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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4호] '랜드 앤 프리덤(land an freedom)’을 보고 - 현장 활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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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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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9 09:05:30, 조회:2,313, 추천: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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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앤 프리덤(land an freedom)’을 보고
- 현장 활동가
파시즘의 시작 그것은 자본의 위기에서 완전한 노동자 권력을 쟁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한 노동자-농민이 치러야 할 혹독한 대가인 것인가? 1936년 스페인에서도 그러한 공식은 성립되고 있었다. 이 당시의 스페인은 노동자 계급 중심의 공화국이었고 노동자 계급이 도시를 장악했으며 살아있는 노동자 권력이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플랑코 파시스트 세력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 파시스트의 반란에 대항하여 노동조합들과 정당들은 민병대를 조직하여 싸웠지만 결국 막아내지 못하고 그렇게 무너져야 했다. 그리고 스페인 민중 50만 명이 처형되었으며 이후 수많은 시간이 억압과 통제의 고통 속에서 흘러야만 했다. 무엇이 이렇게 만든 것인가? 영화 “랜드 앤 프리덤”은 그것을 말하려 한다.
영국 리버플의 실업자이며 공산당원인 주인공 데이빗은 현재 자신의 미래를 위하여 유일하게 할 수 있는 파시스트와 싸우기 위해 스페인의 전선으로 향한다. 기차에서 POUM(폼: 맑스주의 통일 노동자당)당원들과 합류하게 된다. 이로 인해 데이빗은 POUM의 민병대원으로서 전선에 배치되어 파시스트들을 상대로 투쟁에 동참한다. 이들은 혁명적 사회주의노동자들로 구성된 다국적 노동자 민병대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할 수 없다!"라는 각오로 각국에서 모인 자발적으로 구성된 노동자 민병대인 것이다. 독일의 제과사, 미국인으로 보이는 갑판장, 영국가정에서 일하던 스페인하녀, 프랑스의 하사관 출신 군인, 파시즘을 경험한 밀라노 출신의 이태리인, IRA출신의 아일랜드인, 지휘관인 덴마크인 등 이들은 파시스트 타도와 노동자-농민 혁명을 위해 누군가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자발성과 합목적적인 의지를 규율삼아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살아 실천하는 노동자 민병대였던 것이다. 그들은 파시스트의 비호세력으로부터 획득한 토지를 ‘집단화’라는 농민들의 자발적인 혁명적 조치들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있었다.
무기의 부족과 파시스트들에 대한 열악한 투쟁의 상황에서 민병대는 새로운 민중군대로의 통합을 요구받는다. 그것은 기존의 민병대로서가 아닌 공산당의 지도를 받는 정규군의 성격이었다. 즉 의례와 규율과 계급체계를 갖춘 새로운 군대의 창설에 대한 참여를 의미하는 것이며 소련공산당의 의도와 일치하는 것이었다. 민병대는 스탈린주의자들이 민중의 혁명정신을 파괴하고 민병대를 우호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그 대가로 서방세계와의 협정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이란 것을 꿰 뚫어보고 있었다. POUM민병대원들은 스탈린주의자들인 공산당과 함께 거세된 혁명 활동을 할 수 없음을 강력히 주장한다. 그리고 현재의 혁명조직을 지켜나갈 것을 결의한다.
하지만 주인공인 영국 공산당원 데이빗은 납득하지 못한다. 혁명을 준비한 공산당이 왜 그들의 혁명정신을 억누르려 하는지를..... 그리고 부상을 입은 데이빗은 전선에서 물러나 후송되어 치료를 받던 중 혁명조직을 사수하겠다던 결의를 잊은 채 스탈린 공산당이 함께하는 국제여단에 가입한다. 하지만 그것은 데이빗이 생각한 변혁을 위한 투쟁 속에서 파시스트들에 대한 투쟁은 결코 아니었다. 결국 POUM과 CNT(전국 노동조합 연합 -무정부주의 성향)을 상대로 한 혁명을 배신하는 행위에 고통스러워한다.
“혁명을 배신한 것은 누구인가? 반파시스트 전선을 깬 것은 누구인가?” 그렇다. 스탈린 공산당은 반파시스트의 전선을 유지한다는 명분을 위하여 혁명이 희생되어야 하는 타협을 해야 했던 것이다. 데이빗은 POUM과 CNT의 혁명성을 두려워하는 스탈린공산당의 본질을 깨닫는다. 데이빗은 자신의 공산당원증을 찢고 스탈린 공산당의 압력이 작용하는 정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무엇 하나 제대로 지원되지 못하는 POUM동지들이 있는 전선으로 돌아간다.
파시스트와의 치열한 교전중인 POUM전선에 국제여단 군대가 등장한다. 증원부대인줄 알았던 그들은 POUM민병대의 해산과 체포를 명령한다. 파시스트와 공모한 죄로 그리고 프랑코와 협력한 죄로 POUM은 이제 불법단체로 규정된 것이다. 가장 성실하고 헌신적으로 파시즘과 싸운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것이란 고작 누명과 죽음뿐이란 말인가? 혁명의 상징 블랑카의 분노는 결국 죽음으로 변한다. 그리고 변혁의 희망도 사라져간다.
영화는 결코 파시스트를 다루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가장 전투적으로 투쟁을 이끌었어야할 혁명의 대업을 완수한 공산당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혁명을 가장 반대한 적극적 반혁명의 세력이 바로 관료화된 스탈린주의 노선을 따르는 공산당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이러했다. 공산당과 소련대사는 중간계급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자본가들과 지주들이 파시스트 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프랑스와 영국 정부의 호감을 사기 위하여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혁명 논의를 중단하였으며 공화파의 반파시스트 정책에 동참하는 데에만 전념하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연립정부의 슬로건은 “먼저 전쟁에서 이기고 그 다음에 혁명을 논하자”였다. 먼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준비는 사유재산 존중과 기존 국가기구의 보존이었으며 뿐만 아니라 그동안 노동자들의 투쟁의 억제, 공장과 농장에 대한 통제권의 포기를 뜻했다. 결국 혁명의 포기를 뜻하며. 변혁의 가능성은 없어지고. 플랑코의 파시즘만이 남았다.
이 영화를 처음 본 순간이 생각난다. 벅찬 감동의 눈물과 안타까움의 눈물이 한없이도 흘렀다. 동지들의 진정한 실천만큼 더 큰 감동을 주는 것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데이빗과 그 동지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진정한 자유를 위해 자신을 가장 필요로 하는 파시스트와의 투쟁의 전선으로 떠났다. 그렇듯이 현재의 현장 동지들도 나를 필요로 하는 자본가와의 투쟁 전선으로 떠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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