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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18호]FTA 반대투쟁! 산업간 이해의 포로가 되지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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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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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20:25:59, 조회:2,130, 추천: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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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반대투쟁!
산업간 이해의 포로가 되지 마라!!
얼마 전 한미 FTA 1차 협상이 마무리됐고, 7월 10일 서울에서 2차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2차 협상 시기에 맞춰서 7월 12일 FTA 저지 총파업 투쟁을 계획 중이다.
1차 협상 결과를 놓고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여전히 FTA 관련한 쟁점은 소위 비교열위 산업이라는 농업과 서비스 분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조업에서는 FTA 관련한 투쟁 흐름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며, 특히 자동차 사업장에서는 FTA 관련한 선전, 교육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는 불과 몇 년 전의 한-일 FTA 때와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당시에는 ‘재앙’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금방이라도 자동차 산업이 붕괴할 것처럼 연일 선전물을 뿌려대곤 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동차산업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FTA 체결이 반드시 불리하지는 않다는 정반대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연 한미 FTA는 어떤 산업의 노동자드에게는 도움이 되고 다른 산업의 노동자에게는 피해가 오는 문제인가?
산업간 노동자의 이해를 분열시키는 자본의 이데올로기
한미 FTA를 추진하는 자본과 정권의 논리는 간단하다. 단기간에 있어서는 농업과 서비스, 금융 등에서 약간의 피해가 있겠지만, 제조업에서 많은 이득이 예상되므로, 중장기적으로는 국가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단순하게 제조업의 이득만으로 비교열위 산업의 피해를 보상한다는 것은 아니다. 자본과 정권은 그 기간동안 이 산업들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는 강력한 주문을 하고 있다. 이는 곧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비교열위 산업들은 그 기간동안 자본과 정권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며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농민,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파탄날 것이다.
또한 전 세계 자본주의 국가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실업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과의 교역 확대가 고용의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고용 없는 성장’이 몇 년간 지속되고 있듯이 교역의 확대가 곧바로 고용의 증대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이는 NAFTA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멕시코는 NAFTA 체결 이후에 교역량이 증가하여 국내 총생산이 늘었지만 체결 전후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그 결과 실업률은 9.7%에서 15.1%로 증가하였다.
이 밖에도 노무현 정부의 FTA 추진에 따른 남한 경제의 장밋빛 미래는 온갖 가정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전체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산업별로 갈라놓고 있다. 그런데 소위 진보학계 조차 FTA 관련 대응 논리를 각 산업 분야별로 손익 계산을 따져서 정부의 계산이 잘못됐다는 투로 일관하고 있다. “어떤 산업에서는 수익이 날 수도 있으나 어떤 산업에서는 확실하게 손해다라”는 식의 대응은 자본과 정권의 노동자 분열 이데올로기 공세에 어떠한 타격도 가하지 못한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관심을 해당 산업분야의 진실한 이해관계가 무엇인지에 매몰되게 해서 노동자를 자본의 꼭두각시로 만든다.
실제로 자동차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자본과 정권의 공세가 먹히고 있다. 한일 FTA 와는 대조적인 현장분위기가 이러한 정서를 반영한다. “자동차산업은 일본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서 오히려 좋다던데…”라는 정서의 확산은 FTA 투쟁을 자본과 정권이 제시하는 기준에 따른 비교열위 산업 농민, 노동자들만의 투쟁으로 협소하게 만든다.
물론, 백 보 양보해서 몇 년 사이 수출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부품 사업장에서는 일정정도 이득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완성차의 경우 대미 수출의 70~80%를 차지하는 현대, 기아차가 이미 현지생산체제를 확대시키는 추세이기 때문에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임)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출증가로 인한 해당 산업의 이득은 오로지 자본에게만 수혈되는 이윤의 증가일 뿐이라는 점이다.
다시 한 번 NAFTA의 사례를 보자.
멕시코의 경우 자본과 정권의 주장처럼 1993~2000년 사이에 GDP는 44.5%, 생산성은 45.1% 늘었지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7.9% 하락했다. 그렇다면 멕시코와 FTA를 체결한 미국 노동자들의 상황은 개선되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미국 자본의 이윤은 1990년대에만 88% 상승했고, CEO의 보수는 463% 상승했지만, 미국인의 75%를 차지하는 대학졸업 미만의 노동자의 경우 임금이 12.2%나 삭감되었다.
소위 비교열위 산업들의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은 중소자본들의 통폐합을 통한 독점자본의 강화였고, 미국의 비교우위 산업들은 언제라도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할 수 있다는 협박으로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강화하였다. 노동자들의 처지에는 비교우위와 비교열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얼마 전 한미재계회의에서는 FTA 추진에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하며 조속한 타결을 요구한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은 이러한 자본의 산업간 분열 책동을 분쇄하고 단일한 투쟁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한미 FTA는 단순한 무역장벽 제거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FTA를 노동자계급과는 상관없는 자본만의 운동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FTA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피상적인 분석이다.
현재 FTA는 철저하게 자본의 이해에 복무하기 위한 흐름이다. 자본주의 계급 사회에서 자본의 이해와 노동자의 이해가 무관할 수 없다. FTA도 마찬가지다. 이는 단순히 관세 철폐를 통한 자본만의 자유로운 이동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자유’는 노동자계급의 ‘억압’이다. FTA는 자본에게 자유를 안겨주기 위하여 노동자계급을 더 많이 착취당하게 한다.
그러나 이것은 기만적으로 FTA 협정문 중의 ‘노동장’(Labor Chapter -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권(결사의 권리, 단결권 ․ 단체교섭권, 강제 ․ 의무노동 금지, 아동노동 금지, 용인할 수 있는 최저임금 ․ 근로시간 ․ 직업안전보건) 준수 노력과 무역․투자 유치와 촉진을 위한 노동기준 저하금지 등)으로 은폐되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도 “미국은 그동안 FTA 노동장에 노동시장 유연화 관련 사항이 아니라 국제노동기준 준수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켜왔으므로 한미 FTA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되지 않을 전망”(한미 FTA Q&A)이라고 거짓선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장에서는 “다만, 유연화 된 노동시장 환경에 익숙한 미국 기업들의 국내진출이 증가할 경우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진실은 무엇인가?
우선 ‘노동장’의 노동기본권 보장은 협정문에서 ‘노력해야 한다’라는 문구로만 정리되어 있을 뿐 어떠한 강제성도 띠지 않는다. 또한 노동3권 중에 가장 핵심인 단체행동권은 빠져있다.
이제 진실을 보자.
자본의 의도는 최소한의 노동기본권도 보장하지 않으려는 데 있다. 한미 FTA 본협상에 들어가기 전부터 한-미 정부는 노동유연화 공세의 보조를 착실히 맞추어가고 있다.
먼저 양자투자협정(BIT)를 보면 한미 FTA에 적용될 BIT 2004 모델은 예전보다 더욱 강력한 노동자탄압 방침들을 정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타국과의 FTA에서 이를 관철시켜왔는데, 특히 악명높은 것이 ‘이행의무 부과금지’ 조항이다. 이에 따르면 FTA 체약국은 국내법에 따르는 최소한의 고용유지 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 즉, 미국 기업이 국내기업을 인수, 합병할 경우에 고용, 노조, 단협 승계 등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이미 남한 정부가 발표한 한미 FTA 협정문 초안에도 ‘투자 관련 이행의무 부과를 금지’한다고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또한 BIT 2004의 ‘내국민대우’(자국민 혹은 자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와 ‘최혜국대우’(제3국 기업(국민)과 동일한 대우) 중 가장 유리한 대우를 하도록 되어있는 조항은 더욱 심각한 상황을 몰고 올 수 있다.
잘 알다시피 2002년에 경제자유구역법이 제정되었다. 이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으로 선정된 지역에서는 주휴 및 생리휴가 무급화, 월차휴가 폐지, 파견 노동대상 확대 및 기간 연장 등 온갖 노동착취 방안이 ‘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말 그대로 자본의 착취자유구역인 셈이다. 그런데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 자본은 경제자유구역에서의 착취의 자유를 동등하게 적용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실제 미국 무역대표부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해서 “더욱 개방적이고, 자유로우며, 경제적 필요에 화답하는 환경조성에 중대한 진전이며, 외국인 투자 장벽 해소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투자에 있어서 모든 형태의 차별 금지를 근거를 이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경우, 남한 자본 또한 들고 일어설 것이다.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의 차별을 해소하라며 자신들에게도 ‘동등한 규제 완화’를 외칠 것이다. 모든 자본의 착취 조건의 평균화를 가져올 ‘전국의 경제자유구역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한미 FTA에 숨어있는 노사관계로드맵, 비정규개악입법
앞서 제기한 BIT의 파괴적 효과 외에도 한미 FTA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 무역대표부는 이미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서 ‘① 연금 활용성 확대 ② 노동자 채용과 해고의 유연성 강화...⑥ 노동쟁의 감소 ⑦ 규제의 투명성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2004년 통과된 퇴직연금법을 포함해서 이러한 요구는 몇 년간 진행된 남한 자본과 정권의 공세와 일치한다.
국경을 초월한 한-미 자본의 단합을 더욱 여실히 보여주는 것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서 한미 FTA 관련하여 한국 정부에 요구한 내용들(① 노동시장 유연성 증대 ② 확정 기여형 퇴직연금제도로의 전환 ③ 노사관계 균형개선 ④ 작업중단 중 대체 근로자 투입 허용 ⑤ 근로자에 대한 다년계약 도입 및 단협효력기간 연장)이다. 제목만 들어도 낯익은 문구들인데 그 구체 내용까지 나열하면 노사관계로드맵과 혼동될 정도이다.
우선 ‘노동시장 유연성 증대’ 관련하여 ‘해고 시 사전통지 기간을 현행 60일에서 30일로 줄이는 것’은 로드맵의 ‘정리해고 시 사전통지기간을 줄이되 해고규모, 비율을 감안하여 법령으로 차등 설정하겠다’는 것과 일치한다.
또한 ‘노사관계 균형개선’ 관련해서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형법규제에서 민법규제로 전환할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로드맵에서는 ‘직접적 형사처벌 규정을 정비한다’고 되어 있다.(남한 자본과 정권은 여기서 더 나아가 사용자 대항권을 강화하기 위한 ‘노조의 행위준칙 신설’까지 도입하려 하고 있다.)
‘쟁의행위 중 대체 인력 투입 허용’도 마찬가지다. 미국정부는 ‘노조법 43조 삭제’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로드맵에 ‘쟁의행위 중 신규채용 및 하도급 전면 허용’의 내용과 맞닿아있다.
‘다년계약제 도입’은 또 어떠한가? 여기서는 미국 정부가 더 나아간다. 현재 남한에서는 (거의 드문 상황이지만) 정규직으로 입사할 경우에는 고용기간을 별도로 정하지 않는다. 이는 상용직으로의 고용을 의미한다. 그런데 다년계약제를 실시하자는 것은 결국 모든 형태의 정규직 고용의 파괴를 요구하는 것이다. 정규직도 비정규직의 고용조건처럼 몇 년마다 제반 노동조건을 재계약해야 한다. 엄밀히 말하면 더 이상 정규직이 아니다. 이는 비정규직의 전면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비정규개악법안의 확대판이다.
노무현 정부는 올해 내 비정규개악법안과 노사관계로드맵 통과를 강조하고 있다. 로드맵의 경우 핵심 조항만 우선 통과시키려 할 것이다. 일각에서 얘기하듯이 한미 FTA는 체결 이후에만 남한 노동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남한 자본과 정권은 한미 FTA 체결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그것이 남한 자본의 이해와 상충하지 않는 한, 자본의 목적이 한미 FTA 체결 자체에 있지 않는 한(자본의 이해는 노동자계급의 착취 강화를 통한 이윤 확대에 있다), 이러한 기반 조성 작업은 설사 한미 FTA 체결이 무산된다고 하더라도 자본의 이해에 복무하는 것이다!! 물론 이 작업은 FTA 체결을 근거로, 국익을 근거로 더욱 강력히 전개될 것이다. 이러한 자본의 이해에 국적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미국 자본만을 대상으로 하는 투쟁은 한-미 전체 노동자계급의 이해에 반하는 몰계급적 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민주노총은 또다시 거창하게 총파업 계획을 제출하고 있다. FTA는 예전부터 민주노총의 핵심 투쟁요구로 상정되었지만, 실질적인 투쟁은 없었다. 미국까지 건너가서 철저하게 평화적 방식으로 삼보일배, 거리에 누워 만세 부르기 따위의 퍼포먼스를 한 것을 투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현재 남한의 자본과 정권이 진행하고 있는 노사관계로드맵이나 비정규개악법안은 모두 FTA를 통한 노동자계급의 탄압 공세와 일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이 두 가지 사안을 철저히 분리시키고 있다. 한 편으로는 ‘FTA 저지’를 외치면서 노사관계로드맵은 노사정 대화를 통해서 풀겠다고 하면서 기어이 다시 자본과 정권의 품으로 들어갔다. 한일 FTA나 한미 FTA나 자본의 이해는 동일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FTA 체결을 빌미로 한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격이다!!
구조조정 공격을 수반할 FTA는 저지해야 한다면서 로드맵은 대화를 통해서 풀겠다는 것은 FTA 투쟁 또한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현 시기 FTA 투쟁과 로드맵, 비정규개악법안 분쇄 투쟁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분리시킬 수 없는 사안이다.
국적을 초월한 자본의 동일한 요구를 보라!! 산업경쟁력 운운하는 산업살리기, 국가경제 살리기 식의 왜곡된 FTA 저지 구호만으로는 이러한 자본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다!! 또한 FTA 저지하겠다면서 로드맵과 비정규개악법안을 양보교섭으로 내주는 것은 남한 노동자들의 상태가 초토화된 이후에 남한 독점자본을 포함한 초국적 자본들이 무혈 입성할 수 있는 길을 닦아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당장의 노사관계 로드맵 분쇄, 비정규개악법안 분쇄 투쟁과 FTA 저지 투쟁을 연동시키는 투쟁을 전개하자! 그것만이 가장 현실적이고 계급적인 FTA 투쟁이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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