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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5호] 현대중공업 산재 은폐, 그 기막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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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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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3 17:21:08, 조회:2,340, 추천: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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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산재 은폐, 그 기막힌 이야기
- 울산 현대중공업 활동가와의 인터뷰 -
요즘 공장근처나 신문, 뉴스 등을 보면 무재해 000일, 0배수라는 말을 많이 보고 듣는다. 많은 기업들에서 산업재해를 줄이자는 명목으로 무재해 운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재해 운동이 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어난 재해를 은폐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노동부에서는 주기적으로 산업안전 자율관리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선정 기준은 평균 산업재해율이 낮은 곳을 선정하는데 기업들이 재해율을 줄이려고 하는 것은 선정된 곳에게 특혜를 주기 때문이다. 선정된 곳은 일정기간동안 착공되는 공사에 대해 위험대책 등을 수립해야 하는 유해, 위험방지계획서의 심사 및 공사 종료 때까지의 확인검사를 면제받게 된다. 이처럼 분기마다 해야 하는 검사를 면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 기업들에서는 무재해 운동을 시행하고 산재를 은폐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인터뷰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동지와의 인터뷰로 이런 일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얼마 전 현장에서 산재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현대중공업에서는 산재를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나?
얼마 전 내가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 산재사고가 났다. 하지만 현장은 사고가 나도 제대로 산재를 낼 수 없는 분위기다. 산재가 발생하면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회사는 법적으로 노동부에 신고의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사고가 나면 관리자들의 눈이 무서워 누구도 자유로이 산재를 내겠다는 이야기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작업자 스스로 본인이 산재처리를 하지 않고 공상으로 치료 하겠다 이야기한다. 이러한 현장의 정서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노동자들 스스로 산재신청을 포기하고 관리자들이 나서서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식으로 몰아간다.
그러한 정서 및 관리자들의 행포에 현장에서는 아예 산재라는 말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당당히 산재를 낼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내가 노동부에 고소, 고발을 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제발방지 대책은 고사하고 산재가 아니라 회사 밖에서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고 당사자조차도 밖에서 다쳤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고발한 나를 이번 기회에 축출 하려고 하고 있다.
이번 일처럼 현장에서 산재은폐가 자주 있는 일이라면 회사에서는 산재은폐를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
지금 현대중공업에서는 무재해 2배수 운동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1배수를 일주 또는 한 달로 정하고 현대중공업내에서 사망 또는 4일 이상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무재해 1배수 운동은 성공한 것이고 1배수 운동 기간의 2배인 2주 또는 두 달간을 운동 기간으로 설정해 무재해 2배수 운동을 진행한다. 이처럼 2배수 3배수 계속 기간을 늘리면서 무재해 운동을 하는 것인데, 실상은 산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비일비재하다. 산재사고가 나면 우선 관리자들의 압박이 들어온다. 결국 힘없는 현장 노동자들은 하루 정도 쉬다가 다시 나와서 일해야 한다. 손가락이 베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고 몇 바늘 꿰매야 하는 부상도 관리자들의 압박으로 산재처리는 못하고 공상처리 한다. 이런 경우도 하루 정도 쉬게 하고 다시 나와서 일을 해야 한다. 실제로 붕대를 감고 일하는 경우도 있다.
당사자조차도 산재를 은폐하려고 하고 있고 회사 측에서도 계속 현장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는데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
당사자가 밖에서 다쳤다고 이야기 하고 있고 회사에서도 똑같이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회사에서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생각하고 대신 신고한 나를 압박하고 있다. 당사자가 병원 진료를 받을 때 현장에서 다쳤다고 이야기 했다면 회사에서 이런 주장을 하지 못할 텐데 아마 당사자와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높다. 같이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 1명이 사고 난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현장에서 다쳤다는 것을 나에게 이야기 해줬고 자술서도 써줬다. 그러자 현장 관리자들이 “너도 누구처럼 엮이기 싫으면 가만있어라”는 식으로 협박을 하고 왕따 시키고 있다. 현재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전화로 사고경위를 듣고 있다. 확실히 산재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관리자들이 이번일로 계속 쪼고 교육까지 해서 못살겠다는 소리도 한다. 이러한 진술을 근거자료로 모으고 있다. 하지만 관리자들의 눈이 있어 동료들이 직접적으로 이야기는 못하고 있다.
이번 일처럼 앞으로 계속해서 산재 은폐가 계속 될 텐데 어떤 활동계획을 가지고 있나?
다음 주부터 중식선전전을 할 예정이고 이것을 현장 노동자들에게 알릴 선전물을 제작해서 배포 할 예정이다. 자체 선전물 외에도 울산노동뉴스 등 지역 단체와 신문사 등에 기고를 해서 현대중공업의 산재은폐 실정을 고발할 것이다.
무재해 운동이라는 것이 재해를 예방하자고 하는 운동인데 실제로는 재해를 은폐하는 운동이 되어버렸다. 조선사업 특성상 산재사고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 중대 산재사고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산재사고는 일어나고 있다. 수십 건의 산재사고가 터지고 있는데 관리자들은 실적에 눈이 멀어 산재를 당한 노동자들에게 대충 치료만 하고 다시 일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이미 현대중공업은 관리자들의 세상이다. 노동자들은 관리자들에게 쉬겠다고 이야기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겉으로는 인간중심 경영, 나눔 경영을 내세우고 수십억씩 성금을 내는 현대중공업이 속으로는 얼마나 비인간적인 자본인지 폭로해야 한다. -끝-
산재를 당해도 말도 못하고 숨겨야 하는 현실, 관리자들의 눈과 주위 동료들의 눈으로 감시당해야 하는 현장은 비단 현대중공업뿐만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정규직이 이런 정도인데 비정규직은 더욱 심각한 상태일 것이다. 작년 밝혀진 한국타이어의 산재은폐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작다고 생각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일어난 일인 것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자기 이익 때문이라고,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는 귀족노동자라고 매도하는 자본과 정권은 다 알고 있다. 자신들이 매도하는 노동자들이 죽음 속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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