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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메이데이유인물] 116주년 노동절에 전국의 노동자들께 드리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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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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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8 23:17:04, 조회:2,099, 추천: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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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주년 노동절에 전국의 노동자들께 드리는 글
두 가지 중 어떤 노동절인가?
오늘은 116주년 노동절이다. 노동절의 역사에는 두 가지 노동절이 있다. 한편에는 노동자들의 전투성을 약화시키고 그저 하루 쉬고 놀러 가는 날로 만들어서 노동자의 분노를 가라앉히고자 하는 개량주의, 기회주의자들의 노동절이 있다. 다른 한편에는 경찰, 군대와의 공공연한 가두전투를 벌이면서 치열하게 투쟁하는 노동절이 있다. 노동절의 시작인 1890년 5월 1일의 노동절은 8시간 노동제를 위해 투쟁하다 산화한 미국 노동운동 선배 열사들의 투쟁정신을 기억하는 국제주의 정신이 충만한 전투적 계급투쟁의 날이었다.
오늘날 남한에서의 노동절은 어떻게 치러지고 있는가? 우리에게도 두 개의 노동절이 치러지고 있다. 지난 해 민주노총 주최 노동절은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 365일 전이라는 이름으로 눈앞의 투쟁을 회피하는 노동절이었다. 한편 충북 청주에서는 하이닉스 동지들과 지역 동지들이 주유소를 점거하면까지 밤늦게까지 치열하게 전투를 벌인 노동절이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올해도 두 개의 노동절이 치러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28일 지역별로 약식 노동절을 치르고 5월 1일은 노조간부, 활동가 중심의 등반대회로 대체하는 노동절이 있다. 이 노동절에는 치열한 투쟁이 없다. 그냥 기념행사, 축제와 대공장의 3일간의 황금휴가가 있을 뿐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27일 광주전남본부 이름으로 확약서 이행을 내걸고 공장진입투쟁을 전개하며 치열하게 투쟁한데 이어 5월 1일 또 다시 투쟁하는 노동절이 있다. 노동자들의 벅찬 투쟁의 맥박소리와 함성, 분노가 어우러지는 노동절 그것이 진짜 노동절이다.
민주노총 지도부와 현장에서는 연이어 계속되는 총파업 동원에 대해 피로감을 이야기 한다. 그런데 그 피로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국회 일정 따라잡는 총파업이다. 정권과 자본이 법안 상정 움직임을 보이면 민주노총은 국회를 압박하기 위해 총파업(실은 부분파업)을 배치한다. 정권과 자본이 법안 상정을 유보하면 또 다시 총파업을 유보한다. 몇년 동안 진행되어온 이러한 지루한 공방 동안 현장동력은 오히려 떨어져 나갔다. 이 때문에 비정규법안 개악이 밀려오는 폭풍전야를 앞에 두고는 긴장감을 상실하고 김이 빠지게 만들었다. 현장의 투쟁 동력은 하루아침에 상급 단체의 투쟁지침 한 마디로 준비됐다가 거둬들이는 주머니칼이 아니다. 집요하고 끈질긴 조직화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계급적 단결을 외면하고 재앙을 맞을 것인가?
지난 3월 1일 비정규법안 개악 국회통과가 유보된 것은 철도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철도파업과 민주노총 총파업이 맞물리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개악법안이 유보되자 총파업을 취소했다. 철도 파업은 고립됐고, 철도에 이어 화물연대, 덤프파업이 연이어 고립됐다.
총파업을 앞장서서 이끌어나가야 하는 대공장 단위노조는 어떤가? 대공장 단위노조에서는 실질적으로 자본을 타격하는 위력적 총파업이 사라진지 오래다. 주간조 파업 이후 개악안이 유보되면 야간조 파업 지침은 유보된다. 4시간 부분파업 이후에 주말에 특근을 합의한다. 조합원 교육시간을 파업으로 대체한다. 현장조건이 어렵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대부분 마지못해 하는 보여주기 식 파업이다. 승리의 확신과 전망이 없는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조합원과 자본 사이에서 눈치 보는 파업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굴욕적인 파업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체제를 위협하는 투쟁, 무장한 물리력으로 자본의 이윤을 수탈해 들어가는 공장점거 투쟁과 격렬한 가두투쟁이 사라진지 오래다. 자본의 소유권을 위협하는 파업이 있어야지만 자본은 체제의 위협을 느껴 양보를 한다. 이러한 대공장에서의 타협에 기초한 투쟁은 현장권력을 야금야금 무너뜨리고 있다. 일상화된 외주화로 인해 비정규직은 확대되고 노동시간 단축이 무색하게 장시간 노동은 여전하고 노동강도, 현장통제의 강화로 정규직 조합원들의 노동조건과 삶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도 고용불안을 앞에 두고 노조를 믿지 못하고 개인주의적 생존을 모색한다. 이러니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성이 생기기 어려운 것이다.
정규직 노조는 스스로 만들어낸 정규직 노동자들의 보수적인 정서를 들이대면서 같은 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서 사전논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투쟁에 손 떼겠다는 협박을 일삼는다. 철도에서는 가장 앞장서서 헌신적으로 투쟁하고 있는 KTX승무원 동지들의 요구가 “주체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단협에서 완전 삭제되었다. 이러한 정규직 노조의 연대회피 속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단식, 점거 등 극한적인 수단을 사용해서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노동자계급 내부의 분열은 우리의 적대자, 지배자인 자본을 이롭게 한다. 자본은 일상적인 시기에는 정규직이 자연감소 된 자리에 비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고 외주화 등 점진적 비정규직화를 추구한다. 자본은 최종적인 전략은 정규직을 최소화하여 그들을 최상층 매니저, 관리자, 소사장이라는 이름으로 관리영역으로 최소화하고 나머지는 비정규직화 하려한다. 한마디로 노동자계급 내부의 분열을 이용해서 분할해서 통치하려 하는 것이다.
극심한 고용불안의 시기에는 이러한 점진적인 비정규직화가 아니라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와 정규직 정리해고 공격이 폭력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것은 과잉축적, 과잉생산과 이윤율의 하락 위기에 빠진 자본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자본이 노리는 최종적인 전략 앞에서 살아남을 정규직은 얼마 없을 것이다. 계급적 단결, 연대성은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이러한 자본의 축적전략에 맞서 노동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의 강제단속과 추방, 죽음에 항의하는 총파업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해고에 항의하는 정규직, 비정규직 공동 총파업! 이것이야말로 노동절에 전국의 노동자 동지들이 추구해야만 하는 노동자계급의 총단결 정신이다. 우리는 과연 언제 이런 벅찬 노동자계급의 연대성, 계급성을 느끼게 될 것인가?
자본주의는 얼마나 비열한 체제인가?
현대차그룹 비자금과 비리, 족벌세습으로 조사를 받던 정몽구가 구속되었다. 정몽구의 범죄혐의에 따르자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감옥에서 썩어도 시원치 않다. 자본가 단체, 재벌의 앞잡이 교수들, 자본가 언론은 앞 다투어 “경제가 어려워진다”며 정몽구의 선처를 요구했다. 노동자 투쟁을 두고는 불법파업, 엄정처벌을 외치던 자본가 언론에서 이번에는 “인권을 위해 불구속 관행이 정착되어야 한다”는 기만적인 이중잣대를 들이댔다. 정몽구는 구속됐다 하더라도 신병을 이유로, 경제발전에 공헌해 왔다는 이유로 얼마가지 않아서 보석으로 나올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정몽구, 이건희 비리 등 재벌들의 비리를 통해서 보듯 남한 자본주의는 부패하고 타락할 데도 타락해서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 정몽구, 이건희 등 재벌일족과 그들의 무리들이 소유한 각종 금융자산, 주택, 토지 등 부동산 자산은 수조에 이른다. 도대체 이들 한 줌도 안되는 자본가 족속들이 가진 재산과 자산은 얼마인가? 뻔뻔하게도 이건희, 정몽구는 8천억, 1조를 토해내서 범죄를 사면 받으려 하고 있다.
이들이 토해낸다고 하는 천문학적인 재산은 사재가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고혈을 쥐어짠 수탈자금이다. 동지들이 허리가 휘면서 일한 땀과 눈물이 묻어 있다. 자본에 맞서 싸우다 분신한 열사, 구속, 수배된 동지들, 손배, 가압류, 각종 가처분 신청서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과 용역깡패와 구사대에 의해 머리통이 깨지는 폭력을 당한 동지들의 피가 묻어 있다.
1조면 비정규직 노동자들 백만 명의 임금이다. 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한달동안 하루 15시간씩 일해서 벌어들이는 돈을 고작, 수십, 수백 명의 재벌족속들이 온갖 사기와 범죄로 몽땅 다 차지하고 있다. 이 더러운 자본주의는 절대 다수의 노동자계급에게 얼마나 적대적인 체제인가?
검찰의 구속조치는 검찰이 정의의 화신이어서가 아니다. 검찰은 재벌족속들에 대한 대중적 분노를 외면하면 자본가 법의 정당성이 뿌리 채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했다. 검찰은 정몽구에 대한 최소의 사법조치로 대중적 분노를 가라앉히고, 자본가 법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검찰은 재벌을 개혁해서 투명한 경영을 해서 경쟁력 있는 자본을 만들고 이를 통해 노동자를 더욱 더 착취해서 자본주의를 강화하려 한다.
자본과 정권은 파이를 키워야지만 파이를 더 나눈다며 기업이 먼저 성장을 해야 한다며 노동자의 임금인상 요구를 외면해왔다. 남한 자본주의는 이제 충분히 발전하고 성장했다. 남한의 독점자본은 이제 세계의 거대자본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100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린 초거대 독점자본으로 성장해서 이제는 자동차산업의 모국이라고 하는 미국 알라바마에도 자동차 공장을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남한의 조선산업은 전세계 선박 수주량의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반도체 등 독점자본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며 노동자계급이 더 인내하고 참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정규직 요구를 외면하고 노동조합을 폭력적으로 탄압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없다면 자본의 이윤추구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탐욕은 계속된다.
더 이상 회사가 성장해야지만 노동자가 더 잘 살 수 있다는 자본의 거짓 선전에 넘어가지 말자!
자본에게 최대한 유리한 잘나가는 호황의 시기 조선업종 노동자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라! 여전히 50% 이상을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극단적인 저임금으로 고통 받고있다.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탄압은 더 말해서 무엇하랴! 부패한 어용노조를 앞세운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현장통제, 노동강도 강화로 현장은 얼어붙어 있고, 장시간 노동과 근골격계 질환 등 직업병과 산재사망은 계속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해 최대의 매출을 올려놓고도 올해는 비상경영 운운하며 임금인상을 막으려는 술책을 부렸다. 심지어는 어용 시민단체 서경석 목사를 앞세워 노동귀족론, 고임금론으로 노조를 압박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는 정치권 매수에 쓰인 비자금 1천3백억원 중 5백억원을 위로비와 회식비 등 노조관리비로 썼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진술은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비자금 출처를 은폐하기 위한 술책이다. 자본가 언론은 이를 부풀려서 대단히 악의적으로 흘리고 있다. 정몽구의 기만적인 진술과 언론의 부풀리기는 이후 정몽구 구속 이후 비상경영에 더 박차를 가해서 정규직의 임금인상을 막고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회피하여 노동자를 더 쥐어짜려는 치밀한 계산에서 비롯됐다. 만에 하나 비자금 중 일부가 자본에 매수된 일부 노조 간부와 대의원들에게 쓰여 졌다면 노동운동 진영에서도 대담하게 이를 밝힐 것을 요구해야 한다.
삼성재벌, 현대차그룹의 비리 사건에서 보듯 자본주의의 사기적 범죄 체제는 끝장나야 한다. 다수 노동자, 인민의 삶을 짓밟고 생존하는 자본주의의 모순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민주화된 정권임을 자처하는 노무현 정권은 자본의 이해에 얼마나 충실한가?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노동자계급에게는 얼마나 폭력적인가? 지난 해 농민을 백주대낮에 학살한 노무현정권은 이제는 자본을 위한 자유무역협정으로 노동자, 농민 등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은 비참한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제국주의 군대인 주한미군의 주둔을 위해서 평택 거주민들에 대해서 강제토지 수용을 위해 폭력만행을 자행하고 군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강제추방의 위협으로 이주노동자들은 자살을 하고,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이주노동자가 건물에서 떨어져 죽기조차 했다.
노동자계급은 비열하고 폭력적인 자본가 정권과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통 받고 있는 모든 근로인민의 억압에 맞서 가장 선두에서 투쟁해야 한다. 오늘 116주년 노동절에서 이것을 결의하자!
노동자 탄압을 중단하라!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 하라!
주식사기, 금융사기 범법자 재벌의 상속재산 몰수하고 노동자 수탈자산을 수탈하자!
이건희, 정몽구 비리재벌 집단 전체를 구속하고 노동자, 농민, 민주인사, 양심적 병역 거부자 등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2006년 5월 1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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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노조 투쟁은 관료적 억압과 통제의 사슬을 끊고 전진할 것인가?
GM대우창원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은 끝내 눈물을 머금고 철탑에서 내려왔다. 그야말로 한 달여라는 기간 동안 몸뚱이를 내던진 처절한 사투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착취한 대가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에 대해 규탄하는 투쟁을 전개했던 비정규직 동지들은 봉고차에 1시간이나 감금됐다가 결국 유리창을 깨부수며 쳐들어오던 공권력에 의해 전원 연행됐다. 이 뿐인가! 순이익 2조원을 올리는 하이닉스매그나칩 비정규직 동지들은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약해지된 채 16개월째 장기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 자본과 정부의 확약서만을 믿고 철탑에서 내려왔던 하이스코 동지들은 합의안 이행을 촉구하며 4월 27일 총력집회를 가졌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공권력의 물대포, 소화기, 폭력연행 뿐이었다.
수도권에서, 창원에서, 청주에서, 순천에서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비정규직 동지들의 결사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모든 투쟁의 핵심에 사내하청비정규직 동지들이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과 자본과 정권의 탄압양상은 7-80년대 민주노조 건설투쟁을 떠올리게 한다. 현장출입, 노조인정, 단협쟁취 등 기본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쟁취하기 위한 모든 과정마다 사활을 걸어야 하고,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것이 2006년 남한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비정규직 동지들은 오히려 과감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진군하고 있다. 이러한 비정규직 동지들의 진군은 남한 노동운동 전체의 진군이며, 이제 이들은 전국전선의 핵심주체로 우뚝 서 있다!!
그러나 여전히 비정규직 동지들의 진군을 더디게 하는 요소들이 있다. 비정규직 투쟁이 더 힘겨운 것은 단지 원하청 자본의 이중착취와 탄압 때문만은 아니다. 민주노조의 탈을 쓰고 교묘히 투쟁을 교란시키는 반동적인 정규직 집행부와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확산시키기는커녕 투쟁요구를 하향시키고, 빠른 시일 내 타결을 압박하는 상층 관료들은 더 이상 동지가 아니라 우리가 투쟁해야 할 대상으로 전화하고 있다!!
연대를 가장한 정규직노조의 반동성
“물대포 보다 차고, 콘테이너 보다 무겁고, 철조망 보다 날카로운 것은.. 돌아서던 뒷모습이더라!” GM대우창원비정규직 동지들의 고공농성투쟁 당시 만평에 실린 문구이다. 이것만큼 창원 동지들의 심정을 잘 대변하는 글귀는 없을 것이다. “공장을 볼모로 한 싸움이 아니라 이성적,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미 비정규직지회는 민주노총경남본부 뿐만이 아니라 금속산업연맹, 금속노조 경남지부, 아울러 부평본조의 중재까지도 거부하는 통제불능의 사태로 수렁에 빠져...” 동지들! 이는 부르주아 언론의 기사 한토막이 아니다! 이는 GM자본이 정규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기 위한 더러운 선전물이 아니다! 이는 대우차 정규직노동조합의 홍보물에 실린 내용이다!!
동지들! 경악스러운가? 그러나 이러한 반노동자적인 공식 입장을 표명한 대우차 정규직집행부도 뻔뻔스럽게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말한다. 이렇게 ‘비정규직처우개선 요구’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한편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실리를 가져다주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대리주의에 물들게 하고, 정규직노조의 면피용 도구로 기능한다. 그러나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어떠한 실리도 가져다주지 못한다. 이들의 경제적인 처우가 개선되기 전에 자본이 계약해지로 이들로부터 수혜자의 지위를 강탈해가기 때문이다. 비정규직노동조합이 결성된 후에는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비정규직이 수개월동안 투쟁해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 자본은 정규직노조와의 몇 차례 교섭으로 선심쓰는 척 처우개선 요구를 들어준다. 이는 비정규직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투쟁의 성취감을 맛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 결과 성과는 정규직노동조합이 가져가고, 현장에는 대리주의가 더욱 팽배해진다. “우리보단 정규직노조가 힘이 세니까...”, “웬만하면 정규직노조의 비위를 거스르지 말자”는 현장정서가 조성된다. 이러한 정서는 중요한 시기마다 투쟁의 전진을 가로막고, 정규직노조가 개입하도록 하면서 비정규직 투쟁을 왜곡시켜왔다.
이러한 폐해를 뼈저리게 경험한 현대, 기아차 비정규직노동조합은 올해 독자 임단투를 결의했다! 이는 아무리 적은 요구라도 주체들의 투쟁으로 쟁취하겠다는 소중한 결의이다. 그동안 ‘연대’는 정규직노조와의 관계 속에서 그 의미를 훼손당했다. ‘공동결정, 공동투쟁, 공동책임’이라는 마의 3원칙은 비정규직 투쟁을 통제하는 무기가 되어왔다. 따라서 독자 임단투에 대한 결의는 정규직노조의 연대를 가장한 반동성을 매 사안마다 적극적으로 폭로하고, 이에 대한 투쟁을 전개할 때만이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현시기 비정규직투쟁의 독자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이러한 독자성의 강조가 정규직노조의 배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하자! 공동결정은 정규직노조의 승인이 아니라, 비정규직투쟁에 대한 정규직노조의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한다! 공동실천은 대체인력투입 저지라는 최소한의 실천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공동책임은 실무적인 것만이 아닌 전체 노동운동에 대한 계급적 책임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이상, 정규직노조와의 형식적 연대는 무의미하다!!
산별노조에 비정규직 투쟁은 없다!!
투쟁의 주요시점마다 정규직노조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세력이 있다. 정규직노조와의 무원칙한 연대를 주장하며 투쟁하는 자와 투쟁을 가로막는 자들을 중재하는 세력이 있다. 그들만의 절대노조인 산별노조의 정신은 이번 GM대우창원 투쟁과정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투쟁주체들에게 끊임없이 요구안의 수정을 강요하고, 투쟁수위 조절을 요청하며, 결정적인 시기에는 손을 떼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도대체 그들이 부르짖는 산별정신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현재 사내하청노조들은 현대차 울산공장의 비정규직노조를 제외하고는 모두 금속노조 소속이다. 그러나 작년 기아차비정규직 투쟁과 마찬가지로 이번 GM대우창원 투쟁에서도 산별다운 투쟁은 없었다. 용역깡패가 폭력난동을 부리고, 홀로 고립되어 장기간의 파업투쟁을 전개해도 기아차 공장 앞에서의 집중집회 한 번 조직되지 않았다.
이번 GM대우창원의 경우에도 4월 20일 지역총파업을 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속노조 경남지부 운영위에서는 교섭 진행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투쟁주체들은 현재 고공농성 동지들의 상태를 보더라도 4월 20일 지역총파업 투쟁이 사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러한 요구는 묵살되었다. 결국 철탑 동지들은 탈진상태가 되어서 내려와야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들은 비정규직노동자를 위해서, 비정규직투쟁을 위해서 산별로 가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관료화된 산별노조가 어떻게 투쟁을 압살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더 이상 산별전환이라는 명목으로 비정규직 투쟁을 팔지 마라!! 중앙으로 집중된 권력을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휘두르지 마라!!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공동투쟁으로 희망을 만들자!!
반동적인 정규직노조와 이들의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산별중앙관료들은 우리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 일정정도 상급단체에 의존하던 비정규직 주체들이 이제 그러한 의존성을 벗어나고 같이 투쟁하는 동지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사내하청노조대표자회의가 활발히 움직이면서 현실의 구체투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GM창원 지지투쟁에 이어서 정몽구, 정의선 비자금 관련 상경투쟁 등 그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공동 행보는 그동안 각 단사별로 고립되어 투쟁했던 한계를 빠르게 극복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 투쟁주체들로부터 진정한 연대기풍이 복원될 것이다! 지금부터가 출발이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통해서 전체노동자계급 투쟁의 희망을 만들어나가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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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0세기를 피로 물들인 메이데이 투쟁과 오늘날의 노동시간단축 투쟁
남한에서는 일제시대에 때부터 양화직공노조와 인쇄직공, 서울양말 노동자 등의 동맹파업으로 전국 곳곳에서 메이데이 투쟁은 계속되어 왔다. 해방 이후로도 메이데이 투쟁은 ‘쌀과 직업, 8시간 노동제와 최저임금제, 실업보험’을 요구하는 계급투쟁이었다. 전평이 탄압받던 시기에는 30만명이 남산에서 모여 메이데이 투쟁을 했고, 청주에서는 산에서 봉화투쟁과 밤샘 기습시위를 하고 지방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그리고 1989년 원청봉쇄를 뚫고서 되찾은 메이데이는 90년 현중 골리앗투쟁과 91년 강경대, 박창수 열사 투쟁에 이은 5월 총파업 투쟁으로 발전시키는 계급투쟁 선포의 장이었다.
남한 노동자들에게 메이데이는 세계 노동절 기념 뿐만 아니라, 상반기 임단투와 구조조정 투쟁을 앞둔 투쟁 결의의 장으로써 의미가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특히 90년대 말 이후는 자본의 위기가 심화되고 구조조정이 항상 공격으로 들어오면서 더욱 양보교섭과 사회적 합의주의에 기대지 않는 단호한 투쟁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주의, 노자협주주의자들에게 메이데이는 하루 쉬어야 할 노동자들을 데리고 나와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남과 울산 등 몇몇 지역의 민주노총은 아예 메이데이 투쟁을 기념 등반대회로 대체시키는 일정을 잡았다. 최근 미국 노총이 9월 노동절을 휴일로 즐기는 모습이 남의 일이 아니다.
남한 90년대 말 이후 노동시간단축은 고용유지, 일자리 나누기의 대안으로 제기되었다. 마침내 노사정대표자회의 등의 과정을 거쳐 2003년 8월 결국 주5일제 법안이 개악되었다.(주40시간, 주5일제의 타이틀 아래, 연월차휴가는 통폐합되어 대폭 축소되었으며, 생리휴가 무급화와 초과노동 할증률 축소,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 시행 등 개악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시 2002년과 2003년 상반기 내내 노동시간단축 투쟁이 임단투와 함께 주를 이뤘지만, 민주노총의 개량주의 지도부는 밑져야 본전이라면서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들어가서 풀어보겠다면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일단 유보시키는 태도를 취했다. 결국 ‘노사정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노사정회의가 의도하는 바는 달성했다. “노사간의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는 것”, “노동자 투쟁을 잠재우는 것”
그리고 민주노총 지도부와 민주노동당은 이렇게 외쳤다. “주5일제 법이 개악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노동시간은 단축되었다! 개악된 것은 아쉽다! 그러니까 04년 총선에서 심판하자!”
그렇다면 2003년 이후 현장에서 ‘노동시간단축’의 결과는 어떠한가?
우선 제조업의 대공장 노동조합은 단협을 통해서 연월차와 초과수당 할증률이 축소되는 것을 막았다. 그 대신 이미 90년대 중순 이후 기업이 어려울 수 있으니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논리 속에서 작업속도를 높이려 할 때마다 해오던 현장투쟁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그리고 매월 4개의 휴일이 더 생기면서 매월 8일의 휴일 특근 가능성이 생겼다. 많은 노동자들이 있을 때 벌자는 생각으로 엄청난 잔업과 휴일특근을 함으로써 수십만원의 임금 ‘인상’을 하게 되었다.
한편 2004년 임단협 과정에서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은 100% 전부 노동시간단축 관련한 정부의 개악된 법안을 수용했다. 다만 연월차 통합에 따른 임금삭감분 일부를 기타 수당명목에서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편법을 사용했을 뿐이다. 그러나 공공부문 중 궤도노동자들은 이미 변형시간제가 97년 노동법 개악으로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었기에 노동시간단축은 변형시간 월기준을 조정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지금까지 얘기한 것은 정규직, 대공장 노동자들에게 대부분 해당되는 것이다. 중소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는 주5일제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사내하청노동자들 중에서는 이미 90년대 말 이후로 그나마 하청업체의 ‘정규직’에서 일당고용직 노동자로 전락해버린 경우도 있고, 주5일제의 적용이 지금도 되지 않는 하청노동자들이 더 많다.
남한 노동자의 절반은 교대노동자다. 그중에서도 절반 가까이가 2조2교대라는 열악한 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교대 노동자의 절반이상이 주5일제에 상관없이 일하고 있다. 게다가 주5일제는 도입되었지만, 인원충원이 된 곳은 절반도 훨씬 못미친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그나마 41% 정도가 인원 충원을 했지만,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인원충원이 같이 이뤄진 곳은 30% 밖에 되지 않고 있다.
자본은 노동시간을 절대적으로 늘리지 않고도 작업속도를 높이고 인원을 충원하지 않고도 노동강도를 높임으로써 생산성 향상이라는 상대적인 노동시간 늘리기로 노동자를 착취한다. 결국 자본주의가 생긴 이래로 자본가들의 이윤추구의 욕망에 대응해온 노동자계급의 노동시간단축 투쟁은 남한에서 2003년 이래 일단 실패했다.
궤도사업장 등 많은 공공부문에서 이미 몇 년 전부터 연장운행을 하면서도 일방적인 연월차 처리와 노사공동의 연구용역을 통한 직무진단을 근거로 팀제와 연속야간 및 비숙박근무제도라는 근무형태로 개악안을 도입하고 있다. 도시철도 노조가 일찍이 이러한 구조조정에 직권조인하자마자, 서울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똑같은 백기항복 싸인을 하고 말았다. 2004년 궤도공투의 백기항복에 연이은 지도부의 배신이었다. 도시철도 현장에는 이미 실질임금은 삭감되었고 인원충원 없이 주5일제가 수용되자마자 팀제와 개인성과급 확대, 파업파괴자 양성을 위한 기관사면허교육(다기능화) 등 온갖 현장통제와 구조조정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없는 인원으로 늘어날 휴일수를 감당해야 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업무와 사업들을 계속 만들어서 노동자들에게 안겨주고 점검주기를 조정하면서 인원 충원 없는 4조 2교대제를 실시하여 궤도노동자들의 고통은 더해가고 있다. 철도에서는 이미 90년대 말부터 계획보다 앞서간 과잉 퇴출에 이어서 사적 자본을 끌어들이고 위탁운영하는 등 수익성 창출을 위한 구조조정을 계속해왔고 근무형태 변경에 따른 인원충원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했다.
궤도사업장의 노자협조주의는 ‘서울모델’이라는 노사정합의기구로부터 시작해서 현재 주5일제 노사공동 연구용역으로 이어지면서 투쟁보다 교섭을 중심으로 정부의 예산지침에 틀 내에서 민주노조 운동을 갉아 먹고 있다.
제조업 노동자의 현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민주노조운동의 선봉에 서 있던 현대자동차에서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했지만, 현대차가 모범으로 삼는 도요타자동차는 주간2교대로 심야노동을 줄였지만, 잔업특근 없이도 생산성을 향상시켰고 최근 다시 초과노동이 늘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임금을 동결시키면서까지 노동조합이 자본에 협조한 결과다.
교대조를 늘이면서 아예 비정규직 조를 편성하면서 야금야금 정규직을 압박하는 한국타이어나, 한조를 더 늘려서 기업충성심을 높이는 기업교육을 항상 받게 하여 생산성을 그 이상 높이는 경우도 자본을 위한 노동시간단축 사례다.
그 외에도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노동시간단축의 성과를 정규직 혹은 일부 노동자들만 누리는 경우도 많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주간2교대 혹은 잔업을 포함한 주3-4일 근무는 정규직이 하고, 그 외의 심야노동만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나 주말에만 일하는 주말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별도로 있어서 자본에게도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혜택을 주면서 노동시간 단축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실질임금 삭감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단축투쟁이야 말로 진정한 메이데이투쟁이다!
이를 위해 부채탕감과 구조조정을 맞바꾸는 공공부문 수익성 강화논리나, 기업 생산성과 고용유지 및 임금유지를 거래하는 기업경쟁력 강화라는 자본의 이윤을 확대시키는 계급타협을 분쇄해야 한다!
공공부문에는 부채와 적자가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공공이건 사적부문이건 노동자들이 노동의 대가를 되찾는 투쟁에서 자본의 이윤이 없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노동시간단축투쟁은 이것을 전제로 출발해야 한다!
누구를 위한 노동시간단축을 할 것인가?<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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