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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5호] 레닌주의의 몇 가지 쟁점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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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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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31 00:23:42, 조회:2,396, 추천: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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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주의의 몇 가지 쟁점에 대하여
이 글은 노해전 강좌 자료를 재구성한 글입니다(편집자 주).
맑스-레닌주의가 지배계급에게 불러일으키는 두려움과 공포, 적개심은 맑스-레닌주의를 분쇄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이데올로기 공세로 진행돼 왔다. 그런데 맑스-레닌주의를 해체시키려는 노력은 비단 맑스-레닌주의의 명백한 적들인 지배계급뿐만 아니라 맑스주의를 자처하는 사이비 맑스주의자들로부터도 자행돼 왔다.
사이비 맑스주의자들은 맑스와 레닌의 사상을 분리시키고 이어서 맑스로부터 엥겔스를 분리시키고 마지막에는 초기 맑스와 후기 맑스를 분리시킴으로써 맑스주의를 계급투쟁과 프롤레타리아 독재 사상이 아닌 계급화해의 휴머니즘 사상으로 왜곡시키고 있다. “청년 맑스로 돌아가라”는 서구의 사이비 맑스주의자들의 슬로건은 맑스의 초기 저작과 완숙한 맑스주의를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는 것을 통해 레닌주의와 사회주의를 공격하면서 결국은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 사상 자체를 무장해제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맑스-레닌주의에 대한 공격은 레닌주의 자체를 왜곡, 비하, 비방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그것은 레닌주의가 폭력과 억압으로 얼룩진 사회주의의 독재자라는 노골적인 적대로부터 시작해서 레닌주의는 조직사상은 있으나 독자적인 정치사상이 없기 때문에 주의(主義)라 할 만한 사상은 없다는 것과 레닌주의가 단순히 자본주의가 저발전한, 후진적인 러시아에서의 혁명의 산물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일 수 없다는 은밀한 비방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맑스. 엥겔스가 자본주의 초기에 헤겔좌파, 푸르동주의, 라살레주의 등과 투쟁하면서 맑스주의의 원리와 원칙, 전술의 초석을 쌓았다면, 레닌은 나르도니키(인민주의자), 합법적 맑스주의자, 멘셰비키 등과 투쟁하면서 맑스주의를 계승, 발전시킴으로써 러시아에서 혁명을 일궜다. 레닌주의는 러시아 사회의 특수한 조건에 맞춰 맑스주의를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발전시켰다. 그러나 이것으로 인해 레닌주의가 후진적인 러시아만의 산물인 것은 아니다. 레닌주의는 명실상부한 전 세계 혁명당이라 할 수 있는 코민테른의 중심사상이 되었으며 이 사상은 식민지, 반식민지 국가뿐만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발전한 자본주의 국가에서의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레닌은 독점자본주의 그것의 상부구조인 제국주의 시대에 맑스주의를 더욱 더 풍부하게 계승 발전시켰다. 레닌주의는 제국주의 시대의 혁명적 맑스주의이자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시대의 혁명적 맑스주의이다. 레닌주의를 각종의 중상과 비방, 왜곡으로부터 구출하고 그 진면목을 드러내는 것은 곧 맑스-레닌주의를 강화하는 것이고, 이것은 오늘날 당건설 투쟁에 있어서 다시 한 번 중심사상이 되어야 한다. 레닌주의는 사상과 실천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이론이다. 다만 그것을 풍부하게 드러내는 데는 우리의 역량의 일천함과 지면의 한계도 있어서 여기서는 레닌주의를 총체적으로 다 다룰 수는 없다. 대신에 우리는 레닌주의를 둘러싼 몇 가지 핵심적 지점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해서 맑스-레닌주의를 강화하는 출발로 삼으려 한다.
1) 레닌의 제국주의론은 제국주의 국가 간의 전면적인 전쟁과 식민지가 사실상 사라진 현대자본주의 시대에 적합하지 않는 것 아닌가?
자본가들은 상품생산과 자본주의에서는 다른 분할방법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자본에 비례하여’, ‘힘에 비례하여’ 세계를 분할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힘은 경제적.정치적 발전 정도에 따라 다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힘의 변화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어떠한 문제인가를 알아야 한다. 이들 변화가 ‘순전히’ 경제적인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경제외적(이를테면 군사적)인 것인가 하는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 자본주의 최근 시대에 대한 근본적인 견해에 조금도 영향을 줄 수 없다. 자본가 단체들 간의 투쟁과 협정의 본질문제를 투쟁과 협정의 형태문제(오늘은 평화, 내일은 전쟁, 모레는 다시 전쟁 하는 식으로)로 대체하는 것은 곧 궤변가의 역할로 빠져드는 것이다(제국주의론 제5장 자본가 단체들 간의 세계분할).
레닌의 제국주의론은 제국주의 전쟁 예언서가 아니다. 제국주의론은 당시 벌어지고 있는 제국주의 전쟁의 본질과 성격에 대해 분석한 글이다. 레닌은 제국주의가 단지 산업자본주의의 농업지역에 대한 병합을 위한 정책의 산물이라는 그래서 다른 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카우츠키 같은 기회주의자들을 폭로하고 혁명을 이루기 위해 제국주의론을 썼다. 카우츠키의 이러한 입장은 결국 제국주의 전쟁을 옹호하고 사회배외주의로 나타남으로써 사회주의 운동을 국가주의로 타락시켰던 것이다.
레닌은 제국주의는 자유경쟁 자본주의에서 독점단계의 상부구조로서 필연적으로 나타났고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사회주의 혁명 외에는 제국주의 모순을 극복하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레닌의 제국주의에 대한 올바른 입장 때문에 러시아 볼셰비키는 제국주의 전쟁 당시의 제2인터내셔널의 각국의 사회주의자들의 반동적 광기에 빠지지 않고 제국주의 전쟁을 내전으로 전화시킴으로써 러시아 혁명을 성공시켰던 것이다.
레닌은 제국주의가 투쟁과 알력을 낳지만 그것이 반드시 제국주의 국가 간 전쟁 같은 군사적 충돌로만 나타난다고 하지는 않았다. 최근 제국주의 국가 간에는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은 없지만 무역마찰 같은 평화적 형태의 분쟁과 협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제국주의 국가 간의 전쟁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분쟁과 마찰은 제국주의 국가 간, 또는 제국주의와 제국주의 반열로 치고 올라오려는 국가와의 전면적 또는 국지전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문제는 레닌의 말대로 독점자본 간의, 독점 자본가 국가 간의 투쟁과 협정의 본질을 단순히 군사적 형태인가 비군사적 형태인가 하는 것으로 나눠서 제국주의의 본질이 변했다는 식으로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제국주의를 변호하는 것에 불과하다.
오늘날 제국주의는 미제국주의를 중심으로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제국주의 침략으로, 그루지아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 형태로, 또는 한 국가 내에서의 내전의 배후 조정자로 형태로 복잡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본주의의 불균등한 발전 때문에 힘의 역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유럽의 힘의 강화, 중국, 러시아의 새로운 부상,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 이것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의도 등으로 나타나면서 제국주의 국가 간의 전면적 전쟁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제국주의 국가 간의 전쟁은 곧 인류의 멸망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계급만이 제국주의 전쟁으로부터 인류의 멸망을 막고 평화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직접적인 제국주의의 정치적, 군사적 지배를 의미하는 식민지가 사실상 사라졌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레닌의 제국주의론이 지금에 와서는 적용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레닌은 당시에도 제국주의의 지배는 직접적인 군사적, 정치적 지배라는 영토적 분할로써의 식민지뿐만 아니라 금융적, 외교적 종속을 통한 종속국의 형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레닌은 “한 나라의 거대금융자본은 정치적으로 독립된 다른 나라의 경쟁자들을 언제라도 매점할 수 있고 끊임없이 그렇게 한다. 경제적으로 볼 때 이것은 완전히 실현가능하다. 경제적 ‘합병’은 정치적 합병 없이도 완전히 ‘실현가능’하며, 또 광범위하게 실현되고 있다”(레닌, 마르크스주의의 희화화와 경제주의).
이를 두고 ‘식민지 없는 제국주의’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제국주의는 식민지에 대한 직접적인 정치적, 군사적 식민지배를 통해서 가장 많은 원료, 노동력 수탈과 자국 상품의 직접적인 판매 등 최고의 이윤을 보장할 수 있고, 독점적 지배를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식민지 지배는 식민지 국가에서의 민족해방투쟁 같은 정치적 반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제국주의 국가의 지배는 끊임없이 도전을 받게 된다. 제국주의 국가는 식민지 저항을 봉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군사적 비용과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이라크에서의 미제국주의의 직접적인 군사지배 전략은 미국에게 엄청난 비용과 인적손실을 가져다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제국주의는 이라크에 괴뢰정부를 심어 놓고 이라크에 대한 간접적 지배를 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가 직접적인 식민지 건설을 대신하게 된 것은 제국주의 국가의 불균등 발전 때문에 후발 제국주의 국가가 된 미제국주의가 기존의 영토점령을 하고 있던 제국주의 국가를 대신해서 달라진 힘의 관계에서 새로운 지배를 하기 위해 간접적인 지배를 하게 된 정치적 측면도 존재한다.
레닌은 제국주의의 5개의 기본적 특질(표지) 중 그 5번째 특징으로 ‘자본주의 거대 열강에 의한 전 세계의 영토적 분할’을 이야기하면서도 “모든 정의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조건적이고 상대적인 측면”을 잊지 말 것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대 제국주의는 여전히 레닌이 말한 독점체의 형성,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으로 금융자본의 형성, 자본수출의 중요성, 국제적 독점자본가 단체에 의한 세계의 분할(물론 이것도 영토적 분할보다는 금융적 분할의 성격이 강하지만) 등 주요한 특징은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제국주의 지배의 방식이 달라진 부분도 새롭게 추가해야 한다. 레닌의 제국주의론은 현대 제국주의에 맞게 더 풍부화 되어야 하는 것이다.
2) 제국주의는 사멸하는 자본주의이기 때문에 더 이상 생산력이 발전하지 않는가? 사멸하는 자본주의라는 말은 자본주의의 자동붕괴를 의미하는가?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독점가격이 설정되는 한, 기술진보의 동인, 따라서 모든 진보의 동인은 어느 정도 사라지고, 나아가 기술진보를 일부러 늦출 수도 있는 경제적 가능성까지 생겨난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병 제조법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계를 발명했다. 그런데 오웬스의 특허권을 사들인 독일의 병 제조업 카르텔은 그것을 묵혀두고 그 이용을 방해했던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하에서 독점은 결코 완전히, 또 오랜 기간 동안 마냥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을 제거할 수는 없다(덧붙이자면, 초제국주의 이론이 터무니없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에 있다). 즉 기술적 개선을 도입함으로써 생산비를 절감하고 이윤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변화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독점에 고유한 정체와 부패의 경향은 계속 작용하며, 몇몇 산업분야에서, 몇몇 나라에서 일정기간 동안 우위를 점한다(제국주의론 제8장 자본주의의 기생성과 부후화).
그렇지만 이러한 부패와 경향이 자본주의의 급속한 성장을 저해하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류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제국주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몇몇 산업부분, 몇몇 부르주아 계층, 그리고 몇몇 나라들은 각기 어느 정도씩 그러한 경향들로부터 일부 벗어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자본주의는 어느 때보다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성장은 일반적으로 갈수록 불균등해지고 있으며, 이는 특히 가장 풍부한 자본을 가진 나라들(예를 들면 영국)의 부패 속에서 현저하게 나타나는 것이다(제국주의론 제10장 제국주의의 역사적 위치).
사멸하는 자본주의는 제국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는 중간단계가 없으며, 독점자본주의는 사회주의의 객관적 물적토대를 제공한다는 말이지 자본주의 생산력이 일방적으로 정체함으로써 자동붕괴한다는 말이 아니다. 독점자본주의의 객관적 물질적 조건이 자본주의의 생산관계와 모순됨으로써 생산력 발전의 특정 측면을 가로막기도 하고(특허권, 지적재산권), 왜곡(군사기술)시키기도 한다는 말이다. 특히 레닌은 제국주의를 부패해가는 자본주의로 규정하면서 이것을 사멸하는 자본주의의 특성이라고 강조했는데 이것을 자본주의의 생산력 발전이 둔화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레닌은 자본주의의 부패화 경향이 자본주의의 급속한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아닌데 다만 그 성장은 자본주의의 불균등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자본주의에서 생산력 발전의 문제는 생산관계의 모순 속에서 봐야지 독점자본주의가 생산력 발전을 일방적으로 정체시킨다고 하는 것은 비과학적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자본주의의 저발전으로 인한 노동자 민중의 고통과 모순의 증가 때문에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들의 분석과 다르게 자본주의가 급속하게 발전하면 개량의 물적토대가 강력해지기 때문에 더 이상 혁명은 있을 수 없다는 비관주의에 빠져 자본주의에 투항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독점자본주의는 과학기술발전으로 인해 생산력을 더욱 더 고도로 발전시킨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생산력 발전, 생산성 향상 그 자체가 자본주의 생산관계와 모순을 일으키면서 공황 같은 자본주의 모순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공황은 자본주의 모순의 발현이고 위기를 만들어내지만 공황 그 자체가 자본주의 붕괴를 낳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는 오히려 공황을 통해 노동자를 공격하고 과잉생산을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도 한다. 자본주의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부조화에서 오는 자본주의의 객관적 위기는 사회주의의 객관적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것은 오직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투쟁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최고의 단계인 동시에 최후의 단계이기도 하다는 레닌의 주장을 변증법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의 단계만을 바라보면 자본주의의 발전에 굴복하여 투항할 수 있고, 최후의 단계만을 보면 극단적 모험주의로 빠져들 수 있다. 모험주의는 그 모험이 실패하면 패배주의와 투항주의로 쉽게 변하기 때문에 투항주의와 모험주의는 동전의 양면인 것이다.
3) 레닌은 제국주의의 식민지 침략이 식민지에서의 자본주의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했다. 그렇다면 제국주의 자본이 역사에서 진보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가?
레닌은 실제 제국주의 국가의 과잉자본의 “자본수출은 그것을 수입하는 나라의 자본주의 발전에 영향을 미치며, 그 발전을 가속화시킨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제국주의 국가가 보통 봉건제 국가인 식민지에 자본수출과 제국주의 식민지 점령을 통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진보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실제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반동적인 주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국주의가 식민지 국가의 봉건제를 해체하고 자본주의 발전을 시켰기 때문에 제국주의는 진보적이라는 것이다.
레닌의 이 주장을 경제주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레닌은 평생을 경제주의를 혐오하면서 살아 왔다. 레닌은 제국주의의 식민지화가 자본주의를 발전시키지만 그것은 식민지 인민들에 대한 엄청난 고통과 억압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식민지에서 제국주의에 맞서는 식민지 해방투쟁을 부단하게 강조했다. 물론 레닌은 식민지 해방투쟁은 그것이 과거 봉건체제로 반동적으로 회귀하거나 제국주의 자본을 대신해 민족적 지배계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로의 진보적 발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식민지에서의 자본주의 발전은 새로운 자본주의 산업발전에 맞는 노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봉건적인 토지관계를 해체하기도 하지만 제국주의 자본은 식민지를 철저하게 수탈하기 위해 기형적인 형태로 자본주의 발전을 기하기도 한다. 식민지 자본주의 발전은 한편으로는 지주-소작관계를 부분적으로 해체시키기도 하지만 식민지에 충성하는 세력을 만들기 위해 식민지의 지주들에게 혜택을 주어서 더욱 높은 고율의 지대를 납부하게 해서 농민들을 한층 더 수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국주의 자본은 제국주의 자본의 원료 공급처로 만들기 위해 식민지 민족자본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원료산업과 철도산업의 발전 등 수탈하기 좋은 형태로 철저하게 종속관계로 만들었다. 결국 식민지에서의 자본주의 발전은 정상적인 자본주의 발전이기 보다는 노동자와 농민 등 인민들에게 한층 더 가혹한 억압과 착취, 수탈의 강화를 통한 빈곤과 생존권을 박탈하는 대단히 기형적이고 왜곡된 형태의 자본주의 발전이었다. 이는 정치사회적으로는 철저한 무권리와 민족문화와 전통, 독자적 언어의 말살, 역사왜곡, 환경의 철저한 파괴 등으로 나타났다.
맑스는 식민지 지배를 이렇게 저주했다.
영국의 부르주아지는 마지못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하겠지만, 그들이 어떤 일을 하든 그것은 인민 대중을 해방시키지도 못할 것이고 그들의 사회적 조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도 못할 것이다. 이러한 해방과 개선은 생산력의 발전 여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생산력들이 인민의 것으로 되느냐 않느냐에 의존한다. 그러나 그들이 틀림없이 하게 될 일은 이 해방과 개선을 위한 물질적 전제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르주아지가 이 이상의 일을 한 적이 있는가? 부르주아지가 개인과 민족 전체를 몽땅 피와 진흙, 비참과 타락 속으로 끌고 가지 않고서 진보를 이룩한 적이 있는가?(맑스, 영국의 인도 지배의 장래의 결과, 저작선집, p.424)
제국주의에서의 진보란 것은 식민지에서의 수탈과 억압, 착취를 강화함으로써 가난한 식민지 민족들을 분노하게 하고 혁명적으로 각성하게 하고, 식민지에서의 자본주의 발전을 통해 사회주의로의 물질적 기반을 다진다는 점 외에 다른 것이 없다. 레닌은 식민지의 “프롤레타리아가 참된 민족적 자유와 통일을 쟁취하는 것은 오직 혁명적 투쟁과 부르주아의 타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보다 직접적으로 주장했다.
4) 레닌의 노동귀족론에 의하면 서구의 개량주의, 기회주의자들의 물적기반이 식민지 등에서의 초과이윤인데 한국의 개량주의, 관료주의의 물적기반이 안정적인가? 대공장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실업노동자, 이주노동자들로부터의 초과이윤을 가지고 매수한 노동귀족인가?
레닌은 엥겔스의 노동귀족론에 근거하여 노동귀족론, 노동관료제의 물적 토대를 밝히기 위해서 노력했다. 사회주의 진영 일각에서 조차도 레닌의 노동귀족론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부족한 결과로 자본의 입장을 강화시키고 있다.
높은 임금의 제공 : 높은 임금을 받는다고 무조건 노동귀족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본가계급은 자신의 초과이윤의 일부를 노동자계급의 일부에게 높은 임금이라는 형태로 나누어주는 것을 통하여 이들을 자본에 굴종시키고자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높은 임금을 통한 매수의 방식이 최근 분명하게 드러난 곳은 조선산업이다 ... 그 결과 미포조선, 현대중공업 등 거대 조선사업장에는 노동귀족층이 형성되었으며 노동조합은 현대중공업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완전한 하수인이 되었다 ... 한국사회에서도 노동귀족의 존재는 부정할 수 없는 “기정사실”이 되어버린 것이다.(해방연대, 독점자본주의에 이른 한국자본주의와 노동귀족2)
해방연대는 노동자들을 억압과 착취로 몰아가고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면서 자본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노골적인 관료들과 조합원 대중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해방연대는 노동관료와 노동귀족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해방연대의 주장대로라면 조선산업 같은 대공장 노동자들도 노동귀족인데 이들을 노동귀족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고임금이다. 결과적으로 과거 노무현정권과 부르주아 언론에서 주장하는 노동귀족론, 고임금론과 같은 입장이 되어 버렸다.
해방연대는 대공장의 상대적인 고임금이 일상적인 잔업과 특근으로 인한 장시간 노동, 노동강도와 노동통제의 강화, 각종의 산업재해와 직업병의 증가를 대가로 한 상대적, 조건적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해방연대는 자본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초과착취해서 정규직들을 고임금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비정규직과 실업자들의 존재는 정규직의 임금과 복지, 노동조건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해방연대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상대적, 조건적 안정성이 끊임없이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레닌의 노동귀족론은 무엇이고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과학적, 실천적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레닌은 1920년 ‘제국주의론’ 서문에서 기회주의의 경제적 기초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초과이윤(이 이윤은 자본가들이 ‘자국의’ 노동자들로부터 착취하고 있는 이윤 이상으로 획득하는 것이므로 초과이윤이다) 중 일부를 사용하여 노동자 지도부와 노동귀족 상층부를 매수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제국주의론 서문 중에서).
레닌의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남한에서 독점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기회주의의 물적 토대가 확고하고 노조 관료제를 강화시킨다는 주장은 노자간의 계급관계를 변화무쌍한 물적 관계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제주의적, 객관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됐다. 또한 이러한 주장은 기회주의에 압도당하면서 패배주의를 낳을 수 있다.
레닌은 ‘영국노동자 계급의 상태’에서 엥겔스가 노동귀족론을 주장하던 19세기 중반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영국의 독점적 위치와 제국주의 시대를 비교하여 사용했다. 레닌은 1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한 제국주의 시대는 제국주의 국가 간의 불균등 발전으로 인한 자본주의 모순과 경쟁의 격화 등으로 대중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 가해지자 기회주의의 대중적 물적 기반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상황의 뚜렷한 특징은 노동계급운동의 전반적.필수적 이해와 기회주의 간의 비화해성을 더욱 증가시키는 경제적.정치적 조건들이 우세해졌다는 데 있다 ... 이제 기회주의는 19세기 후반 영국에서처럼 수십 년 동안이나 한 나라의 노동계급운동을 완전히 지배할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그것은 많은 나라들에서 익고 무르익고 썩어 버려, 결국에는 ‘사회배외주의’라는 형태로 부르조아정책과 완전히 융합되어 버린 것이다(제국주의론, 제8장 자본주의의 기생성과 부후화).
따라서 레닌의 노동귀족론은 자본이 노동자 대오 상당부분을 매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본의 불안정성과 취약성 때문에 노동운동 내의 노동관료를 매수한다는 의미로 구별하여 이해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레닌의 ‘극소수’, ‘일시적’이란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실천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할 수 있다. 레닌은 자본에 매수당한 소수의 노동관료들이 노동자 계급 전반의 고통과 절망적 현실의 기초 위에서 기회주의적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지위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레닌은 이러한 인식에 기반하여 “만약 기회주의를 강화시키는 것이 바로 진보적 자본주의라면, 혹은 기회주의로 기우는 것이 바로 가장 임금수준이 높은 노동자들이라면, 자본주의에 대한 반대자들의 대의는 이미 무의미해져 버렸다”는 카우츠키 같은 기회주의자들을 비판하면서 “사실상 기회주의의 발전이 유달리 빨랐으며 유달리 추악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은 기회주의의 지속적인 승리를 전혀 보장해 주지 못하는 것이다”라면서 기회주의에 대한 승리의 필연성을 역설한다.
레닌의 노동귀족론과 관련하여 토니 클리프는 ‘마르크스주의와 노동조합투쟁’에서 “프롤레타리아트 가운데서 보수적인 적은 계층만이 서구 자본주의가 크게 팽창하는 것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는 레닌의 가정은 틀렸다. 자본주의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에서 조금이라도 이익이 있다면 그 이익은 절대 노동계급의 한 부문에 한정될 수 없다”고 하면서 “서구에서, 더구나 노동조합 기구가 몇 십 년 동안 존재해 왔고 굳게 자리 잡은 영국에서는 거의 틀림없이 사회주의 혁명의 승리가 노조관료주의의 파괴에 앞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토니 클리프의 이러한 주장은, ‘평조합원 운동’을 고무시키기 위한 것이었으나 한편으로는 서구에서 혁명운동의 패배주의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다. 노조관료주의를 파괴하지 않고서 어떻게 사회주의 혁명의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가? 또한 이는 남한 노동운동 내에서 실천적으로 노조 ‘생래적 한계론’이나 ‘산별노조 필연적 관료화론’ 같은 노조 운동에 대한 기권적인 태도를 낳았다. 유럽의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물질적 조건은 유럽에서의 상시적 대량 실업, 비정규직의 확대, 사회복지의 전면적 후퇴로 전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이는 최근 유럽 노동자들의 전투적 투쟁으로 다시 나타나고 있다.
다시 한 번 우리는 레닌의 ‘노동귀족론’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실천적 결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
노동운동에 있어서 기회주의적 조류는 경제적인 근거에 기초한 하나의 불가피한 현상이다. 이 같은 레닌의 인식은, 첫째로 노동운동이 두 조류의 투쟁을 통하여 전개된다는, 현실을 회피하려는 ‘낙관론자’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고, 둘째로 기회주의는 그 ‘근거’자체가 불안정하고 과도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승리는 일시적.부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本間要一郞, 「제국주의의 역사적 위치」)(노동자정치신문 준비9호 ‘매수(買收)와 노동운동의 말살’ 중에서)
5) 레닌은 1905년 혁명 당시는 민주주의 혁명의 단계라고 했는데 1917년 사회주의 혁명을 주장한 것은 단계론을 포기한 것인가?
맑스주의는 역사발전의 객관적 단계를 의지만으로 뛰어넘을 수 없다는 단계론에 서 있다. 레닌도 이러한 단계론의 입장에 서서 1905년 러시아 혁명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의 단계에 있다고 보고 이 단계를 무시하는 것은 주관주의라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혁명의 단계 가 민주주의 혁명의 단계이기 때문에 혁명의 주도권을 부르주아한테 넘겨주고 노동자계급은 ‘철저한 야당’으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멘셰비키의 기회주의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볼셰비키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의 단계에서 자유주의자와 손잡고 민주주의 혁명을 수행해야 한다는 멘셰비키와 달리 농민과의 계급동맹을 통해 혁명을 수행하자고 했다. 물론 농민은 단일계급이 아니기 때문에 농민과의 동맹은 부농을 배제하고 중농을 설득하고 빈농과의 굳건한 동맹을 유지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민주주의 혁명의 단계에서 노동자계급이 독자성을 상실하고 자유주의 부르주아와 손잡자, 러시아에서 자본주의를 더 발전시켜서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사회주의로 넘어 가자는 멘셰비키는 결국 역사의 반동으로 전락했다.
러시아에서 혁명의 단계가 민주주의 혁명의 단계라는 도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고참 볼셰비키는 1917년 2월 부르주아 혁명 이후에도 여전히 과거의 도식에 사로잡혀서 혁명을 뒤로 미루고 있었다. 레닌은 2월 혁명 이후에는 러시아 혁명의 단계는 더 이상 민주주의 혁명의 단계가 아닌 새로운 혁명의 단계 즉 사회주의 혁명의 단계라고 하면서 유명한 ‘4월 테제’에서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는 요구를 내걸고 투쟁했다.
레닌이 단계론을 포기하고 트로츠키의 영구혁명론 테제를 받아들여서 트로츠키가 볼셰비키에 가담하게 되었다는 트로츠키의 입장은 1903년부터 17년 볼셰비키에 가담하기 이전 멘셰비키와 볼셰비키의 화해와 통합을 주장한 중도파로서의 트로츠키, 사실은 볼셰비키에 반대했던 트로츠키의 기회주의적 입장을 합리화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레닌이 1917년 2월 혁명 이후에 사회주의 혁명으로의 전화를 주장한 것은 단계론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단계론을 제대로 적용한 것이다. 레닌은 러시아에서의 이중권력의 등장으로 혁명은 최초의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의 단계에서 독창적이고 독특한 형태로 새로운 단계로 변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물론 레닌은 새로운 혁명의 단계가 됐다고 해서 사회주의의 즉각적인 도입을 주장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발전 정도, 노동자계급의 다른 인민에 대한 지도력의 확고함과 계급동맹의 굳건함, 반동세력과의 힘의 문제 등에 따라 수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멘셰비키가 사회주의 혁명을 반대한 것은 맑스주의 단계론을 변증법적으로 적용하지 못한 결과이다. 러시아의 저발전을 이유로 러시아 혁명을 반대한 카우츠키도 같은 입장이었다. 이들은 맑스주의의 단계론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고, 민주주의 혁명 단계에서의 주도권은 부르주아가 잡는다는 식으로 단계론을 경제주의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고참 볼셰비키가 처음에 사회주의 혁명으로의 전화를 반대한 것도 단계론을 경제주의적으로 이해한 것이다.
레닌은 2월 혁명으로 새로운 혁명의 단계가 시작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주주의 요구가 이것으로 달성됐다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으로 짜리즘은 격퇴시켰지만 부르주아의 반동성으로 말미암아 부르주아는 더 이상 민주주의 요구를 추동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오직 노동자계급의 혁명만이 미완의 민주주의 요구와 과제를 밀어나갈 수 있다고 보았다. 한국에서 변혁의 단계가 민주주의 단계라고 본 민중주의자들의 입장은 단계론 때문이 아니라 한국에서 자본주의 발전의 수준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계론을 기계적으로 잘못 적용한 결과이다.
6) 레닌은 노동조합에 대한 지도를 말했는데 노동조합은 당에 종속되는 것인가?
경제투쟁을 위한 조직은 노동조합 조직이어야 한다. 사회민주주의자인 노동자라면 누구나 이러한 조직에서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공장의’ 조합원들이 모두 사회민주주의자일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중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은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고용주와 정부에 대한 투쟁을 위해 단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공장의 조합에 참여하도록 내버려 두자. 공장의 조합원들이 이 기본적인 단계의 이해에라도 다다를 수 있는 사람들을 모두 결합시키지 못한다면, 그래서 매우 폭 넓은 조직이 되지 않는다면, 조합의 목적 자체가 달성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조직의 폭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그들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도 넓어진다(무엇을 할 것인가? 제4장 경제주의자들의 수공업성과 혁명가 조직).
레닌은 노동조합에 대한 지도를 말했지만 그것이 노동조합이 당의 산하 기구로 들어가서 종속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반대로 레닌은 노동조합은 당과는 정반대로 단결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모든 노동자가 최대한 노동조합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당과 노동조합의 관계는 무엇인가? 노동조합이 폭 넓게 조직돼야 한다는 것이 당이 노동조합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을 거부하고, 노동조합이 권력. 자본과 당 사이에서 중립적인 조직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레닌은 노동조합이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기회주의자들의 주장은 노동자들에 대한 부르주아지의 힘과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하고 반동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조합은 당과 달리 폭 넓게 조직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당이 지도력을 포기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노동조합이 폭 넓게 조직되면 될수록 당은 노동조합 내에서의 활동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여기서 당과 노동조합의 결합의 문제가 생긴다.
당과 노동조합은 형식적으로는 자주적이고 독자적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당과 긴밀하게 결합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독자성을 약화시키는 것인가? 노동조합 내에서 활동하는 사회주의자는 노동조합 민주주의를 철저하게 준수해야 하고, 노동조합 질서를 무시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 당원은 노동조합 투쟁에 가장 앞장섬으로써 헌신과 지도의 올바름으로 진정한 지도력을 획득해야 한다. 당의 통제 하에 들어가는 것은 노동조합이 아니라 당 세포이다. 당은 당 세포를 통해 노동조합 내에서 검증받고 지도력을 획득함으로써 노동조합을 지도할 수 있는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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