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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7호]자동차산업의 지각변동, 노동자계급의 국제주의적 투쟁으로 돌파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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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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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5 17:47:40, 조회:2,494, 추천: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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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자동차산업의 지각변동, 노동자계급의 국제주의적 투쟁으로 돌파하자!!
자동차 산업의 종주국인 미국에서의 빅3 몰락
거대 자동차 자본인 GM, 포드, 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가 무너지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이 붕괴되고 있다”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지만 70여 년간 자동차 산업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지켜왔던 GM을 비롯한 빅3의 몰락의 조짐은 이미 작년부터 가시화되고 있었다.
2004년 미국 빅3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1.5% 포인트 하락한 58.7%에 그쳐 사상 최저를 기록했으며, 판매량에 있어서도 GM은 1%, 포드는 4% 감소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2005년 들어서서 빅3의 위기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GM은 1/4분기에만 총 11억 달러의 손실을 냈는데, 이는 92년 이후 최대 규모의 액수이며, 실적 악화로 주식시장에서 까먹은 돈만 해도 지난 2000년 가을 이후 150억 달러에 달한다. 포드의 시가총액은 2000년 초의 1/3 수준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비즈니스위크(BW)가 GM이 5년 내에 파산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3대 신용평가 기관 중의 하나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GM과 포드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끌어내렸다. ‘S&P는 GM과 포드가 업체 간 극심한 경쟁 체제에 직면해 있으며, 경영진이 여기에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등급 강등의 이유를 밝혔다. S&P는 또 GM의 해외 사업 부문도 북미 지역과 같은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고 말했다. GM은 1999년 이후 유럽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수요 감소의 문제가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2005. 5. 9. 머니투데이)
미국 빅3중 미미하지만 그나마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상황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 4월 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임러는 지난 4분기 순익이 63% 감소했다고 밝혀서 주주들로부터 사임요구를 받기도 했다. 작년 4분기 본사의 메르세데스 부서의 영업이익은 전년비 97%로 급감했고, 98년 다임러의 기업가치는 840억 달러였으나 현재는 470억 달러로 불과 7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완성차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 불똥이 부품사 한테도 튀고 있다.
부품사들은 연이어서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안정적인 이윤확보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으면서 부품사들의 부도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3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거대 부품회사인 콜린스&아이크만이 5월 17일자로 부도를 냈으며, 완제품 자동차 용접 중간재를 생산하던 옥스퍼드사를 비롯한 5,6개 부품사가 최근 6개월간 부도를 냈다. 세계 부품업체의 순위 안에 드는 델파이와 비스테온사도 각각 채권 등급이 BB와 B-로 떨어지면서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다.
단지 부품사 뿐만이 아니다. 자동차 산업은 그 산업의 성격상 전반적인 제조업에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에 내장되는 제품들은 전자제품은 물론, 차량 내부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섬유, 플라스틱, 철강, 고무 등 전반적인 산업을 망라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부품업체에서부터 차량 판매에까지 GM이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일자리만 90만개에 이른다. 이렇게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 전반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며, 이 같은 영향력으로 지난 98년 구조조정에 대항한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54일 동안 GM의 가동이 중단됐을 때, 미국 경제성장률이 1% 감소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빅3의 몰락은 전체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더욱 불안정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
유럽 자동차 산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이전에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차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유럽 자동차 산업의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은 유럽 자동차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각종 규제 축소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를 추진하기 위한 고위 실무자 그룹을 구성키로 했다.
그러나 전망이 그리 밝은 것은 아니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작년 판매량이 15.4%나 급감했으며, 101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영국의 마지막 자동차회사인 MG로버는 중국 상하이자동차와의 인수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4월 16일 회사 청산에 들어갔다. 세 번째 총리 자리를 노리고 있는 블레어 총리는 당장 로버의 파산이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블레어는 총선 유세에서 자신의 업적으로 낮은 실업률을 내세우고 있었으며, 로버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노동당은 최대 의석인 15석을 차지하고 있다.)해서 정부차원에서 650만 파운드(1230만 달러)의 대출을 제공하면서까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중국 상하이차와의 계약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영국 재계는 블레어의 ‘로버 살리기’에 반대했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블레어의 ‘로버 살리기’는 자본의 논리 앞에 실패로 돌아갔다.
일본 도요타를 비롯한 아시아 차의 대약진?
이렇게 자동차 산업의 종주국이었던 유럽, 미국의 거대 자본들이 쓰러지자, 아시아 자동차 업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부르주아 언론 매체들은 앞 다투어 도요타의 성공신화를 다루고 있으며, 국내 언론들도 연일 현대차의 장밋빛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도요타와 현대차는 작년에 미국 진출 이후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으며, 특히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미국 빅 3의 점유율이 60% 밑으로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를 기록한 반면, 작년에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도요타의 지난 해 순익은 미국 빅3의 순익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많았으며, 시가총액은 빅3를 합친 것 보다 두 배 많다.
대다수의 언론이 현재 자동차산업의 상황은 도요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며 지금을 호기로 삼아 도요타가 전력 질주한다면 세계 1위에 등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나섰다.
그러나 자본의 생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도요타는 오히려 ‘GM 구하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5월 12일 미국 상공단체에 “자동차는 미국의 상징적 존재, 힘내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도요타 자동차의 현역 회장이기도 한 오쿠다 히로시 일본 경단련(經團槤) 회장은 “(미국 자동차업계를 살리기 위해선) 기술 제휴 뿐 아니라 (일본 자동차) 가격에 손을 대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곧 이어서 미국의 GM과 일본의 도요타가 올 해 여름 합작회사를 설립한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합작회사 설립을 계기로 두 회사가 GM의 취약점이었던 하이브리드차의 핵심부품을 공동생산하게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도요타가 이렇게 쓰러져가는 공룡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연구 집단에서는 90년대 초반 ‘미∙일 자동차 마찰’을 거론하면서 그것을 주요한 이유로 들고 있다. (‘미∙일 자동차 마찰’은 80년대 이후 일본 자동차가 미국시장을 석권하자 미국이 일본 제품 전반에 걸쳐 수입을 규제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그 현상만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바라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자본의 세계화에 따르는 위기의 세계화에 있다.
자본이 자신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하여 채택한 무한자유경쟁 시장은 자본이 어떠한 장애물도 없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도록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위기도 점차 세계화되어가고 있다. (이 속에서 국가가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방식은 상당히 복합적, 모순적 형태를 띠고 있다. 국가는 여전히 자신을 모국으로 하는 자본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대변하지만, 그것이 무조건적인 국내자본 감싸기의 형태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국내 자본에게 경쟁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고, 그것을 위해 자본의 구조조정에 대해서 법제도적 측면에서의 지원과 물리력 동원 등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타국의 자본이 국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보장하는 만큼, 자국의 경쟁력 있는 자본이 해외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79년 크라이슬러가 부도위기에 몰렸을 때 미국 의회가 15억 달러라는 거액의 정부보증을 섰던 것과 달리, 지금 부시 정권은 GM과 포드에 어떠한 지원책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GM이 경쟁하는 방법을 더 배워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의 논리로 설교까지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빅3 자동차 산업이 실제 부도, 파산의 상태까지 간다면, 계산기를 두드려서 자신들의 최소한의 정치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국가차원에서 여러 가지 지원 정책과 해외 자본에 대한 규제 정책까지를 내올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러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위기에 처한 철강 산업을 돕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에 대한 논쟁을 벌였던 것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으로 진출한 해외 업체들이 미국 내의 고실업에 대한 사회 문제의 일정정도의 해소, 국가경제에 톡톡한 재미를 안겨주는 데에도 그 원인이 있다. 자본이 세계화되면서 현지 생산이 늘어나고 있고, 일국적 차원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큰 경제적 손실이 당장 눈앞에 그려지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빅3 구원에 나선 도요타의 행보는 자본의 세계화, 생산의 세계화 속에서만이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미 80년대부터 경쟁격화에 따른 과잉생산으로 인해서 한차례 대대적인 합종연횡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는 자동차 산업 자본은 이후 경쟁적으로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에 나섰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미 미국에서 판매하는 일본 자동차의 약 60%는 미국에서 제조되고 있다. 이는 1986년 12%와 비교했을 때 놀랄 만큼 그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미국 빅3 몰락에 따른 제조업의 위기는 미국 내의 경제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고, 이는 당장의 무역마찰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도요타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미 전세계적인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GM의 몰락이 끼치는 영향은
국경을 넘어서는 것이 될 것이다. 이것은 이미 70년대 이후 만성적인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자본주의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며 전세계 자본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것이다. 여기에 해외 생산비중이 점차 확대하고 있는 도요타와 현대차도 예외일 수는 없다.
더군다나 자본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안정적인 이윤확보에 대한 어떠한 확실한 전망도 내오지 못하는 상태에서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고 있고, 점차 투기꾼화 되어가고 있는 금융자본에 대한 문제도 걸려있다. 그 본질상 단기순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인 금융자본은 더더욱 제조업으로의 투자를 꺼리게 될 것이고, 이는 한 편으로는 생산영역에서의 이윤율의 하락을 강제하고 자본주의의 불안정성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물론 도요타가 이러한 전반적인 자본주의 체제를 구원하기 위하여 GM과 전략적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미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하여 나섰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적어도 GM을 비롯한 미국 빅3의 위기가 ‘그들만의 위기’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의 세계화에 따른 생산의 세계화가 가속화될수록 그들의 운명은 거미줄같이 촘촘히 엮일 수밖에 없고, 거대 자본의 몰락은 그와 관련있는 산업의 전방위적인 몰락과 함께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자본의 본능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도요타는 자본주의 경쟁이 강요하는 법칙에 의해서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GM과의 사활을 건 생존경쟁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GM 구하기’는 자신들한테까지 돌아올 파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그치고 오히려 이를 통해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도요타의 노력이 자동차산업의 수명을 일시적으로 연장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동차산업의 재부활이라는 성공을 가져오기는 힘들 것 같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단지 자동차 산업에서만의 위기가 아니라는 점, 자본의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 그들이 유일한 탈출구로 여겼던 중국에서 벌써 과잉생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자본주의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자본주의의 저수지인 중국이 넘쳐흐르고 있다!
요 몇 년 동안 거대 초국적 자본들이 경쟁하듯 몰린 지역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 그동안 굳게 걸어 잠근 경제의 문을 활짝 열어제끼자 전세계 자본은 열광했다. 중국의 거대한 땅덩어리와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다는 인구의 산술적인 수치만으로도 중국은 새로운 착취시장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던 자본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해보였다.
그러나 자본의 꿈과 희망인 중국 대륙의 시장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자본 간의 경쟁을 더욱 격화시키면서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 자동차 가격은 나날이 폭락하고 있다. 2003년에 중국 10대 고수익업종 5위에 올랐던 자동차는 지난해 아예 순위에서 탈락했다.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했던 폭스바겐은 85년 진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판매대수가 줄었으며 수익도 전년의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20%를 웃돌던 중국 승용차 업계 영업이익률이 한자리수로 떨어졌다”며 “일부 업체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일부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모델의 가격인하 폭은 18개월 전보다 무려 27%나 되며, 34개 주요 생산업체 가운데 13개 업체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올 1~4월 자동차 및 엔진, 부품, 오토바이까지 합한 중국 자동차업계 총 순익이 작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120억 위안에 그쳤다고 보도했으며, 그 중 자동차 제조부문의 순익은 74% 감소한 43억6천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렇듯 중국 시장의 개척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자본에게 희망이 아닌, 절망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자 자본은 또 다른 신흥시장인 인도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인도 역시 제2의 중국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자본의 세계화가 진척될수록 더욱 빠른 속도로 신흥시장의 메리트를 상실할 것이다.
그것이 자본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 내에서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며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이유다. 그러나 자본의 욕망과는 다르게 중국 시장에의 대거 투자는 전세계적인 과잉생산을 촉진할 뿐이며, 중국 내수시장이 초기 자본주의의 모순을 집약적으로 표출하면서 빈부간의 격차를 확대할수록 내수시장에서의 소비는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의 수를 상위 몇%로 한정시키면서 더욱 위축될 것이다.
이는 자본의 무한경쟁에 따른 과잉생산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으며 자본주의의 모순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자본주의의 저수지는 없다. 모순의 폭발을 다소 지연시킬 수는 있으나 지연시키는 만큼 그 파괴력은 더욱 응축되어 배가될 뿐이다!!
자동차산업의 위기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많은 부르주아 매체에서는 미국 빅3의 몰락과 일본 및 아시아의 경우를 대비시키면서 다양하게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무분별한 M&A 방식이다.
80년대 경제위기를 겪은 자동차 산업에 90년대 초반 광범위하게 M&A 열풍이 불었는데, 이때 무원칙하게 덩치를 늘리면서 오히려 이후에 흡수 합병한 부문에서 적자를 내면 그것이 전체에 퍼지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자동차 산업에서는 덩치를 키우고 그것을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사는 길로 대대적으로 선전되었었다. 이는 자본의 위기가 또 다른 형태로 집중과 집적을 낳고 이것이 모순을 증폭시킨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자본으로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일례로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97년 ‘미국 자동차 BIG-3의 위기극복 사례’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당시 GM이 일시적으로 90년대 초반의 불황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이유로 'GM의 전략적 제휴‘를 들고 있으며 국내 기업도 이러한 전략을 본받으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와서는 그러한 전략적 제휴 방식이 몰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부르주아들의 위기 인식이 얼마나 모순적이고 단편적, 근시안적인지 알 수 있다.) 단지 도요타와 차이가 있다면, 도요타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에 직접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했다는 것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것은 근본원인이 되지 못한다.
또 하나는 GM 릭 왜그너 회장이 금융 분야 출신이라는 것을 지적하면서 본업인 자동차에 소홀한 채 금융사업에만 치중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GM을 ‘자동차를 만드는 은행’으로 비꼬면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자본주의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제조업의 전반적인 위기와 이윤율 하락은 자본가로 하여금 끊임없이 당장에 순이익을 낼 수 있는 분야로 눈을 돌리게 하며 그 중에서도 당장에 있어서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사업은 대다수의 초국적 자본이 핵심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분야이다. 도요타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할부금융, 리스, 기업금융, 신용카드, 보험 등의 금융사업을 하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는 작년 7월에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 아르헨티나 등 5개국에 자회사를 진출시키기까지 했다. 현대차도 일찌감치 카드업계에 뛰어들면서 금융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 역시 미국 빅3는 몰락하고 도요타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근본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생산성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자동차를 비롯한 초국적 자본들은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여왔다. 특히 일본의 적기생산방식이 전세계적인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대다수의 자동차사는 앞 다투어 이를 적용시켜왔다. 그 결과 일본 자동차업체의 생산성이 여전히 미국 업체들을 앞서고 있기는 하지만, 그 격차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미국 하버컨설팅의 자동차산업 보고서인 ‘하버리포트’에 따르면 북미 자동차공장 중 부품 또는 자동차 생산에 투입하는 시간이 가장 짧은 업체는 도요타로 27.9시간이며 닛산과 혼다가 2,3위를 차지하고 있고 GM이 98년 46.5시간에서 34.3시간으로 줄여 4위에 올랐다. 또 도요타의 경우 지난해 전체 생산성을 5% 향상시켰으나, 크라이슬러도 지난 3년 간 생산성을 19% 높여 같은 기간 생산성 향상 폭이 가장 컸다. GM은 자동차 한 대 조립에 투입하는 시간을 15.85시간으로 줄여서 조립공장 생산성 부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생산성의 차이 역시 위기의 근본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자동차산업의 위기의 근본 원인은 무엇에 있는가?
자동차산업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제조업의 특성을 가장 고유한 형태로 보여주고 있는 산업이다. 따라서 현재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자동차산업만의 위기라고 할 수 없으며, 자본주의 체제 전반의 위기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전세계 자본주의는 70년대 이래 만성적인 불황에 허덕이고 있으며, 이러한 장기불황은 순환적 위기만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축적구조의 위기와 결합된 근본적인 위기라는 해석까지 낳고 있다.
이윤율의 하락이 이윤량의 확대로 상쇄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적어도 자동차산업에서는 일정정도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산업은 자본의 세계화 이후 일국적 영토를 벗어나서 초국적 자본으로 급격하게 전화하였다. 한정된 세계시장을 놓고 자본 간의 일대 혈투가 벌어졌으며, 자본은 경쟁적으로 생산설비를 확충하였고, 그 결과 자본의 유기적 구성은 고도화(생산수단 등을 가리키는 불변자본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되었고 이윤율은 점차 하락하였다.
이윤율의 하락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장을 최대한 가동시켜서 이윤량을 확대시키는 것이었다. 그 결과 내수시장은 물론이고, 해외시장에서까지 생산량은 넘쳐흘렀다. 이윤량 확대를 통해서 이윤율의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려고 했던 자본의 필사적인 노력이 필연적으로 과잉생산을 낳은 것이다.
부르주아 전문가들까지도 설비 과잉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GM의 설비능력은 600만 대 이지만 전문가들은 적정 설비능력을 500만 대로 보고 있다.
이제 부르주아들은 자본의 회생을 위해서 자본의 파괴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과잉생산에 따른 자본의 위기에서 자본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위기해결책이다. 이에 GM은 공장 폐쇄는 물론이고 생산량을 축소하고, 차량 가격을 파격적으로 인하하는 조치를 통해서 앞장서서 자기 가치 파괴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대당 최대 1만 달러까지 깎아주는 출혈 경쟁에 포드와 다임러크라이슬러 역시 뛰어들고 있다. 가치 파괴를 통한 회생 몸부림에까지 자본의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기적인 처방책이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수익에 결정적인 타격을 끼칠 수밖에 없는 ‘제 살 깎아먹기’식의 경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본의 탈출구는 보이지 않기에 여기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라도 과잉생산에 따른 이윤율 하락, 절대적인 이윤량의 감소를 만회하는 것이 지금 자동차산업이 처한 현실이다. 여기서 도요타의 약진만을 보고 이것이 전반적으로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 자체가 자본주의의 모순과 불균등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축적체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는 공황의 상태로까지 가기 전에는 모든 자본이 똑같은 정도로 똑같은 수준의 위기를 겪는 것은 아니다. 복합적인 시장적 요인과 대내외적인 정치, 경제 상황 속에서 그나마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는 자본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여기에 맞선 자본 간의 경쟁을 더욱 격화시킬 뿐이다. 도요타의 경우가 그러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자본의 세계화 속에서 도요타 역시 전체 자동차 산업과 종래에는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 내 자신의 자동차 가격을 인상하고, 무너져가는 GM과 합작사를 건설하면서까지 전체 자동차 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위기에 처한 자본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대응이다.
전세계적으로 위기가 격화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어떻게 조직하느냐에 따라서 자본의 위기를 뚫고 노동자계급의 공세적 국면을 조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본의 위기탈출을 위한 구조조정 공세에 국경을 넘어선 노동자 연대투쟁을 조직하자!
자본은 항상 자신들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하여 노동자계급에 공격을 가해왔다.
80년대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자 크라이슬러는 1년 만에 1만 5,500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했으며, 전체 노동자의 급여를 10% 삭감하였다.(95년에는 6만 명을 해고 시켰다.)
8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포드는 15개 공장을 차례로 폐쇄했으며 80년 이후 5년 동안 전체의 20%에 가까운 9만 명을 거리로 내쫓았다.
80년대에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에 있던 GM은 90년대를 맞아 위기가 본격화됐으며 이에 1만 3천 명의 본부 인력을 2천 명으로 감축하는 등 93년에만 3만 9천명을 비롯하여 95년까지 10만 명에 달하는 인원감축을 추진했다.
2000년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GM은 지난 2002년부터 비용 축소를 목적으로 매년 2~3%의 월급제, 5~6%의 시간제, 10%의 계약직 노동자들을 감원했다. 그 결과 GM의 미국 내 월급제와 시간제 노동자 수는 지난 2000년 기준 19만 8000명에 달했으나 2005년 현재는 15만 30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그리고 투기등급으로 하락한 5월에는 성과급제 폐지와 지속적인 조기 퇴직 권고, 비노조원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정리해고 추진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미 오는 2008년까지 미국 내 직원 2만 5천명을 줄이는 계획과 함께 다수의 공장들도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이 기회에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었던 의료비까지 삭감하려 하고 있다.
포드 역시 지난 4월 사무직 1000명에 대한 감원 이외에 추가 5%의 감원을 오는 10월 1일까지 실시할 계획이며 7월 1일부터는 전세계 매니저급에 대해 올해 보너스를 전면 중단하고 퇴직연금 지급도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구조조정 공격을 가하고 있는 데는 비단 미국만은 아니다. 폭스바겐 역시 지난 해 20억 유로 경비 삭감 계획을 발표하며 2011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을 2007년 1월까지 28개월 동안 동결하고, 신규 고용 노동자에 대해서는 최고 20%까지 임금을 삭감하기로 하는데 노사가 합의하였다.
완성차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부품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델파이의 경우 지난 해에 9천 600명을 감원한데 이어 올해 추가로 8천 500 명을 감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격이 이렇게 본격화되는 속에서도 자본가들은 자신의 뱃속을 채우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적자를 냈던 영국의 로버사에서는 최고경영진 4인이 3년간 2800만 파운드(약 550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아갔으며 고율의 배당분도 챙겨갔다.
이렇게 자본의 위기 속에서도 철저하게 희생당한 건 노동자계급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본은 노동자계급에게 생존권을 내놓을 것을 당당히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조정 공격은 비단 해외 노동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자동차 자본들 역시 초국적 자본의 흐름에 편승한 이상, 국내 노동자계급 역시 이러한 자본의 구조조정 공격에 대한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
지금도 자본은 해외 생산기지를 늘려가면서 상시적으로 물량 변동에 따른 고용 불안을 조성하고 있으며 노동자계급의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내 노동운동진영에서의 이에 대한 대응은 너무나 협소한 시각에 갇혀져 있을 뿐만 아니라, 자국 내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해외공장 우선 폐쇄, 즉 해외 노동자 우선 정리해고를 요구하는 등 반노동자적인 요구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정규직의 고용보장을 위해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를 요구하는 것의 국제판이나 다름없다.
<현대차 단협 제32조(해외 현지공장)>
5. 회사는 세계경제의 불황 등으로 국내외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부진이 계속되어 공장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해외공장의 우선 폐쇄를 원칙으로 한다.
그나마 현대차 노조에서 이번에 별도요구안으로 고용의 자유 선택, 고용상의 차별행위 금지, 아동노동 사용 금지,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의 보장, 노동자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임금 지급, 과다 노동시간 금지, 노동자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노동조건 제공 등의 규정을 담고 있는 <국제기본협약(IFA) 체결>을 요구한 것은 한 단계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국제기본협약 체결>을 요구하면서 기존 단협의 ‘해외공장 우선 폐쇄’ 조항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은 이번 요구안이 생색내기용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이제는 전반적인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 국내에서 정규직의 이해와 비정규직의 이해가 다를 수 없듯이, 자본이 세계화됨에 따라 해외 노동자와 국내 노동자간의 연대는 더욱더 긴급한 과제로 요구되어지고 있다!!
이전에 내수 중심이었을 때에는 자국 노동자계급만의 파업으로 자본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자본은 해외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현지 생산을 더욱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자국 내 노동자계급만의 한정된 파업에 대한 대비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이미 전체 물량에서 수출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당장은 아닐지라도 이후에 해외 생산이 보다 안정화되면, 언제라도 해외 현지 생산물량의 조정을 통하여 국내 노동자계급의 파업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더 이상 해외노동자를 한정된 물량을 놓고 경쟁하는 경쟁자로 인식한다면 더 이상 노동자계급의 미래는 없다.
이제 반노동자적인 민족주의, 국수주의 시각을 버리고 노동자 국제주의로 무장해야 한다. 자국 내 노동자계급만의 생존권이 아니라 동일한 자본을 상대로 해외 노동자와 단결하여 동등한 노동조건 확립, 생존권 보장을 요구해야만 한다.
그리고 노동자계급 주체적으로는 해외 노동자와의 단결과 연대를 강화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러한 단결과 연대를 위한 교류가 단지 친목도모에 그치지 않도록 그 속에서 실제적인 공동투쟁 까지도 목적의식적으로 추구해야만 한다. 그럴 때만이 자본의 국경을 넘어선 노동자 분할 책동을 분쇄할 수 있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구호는 더 이상 케케묵은 책 속의 공허한 문구가 아니다.
가속화되고 있는 자본의 세계화 속에서 전체 노동자계급에게 시급히 요구되어지는 과제다.
만국의 노동자 단결투쟁 만이 심화되고 있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계급이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의 국면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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