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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4호] 버마 민주화 항쟁 - 제국주의의 탐욕으로 얼룩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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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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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9 09:10:33, 조회:2,463, 추천: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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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민주화 항쟁 - 제국주의의 탐욕으로 얼룩지고 있다!
‘버마’. 우리에게는 미얀마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나라이다. 버마의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군부정권이 버마 민중들의 민주화 항쟁을 폭력적으로 진압한 이후 국호를 미얀마로 일방적으로 바꾼 것에 대해 저항하는 의미로 여전히 ‘버마’라는 국호를 쓰고 있다. 이 기사에서도 버마 민중들의 뜻을 담아 버마라는 국호를 사용하겠다.
버마 민중들은 1962년에 군부쿠데타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군부독재로 억압받아 왔다. 그리고 버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170달러(한화 약 16만원)로 최빈국의 오명을 가지고 있다. 1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90%이고 실업률은 30%에 달한다. 거기에 군부정권의 부패와 기득권 향유까지 더해진 현실 속에서 버마에서 살아가는 노동자민중들의 삶은 처참하기만 하다.
이러한 버마 노동자민중의 분노는 꾸준히 민주화 투쟁으로 폭발해왔다. 지난 9월, 버마에서 민주화를 열망하는 투쟁이 폭발적으로 전개되었다. 이번 민주화 항쟁은 버마 군부정부가 8월 15일 국제유가 상승을 이유로 연료 가격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대폭 삭감한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연료 가격은 휘발유 1.67배, 경유 2배, 천연가스 5배로 폭등했다. 가난한 버마 노동자들은 자신의 소득의 절반을 출퇴근 교통비에 쓰고 나머지 절반은 식비로 쓰고 있었는데 기름 가격 인상으로 버스비가 2.5배 이상 올라 소득의 70%를 교통비에 쏟아야 했다. 버마 전체 어린이들의 3분의 1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식비를 더 줄여야 하는 현실이 버마 노동자민중의 억눌러왔던 분노를 폭발시켰다.
승려들과 버마 노동자민중 10만여 명이 군사정권을 비판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탄 슈웨를 중심으로 한 군사정권은 이들을 향해 발포를 명령하여 피비린내 나는 폭력진압으로 투쟁을 탄압했다. 이번 무력진압으로 비공식적으로 200여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3000명 이상이 구속되었다. 그리고 군사정권은 이번 민주화 투쟁에 앞장 선 승려들에 대한 무력진압을 계속했고 최소 100명이 넘는 승려들이 살해됐다.
버마 민주화항쟁의 무력진압 사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에서는 군사정권에게 하루 빨리 버마를 민주화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국제적인 민주화 촉구의 움직임이 버마 민중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담아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버마 민중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민주주의’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탐욕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자유롭게 착취할 수 있는 민주주의’로 얼룩지고 있다.
세계 제국주의 국가들의 시장 확보를 위한 ‘민주주의’
각 나라에서 버마 군사정권의 무력진압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과 버마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여러 조치들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버마 군사정부의 폭력 진압에 대해 비난하고 정치범들 조기 석방을 촉구했다. EU 27개 회원국은 버마 군사정권에 대해 비자발급 중지와 함께 자산 동결, 무기 금수 등 기존의 제재 조치 외에도 목재와 보석류, 금속 및 광물 등의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수백 만 명의 이라크 민중의 생명을 앗아간 미국 부시는 버마 군사정권의 민주화 세력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미얀마 군부지도자 14명에 대해 미국 내 금융자산 동결 조치를 취하고 수출통제 등 추가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일본도 버마 민주화 항쟁을 취재하러 나간 기자가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버마의 양곤 대학 지원금 470만 달러의 원조를 취소했다.
하지만 버마 군사정권은 이러한 국제적 압박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민들을 동원해 대규모 관제 시위를 개최해서 정치범 석방을 요구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성명을 강력히 비판했다. 국제적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 버마 군사정권의 이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선 버마는 석유, 천연가스, 보석 등 천연자원이 굉장히 풍부한 나라이다. 주변 아세안(ASEAN) 회원국들은 에너지 자원제공국인 버마에게 밉보여 좋을 것이 없고 교류를 확장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버마의 유혈진압에 대한 비판을 쉬쉬하고 있다. 남한도 마찬가지이다.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는 2000년에 시작된 버마 가스개발권을 따내어 각각 60%, 10%의 지분을 갖고 지금까지도 개발 사업에 매진중이다. 또한 버마 군사정권 뒤에는 중국, 인도, 러시아가 든든한 지원국으로 서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버마 군사독재에 대한 비판내용을 담은 UN안보리 성명시안 통과를 저지하고 버마에 무기를 제공하는 등 군사협력을 유지,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교류협력을 증진하여 버마 해안지대 석유시추선의 대부분을 중국 회사 소유로 만들었다.
이런 상황을 미국과 일본 등 다른 제국주의 국가와 자본들이 가만히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중국과 밀접하게 관계 맺고 있는 버마 군사정권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서구 제국주의에 입맛에 맞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부를 세워내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자원시장 확보를 자유롭게 하고 버마의 지정학적 특성상 천연가스와 석유 운송로를 최단거리로 하여 운송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 이들의 최종 목적이다.
그래서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버마의 민주화 항쟁을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왔다. 미국은 미 국방부와 연결되어 미국의 외교정책을 돕는 비정부기구인 전국민주재단(NED)을 통해 2003년 이후로 매년 250만 달러를 쏟아 부으며 버마의 수많은 반정부 기구의 핵심 지도자들을 모아 놓고 민주화에 대한 교육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위선적인 민주주의에 대한 폭로를!
버마의 민주화를 둘러싼 제국주의 국가들의 이해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이해관계는 버마의 천연자원을 누가 더 많이 독점할 수 있는가에 핵심이 있고 이를 위해 버마의 민주화를 지지하거나 군사독재를 지지하는 대립관계에 놓여있다. 이들이 얻고자 하는 버마의 민주주의는 노동자민중을 더욱 활발히 착취하고 그들의 계급지배를 견고하게 할 민주주의일 뿐이다. 착취와 이윤추구의 탐욕으로 군침을 흘리고 있는 제국주의에 의한 버마의 민주화는 버마 노동자민중에게 법적제도로 그칠 인권보장과 자유를 보장한다는 종이쪼가리와 함께 제국주의 독점자본의 악랄한 착취와 억압을 합법적으로 보장하는 부르주아만의 민주화로 귀착될 것이다.
실제로 군부독재와 세계 독점 자본은 공동으로 가스개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버마 노동자민중에게 세금 징수, 토지 몰수, 수송관 루트에 근접한 마을주민의 강제 이동, 수송관 진입로 건설을 위한 강제 노동, 군인들이 지역 여성들에게 행하는 수백 건의 성폭력 사건을 방치하고, 살 곳을 잃은 주민 수천만 명이 난민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등 착취와 억압을 자행해왔다.
버마의 민주화 항쟁에 대한 지지와 연대는 남한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남한의 여러 시민단체들은 버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인권유린과 버마 군사정권과 유착하여 가스 개발 산업에 몰두하고 있는 남한 정부를 규탄하고 버마의 민주화 항쟁을 지지하는 집회를 가졌다. 하지만 이들의 움직임은 2% 부족하다. 우리는 남한 자본이 버마 군사정권과 함께 가스 개발에 매진하는 것을 폭로하는 것과 더불어 버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투쟁이 온전하게 노동자민중의 민주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국주의 국가들의 기만성을 폭로해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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