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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7호]“배아 줄기세포 복제, 제2의 핵의 시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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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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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5 17:20:46, 조회:2,258, 추천: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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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아 줄기세포 복제, 제2의 핵의 시대?”(2)
-최형록
핵무기 그리고 핵산
“미국인들의 삶에 있어서 경제적 차이와 사회적 차이에 바탕한 계급은 여전히 강력한 힘으로 남아있으며 지난 30년 동안 줄곧 그 역할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갈수록 커가는 경향을 보여준다 … 중간 계급의 상층 이상에 속한 사람들은 중간계급에 속한 사람들에 비해서 더 건강하고 장수한다. 그리고 중간계급 사람들은 밑바닥 사람들에 비하면 더 건강하고 장수한다.”
이런 관점은 미국 부르주아의 자유주의적 입장을 대변하는 「뉴욕타임스」(2005.5.30자)의 것이다. 건강과 장수의 문제를 계급적 관계를 도외시하고는 해결할 수 없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를 복제하는 의학적 목적은 ‘유전자 치료’다. 유전자 치료는 ‘인간 유전체(Genome) 프로젝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의학적 프로젝트의 역사상 최대랄 수 있는 이것은 약 2,000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하여 2001년경 유전체를 구성하는 약 30억 쌍의 염기서열을 규명함으로써 일단계를 마무리 지었다. 이 프로젝트의 긍정적 가능성과 함께 부정적 가능성을, 그 전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알아야 한다.
이 프로젝트의 제안자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소가 아니라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다. 남한의 재벌총수들이 1주로 7주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처럼 이상한 일이 아닌가? 이 프로젝트의 기폭장치 역할을 한 것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이었다. 즉 에너지부는 1947년부터 원폭의 ‘검버섯’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 있어서 방사능 피폭의 유전학적 영향, 유전자 돌연변이의 효과를 연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면 왜 무려 53년이나 걸려서야 완료된 것일까? 유전체의 정보는 성경 800권에 상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그것은 DNA의 염기서열을 규명하는 작업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연산능력을 구비한 대형컴퓨터의 개발이 지연된 것이다.
유전자와 환경 그리고 면역체계
당초 과학자들은 인간의 유전자 수가 10만-30만개에 이를 것이며 1유전자-1단백질-1기능 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런데 그 수는 3만개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은 1만3천개의 유전자를 지닌 초파리의 경우에 비해서 2배 많은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은 프로젝트의 2단계, 유전자 상호간의 관계, 유전자와 세포질의 합작품인 단백질과 유전자의 상호관계 등의 규명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복잡할 것임을 뜻한다. 연구과제가 더더욱 복잡한 것은 “정크 DNA"(‘사상 최대의 우매함의 댐’을 ‘평화의 댐’이라고 잘못 부른 것으로 밝혀졌듯이 이것은 선입견에서 잘못 붙인 명칭인 것으로 밝혀질 가능성이 크다. 정크란 허접쓰레기, 폐물이라는 뜻)가 DNA의 95% 이상이라는 사실과 관계가 있다. 이것은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부분인데 유전체 진화의 규명에 중요하다.
“번식하여 지상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라…”라는 성경의 ‘창세기’가 당대 과학지식의 부족과 인간중심주의의 산물임은 다윈의 시대보다 더욱 분명해졌다. 인간의 염색체는 박테리아가 침투하여 수백 개의 유전자를 전이시키는 진화의 과정을 거쳐 왔다. 그리스도교의 창조론자들은 근래에 ‘지능적 설계’라는 개념으로 다윈의 진화론에 도전하고 있기도 하다.
‘유전자 치료’에 기초하는 ‘맞춤의학’이 결코 쉽지 않은 유전자 차원의 근거는 'SNP‘이다. 이것(단일 뉴클레오티드 다형체)은 개개인의 차이의 열쇠가 되는 것으로 현재 알려지기로는 약 100만종에 이른다.
2001년 현재 질병 관련 유전자로 1,778개가 발견되었는데 인간이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유전학적 성과 - 유전체의 연구, 단백질의 연구, 유전자 조작 등 -을 의학에 도입하면 충분한 것일까? 국가권력을 프롤레타리아가 ‘법-제도적으로’ 장악했다고 해서 나아가 사유재산제를 ‘법-제도적으로’ 폐지했다고 해서 소외를 극복하는 사회로 평탄하게 나아가지 못한 역사적 현실에서 심각한 교훈을 얻고 전면적 성찰을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전망은 진리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폐 질환들 중에서 대표적 유전질환인 Cystic fibrosis와 알파1-안티트립신 결핍증의 경우를 보자. 전자를 유발하는 유전자에는 놀랍게도 최소한 400종의 변이가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변이는 ‘유전자 표현의 차이’와 관련 있는 것인데 어떤 변이형들은 심각하며 나아가서는 심각한 Cystic fibrosis를 유발하는 한편, 어떤 변이형들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질환을 유발한다. 그리고 어떤 변이형들은 전혀 그 질환을 유발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는 단백질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것의 작용은 환경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유전자-환경의 상호작용을 보다 잘 보여주는 것이 알파1-안더트립신 결핍증이다. 알파1 단백질이 약간 부족한 사람이더라도 지나친 흡연에 노출-간접흡연 포함-되지 않는다면 수년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흡연하는 이유가 ‘담배 맛’ 뿐만 아니라 ‘노동과 인간관계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질병뿐만 아니라 성격과 외모를 유전자와 환경 그리고 면역체계 사이의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연구하는 것이 ‘Epigenetics'다. 2005년 7월 쌍둥이 40쌍 이상의 DNA를 연구한 결과를 미국의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비」에 실은 과학자 팀이 던지는 질문들은 이런 것이다.
오염물질에의 노출, 어떤 음식의 소비(한국인들이 언제부터 백설탕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는가? 미군정 이래. 햄버거는? 유전자 조작식품은? 자본주의적 공업화에 따른 중국연안의 해양오염과 그 바다에서 수확한 수입해산물은? 등등)와 같은 환경의 영향, 나아가서는 격렬한 감정의 체험들(1980년 5월 광주학살, 강남에서는 투기로 수억 원을 가슴 벅차게 챙기는 반면, 전세비 상승에 가슴이 무너지는 체험, 국가안보를 염불로 삼던 김종필류의 인간바퀴벌레들의 자손들은 ‘국방의 의무’를 기피해서 세계적인 규모의 양키식 지배엘리트 군단으로 편입되는 한편, 민중의 자손들은 양키 무기 수입 때문에 돼지우리 같은 병영에서 황금같은 시간을 죽이면서 실업의 공포에 불안해하는 일 등등, 너무 많다!) 이 어떻게 개개인의 DNA에 삶에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지속적인 제반 변화를 초래하는 것일까? 나아가 암 유발성 돌연변이를 지닌 DNA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암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전자치료의 한계, 과학지식의 사유재산화
남한 정부는 이제까지 줄기세포 연구에 1,000만불을 재정지원했으며 사적 재정지원은 5,000만불에 이른다. 중국의 재정지원은 공-사 총 4,000만불에 불과하다. 세계최대의 줄기세포 연구회사인 스웨덴의 셀라르티스 앤드 뉴로노바의 연간 투입비용이 3,500만불인 것을 생각하면 남한의 경우 국력이라는 점에서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줄기세포 연구를 비롯한 생명공학에 ‘적정한 자원의 배분’을 하는 것일까?
합법적 사회주의 정권인 아옌데 정부의 타도에 핵심적 역할을 한 헨리 키신저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어도 미국은 9.11테러 공격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생명을 잃지 않았는가? 황우석 박사가 혹 노벨 생리․의학상을 타면 남한국민들이 그때부터 건강해질까? 이 상을 수상한 박사들이 있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왜 의료개혁이 그렇게 달팽이 걸음이거나 뒷걸음이며 신경안정제 복용자가 그렇게 많을까? 줄기세포 연구를 비롯한 유전자 치료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대체 누가 반대할까? 2001년 현재 ‘유전자 치료’를 임상시험한 결과 6명이 죽었으며 650명 이상의 상태가 악화되었다. 신경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모택동의 사망원인 중 한가지-환자 5명은 유전자치료법으로 인해서 통제불가인 상태로 몰렸다. 요컨대 현재 유전자에 관한 과학계의 지식은 초보 수준인 것이다.
자동차 사고 등으로 인한 척수손상에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유전자 치료를 할 경우 어떤 종류의 세포를 이용해야 할 것인지, 얼마나 많은 세포가 소요되는지, 어느 위치에 그것들을 배치해야 하는 지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 또한 복제배아로부터 성장한 세포에 유전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는 분자기전(mechanism)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의 연방정부가 모든 줄기세포 연구에 현재까지 5억5,000만 불을 지원하였고 사적으로 2억불을 지원한 한편, 줄기세포 연구에 가장 유명한 회사인 스템 셀 사이언시즈사는 화이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아벤티스와 같은 ‘흡혈귀’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공동연구와 특허거래를 체결하는 등 1,900만불을 모금하여 줄기세포연구의 상업화에 애쓰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국에 비해서 여전히 법적 규제가 엄격하지만 제약회사를 비롯한 생명공학계의 로비로 한국만큼 규제가 없는 상황이 될 때 과연 한국의 공적 투자가 긍정적 -투입․산출이라는 점에서 만으로도- 성과를 낳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컴퓨터라고 하면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생각한다. 그런 생각에서 결여된 것은 이런 것의 출발점이 ‘국가예산’에 의한 초기개발을 거쳐 사적 기업으로 이전되었다는 것이다. 국가공무원이었던 연구자도 사적 기업의 연구원이나 연구이사로, 위성 위치확인체제(GPS) 역시 그렇지 않은가?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황우석 박사팀이 미국이나 다른 연구 여건이 좋은 선진국에서 연구하는 것이 국익이 아니라 ‘민중의 이익’에는 더욱 좋을 수도 있다. ‘유전자 조작’ 보다는 ‘의료보험제도’의 개조가 더욱 우선시되어야 한다.
어떤 의과학자나 의사가 동일한 질병의 환자를 국적이나 인종에 따라서 우선순위를 둔다면 과연 그를 인술을 실천하는 자라고 할 수 있을까? 과학지식은 물론 ‘과학자도 조국을 넘어서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윤이 아니라 진리이며, 민족의 영광이 아니라 인류의 복지가 아닌가? 세계보건기구의 2005년 보고서에 따르면 5세 미만 어린이 1,100만 명이 예방가능한 원인으로 사망했으며 여성 50만 명이 임신 중 혹은 출산 중 혹은 그 직후 사망했다고 한다. 이들 모두가 어디 선택해서 아프리카나 동남아 국가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노동자나 농민의 자식으로 태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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