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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13호]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의 무조건 식 산별완성 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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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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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8 10:28:44, 조회:2,129, 추천: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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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의 무조건 식 산별완성 프로젝트
지난 12월 21일 금속연맹은 정기대대를 통해서 06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사업계획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산별노조 관련한 부분이다. 금속연맹은 06년 사업의 방향으로 “연맹의 모든 투쟁과 사업은 산별노조 완성이라는 조직적 목표로 귀결되어야 한다”를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상반기 미전환 사업장 중심으로 산별전환 동시총회를 개최하고 10월에 연맹을 해산한다는 방침까지 세워놓고 있다.
금속연맹 출범부터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논란이 되어왔던 사안이고, 몇 년의 기간동안 실제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등의 산별노조가 출범하면서 논쟁은 더욱 복잡한 구조를 갖고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예전에는 적어도 현장조직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과 함께 조합원들에게 투쟁으로 건설되는 산별노조에 대한 상이 선전, 홍보되었다면, 금속노조가 출범한 후부터 이러한 생산적인 논의가 아닌, 구체적인 교섭구조, 교섭 대상 중심으로 상층만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 편으로는 “이제 산별은 대세다”라는 관료들의 논리에 현장의 활동가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산별은 대세인가? 사실 관료들의 이러한 주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예전에도 논의는 추상적으로 산별노조가 좋으냐, 나쁘냐 식의 본질을 흐리는 형태로 전개되지 않았다. 노동조합이 단순한 교섭기구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투쟁기관인 이상, 현재의 조직적 틀을 바꾸려면 그만큼 현 상황에 대한 분석과 더 나은 투쟁기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원칙들이 지켜져야 하는지가 논쟁의 핵심이었다. 아직도 2000년 당시 제기되었던 문제들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단지 상황이 바뀐 것은 금속산별노조라는 물질적 토대를 근거로 산별관료들이 더욱더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막가파 식으로 밀어붙이는 데 혈안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장 활동가들은 더욱 더 현재 진행되는 산별노조에 대하여 계급적 원칙에 입각한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내와야 한다. 이는 전체 노동자에 대한 활동가들의 임무이다.
이 글에서는 과거의 모든 논쟁지점들을 다시 짚어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예전의 자료를 찾아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여기서는 예전에는 많이 부각되지 못했던 산별임금체계에 대한 부분과 산별관료들이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던 전체 노동자를 포괄하는 문제가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증명되었는지를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이들이 목적하는 바가 사회적 합의주의에 있다는 것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관료적으로 건설되는 산별노조 반대는 여전히 유효한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절박한 요구로 되고 있다. 작년 보건의료노조의 산별협약 10장 2조에 대한 문제는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시 이에 대한 논란이 붙었을 때, 마치 금속노조는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워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이는 금속노조가 아직 산별관료들이 말하는 완전한(?) 산별협약의 틀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지, 금속노조가 의식적으로 그러한 협약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금속연맹의 산별완성위는 권한, 책임, 재정, 인력을 중앙으로 집중하는 것을 조직 구성 원칙으로 세우고 있다. 또한 당시 서울대병원지부가 보건의료노조 중앙에 요구했던 “중앙에서 체결한 협약이 산하 단위의 단협 수준을 저하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부분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협약의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상위 위계 협약이 하위 위계 협약에 우선한다는 내용을 담으려 하고 있다.
산별 관료들이 오로지 고려하는 것은 ‘대공장 노조를 어떻게 하면 빠른 시일 내에 산별노조로 끌어들이냐’이다. 대공장 노조에 대한 부분은 이미 예전에 국민파와 중앙파의 야합에 의해서 기업지부로 정리된 바 있었다. 이렇게 되자 실제, 금속노조 산하의 규모가 큰 사업장들이 중앙협약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문제는 여전히 산별관료들의 골칫덩어리로 남아있다. 2006년 내에 산별완성이라는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대공장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규약에 기업지부를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공장이 산별노조 체계로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기업지부 형식을 띠면서 자립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금속연맹과 자동차노조 내에서 완성차 노조들을 일종의 소산별 형태로 묶는 자동차노조에 대한 얘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통제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발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쌓여있다.
결론적으로 수년 간 논쟁이 되어왔던 핵심 쟁점들 - 지회 단위의 파업권, 교섭권, 체결권 인정, 기업지부 문제 - 에 대해서는 여전히 정리된 바가 없다. 한마디로 중앙의 관료화를 막고, 현장을 어떻게 강화하여 제대로 된 계급적 단결에 기초한 산별노조를 건설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물론 예전부터 제출하고 있는 현장위원 제도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대공장 내의 현장조직들을 현장위원으로 묶어서 현장조직들의 생명력을 앗아가고, 자신들의 통제 하에 두겠다는 관료주의가 극대화된 발상일 뿐이다.) 이것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식의 산별노조 건설 자체가 예전부터 제기되었던 관료주의에 대한 경고가 이미 현실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일단 단사별로 산별전환 총회를 밀어붙이고, 이러한 위로부터 강요된 결의를 근거로 산별노조를 완성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건설된 산별노조가 제 기능을 할 리가 만무하다. 따라서 ‘관료적으로 건설되는 산별노조 반대!’는 과거에도 유효했고, 현재에 있어서도 여전히 중요한 현장의 요구가 되어야 한다!
2. 노동자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산별임금체계
내용의 변화가 그것을 담을 수 있는 형식의 변화를 요구하듯, 형식의 변화는 역으로 내용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단지 형식을 바꾸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것이 계급적 단결을 추구하는 방향으로의 내용 전환이 아니라 계급적 이해를 해체시키는 방향이라는 데에 있다. 그것의 대표적인 예가 중앙에서 논의되고 있는 산별임금체계이다.
산별완성위원회에서 제출하고 있는 산별 협약의 구성 중 임금협약 관련한 내용을 보면 임금위원회라는 기구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임금수준, 임금체계, 숙련화 등을 다루게 되어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이 바로 이 ‘숙련화’ 관련 부분이다. (‘숙련’에 관한 내용은 비단 임금협약에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고용협약에도 숙련화 기구 항목이 있다.) 산별완성위원회는 기본급의 임금군 형성 항목에서 동일노동(숙련) 동일임금 원칙을 내세우면서 임금군 평가는 종합적 직무평가에 의해서 한다고 되어있다. 또한 별도로 임금 협약 내에 숙련화 협약을 맺어서 숙련등급을 매기며 숙련화위원회에서는 숙련 수요 및 공급, 숙련화 계획을 담당한다. 이렇게 노동조합에 의해 ‘숙련된 노동자’는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정례적인 숙련수요 협의를 맺는 결과에 따라 자본의 이윤 창출에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적재적소에 ‘공급’된다. 이 뿐인가? 완성위원회는 친절하게도 숙련수요에 상응한 노동자의 의무로 ‘숙련조치를 통해서 숙련화’되어야만 한다는 조항까지 두고 있다.
이것이 도대체 자본가의 인력관리 운용 안인지, 노동조합의 안인지조차 헛갈릴 판이다.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을 추구하는 산별노조가 관료들의 전권을 보장하는 기구로 되어가듯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은 관료들에 의해서 반노동자적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숙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마디로 일을 더욱 잘하는 것, 즉 단위시간 내에 더 많은 노동력을 제공하도록 강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하여 지불되는 임금도 숙련에 따라 지급되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이는 항상 자본이 주장해왔던 능력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는 성과급제의 전면적인 확대이다! 또한 전체 노동자를 90년대 중반에 현장을 초토화시킨 자본의 신경영전략에서 내세웠던 ‘다기능공’(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노동자)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재 금속 대공장은 거의 자동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은 물론, 더더욱 단순 조립공으로 되어가고 있다. 또한 자동차 사업장에서는 혼류 생산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플랫폼 통합에 따라 신차종 생산 주기는 더욱 단축되고 있다. 신차종의 생산 주기 단축은 물량 변동을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물량에 따른 전환배치에 매일매일이 정신이 없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숙련’ 운운하는 것은 곧 노동강도의 강화를 의미할 뿐이다. 즉, 현재 평균적인 노동자가 A, B 차종 생산에 투입되어 있다면 ‘숙련’을 통해서 A, B, C, D... 차종 생산까지 담당하라는 것이다. 특정 라인에서 고정된 업무를 수행하던 노동자에게 어디에 투입되더라도 일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작업에 능통해질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먹고 살려면 이것을 거부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기본급마저 이러한 숙련도에 의해서 매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산별완성위에서 제출하고 있는 ‘숙련급 임금체계’이다.
물론, 산별완성위는 이러한 숙련에 드는 비용을 사측에게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데 사측이 이를 마다할 리 없다. 교육비용을 부담한다고 해도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투쟁에 따른 비용보다 훨씬 적게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그동안 인사고과 등을 통해서 제조업 현장에까지 일상적인 현장통제 및 노동자 간 경쟁을 부추기려고 하다가 실패했었는데, 숙련급이 도입되면 자본의 입맛에 맞는 임금체계 변동은 물론, 현장통제 목표까지 달성할 수 있다. 더구나 현장통제의 주체를 노동조합이 스스로 담당하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돌아올 비난의 화살 또한 피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노동조합이 숙련도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자체적으로 숙련화 기구를 두어서 A, B, C...라는 노동자를 평가하고 이들을 공급하는 주체가 된다. 투쟁기관에서 노동자들 간의 경쟁을 부추겨서 자본이 흡족해할 만한 노동자를 공급하는 노무공급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현장은 숙련도 평가에 대한 정확한 근거 제시 요구가 빗발칠 것이고,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등을 돌리는 상황까지 올 것이다.
이러한 임금체계 개악에 대한 논의는 단지 금속만의 상황은 아니다. 민주노총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에 대공장의 임금억제를 주문한 연대임금정책도 이러한 발상의 연장선에서 제출된 것이다. 이렇게 고용까지 영향을 미치는 전면적인 임금체계 개편은 일개 단사에서 논의될 수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를 논의할 수 있는 교섭틀의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그것이 곧 사회적 교섭이다!
3. 산별체제 완성 = 사회적 합의주의 기본틀의 완성
금속연맹은 올 상반기 교섭 관련하여 준산별적 교섭을 제시하고 있다. 총리실, 산자부, 노동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정부 교섭과 함께 자동차분과, 조선분과에서 각각 자동차 공업협회, 조선공업협회를 대상으로 하는 교섭이 이른바 준산별적 교섭이다. 자동차분과의 경우, 이미 지난 2004년 자동차공업협회와 자동차산업 노사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바 있으며 산업별 의제를 협의 내용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에서는 작년 하반기에 “개별기업에서 해결이 어려운 업계 공동의 노사현안 - 제조업 공동화, 현장의 고령화 및 고용안정, 노동시장의 양극화 및 비정규직 문제, 자동차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유지, 발전의 문제” 등을 의제로 한 공동논의를 추진하자는 제안을 해왔고, 자동차분과 운영위에서는 이를 받아 안아 자동차공업협회와의 실무접촉을 결의하였다. 조선분과에서도 이와 유사한 성격의 산업 의제를 논의하고 있다.
2004년 자동차산업 노사협의체 구성을 놓고, 사회적 교섭의 업종 축소판이라는 비판이 잇달았다. 당시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조건준은 이러한 정당한 비판에 대하여 자동차산업노조도 전략을 가져야 하며 이는 구조조정 반대투쟁이 아니라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실제 당시 자동차분과는 ‘산업적 요구’로 산업정책마련을 위한 노사공동기구 설치와 산업기금 마련, 연구개발 투자, 부품산업발전 등의 안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산업기금의 용도는 산업발전 및 고용창출에 있었다. 이렇게 이른 바 ‘산업적 요구’의 바탕에는 ‘산업발전’이라는 자본의 논리가 깔려있다. 자동차공업협회와의 준산별적 교섭이 자본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노사협조주의에 기반 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합의주의의 업종 축소판이라고 한다면 그 실 내용은 ‘회사 살리기’의 업종 확대판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에서 교섭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회적 합의주의에 기반 한 중층적 교섭틀이 전국 중앙 차원에서 현장의 투쟁과 자본과 정권의 일방적으로 수그리고 들어오라는 식의 태도에 밀려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도 업종 차원에서는 산별교섭이라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산업발전 의제 중심의 산별교섭에 대한 투쟁 또한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 투쟁의 연장선상에서 적극적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투쟁 없이 산별관료들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는 산별교섭틀의 완성은 곧 사회적 합의주의를 위한 기본틀의 완성이다!
4. 관료적 산별에 대한 ‘침묵’은 사회적 합의주의자들과의 타협이다!
앞서 짧게나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산별노조의 흐름에 대해서 살펴봤다. 서두에 그동안 논쟁되어왔던 모든 지점을 다루지는 않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더 이상 ‘산별 찬성 = 계급적 단결주의자’, ‘산별 반대 = 단사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자’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안에 대해서 그 자체만을 가지고 접근하면은 생산적인 결론이 나올 수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산별도 마찬가지이다. 현 시기 위에서 내리꽂기 식으로 건설되는 산별노조에 대한 원칙적 입장과 태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흐름이 어떤 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지, 그 목적과 의도는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앞에서 현 시기 건설되는 산별노조를 주도하는 세력들이 사회적 합의주의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구 산별노조의 경험에서도 드러나듯이 권한과 책임, 재정이 집중되는 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관료주의에 대한 어떠한 고민도 없다는 것이 현재 건설되고 있는 산별노조의 현실이다.
언제까지 통 큰 단결이라는 앙상한 가지만을 쥐고 있을 것인가? 정말 통 큰 단결을 원한다면 당장에 한국노총과의 통합을 주장해야 하지 않는가? 물론 상층에서는 이를 위한 물밑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적어도 노골적으로 이를 공식화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1국 1노조라는 원칙이 적어도 남한 현실에서는 그대로 적용하는 게 맞지 않다는 정당한 지적 때문이다. 현장의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현재의 투쟁회피적인 모습을 보이는 한국노총과의 통합을 찬성할 리가 없다. 산별노조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원칙은 당사자들이 처한 조건을 고려하여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1산업 1노조라는 원칙을 남한 내에 적용하려면 당장에 있어서 이러저러한 교섭틀에 대한 고민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해당 산업 전체의 공동투쟁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산별관료들이 매번 내세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다는 명분도 05년 투쟁에서 말뿐임이 증명되었다. 기아차비정규직지회가 고립된 채 외로이 대중파업 투쟁을 전개할 때 금속노조에서는 이를 확산시키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었다. 가끔 교섭 있을 때나 나타나는 게 전부였다.
더 이상 ‘계급적 단결’이 산별 관료들에 의해서 더렵혀지는 것을 방치하지 말자! 우리는 진정으로 전체 노동자의 투쟁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산별노조를 원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산별노조가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뿐더러 노동자 투쟁의 전진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선전 선동해 내고 적극적인 부결투쟁을 전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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