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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2호] 파키스탄의 경제성장과 위기(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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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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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19:44:24, 조회:4,979, 추천: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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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경제성장과 위기
(Growth and Crisis in Pakistan’s Economy)
수스힐 칸나(Sushil Khanna)
이병진(번역)
수스힐 칸나는 인도경영연구소(Indian Institute of Management, Kolkata) 소속의 연구자다. 원문은 Economy and Political Weekly December 18, 2010 vol XLV NO 51(pp.39-46).이다. 논문을 번역한다는 것은 정합성에 한계가 있고 학문적으로도 큰 의미는 없다. 그러함에도 이 글을 번역 소개하는 이유는 논문이 역사적 관점에서 파키스탄의 경제위기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파키스탄이 겪고 있는 경제위기의 구조적 문제점과 한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Economy and Political Weekly(이하 EPW)는 1949년 창간된 역사가 깊은 인도의 대표적이 사회과학 저널이다. EPW는 중도성향이면서 사회과학자들의 시각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인도의 사회, 정치, 경제 문제와 더 나아가 세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EPW의 중도성향을 감안하면서 독자들은 이 글을 읽었으면 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논지의 흐름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부 문장은 생략하였다- 번역자 주).
번역자인 이병진 동지는 인도델리대(University of Delhi)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인도 지방자치에 대한 일 고찰 -펀잡(Punjab) 빤쨔야뜨(Panchatat) 사례를 중심으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경희대 2009). 현재 국가보안법으로 8년 형을 받고 전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에 있다(-편집자 주).
글의 순서
1. 시작 글(Introductoin)
2. 현재의 경제위기(Current Crisis)
3. 무샤라프 집권 시기의 경제(The Economy under Musharraf)
4. 경제의 극적인 변화(Dramatic Change)
5. 구조적 위기 : 장기적 관점(Structural Crisis : A Long View)
6. 장기간의 구조적 제약들(Long-Term Structural Constraints)
7. 국제통화기금(IMF) 지배를 받는 파키스탄(Pakistan under the IMF)
8. 결론(In Conclusion)
1. 시작 글(Introduction)
파키스탄은 지난 10년간 심각한 경제위기에 놓였다. 높은 인플레이션, 국제수지(balance of payment) 악화, 외환보유고의 급속한 고갈,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였다. 유스프 라자 길라니(Yousuf Raza Gilani) 수상과 아시프 알리 쟈르다리(Asif Ali Zardari) 1)가 이끄는 새정부는 이에 맞서 싸워야 했다. 2010년 6월 발행된 Economic Review에 의하면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동맹국에서 큰 지원을 받았지만 경제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인도의 언론과 저널은 파키스탄의 정치 · 사회적 긴장을 자주 보도하지만 심각한 경제위기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이와 비슷하게, 서방국가(특히 미국)와 파키스탄의 엘리트인 ‘건설자’(establishment) 2) 사이의 긴밀한 관계는 전략과 정책 분석가들에 의해 분석되지만 파키스탄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기 어렵다.
1988년 지아 울 하규(Zia -ul- Hag)가 사망한 이후 군부정권에서 민간정부로 바뀌었지만 파키스탄의 엘리트와 국가는 일관되고 안정적인 경제를 유지하지 못했다. 경제위기가 다른 위기로 전가되었다. 파키스탄은 11번 이상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았다. 세계은행으로부터 위기관련 구제기금을 받은 것을 포함하면 파키스탄은 1988년부터 2001년 20년 동안 24차례나 지원을 받았다.
지난 20년간 파키스탄 경제발전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많이 다르다. 수입과 수출의 저조로 경제자유화와 규제완화가 오히려 위기를 심화시켰다. 빈곤이 증가했으며 세계화의 물결에 편승하는 것도 실패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경제정책에 소극적이었다(대규모의 탈국유화와 민영화에 열중하던 시기를 제외하고). 그런데 2001년 9월 이후 미국은 경제와 사회분야뿐만 아니라 군사원조와 파키스탄 군부가 용병들에게 제공하는 비용까지 지원을 하였다. 파키스탄은 다자섬유협정(multi -fibre agrement : MFA)으로 수출품 접근의 우선권 같은 특혜를 받았다.
1988년 이후 파키스탄의 경제정책의 형성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세제개혁, 외환보유고 또는 외국기업과 공공기관의 개입 같은 일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므로 파키스탄의 경제위기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계와 문제점을 제공하는 사례다. 즉 국제통화기금(IMF)의 반복되는 구조조정과 칭찬은 또 다른 위기와 긴급한 도움을 야기시킨다.
파키스탄의 경제위기가 표면화 된 것은 나와즈 샤리프(Nawaz Sharif)가 1998년 핵실험을 한 이후다. 그러나 이것은 연속된 위기의 하나에 불과하다. 경제제재로 서구와 일본으로부터 지원이 끊기자 파키스탄은 또 다른 심각한 국제수지 위기에 직면하였다. 경제제재 후 자본이탈을 막기 위한 경제팀의 어설픈 시도가 외환보유고를 소진시켜 상황을 악화시켰다.
프르베즈 뮤샤라프(Pervez Musharraf) 장군은 자신이 군사 쿠데타의 정당성으로 이와 같은 경제위기를 대법원에서 내세웠다. 쿠데타 이후 재무부장관인 (나중에 수상이 됨) 사우카트 아지즈(Shaukat Aziz)가 이끄는 경제팀이 경제 성장률을 2%로 끌어내려 경제의 거품을 빼내 안정화 시키려고 하였다. 2001년 이후 상황이 좋아져 이전지출이 4배로 증가했고 수출이 10년 동안의 침체에서 벗어나 증가하기 시작했다. 2-3년간 파키스탄은 경상수지 (Current Account) 흑자였다.
아지즈는 경제의 마법사로 환영받았지만 그 시기는 고통스럽게도 짧았다. 2005년이 되면서 상황이 나빠졌다. 어렴풋했던 위기의 징후들이 수면위로 나타났다. 높은 인플레이션, 무역과 경상수지 적자가 증가되었다. 정치적 상황도 무샤라프와 야당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나빠졌다. 사실 경제위기는 파키스탄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것이었다. 농산물의 수확량 감소와 국제 곡물가격, 기름가격, 소비재 가격 상승이 원인이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분명한 전략이 부족해 보였다.
정권에 대한 정치적 정당성이 빠르게 훼손되면서 아지즈는 2007년 11월 수상직에서 사임압박을 받았고 레임덕에 바진 정부는 경제적 도전을 해결할 수 없었다. 아지즈 하에서 장기적인 구조조정의 취약성과 쟁점의 실패가 드러났다. 또한 파키스탄 경제의 근본적 위기가 폭발한 것이다. 우리가 파키스탄의 최근 위기가 세계 금융위기의 징조였다는 사실을 되새긴다면 무샤라프정권에 의해서 제공된 안정은 하루살이이며 그러한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성장과 회복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글은 지난 20년간 파키스탄 경제를 살핀다. 왜 파키스탄은 최근에 국제수지(balance of payment)의 어려움에 직면했는가? 생산구조와 수출이 문제인가? 이 글은 먼저 최근 파키스탄에 직면한 위기를 간단히 살펴보고 1998년의 위기와 아지즈의 경제팀에 의한 안정화 전략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Z.A 부토(Butto) 시기부터 장기적 관점에서 파키스탄의 경제정책을 평가한다. 특히 경제위기를 배태한 취약한 경제구조를 다룬다.
이 글의 가설(논지)은 1990년부터 파키스탄에 직면한 위기의 뿌리는 ‘종속적인 발전'(the nature of dependent development)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파키스탄의 경제전략을 오랜 기간 규정하고 있다. 구조적 취약성은 생산구조, 인적자원, 국제경제의 통합과 연계되어 있다. 서방국가 특히 미국과 가까워지려 하고 특별한 관계로 보상받으려는 전략은 자립(self-reliant)과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의 잠재력을 훼손시킬 뿐이다.
2. 현재의 경제위기(Current Crisis)
파키스탄 경제의 현재 위기는 국제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국제경제의 붕괴와 관련이 작다. 국제금융위기 이전에 이미 위기가 찾아왔다. 2007년 11월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대법관들이 해임 3) 되고 아지즈가 수상직에서 해임 압박을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다만 국제적 환경이 위기를 증폭시킨 뿐이다.
경제위기에 대한 한 가지 해석에 따르면, 아지즈 수상이 사임한 이후에 임시 행정부는 전례 없이 오르는 기름가격, 무역적자, 경상수지 적자를 통제하는 노력을 포기하였다. 무역적자는 2007-2008년 150억 불에 이르렀다(1년 전에는 100억불이었음). 경상수지적자는 140억 불로 두 배가 늘었다. 임시 행정부에서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5%에서 4.5%로 크게 늘어 재정위기 해결에 실패했다. 파키스탄 루피의 가치는 떨어졌고 외환보유고도 급격히 줄었다(2007년 135억불에서 08년에는 85억불이었다). 수입소비재의 가격이 상승하여 2008-2009년 인플레이션이 22%까지 치솟았다.
또 다른 해석에 의하면, 무샤라프 정부는 2007년에 변호사와 시민사회 조직들에게 압박을 받자 위기관리에 손을 놓았다. 석유류 제품의 가격이 오르자 세제개혁을 포기했다. 경상수지는 악화되었다. 2004년 경상수지 흑자가 18억불이었는데 2005-2006년에는 47억불 적자였다. 1년 후에는 적자가 45% 늘어서 68억 불이었다. 그 다음 해에는 적자가 두 배로 늘었다. 무역적자도 2004-2005년에 비해 2005-2006년에는 두 배가 더 늘었다. 인플레이션도 2004-2005년부터 2007-2008년 사이에 12%로 꾸준히 늘었다.
파키스탄의 정치적 위기 이전에 이미 모든 것이 나빠졌었다. 상황이 그러함에도 아지즈와 그의 경제팀은 아무 일도 않고 있었다. 너무나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악화에 주요 인사들조차 의구심을 갖았고 그는 무샤라프에게 쫓겨났다. 2005-2007년에 전 세계적인 곡물가격과 소비재 가격의 상승이 파키스탄도 강타했다. 농업생산물도 줄어 곡물을 수입해야 했는데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이 인플레이션으로 전가되었다. 연속해서 기름과 가스가격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무샤라프 정권에 대한 하층민들의 지지를 이탈시켰다.
이런 정치적 불안정성은 외국자본의 자신감을 떨어뜨렸다. 2000년부터 매년 20-50억불에 이르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줄어들었다. 해외에서 노동자들이 보내는 송금이 줄지는 않았지만 무역적자의 폭을 메우지는 못했다. 쟈리다리 대통령과 길라니 수상이 이끄는 새정부는 2008년 10월 150억불의 긴급자금(the Stand-By Arrangement : SBA)을 국제통화기금(IMF)에 요청하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거시경제의 균형을 위해 이미 71억불의 긴급자금(SBA)을 지급했었다.
31억불에 해당하는 자금이 초기에 지급되었고 2009년까지 계속 자금을 지원했다. 세계은행 역시 5억불을 무이자로 빌려 주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파키스탄정부는 서방국가에 자금요청을 하였고 쟈리다리 대통령은 일본에 가서 10억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여 5억불을 빌릴 수 있었다.
금융위기와 세계 경기침체는 2년 동안 연속해서 수출을 감소시켰다. 다행히 기름 값의 하락과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보내는 송금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가 9개월 전보다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대규모 자금지원으로 외환보유고를 유지하였다. 그러함에도 외국인 직접투자는 낮은 수준이고 새정부 들어서도 국가자산가치의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상업차관은 여전히 동결되었는데 국제수지가 개선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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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7년 야당을 이끌다 폭탄 테러로 사망한 부토 전 수상의 남편이다. 야당은 부토 전 수상에 대한 대중들의 연민과 동정심을 받아 2008년 총선에서 승리했다. 부토 전 수상에 대한 추모로 그녀의 남편이 대통령이 되었다.
2) 파키스탄의 군부, 정보기관 그리고 그들의 동맹자인 정치인과 사업가들을 의미한다.
3) 무샤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대법원장을 해임하였다. 이는 쿠데타 정권의 정당성을 더욱 약화시키는 계기가 되어 군사정권이 무너지는 촉매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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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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