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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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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19:45:40, 조회:2,359, 추천: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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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노동해방의 역으로
힘차게 달려 나가자!!
- 서울지하철 노조 활동가
민주파 김종식 위원장의 몰락과 어용 정연수 위원장의 등장
노사상생과 정책노조를 지향하는 노골적인 협조주의 후보가 지하철노조 제 14대 위원장에 당선되었다. 위원장 후보 김선구, 양윤모, 정연수라는 3후보가 각축전을 벌인 끝에 정연수라는 후보가 위원장으로 당선된 것은 지하철에 다시 배일도의 측근세력들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배일도가 몰락한지 채 3년이 안 되서 배일도의 측근세력들이 다시 당선되었다는 것은 3년여 기간 동안 보여준 민주파의 무능력과 어용 못지않은 타협적인 정책에 조합원들이 등을 돌리고, 이를 대체할 세력이 등장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나타나는 모습으로 봐야 한다. 배일도 이후 등장한 민주파인 허섭과 김종식 위원장의 행보는, 조합원들이 등을 돌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허섭 위원장은 지축기지에서 궤도연대 총파업투쟁을 최선봉에 서서 무참히 깨버렸다. 당시 궤도사업장중 가장 큰 조직력을 가지고 있던 서울지하철은 궤도연대의 핵심사업장이었다. 그런데 파업 3일차에 갑자기 파업철회를 선언한 것은 단지 서울지하철만의 파업철회가 아니라 궤도공투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 상황으로 말미암아 이후 도시철도와 대구지하철은 차례로 무너져 버렸다.
이후 등장한 김종식 위원장은 무너진 현장상황을 새롭게 극복하기 보다는 무너진 상황을 즐기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공사 관리자와 몰래 평양 아리랑공연을 관람하였고, 주5일제 관련한 노동조합의 투쟁을 제3자일 수밖에 없는 연구용역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였다. 이 과정 속에서 패배감에 빠져있던 조합원들의 동력은 한없이 추락하였고 노동조합과 현장조합원간의 일치된 단결력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그 결과 최종적인 연구용역은 공사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구조조정안으로 확정되었다. 이 결과를 두고 김종식 집행부는 공사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주장하였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꼴이었다.
또한 김종식 집행부는 철도와 지하철의 연대총파업을 다시 한 번 배신하면서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 이 영향인지 몰라도 철도노조 또한 거점파업 후 무력하게 산개파업을 전개하다가 파업자체를 철회해 버렸다.
김종식 위원장은 당시 최대현안문제였던 연구용역 결과 폐지를 위해 그 어떠한 희생도 감내하겠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노사합의 결과는 연구용역 결과가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논의하는 것이 화려하게 등장하면서 마무리 되었다.
합의된 사항은 지하철 노조 규약에 의거(합의안에 대한 과반수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집행부는 불신임된다)하여 총투표에 부쳐졌으며 그 결과 찬성 43% 반대 55% 김종식 집행부는 불신임 되었고 서울지하철노조는 제 14대 집행부 총선거를 진행하게 되었다.
한편, 이렇게 민주파라 불리는 집행부가 타협적인 모습을 취했을 때, 제 활동가들의 태도는 대단히 너그러운 모습을 취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지만, 당시 진행된 사항에 대하여 활동가 들이 취한 태도는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을 너머 팔뚝과 알통이라 불리는 근육이 입맞춤을 하고 있었다.
허섭의 파업철회 과정 속에서 그나마 허섭을 비판하고 연단에 올라온 자들은 허섭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식으로 노골적인 권력지향적인 모습을 보였고 나머지 일부 건강한 활동가들은 조직화되지 못하면서 파편적인 비판만 진행했을 뿐이었다. 연단점거하지 않은 나머지 다수의 제 활동가들은 허섭의 파업철회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왜 그렇게 날 뛰느냐?’ 하면서 오히려 훈계하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은 1년이 지난 김종식의 파업철회 때에 더 처절한 모습으로 전락하였다. 허섭 때에는 허섭에 대한 비판의 내용이 다소 개량적이었다 하더라도, 여기저기서 연단을 점거하여 연단이 어수선한 상황을 주목하여 파업에 결합한 조합원들이 긴장하였지만, 김종식의 파업 철회 때에는 연단점거를 시도한 활동가들이 단 2명으로 전락하면서 현장조합원들의 귀와 눈을 이끌어내지 못하였다. 그중에 1명은 연단에 올라가기도 전에 질서유지대에게 가로막혀 올라가지 못하였고, 1명만 외로이 연단에 올라가 김종식의 파업철회를 비판하였다. 허섭 때의 연단점거비판이 거대한 바위에 짱돌 던지는 모습이었다면 김종식의 연단점거는 계란도 아닌 꼬마메추리알을 던지는 모습이었다.
당시 집행부가 질서정연하게 철수하자마자 배일도의 측근 세력은 비판이 아닌, 난동을 피우며 파업현장을 무질서하게 만들었고 당시 철도, 지하철의 연대파업은 허무하게 마무리되었다.
팔뚝과 알통이 입맞춤하는 모습은 김종식 위원장의 평양방북과 노사합의서 체결과 불신임 투쟁 때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평양방북에 대하여 선거 시기 양윤모 선대본에 결합한 다수의 제 활동가들은, 김종식 위원장이 공사관리자와 몰래 평양에 방문하여 평양의 지하철방문과 아리랑공연을 보고 온 상황을 두고 평양지하철과 서울지하철의 교류를 위하여 노동조합 사업을 추진한 것일 뿐, 별 문제가 없다고 현장의 비판을 일축하였다. 또한 연대파업철회의 대가로 노사합의 체결한 상황을 어쩔 수 없는 조직적 상황이었고, 김종식 위원장을 합의안 부결투쟁으로 불신임 시킨다면 어용이 등장할 것이 예상되기에 부결투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반대 입장을 취한 활동가들을 역으로 쪽수의 힘으로 제압하려 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민주파의 기회주의적이고 개량적인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주었고 이에 대한 비판을 수행하는 세력들이 조직화되지 못했고, 그 결과 현장조합원들이 민주파에 등을 돌리고 어용을 선택하게 되었다.
긴박해지는 노사관계에 맞선 혁신투쟁
위원장 및 4개 지부장, 43개 지회장의 선거결과 배일도 측근세력인 정연수 세력은 위원장, 기술, 역무 지부장, 그리고 43개지회중 40%정도의 지회장에 당선되었고, 범민주파 진영은 차량, 승무지부장 그리고 60%정도의 지회장에 당선되었다.
집행부 선거 이후 치러진 대의원 선거구도는 역무에서 60%, 기술에서 50%, 차량, 승무에서 약 30% 정도로 정연수 세력들이 당선되었다.
배일도가 위원장 하던 시절과 달라진 모습은, 상집간부(지부장, 지회장을 제외한 중앙부서장들로 총 17명)포함 지회장 이상의 직책을 부여받은 자가 참석하는 집행회의에서 과반수이상의 세력을 정연수 세력이 점유했다는 점이며, 이것은 공사의 구조조정이 노동조합의 회의체계를 합법적으로 이용하면서 추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배일도는 자파의 세가 열세로 말미암아 노조회의체계를 합법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면서 무리한(?)모습을 보였지만 현재 정연수위원장은 노조회의결과를 자신의 뜻이자 공사의 뜻대로 가져갈 수 있는 환경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자마자 정연수 위원장은 공사의 직제개편안을 ‘노동조합의 집행회의’ 라는 회의결정사항으로 통과시켰다. 당시 회의에서 범민주파 세력인 차량과 승무 그리고 나머지 지부의 일부지회장들이 퇴장하였고, 정연수 세력들만 회의를 계속 진행해 찬반투표에 부쳐 90%이상의 찬성으로 공사의 직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5년 전 배일도는 노동조합 집행회의, 대의원 대회 등 노조회의결과자체를 부정하면서 조합원 직접 총투표를 통해 제기되는 국면을 모면하였다. 그렇지만 현재는 정연수 위원장은 노조회의결과를 충분히 이용하고 역으로 범민주파 진영이 배일도가 직접 조합원들을 상대로 조직한 모습처럼 조합원들을 직접 조직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를 단순비교하면 상황이 더 나빠진 조건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 배일도 시절, 민주파 진영은 조합원들을 직접 조직하면서 배일도의 어용행각을 폭로하기보다는 노조간부의 분포에서 민주파가 많다는 이유로 노조간부들 간의 사업을 배치한 만큼 조합원조직사업을 소홀히 하는 편의주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가장 기본적이 현장조직사업에 충분히 하지 않으면 안 될 객관적인 상황이다. 이 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맞이해야 한다.
공사의 강화되는 현장 공격
공사의 직제개편안은 현장에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현장조합원들은 똥인지 된장인지 아직까지 그 내용에 대해서 명확히 잘 모르고 있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계획들이 결코 조합원들의 안녕을 위한 계획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경험하고 있기에 현장 내의 불안감은 팽배하고 있다.
문제는 공사와 위원장이 추진하는 직제개편안을 계기로 현장을 다시 조직하는데 있다. 그러나 최근 진행되는 상황은 그나마 범민주의 한축을 담당하였던 승무지부가 개량적인 모습을 취하면서 직제개편안에 노조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노조중앙의 입장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 입장은 조합원의 의견이 반영되는 직제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실내용은 ‘1>승무본부를 신설한다 2>BSC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지 않는다 3>안전방제본부장을 운전분야 출신으로 한다 4>BSC 시행관련해서는 합의 후 시행한다 5> 운영본부를 영업본부와 승무본부로 분리한다. 6>방재본부를 안전방재실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상의 6가지 내용이 왜 승무조합원들의 의견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사의 흑자경영으로 노동강도가 심화되는 현실과 기관사 면허제도입으로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는 현실에서 승무지부의 6가지 요구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승무지부에서 이상의 내용을 충족하는 직제개편을 위하여 적극 노력한다고 하니, 정연수가 말하는 조합원이 참여하는 구조조정과 결코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직제개편은 현장 착취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는 틀을 정비하겠다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지금까지 착취를 잘해왔지만 흑자경영의 최종완성을 위하여 착취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 직제개편안이다. 이러한 직제개편안에 대한 태도는 ‘노동조건 개선, 직제개편 전면분쇄’라는 기치로 현장을 조직하면서 다시 한 번 공사와 맞장을 뜰 수 있는 현장의 조직력을 구축하는데 있다. 그렇지만 현재 승무지부의 태도는 또 다시 민주파의 개량된 모습을 확인할 뿐이다.
한편, 99년 서울지하철 파업 이후 등장한 공사의 흑자경영은 이윤창출에 사활을 걸면서 추진되어왔다. 각 역은 임대를 통한 수익사업에 상점들이 역 곳곳을 점유해버렸고 노동자들의 일터는 노동조건개선 보다는 5s운동을 통한 환경개선 사업에 치중되면서 대외적으로 보기 좋고 깨끗한 일터의 이미지 만들기에 노동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깨끗한 일터의 이미지와 상반되게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여전히 산업재해와 근골격계 유해요인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또한 99년 이후 계속된 구조조정과 흑자경영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노동강도를 불러왔으며, 전체 1만 노동자 중 3000여 명의 노동자가 한 곳 이상의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유소견자로 나타났다.
이러한 흑자경영은 기어이 지난 6월8일 전동차 조성과정에서 한 노동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비극을 불러왔다. 현장 노동자들의 작업 조건 개선요구로 편성되었던 예산마저 사장지시로 일방적으로 환수하고 구조조정으로 인한 현장인력 부족은 최소한의 안전 요원마저도 배치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사고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4명이 해야 할 일을 2명이 일하였고, 부당하고 열악한 작업조건에 대한 관리자들의 책임은 단 한 번도 묻지 않고 오히려 현장조합원들의 노동강도만 요구해 왔던 결과인 것이다.
산업재해는 공사에 의한 타살로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추후 나타날 수 있는 재발방지를 위하여 노동조건을 충분히 개선하는 것으로 극복해야 한다.
서울지하철노조, 다시금 투쟁으로 질주하자!
수도권 내 가장 큰 핵심사업장중의 하나가 서울지하철노조다. 지하철 선배 투사들의 경험담으로는 서울지하철노조의 움직임은 청와대와 안기부가 개입할 정도로 정권 관계자들이 벌벌 떨었다고 한다. 그랬던 것 같다. 87년 노조창립 후 서울지하철 뿐만 아니라 전국의 여러 노동조합의 투쟁은 정권의 심장을 부셔버릴 정도의 위력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서울지하철 뿐만 아니라 대공장 노동조합들의 투쟁은 타협에 타협을 취한 결과 연대해야 할 노동자들조차도 외면해 버리는 대공장 이기주의에 빠져버렸다. 대공장 이기주의가 정권의 이데올로기 공격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를 극복해 나갈 주체들의 기회주의적이고 개량적인 활동이 그 공격을 정당화 시켰다.
그렇지만 자신의 생존권마저 내 놓으면서 양보할 노동자는 이 땅에 없다. 지금 현재 공사는 서울지하철노동자들에게 생존권을 달라고 하고 있다. 흑자경영을 완성하기 위하여 지하철 노동자들의 희생 곧 죽음을 달라 하고 있는 것이다.
패배와 패배, 타협과 타협의 연속이라는 조건 속에서 결코 쉽지 않은 투쟁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 공사의 이윤창출이 노동자의 죽음을 담보하는 것이라면 이윤창출저지를 위해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이 투쟁 속에서 구사대와 경찰력이 투입된다면 이에 맞서는 물리력을 준비해야 하고, 정권이 개입하여 노동자들의 투쟁을 구속하고 억압한다면 이 정권을 뒤집을 정도의 강고한 조직력과 투쟁력을 구축해야 한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라는 요괴한 월드컵 구호가 난무하는 이상 우리의 투쟁은 한 치도 나아갈 수 없다. 노동해방의 전망을 세우고 현장을 다시 투쟁으로 조직하는 모습만이 우리 노동자들이 취해야 할 태도다.
‘노~동해방, 칙칙 폭폭’, ‘노~동해방, 칙칙 폭폭’, ‘노~동해방, 칙칙 폭폭’
이렇게 우리는 노동해방 구호를 힘차게 부르면서 노동해방역으로 질주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일는 서울지하철에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면서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활동해온 경험들을 냉철히 평가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다시금 새롭게 활동의 전망을 세우고 혁신하는 자만이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그 힘찬 투쟁, 당당하게 펼쳐 나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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