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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0호]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과 해방의 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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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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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8 01:03:02, 조회:3,306, 추천: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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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투쟁과 해방의 적들
‘정규직화 쟁취’를 지상과 동떨어진 선언적 요구에서 실질적 요구, 당면한 요구로써 현장에 끌어내린 동지들의 투쟁, 공장점거 파업이야말로 자본의 역린을 뽑고, 연대를 확장하고, 계급적‧전국적 전선을 세워내고, 현장 내 어용과 전투적이란 포장으로 감춰져 있던 모든 정치적, 실천적 상태를 투명하게 발가벗기는 최상의 무기임을 재확인한 투쟁, 지도부의 동요를 현장조합원들의 힘으로 제지하고 투쟁을 전진케 한 현장민주주의와 노동자 학교로서의 실현을 보여준 투쟁... 작년 쌍차 투쟁 이후, “이제 점거파업은 없을 거라는 둥, 이제 누가 싸우겠냐는 둥” 말들이 많았지만 “천박한 놈들 -패배주의자, 회의주의자, 구태전술 떠벌리던 개량주의자, 기회주의자, 사회적 합의주의자 관료들 등등- 입 닥치라”고 한 해만에 노동자 투쟁은 터져 나왔습니다. 냉정히 평가할 부분도 있겠지만, 불법파견이라는 법적근거는 위험한 양날의 칼이고, 파견법 개악 시도는 이제 당면한 현실에 될 테지만 현대차 동지들은 참으로 참으로 잘 싸웠습니다(2007년 기아차 비정규직 공장점거 파업으로 구속 중인 김수억 동지의 2010년 12월 13일 서신중에서).
추위와 굶주림, 현대차지부 어용 이경훈집행부의 노골적인 파업파괴 행위 등에 의해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1공장 농성을 해제해야 했다. 그러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노예제도 철폐를 위한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력은 붕괴되지 않았으며 재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파업의 확대와 상승기, 동요와 혼란기, 고립과 독자성 강화기라는 투쟁의 1, 2, 3국면을 마감하고 새로운 제4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투쟁의 새로운 장기국면을 맞이하는 지금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중간평가를 통해 새로운 전진을 모색해야 한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의 거대한 ‘역사적 의의’는 무엇이며, 무엇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전체 노동자들의 해방의 길을 가로막았는가?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은 하청제도라는 현대판 비정규직 노예제도 하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이상 자본의 노예가 아니라는 노동자 선언이자 해방선언이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0여년 이상 계속된 비정규직 철폐라는 노동자들의 선언적 요구를 눈앞에 보이는 당면요구, 즉각 쟁취해야 하는 현실의 요구, 지상의 요구로 끌어내렸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장점거 파업을 통해 ‘노동의 유연화’라는 그럴싸한 말 뒤에 숨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이중착취하고, 정규직, 비정규직을 분열시켜서 착취의 성을 쌓은 자본의 축적전략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장점거 파업투쟁은 공고한 자본의 착취의 성을 일거에 무너뜨리지는 못했지만 착취의 성에 파열구를 냄으로써 자본에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은 고립과 외면, 장기투쟁이라는 끝없는 투쟁 속에서 힘겨워 하는 비정규직 동지들의 심장에 불을 질러놓았으며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공농성 투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은 금속노조로 하여금 총파업 결정을 하도록 만들고, 전국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불러일으키면서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전국적, 전 계급적 요구로 만들었다.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어용집행부의 노골적인 겁박과 금속노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주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의 기만적인 타협행보의 결과물인 중재안을 과감하게 찢어버림으로써 누가 비정규직의 진정한 동지인지, 누가 동지를 가장한 위선자인지, 누가 노골적인 적인지를 만천하에 까발렸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형식적인 대표성 뒤에 숨어 자본의 주구 노릇을 하는 어용집행부의 노골적인 파업파괴 협박과 현대차지부의 협박에 눌려서 지도력을 포기하고 어용지부에 부화뇌동하는 금속노조 박유기집행부의 은근한 파업파괴 협박에 눌려서 동요한 지도부를 평조합원의 투쟁의지로 잡아주는 노동자 민주주의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김수영시인은 민초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유약해 보이지만 대지에 뿌리를 박고 사는 풀에 비유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바람보다도 먼저 눕고 바람 보다 먼저 울었지만 바람 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 보다 먼저 웃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차 자본의 탄압에 노예처럼 굴종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마침내 노예임을 거부하고 파업투쟁으로 떨쳐 일어섰을 때 투쟁지도부를 넘어서서 끝끝내 투쟁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강력한 노동자의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교육시간을 할애한 파업, 퇴근파업, 잔업거부, 부분파업 뒤에 특근합의 등 그 동안의 관료적 파업과 달리 노동자의 진정한 학교가 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파업투쟁을 통해서 현대차 독점자본의 용역깡패와 구사대를 동원한 비열한 폭력성, 독점자본의 부름을 받아 구속과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국가권력의 반동성, 자본의 노무관리부서로 전락한 어용노조의 반노동자적 행위, 금속노조 관료들의 이중 플레이, 노동자민중의 정당을 자처하는 진보양당의 개량주의성 등을 노동자의 학교인 파업투쟁을 통해서 경험하면서 각성하게 되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09년 쌍용차 공장점거 파업 투쟁 이후에 “더 이상 공장 점거 파업투쟁은 없을 것이다”는 패배주의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손으로 공장을 멈추는 파업투쟁에 돌입하였다.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장점거 파업 투쟁에 이어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단식과 거점농성 등 고립되고 힘겨운 투쟁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무엇이 투쟁의 전진과 해방을 가로 막는가?
이러한 ‘역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의 길을 누가 가로막았는가? 누가 비정규직 투쟁과 노동자 해방으로의 전진을 훼방 놓는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차 독점자본과 이명박정권의 탄압은 물론이고 현대차 자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이경훈집행부같은 내부의 적들에 의해 거점파업을 중단해야 했다.
금속노조집행부는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의 70%가 넘는 압도적인 파업가결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이경훈집행부에 지속적으로 끌려 다녔다. 그러나 이경훈집행부의 단계적 해결안을 마찬가지로 수용하고 비정규직 거점파업을 접도록 압박했던 금속노조 박유기집행부는 본질적으로는 이경훈집행부의 동업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의 대의와 명분, 황인화조합원의 분신으로 인해 총파업 투쟁을 결정했지만 이경훈집행부와 행동을 같이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뒷걸음쳤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철폐 요구를 지상의 요구로, 당면 요구로 끌어내렸다면 이경훈집행부와 금속노조는 장기적 해결, 단계적 해결과제로 돌림으로써 지상에 내려온 비정규직 철폐 요구를 다시 지상 위로 끌어올리려고 발버둥치는 것으로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파괴했다.
현대차 자본은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과 불법파견 정규직화라는 대중적 요구로 인해서 사회적으로 고립되었으나 현대차 자본과 노동자들 간의 계급투쟁의 문제를 이경훈 어용집행부를 내세워서 노노갈등으로 포장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했다. 현대차 독점자본은 이경훈집행부를 통해 다시 한 번 어용노조와 협조주의 노동관료의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
비정규직 철폐라는 노동자의 요구는 이제 운동진영 전체의 대중적인 요구가 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이 비정규직 철폐 요구를 운동전체의 요구로 만들었다. 이것은 운동의 진전과 발전의 한 표현이다. 관료들조차도 이제는 비정규직 철폐 요구를 선언적으로는 거부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직전에 개최된 노동자대회에서도 비정규직 철폐 요구가 중심적인 요구로 울려 퍼졌다. 민주노총 위원장은 물론이고 연단에 올라간 모든 연사들이 비정규직 철폐 요구를 주제로 연설을 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철폐 요구의 대중화라는 운동의 성과는 자기 사업장 내에서 정규직과의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릴 때, 협조주의 집행부에 의해서 끊임없이 왜곡됐다. 자본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를 정규직의 고용안정 요구, 임금인상 요구를 직접적으로 침해해 들어오는 것으로 선전함으로써 비정규직, 정규직 내부를 끊임없이 이간질시켰다.
반동적 조합주의의 물질적 토대와 분열 이데올로기
과거 현대차 정갑득집행부에서 비정규직을 늘려서 정규직의 고용을 보장받는다는 반동적인 ‘완전고용합의서’의 논리는 비정규직 정규직 단결과 비정규직 철폐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살아남아 정규직 노동자들의 조합주의 의식을 일깨웠다. 2007년 기아차 비정규직 점거파업 투쟁에서 구사대의 준동과 백색테러는 자본이 배후에서 조종한 것이 분명하지만 이러한 정규직 조합주의 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번 현대차 지부의 파업부결 사태 역시 정규직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조합주의 의식과 자본이 조장한 노동자 분열논리에 직접적으로 넘어간 결과이다. 이번 파업찬반 투표에 대해 자본과 현대차 지부는 비정규직 파업에 대해 정규직 노동자들이 8 : 2라는 압도적 결과로 부결한 것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여러 진보언론에서 분석한 바처럼 이번 찬반투표에서는 이 결과를 전적으로 정규직의 조합주의 정서로 해석할 수는 없다. 기권표 8226명(18.66%)을 파업 반대표로 계산에 넣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파 현장 제 조직들이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의 결정을 위반한 이번 찬반투표에 대해서 투표 자체 반대와 파업찬성 사이에서 혼선을 겪으면서 파업 찬성표와 무효표로 나눠졌기 때문이다. 이표를 합산하면 직접적인 파업반대는 2만5795명으로 총원대비는 58.50%다. 반면 기권표를 포함한 파업찬성표는 17,230명이고, 총원대비는 40%에 달한다.
그렇다면 이번 파업찬반 투표 결과는 총원대비 대략 6 : 4의 결과로 부결된 셈이 된다. 이는 2005년 기아차 현장에 용역깡패 투입 이후에 기아차 자살총회 결과인 6 : 4와 대략 비슷하다. 그런데 기권표는 현장조직의 파업 자체의 반대에 영향 받기도 했지만 비정규직 투쟁은 지지하지만 직접적인 공동파업에는 부담을 느끼는 조합원들의 정서가 반영되기도 했을 것이다. 만약 공동총파업을 원했다면 기권보다는 파업찬성에 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파업찬반 투표가 보통은 집행부의 적극적인 파업결의 속에서 이뤄지지만 이번 현대차 찬반투표는 어용집행부가 노골적으로 파업을 반대하기 위한 음모 속에서 치러졌기 때문에 집행부가 가진 영향력으로 반대가 더 많이 나온 것은 분명하다. 이러저러한 교란요소를 상쇄하더라도 이번 찬반투표 결과는 정규직 노동자들 내부에 자리 잡은 조합주의가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본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눈에 보이는 이해관계를 이용해서 노동자 내부를 분열시키고, 어용이나 협조주의 집행부는 비정규직이 정규직 고용과 임금의 걸림돌이라는 주장으로 정규직 내부의 조합주의 논리를 강화한다. 이번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투쟁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접적으로는 부분적인 임금손실을 봐야했고, 장기적으로는 고용불안 시 비정규직을 우선 정리해고 함으로써 자신들의 고용을 보장받고자 하기 때문에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을 반대했다.
현대차에서 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형님들’이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한다. 이러한 존칭은 현대차에서 비정규직 대다수는 남성 노동자들이라는 것, 정규직은 40, 50대의 평균연령인 반면에 비정규직은 20대, 30대가 주류를 이루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자본이 직접적인 정규직 정리해고 대신에 정규직이 자연감원 된 자리에 비정규직을 확대해 온 결과가 여기서 잘 드러나는 것이다.
자본은 급격한 위기의 시기가 아니면 실제로 비정규직을 정리해고하고 그 자리에 정규직을 전환배치 하는 것으로, 정규직이 자연감원한 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워 넣는 것으로 하여 정규직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GM대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수천 명을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잘라내면서 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는 사례나 현대차에서도 수년 동안 비정규직을 잘라내면서 정규직의 고용은 유지했던 전례에서도 알 수 있다.
이렇게 자본은 일상적인 시기에는 조직된 노동자들의 대대적인 저항을 낳는 정규직 대량 정리해고를 자제하는 대신에 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비정규직을 확산시켜서 노동의 유연화를 완성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러한 고용환경 속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분열의 물질적 토대가 놓여 있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조합주의 논리가 확대재생산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합주의 논리는 정규직 노동자들로 하여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해관계에 집착하게 하고, 장기적인 비정규직 확대와 정규직 축소의 문제는 자신의 문제도 아니고 당장 닥친 문제가 아닌 먼 미래의 문제로 돌리도록 한다.
그러나 과거 현대자동차 98년 대량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2001년 대우자동차 대량 정리해고,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서 보듯 자본의 위기가 심화되면 정규직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리는 순식간에 위협받게 되고 자본은 비정규직, 정규직 가리지 않고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자행한다. 전 세계적 공황의 위기가 잠복되었다가 다시 유럽재정위기, 미국의 더블 딥 문제, 중국의 긴축 문제 등 교란요소로 인해 다시 불거지는 것을 반복하는 위기의 한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특수한 호황이 이러한 조합주의의 물질적 토대를 아슬아슬하게 유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본은 이 사회에 만연한 실업자라는 상대적 과잉인구를 통해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근거로 사용하고 불안정 노동자층인 비정규직을 통해 정규직의 임금삭감과 노동조건을 악화시킨다. 이처럼 자본이 조장하는 노동자 분열의 현실적인 조건이 존재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동자 분열 이데올로기가 조장되지만 현상적인 이해관계의 이면에는 노동자계급이 하나로 단결해야 하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이해관계의 동일성이 존재한다. 자본과 자본의 앞잡이들인 어용과 협조주의 세력들은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이고 현상적인 정규직, 비정규직 이해관계의 대립성을 부각시켜서 노동자 내부를 분열시킨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넘어 반독점 노동해방으로 나아가자!
현대차 비정규직의 해방과 전체 노동자계급의 해방의 길을 끊임없이 교란시키고 가로막는 실체는 반동적 조합주의다. 정규직 민주파 활동가들은 비정규직 투쟁에 헌신적으로 연대했지만 일부는 지부 어용집행부처럼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당면의 사활이 걸린 투쟁을 장기적 과제로 회피하면서 지상의 요구를 다시 지상 위로 끌어올렸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요구를 쟁취하느냐 다시 정리해고 당하거나 비정규직 노예의 길을 다시 가느냐가 걸린 시험대였다.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이 비정규직 투쟁에 대해서 노동자단결의 정신으로 하나가 되느냐 조합주의의 포로가 되어 비정규직 투쟁을 외면하고 현대차 독점자본의 손아귀에 포섭되어 착취의 길을 가느냐의 시험대에 올려졌다. 노동자 투쟁의 역사는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자를 역사의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마구 흔들어 댔다. 이 투쟁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노예제도를 거부하고 승리자가 된 반면에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본의 분열논리에 사로잡혀 역사의 시험대에서 떨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 비정규직의 승리, 그러나 노동운동의 패배”(조성웅, 울산노동뉴스, 12월 10일)라는 평가가 제출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노동자 투쟁의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재파업 결의를 다지며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승리는 현대차 독점자본의 착취전략에 맞섰다는 사실만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아직 정규직화 쟁취라는 현실적인 승리를 쟁취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의 중간평가에서 노동자계급의 단결이라는 역사의 시험대에서 떨어졌지만 언제든지 다시 시험대로 다시 올라와 비정규직과 더불어서 공동승리자가 될 수 있다.
이경훈 어용집행부는 4자교섭 혹은 5자교섭을 통해서 지리한 교섭국면으로 들어가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재파업을 막고 정규직화 요구를 단계적, 장기적 요구라는 이름으로 외면하고 회피하고 있다. 현대차 자본은 교섭자리에서도 이것이 정식교섭이 아니라 ‘협의’에 불과하다고 하여 끝내 원청 실사용주임을 거부하고 있다. 교섭국면에서도 고소고발과 징계, 손배가압류를 남발함으로써 이 교섭이 정규직화 교섭이 아니라 징계 최소화를 위한 교섭으로 전락하도록 마구잡이 탄압을 그치지 않고 있다.
현대차 자본은 정규직화 교섭의제를 최종적 법적판결 뒤로 미루자고 하면서 권력을 압박하여 파견법을 개악하려 시도하고 있다. 현대차 독점자본의 요구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최소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경우에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꼭 2년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하여 파견제 사용 확대를 조건으로 2년 뒤 정규직화라는 개악된 파견법을 추가로 개악하려 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국가고용전략 2020’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려 하고 있다. 정권은 이처럼 불법파견 정규직화 판결로 인해 벼랑 끝으로 내몰린 현대 독점자본을 위해 마음대로 계약기간을 연장하거나 반복 갱신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자본의 천국을 만들려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 독점자본의 대변지인 중앙일보는 “동일한 사안에 대한 대법원 판례(判例)를 바꾸기 위한 적법 절차를 대법원이 어긴 것이다 … 이용훈 대법원장은 산업과 노동계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전원합의체를 구성한 뒤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결론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사설, 현대차 비정규직 갈등 빚은 대법원의 어이없는 실수, 2010.12.20)라며 법원이 독점자본을 위해 판결을 번복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법원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판결이 매개가 되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촉발시켰다면 부르주아 법원은 현대차 독점자본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하고 판결을 뒤집을 수도 있는 것이다. 법원은 판결은 이렇게 양날의 칼인 것이다. 따라서 현대차 독점자본의 요구로 정권이 파견법을 추가 개악하고, 법원이 개악된 노동법에 기초해서 반노동자적인 판결을 내리지 못하도록 최종적 법적 판결과 상관없이 재파업을 통해 투쟁을 승리해야 하는 것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재파업은 직접적으로는 파견법 추가 개악을 막는 투쟁전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재파업과 비정규직, 정규직 공동승리를 위해서는 현대차 정규직 민주파 활동가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민주파 활동가들은 이경훈어용집행부의 반노동자적 행보에 대해 과감한 폭로를 해야 한다. 이경훈집행부가 그 동안 ‘아름다운 연대’ 운운하며 어용성을 감춰온 것이 자신들의 추악한 어용성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임이 분명해진 지금 허울 좋은 노동자의 형식적 대표성에 구애받지 말아야 한다. 파쇼가 선거라는 절차를 활용해서 파쇼의 길로 치닫는 것처럼, 이경훈집행부도 선거라는 절차를 통해 어용집행부의 길을 노골적으로 가고 있다.
민주파 활동가들은 비정규직 투쟁에 대해서 주로 노동자적 의리에 호소하여 비정규직 투쟁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지지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자적 의리에 대한 호소만으로 눈앞에 보이는 비정규직, 정규직을 분열시키는 이해관계의 대립성과 조합주의 논리를 막기는 쉽지 않다.
조합주의는 현상적이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의 더 높은 요구와 쟁취할 과제를 외면한다. 조합주의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거점파업으로 몇 주 동안 잔업수당을 받지 못해 임금손실을 입은 것을 부각시키지만 저들은 비정규직과 연대해서 장시간 노동의 근원인 잔업제도 자체를 철폐하기 위한 투쟁은 꿈도 꾸지 못한다. 저들 조합주의자들은 비정규직과 더불어 성과급 임금제도를 철폐하고 정취근무만으로 생활임금을 쟁취하기 위한 꿈도 꾸지 못한다. 대신에 저들은 잔업에 특근에 철야에 지친 노동자들을 야간노동으로 내몰면서 겨우 임금을 받아 가도록 한다.
저들 조합주의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야간노동을 철폐하고 인간답게 노동하기 위한 꿈은 언감생심 꾸지 못한다. 야간노동을 주간연속 2교대제로 바꾸는 요구를 하면서도 임금을 삭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해서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려 한다. 더 나아가 저들은 반동적 조합주의를 넘어 비정규직 철폐, 노동해방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더더욱 꿈도 꾸지 못한다.
조합주의자들의 현실추수적, 현상유지적이고, 노동자들의 이해를 협소하고 속물적으로 낮추는 것을 과학적인 사상과 논리로 분쇄해야 한다. 이러한 과학적인 논리와 사상은 조합주의적 시야로는 결코 제시할 수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대차 독점자본의 이중착취 속에서 저임금과 고용불안 속에 허덕인다면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 노동통제 속에서 생활임금을 받지 못하고 착취를 당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비정규직을 완충장치로 해서 유지되는 정규직의 일시적인 고용안정과 상대적 우월성의 토대는 전 세계 자본주의 공황 속에서 언제 한 순간에 휩쓸려 나갈지 모른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잔업제도 폐지, 야간노동 철폐, 월급제와 정취근무만으로 생활임금 쟁취, 산재와 직업병 없는 일터, 구조조정 철폐라는 비정규직 정규직의 사활이 걸린 공동요구를 과감하게 내걸고 현대차 독점자본의 착취에 공동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방 없이는 비정규직 전체 노동자들의 해방과 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노동자들의 해방은 있을 수 없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넘어 현대차 독점자본에 맞서 반독점 노동해방으로 나아가자!<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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