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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인도, 모디(Modi) 정권의 “발전(Development)" 이데올로기와 그 반동성 - 이병진 (인도 정치학자)
노정협   2015-02-04 13:21:46, 조회:5,796, 추천:201

인도, 모디(Modi) 정권의 “발전(Development)" 이데올로기와 그 반동성


- 이병진(인도 정치학자, 국가보안법 탄압으로 6년째 수감 중)





“Make in India!", 제조업 육성 전략


인도 국민당(Bharatiya Janata Party)이 작년 5월 총선에서 승리하여 들어선 국민민주연합(National Democratic Alliance) 정권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인도가 영국 제국주의로부터 독립한 후, 70년 가까이 인도를 지배해 왔던 인도국민회의당(Indian National Congress)을 압도적인 의석수 차이로 누른 인도국민당의 행보가 궁금하다.
정권 교체 이후, 인도에서 아직은 사회경제적 변화와 사회 갈등이 급격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무슬림과 하층 부족민들이 살해 되고 거주지에서 쫓겨나면서 인도의 내부 갈등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1) 이런 사회적 갈등은 집권 2년차인 올해부터 모디 정권이 제조업 육성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모디는 작년 총선 기간에 “Make in India!(인도에서 만든다!)"를 핵심 구호로 내세워 지지층을 끌어 모았다. 이것은 공장을 짓고 제조업을 키워 고용과 일자리를 만들어 인도를 잘살게 하는 것이라고 포장되었지만, 실제로는 독점 대기업과 자본가들에게 특혜를 주어 독점자본주의를 강화하는 일이다.

모디 정권은 국가가 책임질 공공의 이익을 내팽개치고 사적인 기업과 자본가들의 이익에 복무하겠다고 노골적으로 선언했던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인도 경제 발전이 지체된 근본원인은 불평등한 사회신분 제도와 낙후된 사회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낮은 교육수준과 낙후된 보건·복지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인도는 의미 있는 경제발전을 이루기 어려운 현실이다.2)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모디 정권은 인도의 이런 사회 현실을 무시하고 ‘발전’을 명분으로 소수 독점 자본가들과 결탁하여, 환경을 훼손하고 원주민들의 토지를 빼앗아 독점 자본가들에게 주려 한다. 이것은 인도가 대재앙으로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모디 정권의 반동적 성격은 환경보호 정책의 폐기와 토지취득법안(Land Acquisition Act) 개정 결정에서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모디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기존의 환경산림부를 환경산림기후변화부(the ministry of Environment, Forest and climate change)로 이름을 바꾸고는 그 기능을 대폭 제한시키고 예산도 전년 보다 50%나 깎았다. 초대 환경산림기후변화부 장관인 쁘라카쉬 자바데까르(Prakash Javadekar)는 장관 취임사에서 240여 개의 환경심사 프로젝트들을 3개월 내에 승인, 허가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것은 정부가 환경과 산림보호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국가야생보호국(National Board for Wildlife)은 국립공원과 호랑이와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국가기구인데, 모디 정권은 이 기관의 권한과 기능을 대폭 축소하였다. 그러면서 보호구역 주변의 개발제한 지대를 10km에서 5km로 축소시켰다. 보호구역 주변 개발을 하려면 국가야생보호국의 승인(forest clearance)을 받아야 했는데 이것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다.

한발 더 나아가, 산림보호법(Forest Conservation Act)에서는 산림지역 안의 대형 일괄 프로젝트 또는 국경지대나 낙살라이트 정글 지대 같은 민감한 산림지역의 경우에는 산림지대의 형질변경을 하려면 반드시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는데, 산림보호법을 개악하여 이것도 없애버렸다. 대형 일괄 프로젝트의 경우 돈으로 보상만 해주면 나무를 마구 자를 수 있도록 허용하였고 석탄채굴 규제 대상도 연간 8백만 톤에서 1천6백만 톤 이상 기업으로 완화하였다.

모디 정권은 2013년에 만들어진 토지수용, 복원, 억울함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권(the Right to Fair Compensation and Transparency in Land Acquisition, Rehabilitation and Resentment Act; 이하 ‘토지보상법’)을 개악하여 독점 대기업들이 쉽게 토지를 획득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토지보상법은 식민지토지법(The colonial Land Acquisition Act)을 바탕으로 전면 개정하여 2013년에 발효된 법이다. 이 법안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포스코의 일괄 제철소 건설에 따른 토지보상 갈등이 있다. 벌써 10년째 토지 강제수용에 따른 주민들의 저항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데, 당시 국민회의당 정권은 토지보상법을 만들어 들끓는 반발여론을 잠재우려 하였다.

토지보상법에서 의미 있는 부분은 수용 대상 주민들의 80% 이상이 동의하여야 토지수용 절차를 합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한 점이다. 그리고 보상 대상을 토지 소유주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까지 넓혔고 사회적 보상의무도 명시하였다.

독점기업과 자본가들은 이런 토지보상법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친기업 독점 자본가 정권은 권력을 잡자마자 바로 토지보상법을 개악하여 농민과 원주민들을 그들의 삶의 터전에서 쫓아내려 하고 있다.


파쇼지배 체제의 강화


대부분의 농업 노동자와 소농들은 농토에서 쫓겨나면 생계가 막막하기 때문에 강제 토지수용에 강력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또한 철광석, 석탄, 시멘트 같은 지하자원이 매장된 산악 정글지대에는 소수 부족민들이 고유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있는데, 자본가들의 무분별한 산림 훼손과 부족 공동체의 파괴로 외부 세계에 대한 저항이 크다.

이와 같은 사회경제적 배경 때문에 농촌과 산림 지대의 개발 과정에서 긴장과 충돌이 잦다. 바로 이런 이유로 자생적인 농민무장 게릴라 부대가 생겨 활동하고 있고 인도공산당(마오주의)까지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가들과 독점 자본가들은 원주민의 토지와 자원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그들의 저항을 ‘테러’로 몰아 잔인하게 탄압하고 있다. 모디 정권은 그런 자본가 계급의 요구에 충실히 복무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파쇼 지배 체제를 강화하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정권을 인수받자마자, 모디 수상은 농민 게릴라군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짜띠스가르(Chhattisgarh), 안드라 뿌라데시(Andra Pradesh), 뗄레가나(Telegana), 오디샤(Odisha), 마자아 뿌라데시(Madhya Pradesh), 서벵갈(West Bengal) 주 수상(Chief Minister)들과 마오주의 운동을 진압하기 위한 직통 전화선을 만들었다.

모디 수상은 이 직통 전화선으로 주 수상들이 진압 작전을 위한 자금과 중앙특수부대 파견을 요청하면 즉시 지원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면서 2009년부터 시작된 마오주의 소탕작전인 녹사냥작전(Operation Green Hunt)을 한층 발전시켜 육군, 공군, 중앙경찰특공대 최고위급이 상시적으로 만나 입체적인 작전을 펼쳐 가도록 지시하였다.

모디는 범정부 차원에서 농민 게릴라들을 신속히 소탕하도록 지시하였는데, 그의 지시를 받은 인도 내무부 장관, 통신부 장관, 환경산림기후변화부 장관 그리고 지방 주 수상들이 2014년 6월 11일에 모여 회의를 하였다.

이날 회의에서 내무부 장관인 라즈나쓰 싱(Rajnath Singe)은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전략(an integrated and comprehensive strategy)"으로 마오주의 운동을 뿌리 뽑겠다고 선언하였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 그는 3, 4개월 내에 현재 운영 중인 대대급 37개 부대와 별도로 대대급 10개 부대 10,000명을 추가로 늘리고 최첨단 2개 부대를 창설하겠다고 하였다. 이 최첨단 부대는 대략 2,000명의 다기능 최첨단 기술과 장비들을 운영할 수 있는 특수 부대원들로 구성될 것이라 하였다. 공군에서는 신속한 병력 이동과 전개를 위해서 헬리콥터를 지원하기로 했고 각종 최첨단 감시 장비와 통신 장비로 작전 성공을 높이겠다고 하였다.

정부군이 되찾은 지역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통신부 장관은 통신기지국 설치를 늘려 중앙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환경산림기후변화 장관은 프로젝트 사업 승인을 신속히 처리하여 산림지역 개발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하였다. 농민 게릴라군의 재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 중앙특수경찰군은 5km마다 검문소 겸 감시 초소를 세우고 은퇴한 군인들을 마을 곳곳에 파견하여 주민들의 동향과 동태를 살피고 감시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모디 정권은 인도 인민들을 상대로 그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파쇼 지배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모디 수상은 농민 게릴라 군이 폭력적이고 인도 발전을 방해하기 때문에 강한 인도, 부자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게릴라 군의 소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을 살펴보면, 특수부대가 하는 일은 독점 대기업들과 자본가들의 자원 약탈과 토지 강탈을 위해 수백 년간 살아온 원주민과 농민들을 산림과 농지에서 쫓아내는데 반대하고 저항하는 이들을 폭력적으로 탄압하는데 불과할 뿐이다.


모디 정권의 우경화 행보와 신음이 깊어가는 인도


예상했던 대로 모디 정권이 들어서자 인도의 신자유주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외국 자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국방산업과 보험업에서 외국인 투자 지분을 26%에서 49%까지 끌어올렸다. 인도 재무부 장관은 바젤(Basel) Ⅲ 협약을 위해 국유화된 은행을 민영화 하겠다고 하였다. 또한 정부의 예산 적자를 4.1%까지 줄이겠다며 2014-15년 예산 가운데 복지예산을 대폭 줄였다. 이런 상태라면 인도의 대표적인 복지 정책인 (식량)공적 분배 제도와 농촌고용제도(MGNREGA)는 점점 더 무용지물이 될 것이 뻔하다.

인도의 경제 성장률이 7-8%라고 하지만, 대도시와 그 주변의 이야기일 뿐 불균등한 경제 발전으로 인한 도시와 농촌 지역 사이의 격차는 더 커지고 있고 빈곤은 심각한 문제이다. 인도는 중국과 달리 각 지역마다 생활환경과 조건, 역사적 배경, 생활문화 그리고 언어까지 다르다. 이런 천차만별한 조건에서 중앙집권적인 성장 우선 개발전략이 얼마나 효율적일까? 나는 무척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인도의 장점인 다양성에서 조화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인도 문명의 생명력이 훼손되고 내부의 갈등과 모순만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모디 정권은 불평등한 경제 발전에서 비롯되는 대중들의 사회적 불만을 힌두 민족주의로 둔갑시켜 은폐하려 하지만, 이것은 힌두-무슬림 사이의 종교 갈등을 촉발시켜 인도를 더 큰 고통과 불행에 빠뜨릴 것이다. 벌써부터 간헐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힌두-무슬림 사이의 충돌이 심상치가 않다. 모디 정권의 우경화 행보가 위태해 보인다. <끝>


미주

1. 작년, 디왈리(Diwali) 축제가 한창 열리던 10월 23일 밤에 델리의 트릴오크뿌리(Trilokpuri) 지역에서 힌두 청년과 무슬림 청년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 지난 8월에 쓰레기장에 갑자기 세워진 마타키 쵸우키(Mata-ki-chowki) 힌두 사원이 사건의 원인이었다. 델리경찰과 중앙예비경찰대가 긴급 투입되어 수백 명을 구금하고 50명을 체포함으로써 1주일만의 충돌사태는 가까스로 진정되었다.

작년 10월 2일에는 델리 북서쪽에 위치한 바와나 나렐라(Bawana-Narela) 지역에서 200명  가량의 힌두 청년들이 폭주족처럼 오토바이를 떼로 몰고 다니며 경찰에게 소를 죽인 무슬림들의 집을 수색하라며 난동을 피웠다.(Jamal kidwai, 2014)

모디 정권이 들어서면서 힌두 극우들의 난동이 수도인 델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 Shrivastava, Aseem과 Ashish Kothari가 공동연구 집필한 책(Churning the Earth: The Making of Global India, Viking/Penguin, 2012)에 따르면, 인도인의 70%가 기초생활 환경에도 못 미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경제 자유화로 기업에 혜택을 주었지만 정규직 고용은 미미하게 증가했고, 영양결핍과 영양실조율은 높았다. 각종 사회 지표는 최악이고 빈부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첨단기술 유치와 자본가들의 투자가 이런 빈부 격차를 더 벌리고 있었다.(Ashish Kothari, 2014)


참고자료

Jamal kidwai, 2014, “Violence in Trilokpuri; Hindutva Priming for Delhi Elections", in Economy and Political Weekly, November 8. 13-16쪽.

Ashish Kothari, 2014, "A Hundred Days Closer to Ecological and Social Suicide", in Economic and Political Weekly, September 27, 10-13쪽.

Central Committee, Communist Party of India(Maoist), "Unite, Fight Back and Defeat 'OGH-Third Phase' of the Fascist Modi Government", September 25, 201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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