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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16호] ‘감독자’에서 투쟁하는 동지로!!/대자정원투의장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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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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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3 19:57:23, 조회:2,186, 추천: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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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자’에서 투쟁하는 동지로!!
<대우자동차 정리해고원상회복투쟁동지회 박덕재 의장>
따뜻한 봄 햇살이 내리쬐던 일요일 오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근처 공원 잔디밭에서 박덕재 동지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 4월 1일 창원에서 함께 투쟁한 것이 전부였음에도 시종일관 편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투쟁’과 그 이후 끝나지 않은 ‘정리해고 투쟁’에 관한 이야기를 누구보다 앞장서 투쟁했던 동지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정리해고 전에도 이미 구조조정은 시작되었다! - 정부의 강성노조 무력화 정책과 노동유연화 도입
2001년 1월 18일. 영원할 줄로만 알았던 자본의 기세등등함이 무너졌다. IMF 이후, 남한사회에서는 재벌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노동자들에게 잔인한 구조조정이 실시되었다. 대우자동차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이미 대우자동차는 구조조정 이전에 2000년 11월까지 4000명이 부평공장을 떠났다. 부도 이후 사측은 3600명만 부평공장에 남을 수 있고, 나머지는 다 정리해고 시킬 것이라며 누구든지 정리해고 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협박을 했다. 결국 회사가 망하면 퇴직금도 받지 못한다는 유언비어와 사측의 공갈협박 때문에 같은 해 12월까지 직원을 포함해 8000명이라는 사람이 부평공장을 떠났다. 노조에서는 정리해고를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무급순환휴직을 하자는 안을 사측에 던졌지만, 사측에서는 어떤 요구도 받아들일 의사가 없었다. 결국 일방적 거부였던 교섭은 사측의 협상결렬이라는 선포로 끝이 났다. 정권은 정부 차원의 강성노조 무력화 정책으로 노동유연화를 도입하고자 더욱 더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투쟁을 압박했다.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투쟁
그 후 2001년 2월 16일 정리해고자 명단이 발표되었다. 그 속에는 박덕재 동지와 같은 조, 반장도 포함 되어 있었다.
“인천을 비롯한 부천 근처까지 정리해고자 명단이 속속 부착되었고 곧 정리해고 당사자와 연대대오가 집결하기 시작하였다. 대오가 계속 집결하자 2월 19일 오후 4시 30분 자본과 정부는 결국 공권력을 투입했다. 당시 공장 안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던 지도부를 구금시키려고 열감지기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그 어떠한 것도 투쟁의 의지를 가로막을 수는 없었고, 2월 22일 공장에서 빠져나와 산곡성당 피정의 집에 거점을 마련했다. 거점을 마련하고 투쟁을 하고 있을 당시에도 이성재(지금의 어용 위원장)는 ‘각자 돌아가서 정리해고 인정하고 새 삶을 살자’고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말을 하며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다.”
그래서 노동조합 위원장이 되고 난 후, 2월 16일 정리해고 규탄집회나 4월 10일 폭력만행 규탄집회에 얼굴을 함부로 내밀 수 없나보다. 집행부와 관련된 이야기는 잠시 뒤에 하겠다며 자연스럽게 동지가 정리해고 투쟁을 하게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들려주었다.
동지는 정리해고 당시 감독자로 근무하고 있었다. 감독자들은 현장과 갈등이 많은 사람들이다. 정리해고는 그들이라고 해서 피해가지 않았다. 정리해고 대상자였던 박덕재 동지는 20일부터 직장, 반장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집에서 모임을 가졌다. 그 당시 모인 인원이 70-80명 정도였다. 투쟁을 하자고 그 분들을 설득하는 것을 시작으로 동지의 정리해고 투쟁은 시작되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동지는 산곡성당에 있었던 지도부들 및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과 함께 먹을 육개장을 고기 팍팍 넣어서 끓여서 들고 갔다. 집에서 모임을 갖기 시작한 70-80명의 동지들이 ‘지원감자회’라는 깃발을 만들고 24일부터 본격적으로 복직투쟁에 들어갔다. 본격적으로 투쟁에 합류하면서 지도부 동지들한테 “우리도 열심히 투쟁할테니 아무리 정리해고 당하기 전에 감독자였다고 하더라도 복직시켜 달라”는 약속을 받아냈다. 감독자가 백인분이 넘는 육개장을 가져와 함께 투쟁하자고 했을 때, ‘지원감자회’라는 깃발을 띄웠을 때, 그들은 더 이상 감독하는 자와 감독받는 자가 아니라 ‘정리해고 분쇄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로 하나 될 수 있었다.
4월 10일 피로 지켜낸 부평공장
그 때 일을 다시 생각하면서 잊을 수 없었던 일을 하나 들려주었다. 동지는 그 당시 백운역에 집결해 출근차를 막아서서 출근차에 타고 있는 동지들에게 함께 투쟁하자고 선동하고 있었는데, 그 버스에 타고 있었던 사람들의 눈초리를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며칠사이에 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복직 후에 정리해고자들은 미정리해고자들이 출근버스에서 보냈던 눈초리에 이제는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 투쟁이 없었으면 당신들도 지금 부평공장에 없다! 4월 10일의 피로 지킨 부평공장이다!”
동지는 투쟁을 하면서 총 4번 연행이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행이 되고 난 후에는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된다. 꼬리 내리기와 더 강해지기! 동지는 후자를 선택했다.
“전국 각지에서 달려 온 연대대오와 함께 공장 앞을 막아서고 있던 1만 여명의 공권력과 맞서 힘차게 계속 투쟁을 진행했다. 2월 20일 공장정문진입 투쟁을 진행했는데 그 당시는 연대 대오도 굉장히 많았고 선봉에 섰다. 지금의 모습을 보면 많이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그 때 대오가 최소 7000-8000명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 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고립된 투쟁을 생각하니 안타깝다.
4월 10일 폭력사태. 아직도 장애를 안고 사는 노동자도 많이 있다. 동지도 그 당시 돌에 이마 쪽을 맞고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고, 3시간이나 지나 있었다고 한다. 동지는 “무엇보다도 4월 10일 투쟁이 중요한 이유가 작게는 2005년까지 단계적 폐쇄계획을 갖고 있었던 부평공장을 유지시킨 것이고, 크게는 대우자동차를 시작으로 정리해고를 전국적으로 감행하려고 했던 자본과 정권의 의도를 막아냈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당초 자본과 정권은 2005년까지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을 단계적으로 폐쇄한 후 그 곳에 아파트와 공원을 지으려고 계획을 했었으나, 4월 10일 폭력사태 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인천공항 축사에서 유지시키겠다고 발표했다. 4월 10일 투쟁으로 동지는 부평공장을 유지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복직 될 곳이 있어야 하는데 부평공장이 없어질까 봐 투쟁하면서도 불안해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4월 10일 투쟁 - 연대투쟁 기풍의 복원
“4월 10일 투쟁은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대우자동차 정리해고자 투쟁에 전국의 노동자들과 학생이 연대를 보내왔다. 그 연대의 힘으로 힘차게 투쟁하다가 4월 10일 이후로는 2-3달의 투쟁을 경험으로 자체적으로 투쟁을 벌여나갔다. 대우자동차 투쟁으로 인해 구속되고 연행된 동지들도 많은데 틈만 나면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국에 있는 사업장에 빚을 진 것을 연대투쟁으로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국의 사업장을 돌며 투쟁을 진행했다. 그 때 받았던 지원금만 수억 원이었고, 지금 정원투에서는 그 때를 생각하며 투쟁기금을 모아 투쟁사업장에 투쟁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복직은 투쟁의 성과이다! 원상회복도 투쟁으로 쟁취하자! 우리에게 두 번의 정리해고란 없다!
2002년에는 300~400 대오지만 끝까지 투쟁했다. 그사이 GM대우 자본은 ‘잘 되어있는 합의’를 ‘협의’로 바꿔버리는 기만을 저질렀다. 또한 노조에 많은 것을 요구했다.
계속되는 정리해고 복직투쟁 속에서 2002년 7월 25일 300명의 첫 복직명단이 발표된다. 노조가 선정한 사람과 사측이 선정한 사람의 비율이 5 : 5였다. 이에 7월 25일 투쟁하고 남은 사람들이 모여 전체임시대표를 구성하게 된다. 그리고 7월 27일 공식적으로 정특위 4기를 띄우게 된다. 그 당시 1인당 투쟁기금을 20만 원씩 내야 하는 결의가 필요했는데 73명이 냈고, 1년 동안 투쟁기금으로 4500만원을 벌여 들였다. 그 사람들은 그해 12월 27일 복직했다. 한편 자본은 일부 전직위원장 등을 포함시켜 정추위(정상화추진위원회)를 띄웠다. 이것은 정리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박덕재 동지가 복직되지 않은 동지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했던 말은 “자동차는 결코 1교대로는 안 된다. GM이 인수하면 2교대로 할 것이다. 투쟁하면 된다!!”였고, 동지의 말대로 2003년 4월부터 2교대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사측은 투쟁했던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허리디스크는 복직이 될 수 없다”는 되지도 않는 핑계를 만들어 내는 등 수작을 부렸다. 2003년 6월 5일 600명 복직, 7월까지 400명 복직, 2003년 안으로 200명을 복직시킨다는 합의를 노사간 진행했다. 이성재는 노사상생의 결과로 복직을 시킨 것이라고 하지만, 복직은 투쟁으로 따 낸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원상회복을 위해 다시 또 투쟁에 나선 것이다!
“복직한 사람들 대부분이 정원투에 스스로 찾아온다. 다시 정리해고 되지 않기 위해서 회사에 잘 보이는 것이 아니라, 투쟁으로 쟁취한 복직이기 때문에 다시는 정리해고 당하지 않으려면 투쟁해야 한다는 생각이 현장 내에 많다.”
원상회복을 기치로 노조를 똑바로 세워내자!
2003년 4월 정원투 1기가 발족했다. 사측은 복직자들을 순환배치하고 현장을 황폐화 시키지만, 2003년 10월 정원투 2기가 세워졌고 호봉을 따냈다. 정원투 동지들은 임투 때 자본에 타격을 가함으로써 다시는 정리해고를 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투쟁하고 있다. 그러면서 집행부와의 싸움은 시작되었다.
“차라리 사측이랑 싸우라면 죽도록 싸우겠는데, 집행부랑 싸우는 것이 더 힘들다. 2001년 투쟁당시 산곡성당에서 ‘정리해고 인정하고 각자 살아라’라는 식으로 떠들고 다닌 이성재는 지금 현재 규약을 지키는 것이 없다. 2006년에는 생산장려금을 받으며 노무현과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다.”
집행부를 견제하는 방법에 대해서 질문을 했더니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유인물은 나와도 실질적 견인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의원들이 실질적인 견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지금 현장 내에서 어용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06년 선거준비는 하고 있지 않지만 아래서 요구한다면 검토는 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4월 25일 원상회복을 걸고 노조를 똑바로 세우자는 기조를 쟁취하기 위해 정원투와 집행부는 다시 한 번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본조가 정원투의 요구안 자체를 임단협에 올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투쟁 - 하나 되어 함께 투쟁해야 한다!
빠질 수 없는 비정규직 문제를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상경투쟁 왔을 때, 본조에서는 나 몰라라 했지만 정원투에서는 지원을 많이 하며 함께 연대했고, 이후 창원에 내려가서 힘찬 연대투쟁을 했다. 지금처럼 정규직 노동조합이 많이 썩어있는 이 때에 견인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이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기뻤다. 그 어느 때보다 현장제조직의 임무가 절실한 때라는 것도 새삼 느꼈다.
그 어느 연대단위보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조합의 연대가 절실한 이 때에 창원에서 만난 정원투 동지들은 여느 때보다 창원 동지들에게 힘을 많이 주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이후 연대계획과 4월 1일 집회 때 느낌을 물었다. 동지는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은 할 수 없다며 노조 만들었다고 해고시키는 것에 울분을 느낀다고 했다.
“정원투는 지금 현재 부평공장 출근투쟁과 창원투쟁에 결합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부평공장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움직임이 아직 물위에 오르지 않았다. 정원투는 비정규직 스스로가 움직이고 있는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서서 먼저 하기 조심스럽지만 움직임이 보인다면 언제든 연대할 준비가 되어있다. 현재 우리 동지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가 관건이며 이 문제는 이성재 위원장이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사소한 불만 하나 이야기하지 못하는 현장에서 노사상생이 무엇이냐며 이성재 집행부를 비판했다.
어용 집행부의 만행을 규탄한다! 현장의 힘으로 민주노조 사수하자!
이성재 집행부는 ‘민주광장 575호’에서 “창원공장 비정규직 동지들의 고공농성 투쟁은 소수의 선도투이고, 상급단체와의 상의 없는 독단적인 결정이다. 공장을 볼모로 한 투쟁 때문에 해결의 실마리가 꼬이고 있다.”는 반동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창원지부 지부장도 “지회입장을 고집하는 한 연대를 단절할 수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이 왜 그렇게 목숨을 건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 비정규직동지들이 고공농성을 진행할 때, 닉 라일리 사장과 인천마라톤대회에 참여한 이성재 집행부가 과연 저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처음부터 비정규직 투쟁을 외면해 왔으면서 사측과 똑같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이성재 집행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처럼 되지 않으려면 현장에서는 이성재 집행부를 강력하게 압박하고 견제해 나가야 한다. 피로 쟁취한 민주노조를 빼앗길 수는 없다.
투쟁 없이는 아무런 것도 쟁취될 수 없다. 노동자계급의 힘으로 쟁취한 것일수록 더욱 값지고 함부로 뺏길 수 없는 것이 된다. 다시 한 번 되새긴다. ‘투쟁 없이 쟁취 없다! 투쟁으로 쟁취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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