직체계에서 의료공공성을 요구하면서도 2003년 무파업 타결을 노사관계 개혁과 화합의 성과라고 자찬했고, 2004년에는 무늬만 산별총파업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조직력이 있는 현장의 단협마저 하항평준화 시키고 현장투쟁을 통제하기까지 했다. 급기야 2005년에는 직권중재를 맞고 나자 그에 대응하는 산별투쟁조차 제대로 조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전진>류의 사회개혁투쟁론자들은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의 핵심으로서 ‘의제의 사회화’를 들고 있다. 의제의 사회화 방식에 따라 조합주의로 흐를 수도 계급적 운동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한다. 사회적 합의에 집착한다면 조합주의로 흐를 수 있다면서 박태주의 공공서비스 노동조합주의를 비판한다.(오건호, 「신자유주의 시대 사회공공성투쟁의 성격과 의의」) 하지만 의제만 사회화한다고 해서 계급투쟁에 실천적인 의미가 있을 수는 없다. 국민, 사회적 여론화에 더욱 집착하게 될 뿐이다!
이들은 자본주의를 ‘넘어서려는’, 자본주의 ‘비판’ 운동이라는 점에서 사회공공성 투쟁의 의의를 찾는다. 하지만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정도는 이미 노동운동 본연의 임무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울 것도 없다. 오히려 우리는 자본주의 비판을 넘어선 전계급적 투쟁으로 자본주의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투쟁을 조직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들 사개투론자들과 <전진>세력은 임투가 이제 현실적으로 사회적 투쟁이 될 수 없다는 정세인식과 함께 현대자본주의국가로 하여금 신자유주의가 아닌 다른 개혁정책을 취하게 해야 한다는 데에 투쟁 방향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노조운동의 성과로서 임투의 계급적 성격, 전국적 투쟁전선 구축의 의의를 거세했을 뿐만 아니라, 고임금론, 노동귀족론 이데올로기에 편승하면서 임투가 아닌 사개투, 공공성 요구를 통해 철저히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을 분리시켰다. 그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단투, 구조조정 분쇄투쟁을 부차화 시켜 버렸다.
우파와 다른(?) 좌파케인즈주의(사민주의 좌파)의 사회화 투쟁
사회공공성 주장의 두 번째 흐름은 사회화 요구이다.
김성구를 비롯한 사회화론자들은 공공부문을 확대시켜 사회적 소유를 강화하고 국가의 민주화를 통해서 민주적 통제, 분배를 꾀하자고 주장한다.
이들은 현대자본주의의 독점이 완성되면서 사회화의 객관적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보고 반독점 사회화 투쟁을 주장한다. 이들은 사회화를 사회주의로의 이행단계로서 이행강령의 실행으로 의미지우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신자유주의를 현대자본주의의 총체로 이해하지 않고 정책 정도로 보고 바꿀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한다. 즉 사회화론은 혁명적 시기가 아니더라도 가능한 요구투쟁이므로 국유화, 사회적 소유 확대와 국가의 민주성 확대를 통해서 자본주의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세계관과 단계론적 발상에 입각해 있다.
‘…신자유주의와의 투쟁 속에서만 위기 극복의 길이 열릴 것임을 확신한다. …문제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과학적인 정책대안을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 그 속에서만 위기 극복의 길이 주어질 것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전후 자본주의 최초의 위기를 배경으로 하여 극소전자, 컴퓨터, 정보, 통신 등의 새로운 생산력 발전과 그것이 추동하는 생산력의 국제화를 전세계적인 수준에서 자본의 가치 증식과 결합하도록 자본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정책전환이었지만, 새로운 생산력과 자본의 세계화라는 객관적인 경향에 합법칙적인 불가피한 정책대안은 아니었다. … 일련의 중심자본주의국들에서 신자유주의프로젝트의 실패는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자본주의 발전에 합법칙적인 탈불황정책은 국제화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국내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자본운동에 대한 사회적 통제의 확대에 있으며 이윤 논리에 의한 축적 회복이 아니라 이윤 논리의 제한을 통한 축적의 사회적 강제, 즉 사회적으로 조절되는 축적범위의 확대에 있다.…’(김성구, 「자본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공세」)
위의 인용을 보면 마치 신자유주의가 현대자본주의체제 총체의 구체적인 모습이 아닌, 선택 가능한 하나의 정책 중 하필 선택해서 실패한 것인 신자유주의정책인양, 그리고 그것이 아니어도 자본주의는 회생 가능한데 선택 오류인양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제국주의를 자본주의의 한 국면이나 즐겨 사용하는 특정 정책으로 간주하거나 현대자본주의와 동일시한 카우츠키와 별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레닌은 카우츠키의 ‘초제국주의론’의 개량주의, 기회주의를 호되게 비판했다.
“문제의 본질은 카우츠키가 제국주의의 정치를 제국주의의 경제로부터 분리시키고, 병합을 금융자본이 ‘선호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또 다른 부르조아 정책과 대립되는 것으로 본다는 점에 있다. … 카우츠키는 제국주의는 단지 오늘날의 자본주의 정책 형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 이는 실제로는 제국주의와의 화해에 대한 보다 교묘하고 위장된 옹호에 지나지 않는다. 트러스트와 은행의 경제적 토대는 손대지 않은 채 트러스트와 은행의 정책에 대해서만 ‘투쟁’하는 것은 결국 부르조아 개량주의와 평화주의이다.”(레닌, 『제국주의론』)
어쨋거나 김성구는 사회화가 자본주의를 회생시킬 수 있는, 신자유주의보다 현실 성공 가능한 정책의 하나라고, 자본과 노동 양측에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회화론자들의 주장은 그대로 민주노동당의 강령에 관철(!)되어 있다.
‘…민노당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사적 소유권을 제한하고 생산수단을 사회화함으로써 삶에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는 공공의 목적에 따라 생산되도록 한다. 지난날 국가사회주의 사회의 형식적 국유화의 한계를 거울삼아 시장적 요소를 적절히 통제 활용하는 가운데, 노동자와 생산주체들이 생산수단을 민주적으로 점유하고 계획, 생산, 분배, 유통에 참여하도록 하여 경제의 효율성과 안정성, 공공성을 기한다.’(민노당 전문 중)
‘…국민경제의 각 부문과 기업간의 자원 배분 등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각종 금융기관을 재벌과 외국자본이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고 공적 소유와 경영을 기본으로 하되 경제정책위원회가 통제하는 민주적인 금융감독기구의 감독을 받도록 한다.’(민노당 경제강령 중)
‘…공공임대주택이 전체 주택 중 1/5에 도달하도록 확대하여 소유하는 주택에서 주거하는 주택으로 개념을 변화시키고 주거비 부담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한다.’(민노당 사회복지 강령 중)
‘…보건의료 본인 부담금 제도 폐지를 추진한다. 공공의료기관을 확대 강화한다.…’(민노당 보건의료 강령 중)
위의 요구 중 주거와 의료 등을 사회적으로 책임지자는 민주노동당의 선언은 참 좋은 말이다. 하지만 그 뿐이다. 이를 위한 국공영기업화와 기업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것 역시 좋은 말일 뿐이다. 민노당은 사회화 중의 절반만 내세워 오히려 개량주의 투쟁을 확대하고 있다.
현 국가 권력의 폐지를 위한 투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바로 민주노동당, 사민주의의 정체이다. 즉 민노당은 국가권력이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 조직한다는 계급적 본질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거나 숨기고 있다. 민노당도 국회 진출을 통한 권력 장악이라는 의회주의 노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을 돌이켜 보더라도 노무현 정권 하에서 자행된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에 대한 공권력의 살인적인 폭력과 불법파견투쟁에 대한 일부 합법파견 판정들과 ‘기업하기 좋은’ 각종 특혜와 경제정책들을 보면 정확히 증명된다.
‘부르주아 국가를 프롤레타리아 국가로 대체하는 것은 폭력혁명 없이는 불가능하다. 프롤레타리아 국가의 폐지, 국가 일반의 폐지는 ‘사멸’의 과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 혁명은 국가기구를 파괴하고 분쇄해야 한다. …‘(레닌, 『국가와 혁명』)
이런 점에서 사회화론자들 역시 자본주의 국가에서의 국, 공영화라는 사회화가 한계가 있다고 한편으로는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사회화(공공성)에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단계론적 발상을 결코 철회하지 않는다. 다만 사개투론자들과의 차이는 우리사주제에 대한 찬반 의견뿐이다.
사회화론자들은 생산수단의 국유화(사실 그것도 애매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이후 국가의 민주화가 가능한 것처럼 누누이 주장하지만, 그것은 전후를 못 가리는 헛소리다.
‘노동자계급은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나서 우선 생산수단을 국가소유로 전환한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그들은 프롤레타리아트로서의 자기 자신, 모든 계급분열 및 계급적대관계를 폐지하며, 또한 국가로서의 국가도 폐지한다. 이제까지 사회는 계급적대관계 속에서 작동함으로써, 생산의 외적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피억압계급을 주어진 생산양식에 의해 결정되는 억압의 조건 속에 강제로 묶어 두가 위해 국가, 특정 착취계급의 조직을 필요로 했다. … 마침내 국가가 전체 사회를 진정으로 대표하게 될 때, 국가는 불필요하게 된다. …국가가 전체사회의 진정한 대표자로 나서는 첫 번째 행위(사회의 이름으로 생산수단을 점유하는 것)는 그것의 국가로서의 마지막 독자적 행위이기도 하다. 사회관계에 대한 국가의 개입의 영역은 하나하나 줄어들 것이며 마침내 소멸될 것이다.’(엥겔스의 반듀링론 중)
그럼 지금으로부터 1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 토지 소유 몰수와 지대의 국가 경비로의 전용
2) 고율의 누진세
3) 상속권 폐지
4) 모든 망명자들과 반역자들의 재산 압류
5) 국가자본과 배타적 독점을 가진 국립은행을 통한 국가 수중으로의 신용의 집중
6) 수송제도의 국가 집중
7) 국영 공장과 생산도구들의 증대, 공동계획에 따른 토지의 개간과 개량
8) 모두에게 동등한 노동 강제, 산업군대, 농경을 위한 산업군대 설립
9) 농업 경영과 공업 경영의 결합, 도시와 농촌의 차이 점차 제거를 위한 노력
10) 모든 아동의 공공 무상교육, 아동의 공장 노동 폐지 등.(맑스, 『공산주의 선언』)
위의 공산주의 선언에서 제기한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 - 자본 소유의 몰수와 노동의 평등한 권리 보장은 분배를 넘어선 생산관계의 전면 재편을 의미한다. 이 요구들은 결코 자본주의사회체제 내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향해 투쟁해야 하는 성격의 것들이다. 그렇기에 이 선언은 자본주의 내에서 관철해보자는 요구가 아닌, 이행기강령으로서의 의미를 가졌던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체제 내의 사회화론의 단계론적, 사민주의적 발상의 결과는 역사적으로 드러났다.
사회화론자들이 사례로 즐겨 찾는 영국 노동당의 대안경제전략(70년대)이나 독일 사회민주당의 사회화방안, 프랑스 미테랑 정부의 국유화프로그램 등의 시도는 중단되거나 다시 사유화되는 등 현실에서 실패했다. 이미 자본주의가 이윤율 저하와 축적의 위기를 맞이한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케인즈주의를 폐기하고 신자유주의의 길로 들어서는 가운데 자본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공공성 의제화가 아닌 전국적 비정규직 철폐투쟁!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투쟁으로 세상을 바꾸자!!
지금까지 사개투론과 사회화론자들은 공공성의 의제화 자체에 대해서 지나치게 높게 평가해왔다.
현 시기는 의제화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투쟁을 실제 어떻게 조직하느냐, 그리고 현실에서 벌어지는 투쟁들을 어떻게 지지 엄호하느냐의 문제가 중요하다. 말로만, 정책으로만 번지르르하게 의제를 만들어놓는다고 투쟁이 벌어지거나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따라서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 주제로 인정받았다고 해서 그 문제가 노동자계급의 요구대로 해결되지 않는 것은 단지 국회의원 몇 명 당선되었다고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된 것이 아닌 것과 동일하다.
그런데도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이 공공성 의제화 자체와 국회의원 당선, 산별노조 자체로 노동해방이 이뤄지는 것처럼 공공성을 설파하는 것은 그야말로 사민주의적, 민노당적인 발상이다!
이러한 발상들은 지금 하반기 국면의 투쟁기조와 한국노총과의 관계 설정에서도 이미 드러났다. 이수호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가 전제되면 9월에는 조율된 비정규직 법안을 받겠다는 한국노총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조차 ‘한국노총과는 이렇든 저렇든 후퇴를 해도 함께, 나가도 함께 할 것이다’라면서 한국노총과 공조관계를 유지할 것임을 확실히 드러냈다.
“현재의 수준을 법안 기준이든 현실이든 후퇴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진전된 안이 나와야 한다. 정부 개악 요소를 다 제거하고 뭔가 조금은 나아진다면 그렇게라도 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래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자칫 완벽을 기하려다 현재 비정규직의 고통을 더 연장시킬 수도 있다.”(이수호 위원장, 『매일노동뉴스』, 2005.8.31)
한편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고 해서 케인즈주의로 돌아가자는 식의 사회화는 사민주의 좌파적 수준의 단계론적 발상 중의 하나다.
(김성구의) 사회화 프로그램으로 제시된 공공부문 확장으로서의 국공영기업과 기금소유기업, 노동자소유기업과 협동조합기업 등의 예는 재벌 소유 지분 환수와 금융기관의 사회화(예금보험공사의 국가지주회사화)를 통해서 국가가 시장을 조절하고 계획할 수 있다는 환상에 입각해 있다. 하지만 소유의 사회화 이외에도 시장적 조절을 제한하고 계획한다는 것이 자본을 대표하는 국가의 성격상 가능한 문제인가! 그것이야 말로 일상적 시기가 아닌 혁명적 시기의 조건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이들 사회화론자들의 열망은 현 시기에는 오히려 국가기구의 민주화를 주요하게 설정함으로써 더 적극적인 형태로 사회적 합의주의와 교섭주의의 함정에 빠질 우려도 있다.
더불어 제시하는 대외종속적 자본주의 청산과 개방형 자립경제로의 전환 주장(김성구)은 특히 다국적, 다자간 투자협정이 이뤄지는 자본의 세계화 현실 속에서 가능성 여부와 함께 오히려 국제적 계급투쟁의 과제와 배치되는 주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공공성 확대 요구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과 분리된 사개투로서 위치지어 진다면 이는 거꾸로 공공성의 이름으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억압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미 공공연맹의 많은 사업장에서는 임단투는 임단협일 뿐이라면서 구조조정 혹은 민영화문제와 분리하고 폄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국가와 공공부문의 계급투쟁에 대해서 사회화 투쟁이 아니라, 국가의 반노동자성이라는 계급적 본질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폭로하는 장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단투 혹은 현장투쟁이 그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
진정 사회화가 ‘투쟁’이 되기 위해서는 그간 공공부문 구조조정으로 사유화되거나 분사, 도급화 등으로 수익화되어 버린 공공서비스(114안내, 역무 위탁 도급화 등)를 복구시키는 것과 그것에 대한 모든 적자분을 국가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 그리고 분사 비정규직화된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시키고 비정규직 업무를 철폐하는 투쟁으로 현장을 다시 복구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 곳곳에서 진행되는 공공부문의 노사공동 직무진단 혹은 현장 현안 연구사업들이 분명히 공공부문의 노동자들의 경쟁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현장 재편과 노사협조주의를 양산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폭로하고 직접적인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자본이 살기 위해서 노동자들을 죽이는 세상에서 현 시기 진정 노동자들이 살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 자체에 눈을 돌려야 한다. 우리는 오히려 노동조합운동과 개량을 넘어서 근본적 변혁으로 나아가는 선전선동과 조직화 사업을 통해서, 정리해고 분쇄, 고용 보장, 생활임금 쟁취, 구조조정 분쇄라는 생존권 투쟁이 자본주의적 생산관계 그 자체에 대한 공격이 되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본래의 의미에서 정치권력이란 다른 계급을 억압하기 위한 한 계급의 조직된 힘이다. 프롤레타리아트가 부르주아지에 대항하는 투쟁에서 필연적으로 계급으로 단결하고 혁명을 통해 스스로 지배계급이 되고 지배계급으로서 낡은 생산관계들을 폭력적으로 폐지하게 된다면 프롤레타리아트는 이 생산관계들과 아울러 계급 대립의 존재조건들과 계급 일반을 폐지하게 될 것이며 계급으로서의 자기 자신의 지배도 폐지하게 될 것이다. (맑스, 『공산주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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