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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회적 ‘임금 담합’을 넘어 전 사회적 ‘계급투쟁’을 전개하자! -민주노총의 2005년 임금 지침 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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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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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6 09:47:10, 조회:2,880, 추천: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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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 사회적 ‘임금 담합’을 넘어
전 사회적 ‘계급투쟁’을 전개하자!
-민주노총의 2005년 임금 지침 비판
‘사회적 교섭’기구 참여가 자본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굴종이기에 반대투쟁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사업추진계획에는 이미 ‘사회적 교섭’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남은 대의원대회의 안건―‘사회적 교섭’ 방침 건과 ‘고용보험과 국가예산 확보 및 남북교류협력기금 사용의 건’―이 그러하며 05년 임금요구(안) 또한 내용에서 사회적 합의주의를 기조를 내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 교섭 폐기는 구체적으로 민주노총의 2005년 투쟁방침과 현장의 구체적인 투쟁에서 사회적합의주의- 노자협조주의를 분쇄하는 투쟁으로서 계속되어야 한다.
노동자계급 내부의 ‘격차’는 임금의 문제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중집위 및 투본회의에 제출된 민주노총의 05년 임금요구안은 ‘임금격차 해소와 연대임금 쟁취’를 주요 요구로 하고 “①임금격차 해소와 생활임금 쟁취 ②연대임금 쟁취 ③임금체계 유연화 확산 저지”를 그 항목으로 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노동자의 임금상태를 근거로 한 요구안이다.
실질임금인상률의 비교 지표인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은 1999년 11.7%, 2000년 11.6%, 2001년 7.2%, 2002년 9.0%, 2003년 6.7%, 2004년 9.0%이다. 반면에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률은 1999년 1.9%, 2000년 3.0%, 2001년 6.6%, 2002년 4.9%, 2003년 6.2%로 매년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에 크게 밑돌고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등락폭이 커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은 월평균 임금총액이 2004년 10만원(4.8%) 인상됐으나 비정규직은 7만원(6.7%) 인상됐다. 그 결과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총액은 2000년 53.7%, 2001년 52.6%, 2002년 52.7%, 2003년 51.0%로 그 격차가 확대되다가 2004년 51.9%로 조금 줄었다.(2차 중집 및 투본회의자료)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①제조업 부문은 신규인원의 충원이 거의 없고, 노동자의 수가 줄어듬에도 (노동)생산성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②필요인원을 정규직으로 충원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과 외주화의 확대로 대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는 노동강도 강화가 불 보듯 뻔한 것이며,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 생산성은 현저히 높아졌다. 그리고 실질임금은 현저히 삭감 당했다!
현재의 임금인상률은 자본이 악선동 하듯 ‘고임금’이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04년 “상용근로자 임금증가율은 명목임금이 5.4%로 전년 9.2%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실질임금은 1.7%로 전년 5.5%의 4분의 1 수준”(<초점>한국 경제 본격적인 회복 멀었나, 연합뉴스, 2005.02.20)이다.
게다가 자본의 경제성장 등을 통해서 실질임금이 오를수록 노동자의 상대적 임금은 오히려 현저히 저하된다!
자본이 급속히 성장하면 노동자의 임금도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자본의 이윤은 더 빨리 올라간다. 노동자의 물질적 처지는 개선되었으나, 자신의 사회적 처지의 희생위에서 개선되었을 뿐이다!! (맑스, 「임노동과 자본」)
그런데도 민주노총은 단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과 노동조건의 격차로 인해 사회양극화, 빈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단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05년 요구안을 설정했다.
민주노총 개량주의자들은 임금요구(안)로 임금 인상 투쟁이 아닌, 임금 격차 해소(= 대기업 임금양보를 통한 격차 해소!)를 추진할 것을 ‘목적의식적으로’ 주장한다.
임금투쟁은 ‘대기업 정규직의 생활조건 유지·개선’에는 기여하지만, 그 성과가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의 생활조건 유지·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 사이에 임금격차가 확대되고, 노동자계급 내부적으로 통일 단결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앞으로 임금투쟁은 ‘임금인상을 통한 생활조건의 유지·개선’을 넘어서서, ‘노동소득 분배구조 개선과 임금격차 해소’라는 보다 목적의식적인 목표 하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 (김유선, 「민주노총 임금정책」, 민주노총 정책토론회)
이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내놓은 방법은 (1) ‘법정 최저임금을 전체 노동자 임금의 1/2 수준으로 현실화’하고 ‘산업별 최저임금협약 체결을 확산’시키며 ‘원·하청 공동교섭을 통한 임금격차를 축소’ (2) 노동자의 연대성을 훼손하는 노동자간 생활과 의식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연대임금 쟁취’이다. 즉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노동자 내부의 분할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의 임금인상률을 올리고, 최저임금을 전체노동자 임금의 50% 수준으로 법제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한노사연 김유선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김유선은 “비정규직의 남용을 막고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는 등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정규직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심각하므로 노동소득을 향상시켜 소득분배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한다.
격차를 줄이는 방법으로 정규직 노동자는 9.3±2% 내의 임금인상으로 표준생계비를 확보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15.6%를 (단계적으로) 인상하여 정규직의 53.5% 수준까지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전제되어 있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높은 임금인상률 요구는 “설령 부분적으로 내 임금이 덜 인상된다 하더라도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의 열악한 임금 및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하후상박’이 필요하다는 점은 민주노총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는 왜곡된 ‘연대’의 관점이다. 게다가 개량주의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저항을 우려해, 차등적 인상율 보다 정액 요구 방법까지 찔러 주고 있다.
그러나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결국 민주노총은 전체 노동자계급을 대표하여 <임금 양보!= 명목임금 소극적 인상!= 실질임금 삭감!= 상대적 임금 대폭 삭감!>을 지침으로 삼았다!
노무현 정권이 공들여온 ‘노동귀족’ 이데올로기는 산별 관료들과의 담합을 기약하면서 이렇게 성과를 거두었다.
작년 한해 사회(연대)기금으로 시작된 비정규직 시혜 방침은 민주노총의 연대임금 정책으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대기업 노동조합과 연맹의 사회기금으로 지속될 것이다.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로 ‘계급적 연대’ 하라?
또한 민주노총은 전체노동자 임금의 1/2 수준으로 법정 최저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산별 최저임금 협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금속노조에서 04년에 최저임금 700,600원을 쟁취했다는 것을 선례로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산별협약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이를 통해 산업 내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화의 계기로 활용하고자 한다.
이 같은 지침은 현실적으로 중소영세 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난 해보다 더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할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요구안이 ‘최저’ 수준을 설정함으로써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임금실태 또한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놓치고 있다.
최저를 끌어올릴 때까지는 자본이 요구하는 것처럼 정규직 혹은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난 노동자들을 희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것도 매년 조금씩 8년 동안 거북이걸음으로 임금인상투쟁을 진행하면 언젠가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임금’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인상을 위한 대리교섭과 정규직 노동자의 희생을 위한 연대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위한 일상적인 자본 타격투쟁을 바쁘게 조직해야 한다.
상한선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투쟁을 가로막는 ‘산별교섭’
빈곤과 사회양극화를 노자간의 임금과 이윤의 대립으로 보지 않고 노동자 내부 격차로만 축소시키는 것은 사회적 교섭 여부에 상관없이 이미 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담합’을 진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작년의 보건의료노조와 금속노조의 산별교섭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보건의료노조 교섭주의자들은 내부 노동자간 격차 해소와 기업별 의식을 없애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지부교섭과 지부파업권을 제한했다. 그뿐만 아니라 같은 이유로 산별교섭을 최저수준이 아닌 상한선으로 두어 대기업 지부들에 대한 투쟁의 진전을 가로막았다. 주5일제 역시 대병원 자본가들의 지불능력을 고려한 양보와 현직 조합원들만의 노동조건 유지 수준의 노사합의를 했다. 금속노조도 마찬가지다. 금속자본가들의 지불능력과 경쟁력을 고려한 산업정책에 대해서 노사공동의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등, 비정규직 보호를 명분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가로막고 있다.
이렇게 산별노조가 교섭주의와 개량주의를 포장하는 조직형태인데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오히려 산별노조를 2006년까지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산별협약’과 원·하청 공동투쟁으로 자본의 공격을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말하는 원하청 공동투쟁은 ‘정규직 노조의 대리교섭’과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봉쇄’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을 노조에 가입시키고 산별노조 차원에서 산별교섭을 통해 함께 싸워나가는 것이다.”(김유선, 앞의 글)
그러나 ‘실현 가능한 방법’은 “정규직 노조의 대부분이 기업별 노조로서 파편화된 교섭구조를 갖는 한계가 있으나 정규직 노조가 나서는 수밖에 없다. 정부와 자본은 정규직 노동자 임금억제에만 관심이 있을 뿐 비정규 노동자 임금 향상을 위해 어떤 역할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2차 중집 및 투본회의 자료)라고 한다.
‘산별노조 전환, 산별교섭 체제 전환’으로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격차를 줄여야 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정규직 노조가 나서서 대신 교섭하고 정규직 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을 쟁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라는 태도이다.
이들 개량주의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저항에 대해서는 이렇게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노동조합운동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70~80년대에는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양심 세력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노동자들의 생활조건 개선과 권익 보장에 앞장섰다. 이제는 ‘계급적 연대’ 내지 ‘노동자계급의 통일 단결’을 기치로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앞장서서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의 생활조건 개선과 권익 보장에 앞장서야 한다. (김유선, 앞의 글)
이것이 민주노총의 노동자 내부의 분할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임금인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에는 정규직 노동자의 희생이 따르기에 차등인상 혹은 정액인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전체 노동자임금의 50% 정도로 ‘제도화’하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야말로 아주 간단한 해법이다. 산별교섭 처방 하나로,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가 나서서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도 인상해주고, ‘대기업 이기주의’에 빠진 정규직 노동자들을 ‘통일단결’로 묶어세우는 것도 한번에 해결된다고 보는 발상이다.
“아직도 노동조합을 ‘만든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제 가입만 하십시오.”
이것은 사내하청 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한 금속노조 삼호중공업지회 선전물의 내용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해서 계급적 단결을 위한 노동조합 강화가 아니라, 노조 규모를 확대하여 요구를 해결해주는 조직화 발상의 단적인 예이다. 민주노총에서 지금 제기하는 산별노조도 이러한 발상과 다르지 않다. 복수노조시대, 전임자임금지급 금지 어쩌구 하면서 낮은 조직률과 교섭력을 산별노조 전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관료적 발상이다!
노동자계급의 ‘격차’는 임금 양보로 해결되지 않는다!
비정규직 철폐! 생활임금 쟁취! 강고한 상반기 구조조정 분쇄 투쟁을 전개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거세하기 위해 정규직 노동자들의 양보를 종용해온 정부 자본의 입장과 민주노총이 임금 지침은 이런 점에서 이미 담합하고 있다.
총파업을 굳이 할 생각이 없는 민주노총 지도부에게는 산별노조가 완료되지 않은 현실조건에서 반드시 ‘사회적 교섭’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현장투쟁들을 임단협 일정에 맞춰 교섭으로 한방에 해결하려는 현장 관료들과 사회적 교섭을 통한 민주노총의 한방 ‘해결’ 구상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민주노총의 품앗이 연대투쟁 발상은 결국 양보교섭을 구조화하는 2005년 사업계획으로 투명해졌다.
하지만 되새겨 보자!
민주노조운동의 역사 속에서 노동자들은 ‘생계비 쟁취’투쟁을 전개해왔다. 여기에서 생계비는 물가인상분과 경제성장분에 따른 임금인상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임금이 인상되었다고 하더라도 자본이 차지하는 이윤의 몫이 더 크다면 노동자는 자본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자는 자본의 이윤을 공격해서 노동자의 몫을 더 차지해야 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에서는 이윤을 둘러싸고 노자간의 적대적인 투쟁이 항상 벌어진다.
일할 수 있는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확보하는 것! 그것이 생계비의 내용이다! 일한만큼 받는 것도 아닌, 필요한 만큼! 누려야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하에서는 노동력을 팔아야만 살 수 있는 노동자계급의 처지, 곧 임금노예의 상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임금제도의 철폐를 위한 투쟁이 노동자계급이 나아가야 할 공세적 투쟁의 내용이다. 매번의 사소한 투쟁 속에서도 노동자계급에게 주어진 임무를 새겨 넣는 것! 그것이 투쟁하는 노동자와 그 지도부로서의 민주노총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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