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기획시리즈(4)-공공부문 편
개악노동법 분쇄! 공공부문 구조조정 분쇄투쟁으로
새로운 조직화를!
궤도 2004년 공투, 이번에는 합법파업?
궤도 노동자들이 2004년 공동투쟁의 깃발을 들었다. 궤도연대 공투본(5개사)은 주5일제를 빌미로 한 단협 개악과 노동조건 악화 저지, 인원 충원을 요구하면서 7월 21일 공동파업을 조직하고 있다. 공동의 7대요구안을 정하고 같은 시기에 파업찬반투표(69.7% 찬성)와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인천지하철, 부산, 대구지하철은 작년 지하철 3사투쟁 이후 많은 구속과 탄압, 사측의 방해를 뚫고 올해 공동파업을 결의했다. 다만 같이 참여하던 궤도연대 소속 철도노조가 하반기 투쟁 계획하면서 이번 7월 공동투쟁에서 나갔다. 철도노동자들의 경우에도 외주용역화와 비정규직 도입, 경쟁체제 도입 등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사활을 건 투쟁을 피할 수 없다. 대신 철도노조는 특별단협갱신투쟁에 집중하는 한편, 궤도투쟁에 대해서 안전운행투쟁으로 연대하기로 했다.
현재 궤도연대 공동투쟁의 조직화과정에서 우려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이번에는 합법파업이다’이라는 공투본의 탑 기사에서는 최근 병원노동자들의 합법파업을 예로 들면서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지도부의 합법파업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오히려 궤도노동자들의 투쟁에서 현장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투쟁의 확대를 가로막을 수 있다. 그래서 공투본 지도부는 공동요구안을 확정하고 공동교섭단을 꾸리는 등 공투를 준비하면서도, 지자체와 해당 정부부처 등에 면담을 조직해 ‘직권중재는 하지 말고 합법파업을 인정해라’라고 요구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공동투쟁의 기운이 확산되어 도시철도 노조(쟁대위)가 본사 로비 점거를 경고하면서 공사의 강제적 주5일제 시행을 중단시켰다. 서울지하철 역무지부도 대중교통체계 개편 중단과 신규인원충원을 요구하며 시청 앞 농성투쟁을 돌입했다.
이제 노조 지도부가 공동투쟁을 결단한 그 의지를 대중투쟁으로 지켜내는 것만이 남았다.
“지금 옆의 동지들이 바로 21일 총파업 투쟁에 함께 할 동지들이고 절대 배신하지 않을 동지들이다.”(도시철도노조 윤병범 위원장)
그렇다. 절대 배신하지 않는 동지들의 힘으로 절대 배신하지 않을 지도부(와 조직)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현장투쟁을 확산시키고 그 결의를 바탕으로 공동투쟁을 성사시켜야 한다. 현대자동차노조 이상욱 위원장처럼 속전속결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투쟁을 통해서 자신감과 계급의식, 조직력을 강화시킬 것인가와 동시에 이뤄져야 함을 명심하자.
아래에서는 공공부문을 광범위하게 다루기보다는 현재 전개되는 궤도노동자 투쟁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공공부문 구조조정 전략- ‘공기업에도 수익을!’
공기업 노동자들은 현실적으로 기획예산처와 행자부, 관련 부서의 감독과 통제를 받아 임금과 인사관리, 경영지침에 따라서 관리된다. 따라서 노사간의 충돌이 있을 때 이는 정부와의 충돌로 이어지는 것은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권력기구로서의 국가가 노동을 강제하기 위한 우선적 적용단위가 바로 공공부문의 노동정책, 노자관계이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의 노동조합 조직율이 높은 것에 비해 투쟁의 역사가 깊지 않지만, 90년대 중반 공공부문 노동자투쟁을 거치면서 민주노조운동에 합류해왔다. 그러나 97, 98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민주노조운동 내에서도 양보교섭이 이뤄질 때, 공공부문 노동운동 역시 특수한 몇몇 구조조정 저지 투쟁(99년 서울지하철 노동자투쟁)을 제외하고는 공공부문의 구조조정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유노동무임금, 대량 감원(해고), 수익성 위주의 외주 용역화, 사업부제를 통한 경쟁적 경영체제에 대해 다수가 수용한 경험도 있다.
1998년부터 2000년에 걸쳐서 이뤄진 공기업 경영혁신 계획에 따라 공공부문에서는 1/4에 해당하는 41,700명이 해고되었다. 2002년 11월까지 3,600명이 추가로 감원되었다. 게다가 1998-2002년 6월까지 1,207개의 단위조직들이 폐쇄되었을 정도로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성과를 달성하고도 남았다.
특히 정부는 수십 차례 노조대표들과의 면담 및 관계자들의 협의를 거쳐 해고를 단행했다. 그리고 정부가 외환위기를 극복했다고 선언한 2000년 이후로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여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정부의 공공개혁백서」, 2002.)
○철도
-03년 12월 철도공사법 입법화
-역무, 차량, 기술, 운전과 신규사업, 고속철도 등 모든 업무 세분화, 외주화(8,000명)
-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사업소 폐지, 통합
○사회보험
-콜센터 등 아웃소싱과 비정규직 도입
-원거리전보와 노조 길들이기
-인력충원 없이 업무 확대
-팀제와 직위직급 분리제, 성과급과 인사고과 연동실적제로 내부경쟁체제
○서울지하철
-7년간 인원충원 없고/변형2조일근제 1,468명 감원/외주용역화 862명 감원 등 2,773명 감원
-매월 하루 일 더하기, 1시간 연장운행
-사업다각화(역사와 차량기지 개발)
역사 리모델링과 아웃소싱 추진
-조기 운임 현실화
-전동차 사용내구연한 폐지
-각종 공사 최저낙찰제 도입
○도시철도
-1,656명 정원 축소
-1시간 연장운행으로 노동강도 강화
-1인승무에 따른 공황장애 발생
-경영4개년계획으로 요금 인상
-매표실 교통종합창구 기능 확대, 다기능화(직군통합), 역사 신규임대사업 개발
-분사, 외주 용역화, 운전직의 계약직전환
○부산지하철
-승무 운전시간 확대-106명 감원
-역무 무인매표소 도입과 승차권 판매 민간위탁, 역간 경쟁제도 도입-177명 감원
-기술, 차량 외주 용역화-252명 감원
인천지하철
-04년 초 역무 39명 축소
-기술부서 통폐합 전제한 조직개편
-공사 ‘5개년발전계획’으로 역무 위탁, 외주 용역 확대
○대구지하철
-2호선 개통시 인원충원 없이 전환배치
-역 민간위탁으로 인건비 40%절감
-기술, 차량 외주용역화-비정규직 300여명 도입
○광주지하철
-역 13개 중 직영은 2개, 민간위탁 9개, 무인시스템 역 2개
-역 무인화 확대 계획
이처럼 전반적으로 공공부문의 경영전략은 사기업과 마찬가지로 흑자경영(수익성을 추구)을 기조로 한 노동유연화- 이윤 확대의 방향으로 노동자를 공격하고 있다.
공기업의 흑자경영 방법1: 어떤 방법이건 사람을 줄여 비정규직 받게 하기
이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사람을 계속 줄이면서 잠도 못잘 정도로 정규직 현장노동자들을 괴롭힌 뒤, 결국 비정규직(이라도) 받아들이게 한다.
철도노동자들은 2003년 4월, 6월 파업 전 3,4일을 집에 못갈 정도로 업무과다에 시달리고 있었다. 인원 충원은 절실했고 그러한 요구를 건 파업투쟁에 적극 동참했다. 하지만 파업 이후 합의안이 지켜지지 않거나 합의도 없이 현장에 복귀하면서 현장에서는 인원충원투쟁을 재조직할 힘이 없었다. 그래서 다수 현장에서는 비정규직이라도 충원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지하철에서는 이미 04년 스마트카드를 도입하고 07년 완전자동화를 시행하는 역무 자동화기계 도입계획도 추진 중이다. 스마트카드는 감시 통제 차원에서 인권침해의 사회적 문제를 낳고, 매표업무의 자동화는 역무원들의 해고, 고용불안과 함께 역무원들을 비정규직 직무로 하락시키면서, ‘과잉인력’ 해소논리로 외주화와 다기능화의 구조조정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도시철도 역시 유지보수체계의 표준화와 통합관리를 통해 현장노동자 개인까지도 통제하는 계획이 이미 제출되었다.(‘시설물 유지보수체계 정보화시스템’프로젝트)
공기업의 흑자경영 방법2: 계속 노동강도를 높여 외주 분사시키기
이 방법은 계속 작업량은 늘리고 작업환경 개선도 회피하여 정규직이 그 업무를 일단 떠나게 하고 그 업무(부서)를 분사 외주화 시키는 것이다. 정규직이 전환배치 되지 않을 경우는 돈 몇푼 더 주고 ‘고용보장’을 미끼로 분사 외주업체로 팔아넘긴다.
지금 국회에서 입법 추진하는 철도사업법을 보아도 모든 업무를 갈갈이 찢어 놓고 면허제를 도입하여 외주 분사와 위탁을 가능하게 하는 시행방안을 내용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모든 위탁, 외주는 같은 업무 기능에 두개이상의 업체를 경쟁시키는 구도를 정해놓아 외주업체간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비정규직의 착취를 제도화 해놓았다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공기업의 흑자경영 방법3: 사업(본)부제(…→민영화), 조직 기관별- 팀별- 개인별 경쟁체제 구축
부서 통폐합으로 여유인원을 만들고 과잉인원 운운하여 전환배치를 합리화시킨 후 남아 있는 노동자들도 다기능화 시켜 언제나 쉬지 않고 일하게 만드는 수법이다. 특히 팀제와 기관, 사업부별 경쟁을 통한 성과급 지급만이 아니라 개인별 경쟁과 성과급으로 전면적인 생산성 향상을 수익창출의 유력한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력의 경우 사업본부제를 확대시키면서 지부별로 분사를 추진하면서 자회사화, 외주 하청화했다. 공기업의 연봉제(간부2-3급까지)와 성과급제(전체, 집단 혹은 개인까지 적용)도 능력주의체제를 확산시키고 경영평가제도도 거기에 한 몫하고 있다.
공기업의 흑자경영 방법4: 돈 되는 상품(서비스) 개발 - 사업다각화와 요금할증제
게다가 서울지하철은 배일도 집행부와 함께 ‘21세기 발전협약서’를 통해서 사업다각화 흑자경영계획을 제출하면서 ‘고용안정’을 명분으로 고용불안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일본지하철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업무 다각화는 지하철 노동자들을 전직시켜 비정규직화 시키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또한 역사 민간위탁이나 역무 매표업무를 팔아넘기는 것뿐만 아니라, 역의 부지들을 임대하고 부동산사업에도 뛰어들어 모조건 수익을 내는 방안들이 이미 진행 중이다. 작년부터 시행해온 연장운행이나 이번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요금할증제도 수익창출의 일환이다.
공기업의 흑자경영 방법5: 인원 충원 없이 노동시간단축 개악법 적용하기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연장운행은, 업무량을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 변형2교대제를 추진하려는 방안과 연동되어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최대한 임금은 적게 주면서 같은 일을 시킬 수 있는 체계로서 제출되었다. 일단 노동시간단축을 명분으로 야간노동을 줄여준다는 명분으로 제출된 사측의 안이지만 실제로 일을 그대로 하면서 인원도 늘리지 않고 늘리더라도 비정규직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노동강도도 높이고 임금비용도 줄이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러한 도입의 본질을 대중적으로 선전할 뿐만 아니라, 투쟁을 조직해서 노동시간단축 개악법 저지투쟁으로서 이슈화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2003년 8월 개악된 주5일제 적용이 올해 현실화되면서 정부는 공기업에 대한 교섭과 관리체제를 이용하여 공공부문에서부터 개악안, 노동조건 후퇴의 우선적용을 강제하고 있다. 이미 7월1일을 전후하여 영향력이 있는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조속한 타결과 편법적 개악안 적용에 성공하였다.
‘조정된’ 공공 산별교섭, 공공 노사정 합의로 ‘공공성’을 강화하자!?
점적 수익을 추구하면서 자본주의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초기 거대 투자비용과 적은 수익률로 인해 국가가 관리 운영해야 하는 경우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공부문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공공부문은 국가자본의 공공성으로 존재할 수도, 혹은 노동자의 공공성을 강하게 담지할 수도 있다. 주의 사회에서 공공부문은 노동자보다는 자본가들에게 싼 가격으로 공공재화를 공급함으로써 자본주의 산업발전에 기여하기도 한다. 물론 복지, 가스, 수도, 교육, 의료 등에서 부분적으로 사적재화보다 싸게 공급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원활하게 재생산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공공성은 노동자들의 저항을 일정하게는 억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 계급투쟁이 자본축적 기능을 약화시키고 사회를 변혁시키는 투쟁을 향할 때만 노동자를 위한 공공성이 강화될 수 있다.
그런데 노동운동 내 개량주의 진영에서는 공공부문 노조운동 전략으로서 또 다시 사회적 합의주의를 들고 나왔다.
공부문 노조운동은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공공성’ 확대를 위한 투쟁을 존립근거로 할 수밖에 없다. 그 투쟁은 (자본주의)국가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현재의 국가가 ‘공공성’의 확대를 담지하는 주요한 제도로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국가와 공공부문 노사관계: “공공성의 정치”의 제도화’)
이들은 대정부교섭과 노사정 교섭을 공공산별교섭, 중층적(다양한) 교섭으로 간주하고 공공부문 노사관계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성 확대를 위해 국가를 강화시키고, 공공부문의 구조조정도 어느 정도 수용하자는 제안까지 한다. 민영화의 대상과 구조조정 추진의 주체 및 방식, 사회적 합의정도를 고려하자면서 공공부문 노조의 경영참가(‘공공참여적 전문책임경영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예 시장을 국가와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시장에 새로운 규칙을 적용시키자고 한다. 도대체 이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은 자본주의사회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만 실제로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면서 그것의 폭력성과 일방성이라는 정책의 측면의 변화를 정부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요구할 뿐이다. 현대자본주의사회가 위기를 돌파(은폐)하려는 총체적인 양식으로서 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케인즈주의와 같은 역사적 회귀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이들의 공공성은 자본의 입장에서의 효율성과 수익성에 다름 아니다)
이처럼 사회적 합의주의는 민주노총 상층을 중심으로 노사정위원회 자체로만 논의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금속산별노조, 보건의료노조 등의 산별중앙교섭의 이름으로, 그리고 공공의 ‘집중되고 조정된 교섭’(박태주, 박용석)의 얼굴로 이미 다가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중심의 교섭과 투쟁회피주의에 대한 현장의 반발은 사라지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의 중앙합의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현장지부들에서는 파업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정리된 중앙교섭 합의안을 돌파할 지부투쟁이 힘들지만 조직되고 있다.
단순히 (新)노사정위 참여 반대를 주장하는 것을 넘어서 현장의 투쟁들을 조직하면서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구축할 때만이 사회적 합의주의는 뿌리 뽑을 수 있다.
“너희가 각개격파로 공격한다면 우리는 한 몸으로 투쟁하여 백배로 되갚아 준다”
4년 7월 궤도노동자 공동투쟁을 어떻게 확대시킬 것인가
궤도 투쟁의 주요 이슈들은 이러한 공기업 수익창출 방안에 대한 전면적인 문제제기로서 공동투쟁으로 조직되고 있다. 각 현장에서도 최근 몇 년간 지도부의 직권조인과 양보교섭 등 개량주의적 지도에 의해서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조건이지만 절실한 생존권, 건강권의 문제인 만큼 현장투쟁도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철도의 전기분야 노동자들이 올해 인력충원, 품질관리운동 반대의 요구를 건 현장투쟁도 그러한 사례다. 전기분야 노동자들은 250명 정원 증원 및 현원 138명 즉각 충원과 품질관리운동 중단을 쟁취했다. 대전정비창의 경우 강제전보철회와 현장인력충원을 요구하는 천막농성투쟁으로 철도청에서는 부당전출자 복귀와 공식사과 및 책임자 문책에 합의하기도 했다. 대구지하철 역무조합원들은 얼마 전 민간위탁 안을 이사회에서 기습 통과시키려는 것에 대해 이사회 장을 점거하여 중단시키기도 했다.
이미 공공부문의 연대투쟁은 90년대 중반 이후로 지속되어 왔다. 하지만 99년 서울지하철의 파업투쟁만이 기억되는 그 때에도 공공연맹의 공동투쟁을 준비하다가 시기집중도 실패한 경험이다. 그 후로도 2000년 투쟁에서는 교섭 중심주의로 인하여 구조조정과 감원을 수용하였고, 2002년 발전노동자들의 38일 산개파업 역시 민주노총의 관료주의적 합의로 현장에 복귀하고 말았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교섭주의 기조마저도 해체된 2003년 철도의 무교섭 무합의 백기항복의 쓰라린 기억도 생생하다.
그나마 일련의 과정 속에서 공동투쟁은 준비만, 혹은 요구만 공동으로 맞추는 것은 부족하다는 점을 각인했으며, 진정한 연대투쟁과 공동의 마무리를 과제로 갖게 되었다. 올해 병원노조의 중앙교섭과 대공장들은 합법파업, 여론을 염두에 두고 임단투를 마무리했다. 상반기의 임단투는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대응을 내용으로 했지만 실제로 비정규직화 저지와 철폐를 향한 일보도 전진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투쟁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과연 합법파업, 직권중재 문제 만인가? 이미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특징으로서 드러난 (수익)경영전략에 파열구를 내는 것은 단순히 ‘우리는 반대하는데…’라는 혼잣말로는 어림도 없다. 진정으로 민간위탁제도 도입되고 외주 용역화되어 같은 곳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들이 같이 일하는 그 곳에서 같은 자본가를 향해 투쟁에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용역이라는 이름이 도입된 곳은 다 마찬가지겠지만, 매표소 민간위탁제도 도입으로 역에는 정규직 역무원과 비정규직 매표용역원이 혼재되어 근무하고 있다.… 정규직은 파업의 칼을 벼르고 있지만, 비정규직들은 주5일제는 꿈도 꾸지 못하고 정규직들이 파업하면 어떻게 근무 보충할까를 강요당하고 있다. 정규직은 민간위탁철회를 통한 고용안정을,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같은 신분보장을 받아야 하는 꿈이 있다. 용역제가 도입된 지도 2년이 흘렀다.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우리(정규직)노조가 먼저 받아들인다면? 그들도 정규직 투쟁에 동참한다면? 공단을 상태로 투쟁을 같이 하고 대단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공단의 장단에 놀아난 피해자들이고 노동자들이다. 투쟁을 준비하는 노조와 지부는 이를 왜 간과하고 있는가?” 지하철 조합원)
‘공기업의 적자를 아까워 마라’
-‘수익성’ 파괴 전략으로 지역 연대- 전국적 대중투쟁을 조직하자
자본주의는 점점 위기에 몰리고 내적 모순을 어떤 식으로건 숨기기 위해서 국가와 공기업에도 사기업의 수익추구 논리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가가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하여 오히려 흑자경영전략 아래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대기업 이기주의와 같은 논리로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 한다.
노무현 정권이 올해 ‘동북아 중심 국가’로 한국을 세우기 위해서 국가발전전략의 핵심으로 노동정책, 노자관계 길들이기를 선언했던 것은 필연적이다. 자본이 살 길은 노동자를 죽지 않을 만큼만 살려줌으로써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노조운동의 핵심인 대기업 노조와 공공부문의 노조 길들이기는 노사관계 로드맵의 관건이다.
이제 공공부문 공동투쟁을 전국적 투쟁으로 확대시킴으로서 노자동반자주의를 깨부수는 투쟁을 시작하자. 합법에 갇힌 ‘조속한’ 파업을 넘어선 전국적 불법대중파업을 성사시키자. 이를 위해서는 직권중재에 연연하고 조바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병원노조 중앙교섭에서 단추를 잘못 끼우기는 했지만 서울대병원 등의 지부에서는 자체 투쟁을 완강하게 진행하고 있다. 자본가도 할 수 없는, 현장 활동가들만이 가능한 것은 바로 노동자 대중에 대한 믿음에 기반한 조직력이다. 올바른 계급적 지도와 믿음을 결합시켜 아직 임단투, 구조조정, 정리해고 저지투쟁을 전개하는 노동자들의 전국적 연대를 새롭게 조직하자. 이것을 제대로 사수함으로써 민주노총 개량주의 세력이 ‘사회적 대화’(담합?)를 합리화시키는 명분도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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