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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18호]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는 ‘철비동회’로 무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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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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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19:52:02, 조회:2,335, 추천: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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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는 ‘철비동회’로 무장했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
‘철도비정규직노동자회의’가 결성되었다!
3월 1일 철도파업은 아무런 성과도 남기지 못한 채 패배한 투쟁으로 기록되었다. 공사의 구조조정을 전면 받아들이고 핵심적인 요구안 중 그 어떤 것도 쟁취해내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비정규직들은 이렇듯 패배한 투쟁 속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철도파업 최초로 비록 적은 수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직접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비정규직과 관련한 요구안은 어느 것 하나 관철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의 해고를 합의해주는 얼토당토않은 합의안만을 가져온 노동조합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을 뼈저리게 느낀 파업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철도 비정규직의 힘이 얼마나 미약한지, 우리의 목소리가 얼마나 작은지를 여지없이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또한 그러한 현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러한 현실을 바꿔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작년 10월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동일하게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다.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를 노동조합에 가입시키면서 정규직 비정규직이 단일노조로 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은 노동조합이 아니라 새마을호 승무원투쟁의 성과였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활동가들의 노력이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노동조합도 이것을 받아 안으면서 비정규직의 조합가입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번 파업을 겪고 나서 철도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불신이 매우 높아졌다. 비정규직의 조합가입 추진은 정규직 파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의식이었다. 그러나 파업에 참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대한 배신감 때문에 열악한 비정규직노동자의 현실을 바꾸기 위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비정규직의 미약한 힘을 우리 스스로의 단결과 투쟁으로 키워나가야겠다는 의지를 더 크게 키운 것이다.
파업 전, 파업에 참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정규직파업참가단모임은 파업 시에도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고 참가단의 의지를 밝힌 선전물과 발언들을 조직하면서 파업공간에서 정규직들에게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참가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후 파업이 마무리되고 우리의 요구안을 합의안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을 때 억울하고 분노하면서 잠시 패배감에 젖었지만, 이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파업참가자들을 중심으로 파업 이후에도 몇 차례의 회의와 모임을 진행하면서 현 노동조합 체계 내에서는 각각 흩어져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세력화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정규직 독자적인 조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노동조합에서 비정규직 요구안을 관철시키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뻔히 안 이상, 우리 비정규직들의 독자적인 힘을 키워 동등한 입장으로 노동조합에 요구하고 투쟁할 것을 한목소리로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파업에 참가한 비정규직의 동일한 입장이 되었다. 이러한 비정규직의 요구와 동의로 지난 5월 20일 비정규직 수련회를 갖고 ‘철도비정규직노동자회의’(철비동회)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단결을 투쟁으로 조직하자!!
철비동회가 실현코자 하는 것은 선전활동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철비동회로 조직하는 것, 비정규직 주체적인 요구안을 노동조합에 관철시키고 투쟁을 조직화 하며, 정규직과 공동투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당장 비정규직 투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현안은 임금문제이다. 지난 단체교섭 요구안에도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최저임금을 6급 1호봉으로 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관철되지 못했다. 철도는 비정규직들 간에도 직종별로 임금이 매우 크게 차이가 난다. 정규직은 직종이 달라도 임금지급 기준이 동일한데 비해 유독 비정규직만은 공사에서 임의대로 정한 기준표에 의해 차등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최저임금을 정규직의 60%로 정하고 이 기준 하에 철도비정규직노동자의 임금을 직종별로 60~95%까지 차등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직고용 비정규직들의 임금만을 비교해 보았을 때 차량관리원이 67%로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영업분야로 분류된 역 승무원의 임금은 95%로 가장 ‘높다’. 이러한 공사의 임의적인 임금지급 방식으로 공사는 비용을 절감하고, 비정규직들의 분열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역으로 불합리하고 부당한 임금산정방식에 대한 문제제기와 동일한 임금지급을 요구하고 투쟁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직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상대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도 생계를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임금을 받고 있는 차량관리원들의 불만과 높은 투쟁의지는 이들을 임금투쟁의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게 한다. 그러나 95% 수준의 임금을 받는 직종의 비정규직들도 여전히 정규직에 비해 임금수준이 낮고 어디까지나 정규직 최저 임금수준을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열악한 수준인 것은 동일하며 그러한 차별에 대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불만과 분노는 당연히 존재한다.
차량직종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선도적인 투쟁으로 타 직종의 비정규직들의 분노를 조직하여 비정규직간 임금차이를 해소하고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쟁취하기 위한 요구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규직 비정규직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대안으로 공사에서 내놓은 비정규직 전면 외주화 방침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투쟁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것임을 알리고, 외주화저지, 구조조정분쇄 투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투쟁은 단순히 정규직과 동일하게 지급하라는 구호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철도 구조조정 분쇄! 외주화 저지! 동일노동 동일 임금! 생활임금 쟁취!’ 요구를 걸고 투쟁을 전개해야 만이 보다 근본적으로 임금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의 공동투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임투 승리와 외주화 저지를 위한 실천적 과제
임금투쟁을 철도 비정규직 투쟁의 장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임금요구안에 대한 서명전을 전개하고 이를 노동조합에 제출하여 받아 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조합에서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최대한 조직해서 비정규직 독자집회를 개최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임금투쟁과 외주화 저지 투쟁이 함께 진행되어야 함을 현장에 알려내고 KTX투쟁에 적극적으로 결합해야한다. 외주화 저지를 전면에 내걸고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KTX투쟁은 당장 직고용 비정규직의 문제이며 정규직 노동자들도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생존권의 문제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공동투쟁을 통해 ‘외주화 저지! 임금가이드라인과 임금총액제 분쇄!’를 원칙적으로 내걸고 비정규직 임금인상에 대한 정규직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또한 노동조합과 현장 제조직 등 정규직 단위는 비정규직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함께 투쟁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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