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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세월호 학살의 진실규명을 위하여
노정협   2014-12-19 13:59:20, 조회:2,596, 추천:205

세월호 학살의 진실규명을 위하여



2010년 3월 26일 (금) 21:22경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정상적인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2함대 소속 천안함(초계함)이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되었으며, 승조원 총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생존하였다. -천안함 피격사건 민군합동조사 결과 보고서 요약(국방부)

당시 국방부가 발표한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결과에서 유일한 증거는 ‘북한에서 제조한 어뢰가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식 있는 국민들은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사과정에서 수많은 의혹들이 증폭되었다.

가장 먼저 ‘구조를 안 한 것인가? 못한 것인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고다음 날인 27일 국방부는 어선 출입항을 전면금지 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고 이틀 동안 사실상 수색을 중단했다. 백령도 장촌포구에서 주민들은 함수가 물에 떠있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전혀 엉뚱한 지점에서 수색을 했다는 것도 이상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해야 할 촉각을 다투는 시각에 정부는 수색을 중단하고, 무엇을 숨기려 했던 것일까? 4년 전 천안함 사건은 아직까지 그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 “천안함 지진파가 113m 잠수함 충돌 때 고유진동수와 일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김황수 경성대 물리학과 명예교수와 영국 캠브리지대 연구원 머로 카레스타 박사는 11월 20일 국제학술지 ‘음향학과 진동학의 진전’에 게재한 학술논문 ‘천안함 침몰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에서 “천안함 지진파 113m 잠수함 충돌 때 고유진동수와 일치한다”며 “천안함이 어뢰나 수중기뢰에 의한 폭발 보다는 오히려 대형 잠수함과 충돌 때문에 침몰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의 뜻처럼 우리 역시 이 연구가 46명의 죽음을 낳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밝히는 새로운 조사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 연구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도 이미 잠수함충돌론에 대한 과학적 근거들은 제기되었다. 제 3의 부표에서 한주호 준위는 사망하였으며 바로 그 지점에서 미군 헬기가 막대모양의 부유물을 끊임없이 실어나르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천안함 함수와 함미에 둥근 물체가 와서 부딪힌 흔적이 남아있었으며, 천안함이 분리되는 순간 찍힌TOD 영상에는 함미와 함수 그 중간 지점에서 조류와 거꾸로 이동하는 물체가 발견되었다. 천안함은 분리되면서 엔진은 멈춘 상태로 조류에 흘러가고 있는데, 그것을 거슬러가는 물체, 스스로 동력을 가진 물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의혹들은 의혹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과학적으로 진실규명이 되기 위해서는 투쟁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천안함 사건과 세월호 참사는 ‘한미합동군사연습’ 기간에 발생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또한 4년 전에도, 지금도 정부는 배의 침몰원인을 은폐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구조를 하지 않았고, 민간어선들을 막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해보자.


드러나는 학살의 진실들


이미 드러나거나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 세월호 학살의 진실과 의혹들 가운데 크게 3가지만 정리해보았다.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 영화감독인 김지영 씨는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세월호가 지그재그 운항을 했다는 사실을 발표한다. ‘해수부 항적도’에서는 48분 37초에서 49분 13초까지 36초간의 항적기록이 누락되어 있다. 김지영 씨는 세월호 AIS 항적에 나타난 선수값(HDG)과 코스값(COG)을 전문가들과 분석하여 이 누락된 구간의 항적을 밝혀낸다. 정부는 누락구간을 직선으로 표시하여 세월호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급변침을 한 것처럼 항적도를 발표했다. 그러나 김지영 씨가 복원한 항적도를 보면, 우회전하기 전에 좌회전을 했다가 우회전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김지영 씨는 정부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서 AIS 항적과 레이더 영상을 조작했음을 밝혀냈다.

현재로서는 세월호가 왜 좌회전을 했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정부가 AIS 항적과 레이더 영상을 조작해가면서까지 좌회전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이것이 세월호 침몰원인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임을 말해준다. 이와 더불어 사고 당시 당직을 맡은 3등 항해사 박모씨의 변호인은 첫 재판에서 ‘맞은편에서 오는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려고 선회를 지시했다’고 진술했고, 심상정 의원실에서 입수한 레이더 영상에 잡힌 괴물체는 분명히 컨테이너가 아니라는 것, 세월호 밑바닥에 대규모 긁힌 자국 발견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잠수함과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론해볼 수 있다.

2. 정부는 사고시각을 은폐하고 있다. 사고 당시 SBS 특집모닝 와이드에서 세월호 침몰시간이 8시경으로 나와 있는 문건을 보도했다. ‘7시20분부터 30분 사이에 사고 인근 지역인 관매도에서 세월호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는 어민의 증언도 있다. 정부가 발표한 사고 발생시각인 8시 50분 이전의 항적과 교신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 또한 오렌지 맨과 ‘9시 13분에 탈출한 보트’의 정체를 밝혀야 할 것이다.

3. 해경이 구조를 하지 않고 막았다는 사실은 이미 너무 많은 자료들이 증명하고 있다. 특히 정부 자신조차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증거들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국방부 답변서에 ‘16일 해군이 처음으로 하잠색을 설치하고도 해경이 막아 잠수하지 못했다’는 내용, 해양경찰서 소속 정찰기 CN235기는 9시 30분쯤 현장에 투입됐으나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 사고 당시 레이더 영상, 모두 정부가 가진 것들이지만 그 내용은 해경이 구조를 하지 않고 막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우리는 투쟁을 통해 이러한 자료를 확보하고 정부의 은폐와 조작에 맞서 진실을 밝혀나가야 한다.


학살의 증거와 우리들의 투쟁


4월16일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해난사고’가 아니라 정부에 의한 학살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억울함과 분노를 가지고 600만여 명이 넘는 국민들이 특별법 제정 촉구운동에 동참했던 것이다. 광화문 농성장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릴레이 단식농성장이 꾸려졌던 것이다.

처음에는 자식을 잃은 아픔과 분노로 시작했던 유가족들과 우리들의 투쟁은 이제 아이들을 학살한 이 비정상적인 사회를 바로 세워보겠다는 의지로 변화했다.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부모들의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요구는 ‘세월호 진실규명! 박근혜 퇴진!’이라는 정치적 구호가 되었다.

대참사의 책임이 정부에게 있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 때와 같이 수많은 의혹이 있다하더라도, 민중들의 투쟁이 없다면, 학살의 진실은 결코 밝혀질 수 없다. 진실은 결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실은 투쟁을 통해 쟁취하는 것이다.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 지난 8개월간의 투쟁을 돌아본다.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슬로건은 과연 누구를 위한 슬로건인가! 우리는 누구를 위한 투쟁을 하고 있는가! 이 참혹하고 비극적인 일을 겪고도, 세월호 학살의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수년 동안 파쇼권력의 노예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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