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고>
코오롱고속노조에서의
민주파 집행부 당선과 과제
버스노민추 정책국장 김준태
썩어 문드러진 어용 사업장에서 민주파 당선!
그러나 현장은 초토화 직전!!
지난 2005년 1월 5일 코오롱고속노조 위원장 2차 결선 투표에서 갖은 탄압을 받으면서 민주노조 건설 투쟁을 해 오던 코오롱고속노민추 동지들이 기존 어용집행부에 대해 148대 118의 30표차로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 코오롱고속노민추는 버스노민추에서 인준 받은 후보로서 ▲임기시작 3개월 내 총회를 통한 민주노총 조직 변경 ▲현안문제 관련 임단협 교섭 결렬시 총파업 불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코오롱고속은 지난 2002년 월드컵 휘장 사업에 모회사인 코오롱이 정치권에 로비를 벌였지만, 휘장 사업이 적자로 되면서 여기에 지급보증이 되어 있던 코오롱그룹의 각 계열회사들이 부도의 짐을 떠안으면서 현재까지 법정관리 상태이다.
이 과정에서 사측과 어용노조는 법정관리 핑계를 대면서 툭 하면 파산 위협을 해왔고, 노동자들의 상여금을 ‘삭감’하고, 장기 근속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퇴직시키고 이 자리의 대부분을 신규입사자로 채워왔다.
그 결과 지난 2003년에는 대부분이 기존의 근속노동자들이었지만, 이번 선거가 있던 시기에는 약 70% 가량이 신규입사자로 물갈이 된 상태로까지 되었다. 법정관리 기간 동안 급격하게 각종 조건이 후퇴하면서, 현재는 연봉으로 계산하면 2,300여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이다.
사측은 법정관리 상태를 핑계로 각종 임금 등을 줄여나가고, 고속버스 운행에 비정규직으로 대부분을 채운 관광버스 조합원들을 불법적으로 대체 투입하는가 하면, 수익이 적은 노선을 임의적으로 결행하는 방식 등을 통해 코오롱고속 노동자들의 상태는 갈수록 열악해지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노동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이해를 대변해 온 것이 아니라, 2002년 8월 대의원 대회 등을 통해서 상여금 삭감을 결정하는 어이없는 결정을 하고, 회사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공고문 등을 게재하는 등 어용적인 작태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코오롱 현장투쟁의 시작!
거세지는 탄압들을 뚫고서!!
초기 코오롱고속의 활동가들은 어용노조 대의원들의 결정에 대해 조합원 총회를 요구하기 위한 조합원 연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버스현장은 대부분이 너무도 오랫동안 사측과 어용노조의 핍박을 받아오면서 서명을 하는 것조차 나서기 힘들 정도로 위축되어 있는 실정이다. 며칠 만에 과반수가 넘는 조합원들의 연서명을 받았던 것은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이후 지속적으로 현장에 정기적인 선전물을 돌리고, 활동가들을 조직하고 코오롱고속노민추를 결성한다. 코오롱고속노민추에서 지속적인 선전사업과 함께 강남고속터미널, 대전고속터미널 등에서 자체 집회를 갖고, 어용노조 집행부에 대한 지속적인 타격투쟁을 한다.
기존까지 눈치만 보는 것 같던 보이던 조합원들까지도 사측의 탄압을 뚫고 대전, 부산, 울산, 대구 등지에서 집회 참석을 위해 올라오고,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집회 참석을 못한 조합원들은 각 지방 영업소 별로 자발적으로 투쟁기금 모금 운동을 진행하는 등 상황이 급격하게 코오롱고속노민추 동지들에게 쏠리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3개월 정직, 해고, 6개월 정직 등을 자행하며 코오롱고속노민추의 핵심적인 활동가들은 근 2년여 동안 받은 각종 징계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근 2년여를 근무하지 못해왔다.
사측의 징계위원회에도 집단적으로 함께 가서 로비농성을 전개하고, 같이 들어가서 항의하고 곧바로 선전물로 알리고, 다시 징계 받는 엮이고 엮이는 상황들이 그간 2년여 기간동안 있어왔던 일들이다.
물론 이 과정 속에서 여러 가지의 미숙한 점들을 보이고, 때로는 포기 직전까지 가는 힘든 상황들도 있어왔다.
특히 2002년 연서명 이후 징계에 맞선 투쟁을 한 결과 2003년 4월 대의원선거에서 대거 민주파가 당선하는 성과를 맞지만, 어용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법정관리를 핑계로 “회사가 어렵기 때문에 무기한 연기”하며 이를 공고하지 않는 상황에서 법적 대응으로만 일관했던 모습이 있었다. 자체 평가에서도 지적되었지만 이런 상황은 당시 현장의 올라오던 분위기에 즉각 찬물을 끼얹는 악영향을 끼친다. 사측과 어용노조는 연달아 공고게시나 교양 등을 통해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외쳐대며 조합원들을 위축시키고, 이를 공세적으로 돌파할 동지들마저 주저주저 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한 오류였던 것이다.
사측과 어용노조는 현장의 흐름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렸다고 판단하자, 이에 기세를 늦추지 않고, 현장에서 선전물 돌리는 것이 회사를 더 어렵게 한다는 취지의 조합원 서명을 (반)강제적으로 받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며 활동가들을 고립시키기도 했다.
각종 징계에서 어용노조 위원장은 회사 측 입장을 되풀이 하면서 징계를 내리는 데 힘을 싣고, 나아가 활동가 개개인에게는 ‘공금횡령’ 등의 있지도 않은 혐의를 씌워 고소하는 등의 악의적인 책동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그러나 결국 다시 서로를 추스르며 현장투쟁을 계속했고, 이제 말도 안되게 먹였던 각종 징계나 고소고발이 무혐의, 부당징계, 부당해고로 나타나면서 다시 현장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 사이에도 현장은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었다. 여전히 상여금은 삭감된 상태였고, 임금도 사실상 동결된 상태였다. 2003년 7월 대전영업소의 영업직 조합원들에 대한 용역직화는 심지어 1개월 계약직까지 나타나는 상황까지 진행되었다. 관광의 경우도 1년 계약직 고용, 필요인원을 충원하지 않고, 관광버스 대체투입을 확대하고, 임시차를 돌리며 정규직의 고용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 이런 상황은 기존의 장기 근속자들이 스스로 회사를 떠나게 만들었고, 이에 따라 거의 매달 10여명씩의 신규사원을 뽑을 만큼 고용이 불안정해지게 되었다.
결국 이번 코오롱고속노조 위원장 선거는 이런 매각에 따른 구조조정 속에서 갈수록 처참해지는 코오롱고속노동자들의 위기의식과, 활동가들이 2년여를 탄압받으면서도 꾸준히 현장활동을 통해 조직화하고 매각 속에서 우리 노동자들이 가야할 방향을 꾸준히 제시한 결과 쌓여진 신뢰의 결과였던 것이다.
집행부 장악! 잠시 동안의 들뜸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겹겹이다!!
선거 진행 기간 동안에도 자본과 어용노조의 노골적인 불법들이 자행되었다. 각 영업소의 소장들이 고속조합원들을 만나 술을 먹이면서 “불법이든 상관없으니, 일단 깨고 보자”는 것은 기본이었다. 어용들은 떼로 몰려다니며 조합원들을 겁주고 다녔고, 회사는 기존에 조합원이 아니었던 국제부 쪽을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어용의 표를 높이려 했다. 민주파에 동조할 것 같은 조합원들을 이미 4-5개월 전부터 매각되면 퇴직금도 못 받으니, 지금 나가면 퇴직금 바로 주겠다는 회유로 자진 퇴사 시키고, 이래도 안될 것 같자, 결국 주채권 은행인 조흥은행은 공고를 붙여 일부 불순한 세력이 위원장에 당선되면 파산시키겠다는 노골적인 협박을 하기도 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이미 어용노조는 임금동결에 대한 임협에 지난 12월 30일 도장을 찍어버리기도 했다.
위원장에 당선되자마자 채권단은 당선자를 따로 보자며 얼굴색을 바꾸기도 했지만, 지난 1월 17일 국제부 조합원들을 노조 탈퇴시키고, 바로 다음날인 18일에는 관광 조합원들에 대한 노조탈퇴 공작을 했다. 이런 사실을 접수한 즉시 코오롱고속노민추 동지들은 관광 조합원들을 만나 사태를 파악하고, 노조 탈퇴를 선동한 어용세력에 대해 으름장을 놓았다.
일단 위원장 선거는 이겼지만, 이처럼 채권단과 사측은 때로는 웃는 얼굴로 화색을 바꾸면서 지속적으로 조합원들을 분열시키고, 여전히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어용세력은 일단 선거에서는 졌지만 여전히 결집되어 있고, 호시탐탐 매각 등의 구조조정 투쟁에 사보타지를 놓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잠시 코오롱고속노민추 동지들이 선거 승리에 도취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버스노민추의 지속적인 비판과 간담회를 통한 계획 마련 등을 통해 다시 전열을 가다듬기도 했다.
코오롱고속 조합원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의 투쟁도 경험해 보지 못했고, 이제 매각투쟁이라는 벼랑 끝 투쟁에서 그것도 아주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동시에 쌓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하면서 투쟁해야 하고, 그러면서 집행부 조직체계를 확립해야하며, 각 지방 영업소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어용세력에 대한 분쇄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코오롱고속노민추 동지들의 경우도 근 2년 여 동안 그 어떤 대공장 현장보다도 힘든 조건 속에서 처절한 투쟁들을 해 왔지만, 이제 노조라는 칼자루를 쥐고 거대한 적들에 대해 가장 단호한 투쟁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 동지들마저도 매각투쟁이 도대체 얼마나 처절한 투쟁인지를 제대로 가늠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위원장 당선과 동시에 채권단에서 기존 관례대로 위원장을 따로 보자고 하는데 가는 것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생각하지 못하고 단지 집단적으로 같이 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당선과 동시에 버스노민추 중앙에서 향후 투쟁방향에 대한 간담회를 위해 모임에 도착해보니 이미 술에 쩔어 있는 안이한 상황 인식을 확인하는 자리도 있었다.
일부 성원 중에서는 지금 조합원들의 정서, 인식상태 등을 들며, 점진적으로 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번 18일 코오롱고속노민추와 버스노민추와의 간담회에서 확인되었듯이, 조합원들의 의식수준이나 단련정도를 떠나서 사측은 시간적인 공백을 두지 않고 매각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다. 실제로 위원장 당선과 동시에 고속부문에 대한 분할매각 공고를 붙이기도 했다.
이미 과거 현장조직의 집행부 장악 이후에 나타났던 배신적인 행위, 양보교섭, 노사협조주의적 경향들을 보아왔다.
지난 한성여객의 총파업투쟁에서 버스노민추는 현장 내 조직된 활동가들이 없다보니 시간이 경과할수록 말로만 민주노총 사업장이었지, 기존 어용의 인적, 조직적 구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던 한성여객노조의 반동화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제 버스노민추의 기조에 가장 충실하면서 실제적인 현장투쟁의 과정을 거쳐 코오롱고속 현장의 민주노조 건설을 이루는 상황이 되었다. 더 큰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고, 뒷일을 기약할 수 없는 가공할 만한 매각투쟁이 목전에 놓여있다.
우리에게 선택은 없다. 조건이 얼마나 갖춰졌느냐에 상관없이 투쟁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코오롱고속노민추 활동가들은 현재의 조합원들의 의식에 낮춰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의식을 높여내야 한다. 끌어 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코오롱고속 활동가들의 의식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야 한다. 여전히 내부적으로는 노사협조주의적인 경향으로 강화될 인자들과 요소들도 포진되어 있다. 집행부 논리를 핑계로 들며 버스노민추 기조에 대해서 자립화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에서도 지속적으로 만나오면서 코오롱고속노조 내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한 경향들에 대해 짜증날 정도로 비판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코오롱고속노조의 투쟁은 총파업 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조합원들의 생존권 사수와 매각이전부터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분쇄를 위한 투쟁이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향은 ‘고용․ 근속, 단협, 노조 승계 특별단협 쟁취’임을 확인했다. 아직 임기는 시작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 없다. 사측과 채권단, 어용세력은 벌써부터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임기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위원장 당선자를 비롯한 코오롱고속노민추 핵심 동지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이미 치고 들어오는 분야인 관광부의 비정규직 동지들에 대한 조직화와 교육, 이를 통한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곧 바로 진행하는 것을 통해 서류상의 인수작업이 아닌 실질 투쟁에 결합하면서 투쟁체로서의 노조집행력을 강화시켜나가기로 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어용세력의 핵심들에 대해 과거 비리와 각종 반노동자적 행위들을 근거로 노조차원의 대응을 결의한 상태이다.
노조 임기 시작과 동시에 전 영업소 순회 등을 통해 조합원 교육을 하고, 각 영업소의 현장문제들을 촉발시켜 각 영업소별 현장투쟁을 관광부의 비정규직 투쟁과 결합시키고, 이 과정에서 나타날 부분 매각을 막아내는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실제적인 투쟁의 과정에서만 민주노총 조직변경을 위한 총회가 힘있게 결의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서 특별단협 쟁취, 기존 어용노조가 맺은 임금동결을 핵심으로 하는 임금협약의 거부와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다.
대략 이런 투쟁의 계획을 결의한 상태이다. 가장 열악했던 버스현장에서 이제 가장 모범적인 매각투쟁의 사례를 일궈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집행부 자립화의 논리, 노사협조주의적 경향, 양보교섭 등의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현재 가장 주요하게 고민해야 할 지점중의 하나가 되었다.
코오롱고속노동조합 위원장 당선자와의 좌담
참석 : 김의석(코오롱고속노동조합 위원장 당선자), 강문구(코오롱고속노민추), 김준태(버스노민추 정책국장)
김준태 : 자주 뵙는데, 그래도 노동자정치신문에 낼 인터뷰라고 이런 형식을 가지려니 조금 어색합니다. 이미 1월18일 코오롱고속노민추와 버스노민추의 향후 계획에 관한 토의가 있었고, 일정정도 정리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 인터뷰는 되도록 간략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코오롱고속노민추가 2년여 동안 정말 많은 탄압을 받으면서 꿋꿋이 현장투쟁을 계속하면서 결국 이번 위원장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나타났던 동지들 내부에서의 이견들이 있었지 않습니까?
김의석 : 예, 잘 아시겠지만, 이미 버스노민추 대표자회의에서 공동선대본의 기조와 방향, 그리고 공통공약으로 3개월 내 민주노총 조직변경, 임단협 관련 현안문제 교섭결렬시 총파업 돌입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약집을 내거나 현장 조합원들을 만나 선전하는 가운데에서 “너무 센 거 아니야”라는 얘기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노민추 동지들도 “조합원 정서에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있었고, 내부적으로 격렬한 논쟁이 있기도 했습니다. 결국 큰 틀에서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그때 총파업 돌입에서 총파업 불사로 교정되기도 했습니다.
강문구 :또 있는데, 선거운동 과정에서 채권단, 사측, 어용노조에서 붙인 공고문, 얼핏 들리던 “임금협상 직권조인 문제에 대해 까발려야 한다”라는 입장과, “지금까지 우리가 해 왔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문구로 쎄게 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입장을 조합원들이 알고 있고, 이제는 조금 유한 모습도 보여야 할 때다”라는 얘기들도 있었습니다.
김준태 : 매각투쟁이 아닌 지난 한성여객 총파업투쟁에서는 임단협 투쟁이었는데도 노조집행부 사이에서든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서든 내용적으로 분열되는 양상들이 나타났는데, 아직 매각투쟁에 시작도 안했는데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막상 투쟁이 격렬하게 붙게 된다면 첨예한 분열의 문제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강문구 : 맞는 말이다. 그러나 잘 알듯이 우리가 열심히 싸워왔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 않은가? 활동가라는 말이 아직도 버거울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코오롱고속 내부에서 나를 비롯한 몇몇 동지와 다른 동지들 간에 조금 전에 얘기했던 그런 논쟁들이 벌어져왔던 것이다. “강문구가 너무 앞서나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너무 튄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오늘 간담회에서도 정리되었지만 우리에게는 어떤 가능한 선택도 없지 않은가? 이번 매각투쟁에서 이기느냐, 아니면 산산이 깨져서 다 죽느냐 밖에 없다. 조합원들에 영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 짧은 기간동안 조합원들의 의식을 높이느냐가 관건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 활동가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 코오롱고속노민추 동지들은 완전히 의견을 일치해 들어가야 조합원들로부터 나타날 수 있는 분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준태 : 그렇다면 그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강문구 :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뭔가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교육과 투쟁밖에 없다고 본다. 그래서 아직 인수위이고 노조 집행도 하지 않는 시점인데도, 일단 관광부의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조직하여 실제 투쟁을 벌여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코오롱고속노민추와 인수위도 모두 결합하면서 집행체계도 거기서 갖춰가야 한다. 그리고 이 투쟁이 어차피 매각투쟁의 일환이기 때문에 다른 영업소의 현안문제들도 함께 터뜨리면서 각 지역단위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런 개별적인 투쟁들이 매각투쟁으로 하나로 모일 수 있도록 해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 모든 코오롱고속노민추 동지들은 동의하고 있다. 물론 과정에서 계속 좀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도 나올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나, 김의석 당선자, 그리고 버스노민추 중앙에서 보여줘 왔던 신뢰가 있었지 않은가? 지금까지 모두 맞아오지 않았던가? 내부투쟁의 문제이고, 투쟁 속에서 서로를 다시 다그치고 검증하고, 인정하고, 거기에 노민추 중앙에서 교육을 배가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방향들이 설 것이다. 당연히 집행부, 노민추 회의에도 버스노민추 중앙에서는 결합해야 한다.
김의석 당선자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의석 : 재론할 여지도 없다. 당연한 것이다. 위원장 당선자이자, 코오롱고속노민추의 대표로서 내부적으로 나타났던 이견들에 대해서 일단 충분히 들어보고 있다. 그리고 강문구 동지의 입장과 전적으로 동의한다.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투쟁할 수 없다. 우리 활동가들의 견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과거에 우리가 실수했던 부분들에 대해 인정하고 다시 가다듬었듯이 충분히 내부 조율과정이 갖춰질 수 있다고 본다.
김준태 : 개개인의 인성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노조집행부의 자립화하려는 시도들은 기존의 우리보다도 더 뛰어났던 현장 활동가들 및 현장조직들에서도 나타났다. 매수란 단지 돈을 직접 찔러주는 것만이 아니지 않은가? 막말로 십 몇 차 교섭까지 가는데도 사측이나 채권단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나중에는 교섭에만 나와 줘도 ‘고맙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양보교섭을 할 수도 있다. 조직적으로, 운동적으로 어떻게 이런 자립화의 문제를 넘어서려하는지?
강문구 :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다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채권단 만났던 것도 중앙에서 한참 동안 비판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우리가 부족할 수도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코오롱에 결합해서 이런 부분을 견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김준태 : 그럼 구체적으로 진행하려는 투쟁은 어떤 것들이 계획되고 있는지?
김의석 : 일단 “집행부 들어가서 그때부터 뭘 한다”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우리의 투쟁을 만들어 가야한다는 데 동의들을 했고, 그렇게 하고 있다. 이미 어용들과 사측은 벌써 움직이며 우리의 투쟁에 힘빼기를 획책하고 있는데, 그걸 보면서도 눈뜨고 당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일단 관광부 비정규직의 투쟁을 조직하면서 그 내의 핵심인자들에 대한 교육을 동시 진행하고, 여기에 우리들이 결합하면서 전 영업소로 선전하여 투쟁 국면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각 지방영업소에서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각 활동가들이 주도해서 현장의 문제들, 임금 문제들을 들고 나오면서 이후 집행에 들어가게 되면 사실상 각 현장에서 들썩이는 분위기의 기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당연히 부분매각, 기존 임협의 거부와 재협상, 특단협 쟁취 투쟁으로 매각투쟁이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될 것 같다.
김준태 :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노동자정치신문 독자들께 한마디의 결의를 밝혀 주십시오.
김의석 : 지켜봐 주시고, 우리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동지들의 격려와 연대 부탁드립니다.
강문구 :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어렵다고 하는 매각투쟁의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앞으로 우리 조합원들 교육 진행하고 할 때 매각투쟁의 경험이 있는 현장 동지들의 교육 등의 지원을 요청드리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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