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1>
수렁에 빠진
부르주아정치와 노동자의 대안
맑게 개인 날이 없다!
잿빛 하늘과 짙은 안개에 갇힌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푸른 하늘에 대한 기대는 이미 안개속으로 사라졌다. 오늘의 남한 자본주의사회의 날씨다. 대중들의 눈은 충혈되고 가슴은 답답하고 심리는 온통 불안에 휩싸여 있다. 남한 자본주의사회는 불안과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 현실에 절망하고 미래가 없는 삶이 오늘의 남한자본주의사회의 하늘 아래 살고 있는 노동자와 민중의 모습이다. 남한 자본가 국가와 부르주아정치는 사회에 대한 주도력과 통합력을 상실하고 서로를 헐뜯고 직접적인 당파적 이익을 추구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남한 자본주의는 어디로 갈 것이고 남한 부르주아지는 남한 자본주의사회를 어디로 운전하고 갈 것인가? 남한 자본주의에 출구는 있는가? 노동자는 어떤 원칙과 입장을 가지고 노동자의 미래를 열어나갈 것인가?
1) 부 패
전국 방방곡곡에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부르주아사회의 지배계급전체가 썩어서 곪아터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노무현의 갈등과 알력의 지속은 어떤식으로든 현재의 상황에 대한 돌파를 요구했다. 이 상황돌파를 위하여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자금의 뇌관을 건드렸다. 한나라당은 대통령 측근비리로 맞받아쳤다. 민주당은 중간에서 어부지리를 얻으려고 하였다. 그 결과는 차떼기로 뇌물을 날랐다는 것과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비리와 연루되었다는 사실이다. 자본가와 자본가 정치가 '뇌물사슬체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대선자금과 측근비리 수사가 보여준 것은 조사만 하면 어느 정치인이나 어느 기업에서도 뇌물을 비롯한 비리가 고구마 넝쿨처럼 연결되어 드러난다는 것이다. 뇌물과 비리는 예외적이거나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구조적인 것, 정상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이 뇌물과 비리는 군사독재시절에만 있던 일이 아니라 부르주아민주주의가 확대되는 시절에도 여전히 당당하게 존재하고 있다. 물론 이 뇌물은 남한 자본주의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자본주의국가에 합법과 불법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왜 그런가? 부르주아사회는 직접적인 인격적 예속과 물리적 강제에 의하여 지배가 이루어지는 사회가 아니라 형식적인 인격적 자유와 평등에 기초하여 지배가 이루어지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자유와 평등은 실질적인 부자유와 불평등의 조건이 되고 합리화 장치가 된다. 언론과 출판의 자유도 돈의 액수에 따라서 규정되고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언론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는 방송과 신문을 소유하고 있는 부르주아지다. 출판을 하는 것도 돈이 없으면 할 수 없거나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없다. 시위를 하려고 해고 먹고 사는 데 묶여서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선거를 치루거나 선거 당선후에 조직을 유지하는 데에도 큰 돈이 필요하다. 돈이 있으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법적인 형식적 자유와 평등은 돈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인 부자유와 불평등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런 실질적인 부자유와 불평등에 대한 부르주아사회의 대답은 "억울하면 너도 돈 벌면 될 것 아닌가"라는 말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자본가는 뇌물의 사슬체계를 통하여 정치적 지배력을 발휘한다. 뇌물은 자본의 간접적인 지배수단이다. 사적소유의 기초위에 세워진 자본주의사회체제는 형식적인 자유와 평등을 통하여 사회의 구성원을 계급이 아닌 개인으로 분할시켜 국가를 매개로 국민으로 통합시키고 실질적으로는 뇌물사슬체계를 통하여 자본의 간접적인 지배력을 발휘한다. 부르주아 정치집단은 전망창출의 능력상실과 불안정한 교착상태 때문에 불안하고 답답한 정국을 돌파하기 위하여 상대방을 공격하다가 부르주아사회의 지배의 비밀을 스스로 폭로하고 말았다. 대중들은 삶의 고통과 불안정 그리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는 데 부르주아지와 그 정치인들은 사과상자를 차떼기로 성장전화시키는 우애와 놀라운 힘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누가 조금 더러운가를 뽑는 시합을 하고 있다. 대중들은 자본가와 자본가 정치집단에 대한 극단적 불신과 분노와 허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2) 무기력
노무현 행정부와 부르주아 의회는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서로를 죽이고 자신이 사는 길만 찾고 있다. 소위 자기밥그릇 챙기는데에만 열중하고 있다. 선거법개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당선 수 계산과 7명의 국회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보라. 대중들의 상태와 분노는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들의 안위에만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가! 행정부와 국회는 대중들의 상태 또는 요구와 상관없는 행정부와 국회, 대중들의 절박한 요구와 바람과는 무관하게 대중들 위에 군림하고 있는 행정부와 국회 곧 부르주아 국가의 모습을 보라. 부르주아 국가는 국가와 국익의 이름으로 계급적 갈등을 조절하고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국가는 사회를 통합하고 주도하는 능력을 상실했다. 계급적 이해관계를 고스란히 노출시키면서 사적인 이해관계에 집착하는 개별적 집단의 모양을 취하고 있다. 지배계급의 지배력은 더러운 바닥을 드러내고 계급적 불만과 대립이 첨예해지는 상황, 지배체제의 꼴사나운 알몸이 그대로 대중 앞에 공개되고 있다. 지배체제의 빨간신호등이 강하게 반짝이고 있다.
3) 환 멸
대중들은 부르주아 기업가와 정치가에 대하여 극단적 혐오와 불신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은 부르주아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단지 대중들은 불신을 하면서도 먹고 살아야 되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대중들의 생활과 정서는 온통 고통과 불신으로 뒤덮여 있다. 앞날은 깜깜하다. 그런데 부르주아 기업과 국가는 수백억, 수천억의 뇌물로 서로 소통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지켜주고 자신들의 안전과 세력확장에 전념하고 있다. 법은 이런 행위를 방치하고 있다. 이런 국가 · 정당 · 기업이 대중의 삶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노동자는 자본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고 있고 공권력의 탄압을 받고 손배가압류라는 법의 압박을 받고 있다. 취업자 수는 IMF이후 최초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 수가 많았다는 것이다. 농민은 시장개방으로 파산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노점상은 무차별적인 철거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소자본과 소상인의 파산이 줄을 잇고 있다. 청년실업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부르주아지는 전투적 소부르조아지와 반동적 소부르주아지로 나누어지고 있다. 반동적 소부르주아지는 강력한 리더쉽, 강력한 국가권력을 부르짖고 있다. 박정희에 대한 향수도 이런 것이다. 룸펜들은 아무 생각 없이 노동자와 농민, 노점상, 철거민을 탄압하는 반동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남한 자본가계급은 노동자와 소부르주아지의 정치적 불신과 환멸을 씻어줄 수 있는 그 어떤 방법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들의 답답함과 불만과 불안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미칠 것 같은 이런 상태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대중은 어떤 식으로든 현재의 대중상태의 해결을 원하고 있다.
4) 어디로?
출구는 있는가? 노무현 자본가 정권은 경제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본의 요구에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있다. 자본의 요구는 무엇인가? 자본의 안정적 축적의 걸림돌이 되는 것을 확실하게 제거하고 마음대로 자본축적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강력한 권위를 가지고 자본의 요구를 알아서 국익의 이름으로 관철시키는 정권, 정쟁을 하지 않는 정치, 노동자의 무장해제를 확실하게 실행하는 정권을 원하고 있다.
노무현은 실용주의 곧 자본의 현실적 힘과 상황에 대한 굴종을 정치의 기술이자 미덕으로 자랑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자본의 위기라는 자본의 현실을 인정하는 정치 그리고 자본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정치를 노련한 정치, 선한정치로 생각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현재의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뭔가 확실한 변화를 원한다.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사적 이해관계-앞에서는 싸워왔지만 미국과 자본의 요구에 대해서는 동일한 입장을 취해왔다. 즉 국가적 이해 앞에서는 하나로 움직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방송에 출연해서 "우리가 노무현 정권의 정책에 대하여 협력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느냐? 우리는 정부의 법통과에 할 만큼 다했다"고 투덜거린다. 그렇다! 한나라당은 자본의 이익과 노무현 정권의 반동적 정책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노무현 정권의 계급적 성격이 뚜렷해지면 질수록 노무현 정권의 억압적 성격의 색이 짙어지면 질수록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당의 정책의 차이는 흐려질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형식적인 타협체제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계급정책과 관계에서는 경찰과 행정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억압적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계급화해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장된 힘에 의하여 자본의 지배를 관철시키는 부르주아국가의 본성이 경제위기의 지속과 노동자의 저항 그리고 노무현 정권의 지지기반의 취약성과 결합하여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의 무장과 반동적 정치의 총구는 단 하나의 계급을 향하고 있다.
노동자다!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길은 노동자를 죽이는 길이다.
노무현 자본가 정권과 자본은 계속되는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하여 계속적으로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노동자의 전투성을 거세하고 노동자를 무장해제시키려고 하고 있다. 노사관계 로드맵이 노리는 것은 파업의 무력화다. 자본가 국회를 통과한 새로운 집시법이 노리는 것은 전투적 집회와 가두시위를 봉쇄하는 것이다. 결국 노동자를 무장해제시키고 강력한 공권력을 통해 형식적인 노자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노무현 자본가 정권이 노리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당의 차이는 형식적인 절차와 타협의 형태를 갖추면서 공권력을 내세울 것인가 아니면 직접적으로 국가의 권위를 앞세워 공권력을 내세울 것인가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차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자본운동의 상황변화와 자본의 요구에 따라서 바뀔 수 있는 유동적인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개방적이고 솔직하고 타협적인 정치스타일을 보여 주고있다. 그러나 이 정치스타일은 자본의 요구를 공권력 곧 조직적 폭력을 앞세우는 억압적 정치를 합리화 하는 수단일 뿐이다. 김영삼 문민정권부터 시작되어 김대중 국민정부, 노무현 참여정부에 이르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요소의 확대의 과정은 그 뒷면에서는 부르주아 계급성의 전면적 부각과 국가의 폭력성의 전면적 부각의 과정이었다. 노무현 정권의 반동성의 강화는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당의 정치의 차이를 허물고 노동자에 대한 총자본의 반동적 공세를 강화시킨다.
실업자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 정부의 고위관리는 통계청의 실업통계는 참고정도이지 별로 신뢰할만한 것이 아니라고 얘기했다. 실질적인 실업의 정도는 통계청 통계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실업에 대한 공포는 확대되고 있다. 소부르주아지의 파산은 가속화되고 있다. 소부르주아지의 절망감은 새로운 강력한 힘이 나타나 현재의 불안정한 정치와 사회상황을 확 쓸어버리기를 원하는 극단적 감정과 조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극단적 소부르주아 감정은 권위주의에 대한 향수와 결합되고 있다. 이 소부르주아의 반동적 정서는 노무현정권의 대공장 전투적 노동운동 죽이기와 결합되어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적대감, 파업에 대한 적대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농, 전노련, 전철연등의 전투적 소부르주아 조직과 구별되는 반동적 소부르주아 정서와 조직, 활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반동적 소부르주아지와 보수세력의 집회와 시위등 공공연한 행동은 이런 자신들의 불만과 불안과 열망의 표현이다. 룸펜 노동자는 파업파괴, 시위진압, 노점상 철거, 주택철거에 동원되고 있다. 현재의 무기력한 국가와 교착된 부르주아 정치국면을 확 바꾸는 것은 자본과 소부르주아지 뿐만 아니라 노동자도 원하고 있다. 남아있는 현실적 문제는 '어떤 방향으로 이 자본가 국가의 무능력과 부르주아 정치의 교착상태를 끝장낼 것인가'이다.
노무현 정권과 그 의회세력이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압도하거나 최소한 맞설 수 있는 경우, 노무현 정권은 행정부의 힘을 보다 강력하게 앞세우면서 현재의 국면을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의 의회세력이 소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에는 '보수대연합'형태가 나타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의회해산등의 초강경수단이 사용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도 보수와 반동의 힘이 강화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행정력과 경찰력의 강화와 전면배치, 악법확대와 악법이용, 법해석과 적용의 부르주아적 편협성을 비롯한 부르주아지의 이해를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형태로 표현하고 집행하는 부르주아 반동성을 강화시킬 것이다. 국익의 깃발을 전면에 내세워 배타적으로 노동자를 집중해서 공격하고 노동자를 무장해제시켜 자본지배질서를 사회전체적으로 전면화시키고 경제위기를 돌파하려고 할 것이다.
이때, 계급 대 계급, 힘과 힘의 격돌만이 현실의 치열한 계급관계의 진실, 계급정치의 진실이 될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와 민주노동당은 어리석게도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가망없는 노자대등한 타협과 협상구조의 창출 즉 노사정간의 타협구조를 추구하고 있고 민주노동당은 의회주의를 신봉하고 있다. 계급 대 계급, 힘과 힘의 격돌이라는 현실의 계급대립을 주관적 열망으로 외면하고 노동자를 대우받는 국민으로 만드는 데 골몰하고 있다. 자본가와 자본가 정권에 이런 타협주의와 의회주의는 그 어떤 위협도 될 수 없다.
경제적 권력과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있고 경제위기를 전면에 내걸고 강력한 힘으로 자본의 이해와 요구를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자본과 총자본가인 국가 앞에 실제적인 노동자의 힘 즉 단결된 노동자의 투쟁이 없는 협상구조와 의회주의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자본의 공격에 저항하는 장소, 노동자 투쟁의 근거지는 자본생산의 원천인 현장이다.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은 자본의 아킬레스건이 현장이라는 것을 노출시키고 있다. 현장에서 파업의 무기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노동자, 현장의 단결된 투쟁과 힘을 거리에서 역동적인 전투적 투쟁으로 전개하는 노동자 바로 여기에 자본의 반동화를 뚫고 전진하는 노동자의 참된 힘이 있다. 노동자는 난폭한 공권력과 용역깡패에 맞서 파업을 중심으로 전투적으로 단결하고 정당방위대를 조직하고 훈련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부패와 무능력에 대한 근본적 비판과 전망을 제시하고 소부르주아지의 현실적 파산에 대한 대안은 노동자 계급뿐이라는 점을 단호한 행동과 정책대안을 통해 보여 주고 전투적 소부르주아지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선진 노동자가 계급의식적 활동가와 손잡고 조합주의 질서의 틀을 과감하게 깨고 노동자 계급의 당 건설과 노동자 권력 장악의 길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노동자의 길이다! 이것만이 남한 자본주의 사회의 부패와 무능력에 대한 대안이다! 동지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